달빛 사냥꾼 -2편
창문을 천천히 연다. 창턱너머로 방안을 살핀다. 비어있는 침대하나 넓직한 붙박이장과 책상 아무도 없다. 조심스레 발을 걸치고 기어오른다. 창문을 닫고서 슬금슬금 문쪽으로 걸어가
문 손잡이를 잡고 밖으로 나간다. 아랫층의 안방이나 서재쪽을 공략해야 한다. 계단을 내려가다보니 문득 아랫층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자세히 들어보니 여자와 남자의 신음소리였다.
[아...아...아훅!!... 아........................................]
그런데 좀 웃기는 상황인것 같다. 여러 사람의 색소리와 떡치는 소리가 분명하다. 순간 계단 앞 현관쪽으로 LED 랜턴을 비쳐 보았다. 여러 켤레의 신발들 얼핏봐도 세쌍 이상의 남녀다.
지금 이것들이 한방에 모여들어 그룹섹스를 즐기고 있는게 분명하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을 뿐이다. 그때 였다. 안방쪽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왠 남녀가 히히낙낙거리며 내 쪽으로
오고 있는것이다. 나는 서둘러 계단을 올랐다. 사람들이 계단을 따라 오른다. 나는아주 잽싸게 처음 들어왔던 방으로 들어왔다. 다시 나가기도 뭐하고 일단 붙박이 벽장으로 숨어버렸다.
이 년놈들이 하필 내가 숨어있는 이 방으로 들어와 버리는 것이다. 지금 붙박이 벽장속에 숨어서 벽장의 문 살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호호호호... 성근씨... 정말 기대해도 되요??........."
"남편분도 허락하셨잖아요??... 다른 커플들도 다 제 각각 각방으로 갈 시간인데요... 뭘.........."
"그냥... 같이 하지............................................"
"지금은... 성적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만의 시간이잖아요... 제가 잘 해드릴께요......"
"근데... 솔직히 이런건 처음이라........................."
"선희씨를 위해서 약한것부터 할께요... 자자... 침대위에 누워보세요...................."
"호호... 무서운데............................................"
40대 초반의 남녀 비교적 몸이 건장한 남자 녀석과 몸 관리가 잘된 섹시한 기집년이 빨개벗고 침대위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고 있다. 지금 벽장속에서 꼼짝도 못하고 이 년놈들의
라이브 섹스를 지켜보게된 상황인 것이다. 남자 놈이 검은색 가죽과 메탈찡이 박힌 성인 용품들을 책상서랍에서 끄집어서 낸다. 오래전 성인 용품점의 마네킹에서 보았던 것들이였다.
여자가 이 변태기구들을 보더니 순간 놀라워 하지만 이내 호기심을 갖고 몸에 대어보기도 하고 남자와 장난을 치기도 한다.
"자... 선희씨... 지금부터 웃으시면 안돼구여... 강간당한다는 기분으로 즐기세요......"
"호호...... 겁나는데........................................"
이윽고 남자놈이 기집년의 두 팔을 침대 머릿맡 쪽으로 치켜올린 후 밧줄로 꽁꽁 묶어버린다. 그러더니 그 기집년의 눈에 조심스레 안대를 채운다. 변태짓을 하는것 처럼 보이나 최대한
예의를 지키고 있는것 같다.
"아... 긴장되요............................................."
"걱정마요... 약하게 맛만 보여주는거 뿐이에요.................."
[웨에엥......................................................]
이윽고 남자놈이 바이브레이터를 이용해서 이 기집년의 몸 뚱아리 구석구석을 마구 간지럽히기 시작한다. 바이브레이터가 이 기집년의 보지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아흥흥...... 아흥흥......................................"
[웨에엥.....................................................]
기집년이 두 손이 포박당해 꼼짝도 못하고 안대가 채워진 채 엉덩이를 들썩이며 어쩔줄을 몰라 한다.
"아흑!!!..... 미... 미치겠어요... 아흑!!!... 보짓물이... 막 나와요!!!... 아흑!!!...................."
지금 벽장속에서 숨죽이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것들을 지켜보니 재미가 있다. 이윽고 이 남자놈이 69자세로 기집년의 입에다가 좃대가리를 담그고 기집년의
보지를 손으로 벌리며 바이브레이터로 쑤셔대기 시작한다.
[웨에... 웨에... 웨에... 웨에... 웨에엥... 웨에... 웨에... 웨에엥...........]
"쫍... 쫍... 아훙..... 아훙!!!..... 쫍... 쫍.........."
이것들의 섹스를 지켜보다보니 어느덧 치솟아 있는 내 좃대가리가 느껴졌다.
"선희씨... 남편분... 이제... 오라고 할까요??.........."
"아뇨... 싫어요.........................................."
[웨에엥...................................................]
"아까... 선희씨가 만족해 하는걸... 꼭...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아흑!!!.......... 으으.................................."
"아무래도 걱정하실 수도 있으니까... 제가 모셔올께요... 남편분이 많이 보고싶어 할껍니다.........."
"아흑!!!..... 그..... 그래요....... 아흑!!!.........."
이윽고 바이브레이터의 진동음이 멎고 이 남자놈이 아주 번들한 꼬추를 앞 세우고 문을 열고 나갔다. 여전히 묶여있는 상태로 안대를 착용하고 있는 이 기집년이 축 늘어져 혼자 다리를
꼬아가며 방금전의 그 여운을 느끼고 있는것이였다. 나는 도무지 미칠지경이다. 더이상 참을 수가 없다. 어쩌면 지금이 기회다. 저 무방비 상태의 기집년을 따먹고 튀면 그만이다. 지금은
강간범이니 대도이니 이런 직업소명의 식론을 따질 때가 아니다. 벽장 밖으로 아주 조심스레 빠져나와서 방문을 잠궈 버렸다. 저벅저벅 기집년의 침대쪽으로 걸어갔다. 이년이 인기척을
느꼈는지 내 쪽으로 입을 연다.
"하아.... 여보... 왔어??.............................."
나는 대답도 없이 서둘러 기집년의 하체쪽 침대위로 기어올라갔다. 이미 보짓물이 아주 흥건 한 기집년의 사타구니 사이로 다짜고짜 머리를 쑤셔박았다.
[쭈웁... 추웁..... 춰러럭!!... 춰러럭.............]
"아윽!!!!!!...... 살살!!!..... 아흑!!!!!..............."
[쭈웁... 쪼옥... 춰러럭!!!..........................]
길다란 혀를 낼름낼름 거리면서 보지속 꽃잎을 입안으로 빨아 당기며 서둘러 바지를 벗고 이미 뜨겁게 달아오른 좃 대가리를 끄집어 내고 있다. 기집년이 두 허벅지에 힘을 주며 내 거친
입성을 저지하려 한다.
"하아!!!.... 여보!!... 당신이야???..... 아으으..... 으으.........."
".........................................................."
"누... 누구..... 성근씨??....... 아윽!!!!.... 흐윽!!!................."
".........................................................."
드디어 좃대가리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뜨끈한 좃대가리로 번들한 기집년의 씹두덩이를 몇번 문질러주고 질속으로 깊숙히 담가버렸다.
"아윽!!!!!!!!!.........................................."
"우웁!!... 씨바......................................."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나는 열라게 박고 있다. 시간이 없었다.
"아윽!!!.... 얘기도... 없이... 넣으면!!... 아흑!!.... 아윽!!................."
"씨바........ 그냥... 가만히 있어...!!!... 좃같은 년아!!!!..................."
"누... 누구???..... 당신 아니야???... 어??????... 아윽!!!... 아윽!!!... 성근씨!!.............."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최대한 낮은 음성으로 아까의 그 남자새끼 목소리를 흉내내고 있다.
"이년아!!... 강간당하는 기분으로 즐기라고 했지??... 어????........."
"아윽!!.... 흑흑!!!.... 아파요!!!... 갑자기... 이러시면..!!!..............."
[쫘악!!!!!!!!!...........................................]
나는 기집년의 귀 쌰데기를 날려버렸다!!. 지금 극도의 흥분에 미칠 지경이다.
"이... 개년아!!... 이 개보지 같은 년이!!... 이게 SM이야!!... 알아???......."
"아흑흑흑..... 흑흑... 풀어줘요... 흑흑.... 여보... 여보!!!!....................."
[쫘악!!!!!!!!!!.........................................]
"조용히 안해...!!... 이 좃같은 년아!!!... 후후... 어때??... 강간당하는 기분... 죽이지??... 어??.............."
"아흑흑흑....... 아흑흑흑....... 성근씨...... 아흑흑흑............................"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그때 였다. 문밖으로 발자욱 소리가 들리면서 누군가 손잡이를 돌려댄다. 하지만 이미 잠겨진 문이다. 그 발자욱이 몇걸음 서성이는가 싶더니 다시 계단으로 내려가 버린다.
"이년아!!... 주인님이라고 불러봐!!............"
"아흑흑... 성근씨...!!.............................."
"한대 더 쳐맞을래??... 어??...................."
"아흑... 성... 근... 씨.... 주인님..!!..........."
"계속 짖어봐!!... 자지가 죽여준다며... 어서!!..................."
"아흑!!... 그만할래요... 흑흑... 성근씨!!.........................."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절정이 다다른다. 마치 뽀르노에서 봤듯이 좃대가리를 쑤욱 빼내어 이 기집년의 입술로 가져다 대었다. 순간 엄청난 양의 정액이 쭈욱!!! 쭈욱!!! 발사되었다.
"아훕!!!..... 웁!!!.................................."
"흑흑........ 흑흑.......... 이잉..... 흑흑흑........................"
하얀 정액들이 이 기집년의 입 속에 닿기전에 발사되어버려 얼굴 전체를 허옇게 뒤덮어 버렸다. 딸딸이를 쳐대고 꽉꽉 좃을 쥐어짜서 한방울까지 이 기집년의 얼굴에 남겨주었다. 이윽고
다급하게 뛰어오는 발자욱 소리가 들린다. 남자 두 놈이다. 분명히 아까 그놈과 이년의 남편일 것이다. 나는 다급히 옷을 입고 창문을 열고 다시 창문을 닫고 지붕위로 달아나 버렸다.
며칠후
[띠리리리.... 띠리리리리.....................]
"여부세여........................................."
[호호... 희준오빠... 나야... 은정이.......]
"어쩐일이냐??.................................."
[호호... 요즘 오빠 가게 안오길래... 그냥 궁금해서............]
"궁금하긴 이년아... 짜증나니까 전화끊어........................"
[오빠!!... 너 다른가게로 요즘 옮겼냐???... 왜그래???.......]
"시끄러... 끊어!!.............................."
[치이... 알았어...............................]
후덥지근한 여름이라 푹푹 찐다. 나는 에어컨을 켠다. 휴가철인 요즘 빈집털이가 한창인 듯 하지만 보안업체 기술이 좋아진 요즘같을 때가 사실 더 위험할 때다. 경찰의 순찰이 강화되어
있고 괜히 주택가를 얼정거리다가 느닷없이 검문을 받을 수도 있고 트렁크나 차를 마구 뒤적거리다가 아주 재수없으면 꼬리가 잡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새는 배가 고파도 그냥
참아야 한다. 요새 번번히 허탕을 쳤지만 그래도 지금 이렇게 널부러져 있을 수 있는 원룸하나 껀진건 천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맴맴맴맴맴맴매~...맴맴맴매~.........]
발코니 밖의 요란한 매미새끼의 울음소리 그 매미 소리를 들으며 담배하나를 꼬나 물었다. 내 나이 벌써 36살이고 하루빨리 한탕을 크게 해서 이젠 이 지긋지긋하고 아슬아슬한 생활을
청산하고도 싶다. 하지만 그놈의 한탕은 여지껏 오지 않고 있다. 큰돈을 벌면 근사한 집을 한채 짓고 이쁜 마누라 얻어서 시골에서 외롭게 혼자 계시는 홀 어머니까지 모시고 함께 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하지만 그놈의 한탕은 쉽지가 않다.
얼마전 처럼 억에 가까운 돈을 좀 만져도 그놈의 게임과 경마 주색에 푹 빠져서 제대로 모으지도 못하기 때문에 나는 항상 요모양 요꼴인것 같다. 하긴 아주 쉽게 번 돈이니 쉽게쉽게 써
버리는건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뒹굴하기도 귀찮아서 밖으로 나왔다. 얼마전 새로 이사온 동네 지금 이 동네를 한바퀴 돌고 있는것이다.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는
절대 일을 해서는 안돼는 법이다. 그건 대도가 꼭 지켜야할 수칙이다.
내리쬐는 뙤약볕 동네 구멍가게 앞 평상에 동네 노인네 몇이서 모여 부채질을 하며 장기를 두고 있다. 가게에서 아주 시원한 빙과류를 하나 사서 쪽쪽 빨아먹으며 터덜터덜 걷고 있었다.
순간 이런 후질구레한 이 동네에 안 어울리는 높다란 담벼락의 커다란 집이 저 멀리 산아래의 언덕 위에 웅장하게 자리 잡혀 있는게 보였다. 집터 높이만 해도 10m 가 족히 넘어 보인다.
이런 집의 구조는 도로에 접한 집터부분은 주차장이고 그안에서 정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따로 있을 것이다. 왠지모를 돈 냄새가 팍팍 느껴진다. 그러고보니 집안 사람들이 모두 휴가나
갔는지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내리쬐는 한 낮의 뙤약볕 거리에는 동네 똥개새끼 하나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오늘밤의 목표물에 대한 조사가 많이 이루어졌다. 카메라는 짝퉁이고 보안 업체의 동작 감지기의 위치는 사각지대가 보인다.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대도가 지켜야할 몇가지 주의사항을
어겨야 겠다. 오늘밤 저 먹이감을 놓칠 수 없다. 어차피 빈집 같으니 좀 일찍 털어줘야 겠다. 저런 집 정도는 되어야 어쩌면 그토록 애타게 찾는 금고속 금괴가 나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저녁10시 장비를 챙겨 넣은 가방을 매고서 등산복 차림으로 동네의 오르막길을 오른다. 푹푹찌는 여름밤 아주 가끔 지나가는 이 동네 주민들의 퇴근 차량외에는 사람이 없었다. 밧줄을
담장 위로 던져걸고 벽타기를 하며 오른다. 담벼락 위에 내려앉은 후 밧줄을 걷어올린다. 테이프와 유리칼을 끄집어내어 창문의 잠금장치 부분을 오려낸다.
[찌이이익!!!...톡... 톡... 퍽..............]
그렇게 유리 몇겹을 떼어내고 손을 집어넣어서 잠금장치를 풀어버린다. 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의리의리하게 커다란 집 내부가 오래전 그대로 고풍스럽게 장식되어 있다. 넓직한
거실의 응접실에 아주 고급스런 가죽쇼파 가방을 내려놓고 푹신거리는 쇼파 위에 앉았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이런 집안을 턴다는건 식은죽 먹기나 마찬가지다 보니 여유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오줌이나 한번 때려보고... 슬슬... 일 해볼까나.............."
화장실을 찾아나섰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옆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그때였다.
[삐이... 삐이... 삐이... 삐이!!!!!..................................]
"씨발!!!... 큰일이다!!........................."
다시 창문쪽으로 내달렸다. 창문을 열고 획!! 뛰어내렸다. 담장쪽으로 내 달린다.
"아차!!!... 가방!!!!... 씨발!!.. 그냥 가???... 아차!!... 지갑이...하필..!!!............"
다시 뒤를 돌아 건물쪽으로 뛴었다. 다시 창문을 열고 뛰어오른다. 거실쪽으로 내 달리고 있었다.
[삐이... 삐이... 삐이... 삐이!!!!!...........]
가방을 가지고 다시 되돌아 나왔다. 밖으로 뛰어내려 담장쪽으로 달려간다. 밧줄을 던지려고 담장 너머로 대가리를 내미니 언덕 배기쪽으로 보안업체 방범 차량이 달려오고 있는것이다.
"뭐야!!!... 이 개새끼들... 뭘 이렇게 빨리와???................."
환장할 노릇이다. 지금 안뛰어 내리면 심각한 위기의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 보안업체 차량이 어느덧 내가 서 있는 담장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돌아섰다. 현관문을 여는것이다. 서둘러
밧줄을 내 던지고 벽을 타고 내려갔다. 그때 현관쪽 모퉁이에서 보안업체 직원 한 놈이 튀어나오더니 담벼락 중간쯤에 매달린 나와 눈이 마주치고야 말았다.
"씨발!!!..........................................."
"저... 저깄다!!!!!!!!!!!!!......................."
서둘러 기어내려와서는 미친 듯 달아났다. 내리막 길의 아래에서 경찰 순찰차까지 이리로 오르고 있는것이다. 서둘러 왼쪽 골목으로 꺾어 들어갔다. 지금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고 있다.
뒤에서 두 녀석이 미친 듯 쫒아오고 있다.
"거기서!!!!!!!..................................."
한여름밤에 우리 동네에서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아래로 내려가 복잡한 골목길 쪽으로 달아난다. 또다른 골목길의 모퉁이를 돌자마자 눈에 보이는 아주 작은 담장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그리고 꼼짝도 않고 웅크리고 있었다. 담장 너머로 보안 업체와 경찰들의 발소리가 요란하다. 심장이 터져버릴 듯 두근거리고 있다. 담장너머로 [췩!!.. 췩!!] 거리는 무전음이 요란하다.
"분명히 이리로 돌았는데??..............."
"이... 근처에 숨었을꺼야... 여기가 막다른 골목이거든...!!............"
큰일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작은 이 집의 앞 뜰이 눈에 들어온다. 허름한 평상과 불꺼진 창들 내 옆에 아주 작은 문이 하나 보인다. 마냥 이러고 있을 수가 없다. 언제 경찰과 보안업체
직원들이 내 옆의 현관문을 열고 수색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 옆쪽에 있는 작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부엌과 또 작은 방문이 있다. 그 문을 천천히 열었다. 사람이 한명
누워서 자고 있다. 어둠이 눈에 익자 그 형체가 보인다. 긴 머릿결과 봉긋한 가슴은 젊은 여자다. 마치 눕혀놓은 마네킹처럼 바른 자세로 꼼짝도 않고 누워있다.
자는건지 그냥 누워만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숨고봐야 했다. 아주 조심스레 기어들어와서 방문을 닫아버렸다. 바로 그때였다. 이 마네킹이 벌떡 일어나더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러더니 머리 맡의 스탠드 조명등을 킨다. 하얀 얼굴에 산발한 긴 생머리에 나시티 눈에 초점이 없다.
"누구???... 엄마??........................."
"................................................."
분명 나를 바라보고 있는듯 한데 사람을 못 알아 보았다.
"엄마 아냐???... 누구지??.............."
"................................................"
이 기집애가 내 쪽으로 기어온다. 산발한 머리에 하얀얼굴에 초점없는 눈동자가 소름이 끼친다. 하지만 나시티 안의 깊게 패인 가슴골은 왠지 지금 이 상황에서도 눈에 무진장 거스른다.
이 기집애가 가늘고 길다란 손을 뻗어 내 얼굴을 만진다. 눈..코...입...얼굴...턱... 그렇게 더듬거리다가 순간 흠칫!! 놀래며 뒤로 물러난다.
"누... 누구세요!!..........................."
"저... 제발... 저좀... 살려주세요... 부탁입니다..............."
"누구... 시냐니까요???.................."
"지금... 나쁜놈들에게 쫒기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발... 저좀 숨켜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나쁜놈들이요????......................."
"네... 잠깐만 여기 숨어있게 해주십시오... 제발이요... 네???................"
그때였다.
[쾅쾅쾅...!!..................................]
"계십니까...??.............................."
큰일이다. 경찰들이 이 집을 수색하려나 보다.
[쾅쾅쾅......................................]
"여기... 아무도 안계세요????........."
"누구요......................................"
이윽고 왠 나이든 여자목소리가 들린다.
"네... 경찰입니다... 이 근처에서 범인을 놓쳐서 그러는데... 잠시 들어가봐도 좋겠습니까??.............."
"뭐... 범인이요???... 우리집에는 아무도 안온거 같은데... 들어와 보세요......................................."
내 앞 초점없는 기집애가 문 밖에서 경찰이 범인을 찾는단 말에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이윽고 집 안으로 경찰들이 들어온 듯 하다. 이 기집애와 내가 있는 방의 부엌쪽 바깥의
문도 두들겨 댄다.
[똑똑똑.....................................]
"안에 계십니까?????..................."
"영아야... 안에 있냐???... 애미다... 잠깐... 문 좀 열어봐................"
이 기집애가 어쩔줄 몰라한다. 이 기집애의 손을 덥썩 잡았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발... 제발.........................................."
"흐음..... 알... 알았어여... 저... 옷장속에... 어... 어서 숨어요........."
나는 말이 끝나기가 아주 무섭게 이 기집애가 누워있던 발치의 옷장속으로 숨어버렸다. 이 기집애가 스탠드의 조명을 꺼 버리고 문쪽으로 걸어간다. 방문을 열고 부엌으로 나가며 바깥의
경찰에게 대답을 한다.
"네... 나가요... 오......................."
"아니... 왜... 문을 걸어 잠그고 그래??..............."
"으응... 그냥 방금전... 여기... 부엌에서 볼일 좀 보느라고........................."
"실례합니다... 혹시... 무슨 소리가 들렸거나 수상한 사람을....??... 하하... 죄송합니다........."
"여긴... 내 딸래미 혼자 있는 방인데요... 보시다시피... 몸이 좀 불편한 애라......................."
"흐음........ 글쎄... 잘 모르겠는데요.................."
"네... 알겠습니다... 자자..!!... 이 옆집으로 이동하지??............................."
경찰들이 철수하는 듯 하다. 부엌쪽에서 이방의 기집애와 건넌방에서 온 이 기집애의 엄마와의 대답이 한창이다.
"여기 근처에 아주아주 훙악스런 범인이 도망쳤다니까... 문 잘 걸어잠그고 자... 아니면... 건너와서 애미랑 같이 자던지........."
"아냐... 엄마... 괜찮아... 문 걸고 자면 되지... 머......................................"
"그래... 영아야... 잘 자라.............................."
"응............................................................"
이윽고 문이 잠기고 방문이 열리고 이 기집애가 들어온다. 나는 슬쩍 옷장에서 방으로 나왔다. 이 기집애가 더듬거리며 내 앞에 앉더니 스탠드를 켠다. 이제 20대 중후반 인듯 한 나이에
하얀 피부 청초한 얼굴의 빼어난 미모인데 어쩌다가 장님이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초점 없는 두 눈이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솔직히... 스탠드켜는건 저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보시는것 처럼이요.............."
"네............................................................"
"아저씨... 방금 밖에서 경찰들이 찾는 사람이 아저씨 맞아요??................................."
"네... 하지만...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어서 그런거에요... 저... 흉악범이나 그런 사람 아니에요.............."
"하여간... 바깥이 조용해 지면... 나가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워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영아]라는 이 장님 기집애가 자기 자리로 가서 차마 누워있지는 못하고 벽에 기댄채 내 쪽을 응시 하고 있다. 그러더니 나에게 말을 건다.
"저... 아저씨..............................................."
"네............................................................"
"아까... 저 한테 고맙다고 말씀 하셨지요??......."
"아... 네....................................................."
"그럼... 간단한 부탁 하나만 들어주실 수 있나요??............."
"네... 그럴께요............................................"
이 기집애가 느닷없이 나에게 부탁을 하더니 머리맡의 작고 오래된 장식장의 서랍속에서 편지같은걸 꺼낸다. 그리고는 다시 입을 연다.
"저... 이거좀... 읽어주실 수 있을까요???........."
"...........네................................................."
[영아]라는 장님 기집애가 조심스레 건넨 것은 한 눈에 봐도 청첩장이었다.
"어..??... 이거... 청첩장이네요......................"
"......!!!!...................................................."
"자... 읽을께요... 흐음... 모시는글... 최 대식님의 장남 최 현수군과... 윤 현석님의 장녀 윤 은지양의... 결혼식에 귀하를 초대합니다... 바쁘신 와중에................. 장소... 엔젤웨딩홀...
시간... 2007년 5월17일 오후2시................."
"흑흑........... 흑흑흑..................................."
청첩장을 읽어내려가자 이 기집애가 흐느껴 울기 시작한다. 분명 무언가 사연이 있어보인다.
"벌써... 1년하고도 몇달이 지난 청첩장이네요................."
"흑흑... 으흑흑..........................................."
산발한 긴 생머리 그 머리칼이 눈물에 젖어서 하얀 얼굴에 붙어있다. 이 울먹이는 묘령의 여인네의 나시 속 깊게 패인 가슴골에 숨이 막히 듯 더운 여름밤 이거 오늘 정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날이였다. 점심이 지난 시간 뜨거운 8월 한낮의 내리쬐는 햇볕의 열기속을 지나 골목길의 그늘속으로 들어갔다. 대문을 열고 [영아]네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영아... 있어..??........................................"
"네에......................................................."
방문 앞에서 어느덧 문을 열어주는 [영아]는 방금 샤워를 했는지 긴 생머리가 젖은 채 어깨를 덮으며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하얀얼굴에 석류처럼 빨간입술 반가운 미소 연두색 나시티
하얀색 아주 짧은 핫팬츠 일주일 전의 사건으로 낮 시간에 가끔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거나 동네 앞산의 약수터나 공원을 함께 산책해주며 무료한 [영아]의 시간을 달래주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영아]의 어머니는 낮시간에 일을 다니기 때문에 [영아]혼자 하루종일 빈집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영아] 20대 초반부터 서서히 진행된 시력저하 결국 각막이 영구적으로 손상되어 3년전 쯤 급기야 두 눈의 시력을 모두 잃고야 말았다. 그일로 결국 사랑하는 남자와 친한 친구까지
잃게 되었다던 [영아] 하지만 전직 어린이집 선생님이었다는 [영아]는 비록 두 눈이 실명되었지만 특유의 활발한 성격으로 눈 앞의 어둠과 절망을 나름대로 극복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생명의 은인이라는 고마움으로 하지만 한번 두번 세번 만남을 가지면 가질수록 왠지 모르게 끌리는 매력에 [영아]의 전화에 아무리 피곤해도 꼭 [영아]를 만나러
오늘도 오고야 말았다.
"자... 요... 밑에서 붕어빵 사왔다................."
"호호... 아저씨... 그냥 오지... 뭘 또 이런걸... 다..................."
"훗... 그래도 생명의 은인인데... 이 정도야 까짓꺼................."
"와아... 따끈따끈한게 맛있겠네요...... 아저씨도 하나 드셔보세요..............."
"난... 됐어... 그리고... 나... 아저씨 아니거든??....................."
"흐음... 그렇다고 오빠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늙지 않았나요??...................."
"야... 나이 서른 여섯이 뭐가 늙었다 그래???... 너... 나이 아직 20대지??... 너도 30넘고 40되는거 금방이다.........."
"치이... 늙었다 그래서 삐졌구나??... 미!!안!!해요??... 아셨죠??... 호호......"
행여나 내가 진짜 화가 났을까봐 확실하게 달래주며 이제는 제법 애교까지 부릴줄 안다.
"아저씨... 오늘도 공원에 데려다 주실꺼에요??...................."
"밖에 너무 더워서... 그냥 집에서 선풍기나 틀고 잠이나 자는게 좋을 껄??..............."
"치이... 난 밖에 나가보고 싶은데......................................"
"그럼... 이따가 나가자... 한숨자고... 내가 어제 밤늦게 일하고... 그러다 보니 너무 졸립다... 이... 아저씨 딱... 한시간만 자야겠다... 이따 깨워주라... 알았지??................"
"치이... 뭐에요...??..................................."
"하아...... 졸려........................................."
길게 하품을 하면서 [영아]의 옆에 벌러덩 팔배게를 하고 누웠다. 사실 오늘 새벽 늦은 시간 옆 동네에서 한건을 했었다. 벌써 [영아]와 둘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이 집에 놀러온지가
다섯번째 더듬거리면서 붕어빵을 하나 끄집어 내어서 입으로 가져가는 젖은 머리의 [영아] 나시티 속 움푹패인 가슴골이 오늘따라 무진장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왠지 모를 연민이 자꾸
느껴진다. 실명이라는 심각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불쌍한 생명의 은인에게 이래서는 안됀다며 몇 십번을 곱씹었지만 [영아]를 보면 은근히 땡기는게 지금도 미칠지경이다.
하지만 안돼!! 저런 가엾은 애에게는 내가 참아야 해 그렇게 누워서 잠들어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