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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들의 교향곡 - 77부

야설 0 243

그러던 어느날 수업을 마치고 음악실을 나오는데 선생님이 그보고 남으라는 말을 했다. 태수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이 전혀 이상한 기색없이 나간후 선규는 선생님에게 다가갔다.
 

"오늘 일을 끝낼거야..............................................."


그녀의 말속에는 비장함까지 들어있어 선규는 은연중에 긴장을 했다.


"그런데 네가 필요해... 오늘밤 그여자집으로 와줄수 있니?........................."

"그러기는 하겠지만 뭘 어떻게 하실려고요?... 만만히 볼 사람은 아니에요....."

"나도 그동안 준비를 해놨어... 걱정하지마... 오늘만 지나가면 그 여자집에 다시는 안가도 되게 될거야... 나를 믿어............."


그의 손을 잡고 확고하게 말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선규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도 오늘은 마담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녀를 안만날때면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던 선규는
그곳에서 엄마에게 친구와 같이 
공부를 할게 있다고 전화했다. 지난번에 그렇게 말하고 술집에 갔던 일이 있고해서 엄마는 처음에 의심하는 눈치였으나 그가 절대로 그런일이 없다고
말하며 심지어는 독서실 총무까지 바꿔주고 해서 겨우 그의 말을 믿게 했다. 약속한 시간에 맞춰 나가보니 선생님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아주 차분하던 그녀도 긴장이 되었는지
얼굴이 굳어져 있었다.
 

"어떤때는 늦게 오던데 오늘만큼은 일찍 왔으면 좋겠네............................"


밖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날씨가 제법 쌀쌀해서 그런지 손발이 시려웠다. 그래서 선규가 두 손을 비비자 그것을 본 선생님은 그의 손을 감싸주었다.
 

"춥지?... 나와달라고 해서 미안해............................"

"아니에요... 이건 제일도 되는데요... 선생님은 괜찮으세요?............."

"응... 이럴때는 차라도 한대 가지고 있다면 좋은데....."


그녀의 손도 차갑기는 마찬가지였으나 얼마동안 함께 잡고있으니 아주 조금씩 따듯해져 갔다. 차가 오는쪽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얼굴을 몰래 쳐다보고 있는데 그녀가 별안간 나지막히
속삭이며 그를 잡고 몸을 숙였다.
 

"오는거 같다......................................................."


선규도 쳐다보니 과연 선생님 남편의 자동차였다. 차 안에서는 그와 마담이 나와서 다정하게 끌어안고서 아파트로 들어갔다. 그 광경을 보고있던 선생님의 입술에서는 가느다란 경련이
일고 있는것이 보였다. 그녀를 보는 선규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겁이 났으나 
만약 일이 잘못 된다면 우선 선생님이 다치지 않게 하는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들어간지
30분 후에 선생님은 천천히 
일어나서 그를 데리고 아파트 입구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복도에서 그가 어떻게 처신해야 되는지를 일러두고 주머니에서 소형녹음기를 
꺼내 그의 외투안쪽에 부착시켜 주었다. 그녀도 옷속에 있는 다른하나의 녹음기를 작동시킨 다음
엘리베이터를 탔다. 
기자들이 취재할때 가지고 다니는 녹음기들을 보고 선규는 그때부터 선생님에 대한 믿음이 마구 가기 시작했다. 마담의 현관문 앞에 도착하고 그녀가 신호를 보내며
문구멍에서 안 보이게 몸을 숨기자 선규는 초인종을 눌렀다.

늦은시간에 마담의 집을 찾아오는것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그녀 혼자만 있는것이 아니라 선생님 남편도 있기 때문에 긴장이 무척 되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마담이 대답도 없이 문을
살며시 
열었다. 문구멍으로 그를 보았는지 그녀의 얼굴에는 뜻밖이다는 표정과 못마땅함이 섞여있었다.
 

"이시간에 네가 여기는 왠일이니?..........................."


그말이 끝나자마자 선생님은 번개같이 문을 활짝 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마담도 그녀를 제지할 틈이 
없었다. 선규도 급히 들어와 문을 닫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선생님을 붙잡을려는 마담을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미리 
집구조를 설명을 해줬기 때문에 선생님은 아무런 거침없이 신발을 신은체로 안방으로 들어갔다. 거실에서
두 눈을 크게 뜨고 경악하고 있는 
마담은 다급한 소리로 나지막히 따졌다.
 

"이게 무슨짓이야?... 너 미쳤어?... 그리고 저 여자는 누구야?.............."

"가만히 있어요..................................................."

"가만... 낯이 익던데... 맞아... 그때 너네 학교앞에서 봤던 선생님이 맞지?........"

"당신 애인의 아내에요........................................."

"뭐라고?..........................................................."


선규가 차갑게 응답하자 가운을 걸치고있는 그녀는 그저 경악만 하고 있을뿐이었다. 그토록 도도하고 냉정하게 굴던 마담이 이렇게 당황해하자 선규는 알수없는 쾌감이 들었다. 하지만
마담은 다시 그를 노려보며 발악했다.
 

"너 정말 혼나고 싶니?... 당장 이손 놓지못해?........."

"서애리 마담....................................................."


그러자 마담은 두 눈을 더 크게 뜨면서 믿기지않는 얼굴로 쳐다보았다.


"미성년자인 저를 돈까지 주며 성적으로 유혹하고... 성인들만이 가는 그랜드 레스토랑해서 술멱여도 되는겁니까?............"

"....................................................................."

"제가 싫다고 몇번이나 말했는데도... 협박까지 하면서 계속 이래도 되요?.............."

"정신이 나갔구나... 네가 이런다고 내 손아귀에서 빠져나갈수 있을거 같애?..........."

"왜요?... 우습게 여기는 경찰이나 언론들을 전화 한통으로 입막고 또 저를 괴롭힐려고요?............."

"너 지금 크게 실수하는거야... 저 남자를 놓친다 하더라도 너만은 끝까지 잡고있을거야... 지금이라도 용서를 바란다면 저 여자와 당장 나가.........."


하지만 선규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냉혹한 표정으로 노려보기만 했다. 방 안에서는 싸우는 소리가 들릴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무소리없이 조용했다.
 

"그 여자 여기로 데려와라..................................."


방안에 있는 선생님의 차가운 음성을 듣고 선규는 마담을 끌고서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서는 아무것도 입지를 않고있는지 선생님 남편이 
벌거벗은 상반신 밑을 이불로만 가린체 멍한
얼굴로 침대 위에 앉아있었다.
 

"그 여자를... 이 남자옆에 앉혀라........................."


시키는대로 하자 마담은 두 손으로 가운깃을 조이고 선생님을 표독하게 노려보며 소리질렀다.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들어오는게 어디있어요?... 경찰 부르기전에 당장 나가요!..............."


그러자 선생님은 조금도 동요없이 남편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여자 좀 조용히 시켜요... 불륜을 저지른 주제에 경찰이 오면 큰일이잖아요...................."


입을 벌리고서 마담과 아내를 번갈아 보던 남편은 이윽고 마담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눈치를 줬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선생님 남편은 사진속에서 보다 더 인텔리 처럼 보였다. 상당히
공부를 많이 한 얼굴이었다. 선생님은 남편을 혐오스럽다는 듯이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겨우 이런 여자와 바람을 피울려고... 그 바쁜척을 하고 집에서 큰소리치고 그랬어?............"


이제는 경칭까지 써가며 추긍하는 선생님 앞에서 남편은 아무소리도 못하고 얼굴만 일그러지고 있었다.


"왜 아무말이 없어?... 그렇게 잘난척을 하더니..........."

"................................................................."

"애인하고 함께 나를 똑바로 봐봐...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 보게................"


그러더니 그녀는 작은 카메라를 꺼내 침대위에 앉아있는 남편과 마담의 사진들을 찍었다. 그러자 그들은 경악을 하며 소리쳤다.


"지... 지금 뭐하는거야?................................."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그들이 일어날려고 하자 선규는 아주 험악한 인상을 지으며 선생님과 그들사이에 섰다. 남편은 벌거벗고 있는것을 의식해서인지 다시 자리에 앉고 마담은 아주 안절부절 했다. 선생님은
남편쪽으로 조금 다가가더니 싸늘한 음성으로 말했다.
 

"잘들어... 당신과 나는 이제 여기서 끝이야... 이 여자와 살든말든 마음대로 해................"

".................................................................."

"하지만 아이들의 양육권은 내게 있고 재산의 반도 줘야해... 그러지 않을려고 암만 발버둥을 쳐도 올해 여성법이 개정되서 힘들거야... 
내 요구대로 안해주면 간통죄로 고소할줄 알아...
 그렇게되면... 당신이 그토록 원하는 승진에는 지장이 많게 된다는걸 잘 알지?................"
 

남편의 얼굴은 부르르 떨리면서 가느다란 숨소리만 나오고 있었다. 선생님은 딱하다는 표정을 짓고 계속 말했다.


"인간이 불쌍해서 이정도로 봐주는줄 알아... 앞으로 나와 애들근처에 오면 알아서 해... 이 증거들을 당신회사에 부터 공개할거니까..........."


이제는 남편의 입에서 비통해하는 신음소리마저 들리고 있었다. 그런 그를 비웃듯이 바라보던 선생님은 이번에는 마담에게 다가갔다.


"파렴치한 인간같으니라고... 할짓이 없어서 어린애를 유혹하고 협박까지 해?..................."


그러자 선생님남편은 깜짝 놀래며 마담을 쳐다보았다. 얼굴이 새파래진 마담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황급히 부인했다.


"거짓말이에요... 난 그런적이 없어요................."


그러자 선생님은 냉소를 흘리면서 선규의 외투에서 녹음기를 꺼내 틀어주었다. 거실에서 나눴던 대화내용을 듣던 마담은 얼굴이 흙빛으로 변하고 남편은 경악을 했다. 선생님은 선규를
분노의 눈길로 노려보는 마담에게 단호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앞으로... 이 애를 또 괴롭히면 알아서 해... 돈까지 줘서 미성년자에게 윤락을 강요한것까지 들어가니까 곤란하게 될거야............."


그러자 마담은 냉소를 흘리며 코웃음을 쳤다.


"마음대로 해보시지......................................."


하지만 선생님도 함께 냉소를 지으며 거침없이 말했다.


"뒤에 빽이 좀 있다고 여유가 만만하신가 본데... 나도 검찰쪽에 아는 사람이 있어... 당신처럼 뒷 조사를 해보았더니... 당신 가게인 그랜드 
레스토랑에서 뇌물이 오가며... 로비활동이
 벌어진다고 하더군... 그거 알려지면 몇사람들이 다치고 당신도 힘들어질거야... 언론은 
우리나라만 있는게 아니라서 해외언론에 말하는 방법도 있어....................."
 

"..............................................................."


"더군다나 당신도 그런 자리를 성사시켜 주느라고... 무슨 특혜나 돈을 받았을텐데... 세무조사받으면 흥미롭겠군... 이 애에게... 준 수표번호를 추적해보면 당신 아니면... 아마 재미나는
 사람이 나오겠지?......................................"
 

그제서야 마담은 숨도 못 쉬면서 안색이 창백해 졌다. 옆에 있던 선규도 경의로운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담과 함께 사람들을 만나본적은 별로 없었지만 자신은 물론이고
술집 사람들도 그녀의 존재 앞에서는 압도 당했었다. 그것은 단순히 그녀의 밑에서 일 한다는 
이유가 아니었다. 그녀에게서는 사람을 제압할 무언가가 느껴져서 함부로 대할수가 없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의 담임선생님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오히려 마담이 압도당하고 있었다.
 

"검찰쪽에서 수사를 착수할려고 하는데... 당신이 이 애를 건들이지 않겠다고 약속을 해주면... 내가 잘 말해줄수 있어... 물론 뒤를 밟는다는 짓도 당장 그만둬야 하고........"

"............................................................." 

"말해... 어떻게 할거야?.............................."

"더... 더이상 안 그럴게요............................"


그러자 선생님은 자신의 외투속에 있는 녹음기를 껐다. 그리고는 남편을 돌아보며 마지막 한마디를 남겼다.


"이혼서류를 준비해서 보낼테니까... 그렇게 알아.................."


그런다음 남편과 마담을 노려보다가 방을 나갔다. 선규는 마담이 준 삐삐를 침대 위에 던지고 그들이 나를 따라오나 살피며 선생님을 따라 나왔다. 다행히도 그들 뒤로는 아무도 따라올
생각을 않했다. 
밖을 나와 마담의 아파트에서 얼마를 벗어나자 선생님은 그가 착용했던 녹음기에서 테이프를 꺼내 건네주었다.

"이거 네가 잘 간직하고 있어라... 더이상 너를 괴롭히지 않을거다... 또 그런다면 나에게 즉시 말하고..............."


오래동안 같이 살던 남자와 방금전에 헤어졌는데도 선생님에게는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이걸로 끝이 날가요?........................."

"그럴거야... 그러지 않으면 곤란해질테니까... 저도 겁이 나는게 있겠지..........."

"그런데... 술집에 대해서 하신 말씀은 정말이에요?................"
 

"친척 오빠가 경찰청에 있는데... 검찰에 있다고 부풀린거야... 그래야 좀더 겁을 낼거 같아서... 그 오빠에게 부탁했더니... 정말 그런 정보가 나오더라... 검찰쪽에서도 그술집에 대해서
 알고있고... 꽤 많은 사회거물들이 드나든다고 해... 그러고 보면 네말대로 대단한 여자인가봐.........................."
 

"..........................................................."


선생님은 그에게서 눈을 떼고 먼곳을 응시하다가 착잡한 어조로 말을 계속 했다.


"애 아빠는 은행쪽에서 일하는데 대출에도 관련이 있어... 사업을 하다보면 그런 사람과 친해야 되니까 그 술집에게는 중요했을거야.........."


그말을 듣고 선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남편에게서 자금이 나온다니 마담이 정성을 쏟을만도 했다.


[그렇게 매력적인 여자가 온갖 감언이설을 해댔겠으니... 거기에 넘어간 모양이구나........................]

그러면서 한숨을 쉬는데 선생님은 그의 팔을 붙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제 모든게 다 끝났으니 더이상 내걱정 하지말고... 너는 학업에만 전념하면 돼... 너에겐 충격이 컸기때문에 쉽게 잊혀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잊도록 해라... 그런거 자꾸 생각하면
 도움이 될게 하나도 없어... 알았지?....................."
 

선규가 고개를 끄덕이자 선생님은 슬프게 보이는 눈으로 말없이 그를 응시하고만 있었다. 다음날 아침 선규는 엄마에게 신문배달을 그만두겠다고 말했고 공부때문에 그런다는 그의 말에
그녀는 기뻐했다. 
저녁에 혜영은 태수와 함께 얘기를 하며 집에 오고있었다.
 

"선규가 신문배달을 그만두겠데요........................."

"왜?................................................................"

"공부때문에요.................................................."

"그애 엄마가 좋아하겠구나... 늘 아들이 힘든 배달을 한다고 걱정하더니............"


그렇게 말하고는 태수를 측은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내가 선규엄마처럼 돈을 많이 벌면... 너도 배달을 안하고 공부에만 전념할수 있을텐데............"

"지금까지 아무지장이 없었는데... 갑자기 왜 그러세요?...................."

"너한테 미안하니까 그렇지................................"

"운동도 되고해서 저는 좋아요... 항상 책상앞에만 앉아있는것보다 낫잖아요..........................."
 

그래도 아들이 여전히 불쌍하게 보여서 어두운 얼굴로 걷고있는데 태수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엄마... 저 없이 괜찮으시겠어요?......................."

"뭐가?..........................................................."

"곧 수학여행을 가잖아요.................................."

"3박4일인데 뭐... 그리고 내가 애니?... 너없이 아무것도 못할까봐 걱정돼?..........................."

"그래도... 엄마와 떨어져 있기는 처음이라서요....."

"그건 그렇다... 정말 우리는 한번도 떨어져 있어 본적이 없었네..............."

"저 안보고 싶으시겠어요?................................"

"왜?... 엄마와 처음으로 떨어져 있는다고 생각하니까 무서워?................."

"그게 아니고... 엄마를 하루라도 못본다는것이 싫어서요... 제가 아니라 엄마가 혼자있는 집에서 무서워하시면 어떡해요?.........."


겸연쩍게 웃는 아들을 보며 혜영은 살포시 미소를 짓고 수줍게 말했다.


"남편이 잠시 출장갔다 생각하면 되는거지..........."


그러자 태수는 아주 사랑스러운 눈길로 팔을 뻗어 그녀의 작은 어깨를 감싸안았다. 일요일날 선규는 엄마에게 선생님집을 다녀오겠다고 한 뒤 기타케이스를 들고서 집을 나섰다. 그동안
태연하게 행동하는 선생님을 생각하니 
강인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어쨋든 남편하고 헤어졌기때문에 속으로는 상심이 무척 클거라는 생각이 되기도 했다. 그녀의 말대로
마담은 더이상 그의 눈 앞에 나타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선생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그녀가 어떻게 지내나도 볼겸해서 그녀의 
집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동안에 함께 겪었던 일들때문에 선생님과 동질감도 들곤 했다. 집으로
들어가니 선생님이 미소를 지으며 
맞아주었다.
 

"어쩐일이니?................................................."

"선생님이 잘 계시나 해서요... 그리고 저번에 감사하다는 말씀도 제대로 못드렸잖아요........."

"이제는 너를 찾지않지?..................................."

"네... 다 선생님 덕분이에요... 감사드려요.........."

"내가 뭘 했다고... 어서 들어와라......................"


선생님이 음료수를 내오는 동안 그는 거실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항상 보아왔던 가족사진이 없어졌다는걸 발견했다. 일이 이렇게 되었어도 남편과 잘 풀리기를
바랬던 선규는 한숨을 쉬었다.

[정말 이혼하실 모양이구나... 엄마처럼 되시겠네.....................]

선생님이 음료수를 가져와서 옆에 앉으며 걱정하는 얼굴로 물었다.

"이제는 괜찮니?............................................"

"네... 그냥 한순간 지나간 악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잘 생각했다... 그래야지................................."

"선생님은 어떠세요?......................................"


그러자 그녀는 분노와 허탈함이 섞인 기색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애 아빠와 헤어질거야..................................."

"그래도 다시한번 만나셔서 말씀해 보시는게 어떻겠어요?... 애들도 끼어있는데............."


그러나 선생님은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원래부터... 헤어질 생각을 하고있었어... 다만... 애들때문에 망설였던거지... 우리집도 너희집과 똑같애... 나도 애정이 식은지 오래고... 아이들도 아빠를 잘 보지를 못해서... 낮선 사람
 보듯이 해... 이러는게 아이들에게 안 좋은거는 알지만 그래도 이런 분위기속에서 자라나는것보다는 
낫겠지... 너는 어땠니?................."


"저도 아빠에 대한 애정이 없어요... 오히려 엄마가 속상해할 필요가 없어서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해요..........."

"네아버지를 미워하니?..................................."

"솔직히 아빠라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엄마와 저를 버리고 간 사람인데요....................."


고개를 떨구고 씁쓸한 얼굴로 말하는 선규를 물끄러미 보던 선생님은 다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선생님의 이런 집안 모습을 보여서 미안하다....."


"선생님이 미안해 하실게 뭐가 있어요?... 잘못은 혁재 아버지가 하신 건데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저는 이런걸 이해하니까 괘념하지 마세요... 전 선생님편이에요............"


그러자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맥없이 웃었다.


"그래도 너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이러니까 한심해 보이지?.........................."
 

"절대 그렇지 않아요..... 교사는 인간이 아닌가요? 힘내세요..... 오히려 선생님은 우리 엄마보다 나으시네요..... 옆에 자식들이 둘씩이나 있잖아요... 애들이 자라서 선생님께 많은 힘이
 되어 드릴거에요........................................."


힘 없이 미소짓던 그녀는 밑에 있는 기타 케이스로 눈길을 돌렸다.
 

"이상해......................................................"

"뭐가요?...................................................."

"집에 있을때는 답답하기만 한데 너와 음악을 하고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

"저도 그래요... 기분이 안좋으시면 언제든지 저를 부르세요... 그러면 기타들고 곧바로 달려올게요..........."


그말을 듣고 선생님은 눈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그를 신기한듯이 쳐다보았다.


"너를 처음볼때가 생각난다..........................."

".............................................................."

"그때 네가 신문 돌리다가 우리 이웃집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나를 보더니... 깜짝 놀랬었잖아........"


그 소리에 선규는 기겁을 하며 두눈이 커다랗게 떠졌으나 그녀는 아무렇지가 않다는듯 계속 부드러운 얼굴이었다.


"아... 알고 계셨어요?................................."


"그럼..... 내가 모르는 줄 알았니?... 지금은 저집 이사갔지만... 이상한 짓을 많이 해서... 동네사람들이 얼마나 싫어했었는데..... 어린애들이... 지나가다가 그런 소리를 들어봐... 아주
 큰일나는거지... 그렇다고 뭐라 한마디 하면... 내집에서 내가 하는일을 왜 참견하냐고 화를 내고... 하여간 
별난 집이었어.................."


"............................................................"


"그 집에서 그런 소리가 나는걸 알고... 짓굿은 남자들이 그 옆을 기웃거리기도 했었거든... 그래서 난 너를 그런 부류의 사람으로 보고 처음에는 안좋게 생각했었어... 그런데 나중에 네가
 이런 착한 애라는걸 알고 많이 신기했었다............................"


그말을 듣고 선규는 깊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저는 학교첫날 선생님을 보고 전학갈 생각까지 했었어요........"


그러자 그녀는 폭소를 터트렸다.
 

"그래서 처음에 날 피하고 그랬던거야?... 하긴 나도 교실에서 널 보고 많이 놀랬었으니까... 혹시 반에 문제아가 들어온거는 아닌가 했었거든.............."


그녀의 말에 선규도 웃음을 지었다.


"네가 나와 애들한테 잘해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때 네가 그 술집 마담을 만나는걸 보고 얼마나 실망했었는줄 몰라..... 혹시 내 앞에서만 그러는거는 아닌가해서... 너에게
 자초지정을 물어보는거였는데... 다짜고짜 화를 낸 내가 어리석었지... 그때 그래서 미안하다......................"


"아니에요... 선생님께서 화를 내실만도 했죠........................."
 

마담의 집에서 일어났던 일이 기억났는지 잠시 말이 없던 선생님은 착잡한 어조로 부탁했다.


"선규야... "카바티나"를 들려줄래?.............."
 

고개를 끄덕인 선규는 기타를 꺼내 "카바티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고요하고 슬픈 음악을 조용히 듣던 선생님은 별안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선규는 연주를 멈추고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아무리 애정이 식었다고 하지만... 선생님도 인간이신데... 당연히 
괴로우시겠지..............]

그토록 태연한 모습을 유지하던 선생님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는걸 보니 선규에게는 그녀가 자신처럼 감정이 
있는 보통인간으로 보여져서 연민의 정이 생겼다. 한동안 그런
그녀를 보던 그는 문득 지난번에 선생님이 그의 가슴에 기대고 위로를 
받았던게 떠 올랐다. 그래서 별다른 생각없이 기타를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그녀를 끌어안았다. 말없이 그의 품안에
안긴 선생님은 그가 
등을 천천히 다독거려주자 별안간 그의 목을 끌어안고 가슴에 기대고 있던 얼굴을 그의 볼에 갖다대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선규는 적잖이 놀랬으나 선생님이 너무 슬퍼서 그러는가보다하고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슬픔을 달래주고싶어 그녀의 들썩거리는 등을 아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고 있으니 선생님의 눈물이 그녀의 얼굴과 밀착되어 있는 볼을 타고 흘러내려 
갔다. 따스하고 아주 보드라운 그녀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촉촉한 눈물은 그의 가슴에 동요를
가져다주고 있었다. 교단에 서서 그를 가르치는 
학교선생님이란 생각이 안들고 자꾸 엄마처럼 측은한 마음이 들어 왠지모를 친근함이 들었다.

한참동안 그를 안고 울먹이던 그녀는 
어느순간에 머리를 들더니 눈물이 가득 고여있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서는 차분하거나 냉정한 기색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애처로움만이 있을뿐이었다. 동정심이 왈칵 올라온 선규의 머리속에는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흐르는 고요한 침묵속에 
마주보던 선규와 선생님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서로의 입술들을 포개었다.
 

반쯤 벌어진 선생님의 입 안에 혀를 집어넣은 선규는 그녀를 더욱더 끌어 안은체 자신이 지금 무슨짓을 하고있는지를 몰랐다. 그의 혀를 맞아주는 그녀앞에서 아주 본능적으로 행동하고
있을뿐이었다. 그러면서 선생님의 부드러운 육체를 손으로 더듬는데 그럴수록 그녀의 혀도 
그의 입안으로 점점더 들어왔다. 그러는 그들은 스승과 제자의 신분을 망각한체 연인들처럼
키스에 빠져서 시간가는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녀의 손이 그의 머리카락들을 쓰다듬는것을 느끼면서 손을 선생님의 등에서 앞으로 옮기던 선규는 별안간 물컹한 젖가슴이 만져지자 아주 화들짝 놀래면서 뒤로 물러났다. 그제서야
제정신을 차린 그는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되며 부들부들 떨었다.
 

[내가 정신이 돌았나?... 어떻게 딴사람도 아닌 선생님한테.......................]

그녀가 화를 내며 따귀라도 한대 때릴줄 알았으나 선생님은 의외로 조용 
했다. 그녀가 그렇게 나오니까 더욱 겁을 먹게 된 선규는 어서 사과를 하고 집을 나와야겠다고 생각하여 떨리는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서...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죽을죄를 지었어요.............................."


그리고는 가능한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날려고 급히 허리를 숙여 기타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는데 그녀가 갑자기 그의 팔을 잡는 바람에 
고개를 돌아보니 뜨거워진 눈시울로 있는 그녀의
얼굴은 화를 내고있기는 커녕 뭔가를 애타는 표정이 서려있었다. 당황해진 선규는 
무슨말을 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그녀가 뭘 원하는지도 알 길이 없어서 혼란스럽기도 했다. 얼마간의
알수없는 침묵이 흐르고 원망스러움과 
부끄러운 기색으로 바뀐 선생님은 그의 팔을 놓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아무말 없이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 그녀의 뒷 모습을 멍하게 보던
선규의 머리속에서는 온갖 추측이 들었다.
 

[너무 화가 나셔서 말이 안나오시나?... 내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지..........]

얼른 집을 나설려고 기타를 케이스에 넣던 선규는 아무래도 마음이 
걸려 선생님이 들어간 방문을 쳐다보았다.

[학교에서 야단을 맞는것보다... 여기서 매를 맞는게 낫지않을까?............]

그녀에게 제대로 사과할려고 
기타 케이스를 내려놓고 일어선 선규는 마구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살며시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커텐이 쳐져있어 낮인데도 불구하고 어둑한 방안에서는
선생님이 엎드려서 여전히 흐느끼고 있었다. 그걸 본 선규는 커다란 죄의식이 몰려와서 얼른 그녀에게 다가갔다.
 

[선생님은 지금 어려운 처지에 놓이셨는데 그런짓이나 하고... 더군다나 나를 그렇게나 도와주신 분인데... 세상에 나같이 못되고 배은망덕한 놈이 어딨냐?............]

그런생각에 황급히 그녀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빌었다.


"용서하세요... 선생님... 제가 잘못했으니... 그만 우시고 화가 풀리실때까지 절 야단치세요..............."


그러나 선생님은 꼼짝도 하지않고 계속 울기만 했다. 몹시나 당황하고 미안해서 어쩔줄을 모르는 선규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가느다랗게 떨리고있는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선생님................................................."

그가 애원하듯이 부르자 고개를 돌린 그녀는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러자 선규에게는 선생님이 엄마와 아주 몹시 닮았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항상 차분함을 잃지않는
엄마가 눈물을 흘릴때면 언제나 그를 놀라게 했다. 평상시에는 전혀 그럴거 같지않은 엄마가 
그러면 동정과 괴로움이 솟구쳐 올라와서 그녀에게 무조건 잘해주고 싶은 마음 밖에는 들지
않았다. 지금 바로 선생님이 엄마와 똑같았다. 
그래서 옆에 있는 휴지를 꺼내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아주면서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선생님은 그와 눈길을 피하면서 울먹이는
소리로 말을 했다.
 

"조... 조금만 내... 내곁에 있어줄래?.........."


측은하게 쳐다보던 선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곁에 있어드릴테니... 우시고 싶은만큼 우세요.............."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어깨를 안고서는 가만히 있었다. 그러고 있으니 선생님남편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선생님은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하셨구나... 그런데 뭐가 어째?... 정이 떨어진다고?... 선생님의 이런 마음을 알기나 할까?.........]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그는 저도모르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잘 하신거에요!....................................."


울던 선생님이 고개를 들고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그는 딱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계속 했다.


"혁재 아버지가 선생님의 이런 마음을 알아주기나 할거 같애요?... 분명히... 우리 아빠처럼 다른 여자와 잘 살거에요... 그러니... 선생님도 어서 잊고 보란듯이 행복해 지세요... 도대체
 잘못하신것도 없는 선생님이 뭐가 아쉬워서 이러셔야 되는거에요?.........................."


"선규야..............................................."


"그 사람은 선생님과 애들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에요... 제말을 들으세요............"


말을 끝낸 선규는 자신의 아빠가 떠올라 고개를 돌리고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극심한 분노로 두 손을 부르르 떨었다. 갑자기 감정이 돌변한 그때문에 크게 놀랐는지 어느새 울음을
그친 선생님은 일어나서 팔을 잡았다. 그러나 선규는 개의치않고 계속 울분을 터트렸다.
 

"엄마도 처음엔 선생님처럼 그러셨죠... 하지만 마음이 떠나간 사람을 계속 생각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요?... 억울하지도 않으세요?............"

"......................................................."

"전 엄마를 그렇게 만든 아빠를 만난다면... 가만두지 않을거에요................"


그리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숙이며 나지막한 소리로 침통하게 속삭였다.
 

"어떤때는 제가 아빠와 닮아가는것 같아 제자신이 너무 싫어요..................."


그말을 한다음 괴로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손을 올려 그의 머리를 쥐어짰다. 그러자 선생님은 그의 손을 잡아 내린뒤 얼굴을 어루만져 
주면서 가슴 품안으로 끌어안았다. 그러자 몹시나
엄마의 품이 그리웠던 선규는 선생님의 따스한 품을 대신하며 마음의 평온을 찾고 
싶었다. 어렸을때 그와 엄마를 버리고 간 아빠가 왜 이렇게 그를 따라다니며 계속 괴롭히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이윽고 착잡한 
심정으로 고개를 들던 선규에게는 포근하고 동정이 깃든 선생님의 얼굴이 별안간 엄마의 얼굴로 보였다.
 

그순간 말로 표현못할 반가움이 들어서 저도모르게 선생님을 부둥켜 안고 아주 깊은 키스를 했다. 얼떨결에 당한 그녀는 그의 어깨를 잡았으나 선규가 더욱 끌어안자 포기를 했는지 그가
하는대로 내버려 두었다. 선규의 머리속에는 선생님이 없었고 오직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집착만이 있을뿐이었다. 그러면서 순식간에 감당할수 없는 욕정이 올라와서 선생님의 육체를
엄마를 만지듯이 하였다. 애타는듯이 그녀의 
가슴과 복부를 더듬으면서 선생님을 침대 위에 눕힌 후 그 위에 올라갔다.

그리고는 손을 급하게 움직이며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씩 벗기기 
시작했다. 위에서부터 단추들이 풀어지며 블라우스 앞이 벌어지자 선규는 그 안으로 손을 넣어서 얼마동안 보드라운
브래지어의 감촉을 느끼면서 입을 
선생님의 하얀 목덜미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그곳을 뜨거워진 입술로 더듬으며 손을 브래지어 안으로 넣어 봉긋하고 포근한 젖가슴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말랑말랑한 유두가 손 끝에 닿자 선생님은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그순간 선규는 지금 만지고있는 몸에서 
나는 체취가 엄마와는 다르다는것이 깨달아져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불길한 마음으로 고개를 들어보니 선생님은 눈을 감고 얼굴에 진한 홍조를
띄고 있었고 윗부분이 열려진 블라우스속에 있는 하얀 브래지어 안에는 그의 손이 감춰져 있었다. 
마치 꿈에서 깨어난듯 한동안 상황이 판단되지 않던 그는 다시 선생님의 얼굴을 보다가
그때서야 자신이 무슨짓을 하고있었는가를 깨닫고 
기겁을 했다.

너무나도 놀라서 숨이 막혀왔고 경직된 온 몸이 싸늘해 지는것이 느껴졌다. 황급히 브래지어 안에서 손을 빼고서 뒤로 물러나자 
선생님의 얼굴에서는 감고있던 눈이 떠졌다. 눈물때문에
아주 붉게 충혈되어있는 눈은 분노가 아니라 측은함과 슬픔 그리고 애절함까지 보여 
선규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것만 알 뿐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상황판단을 못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몸을 일으키더니 그를 껴 안으며 위로 올라왔다.
 

선생님 밑에서 누워 커다랗게 떠진 눈으로 말없이 쳐다보고 있으니까 그녀가 아주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부드럽게 입을 맞춰 준 다음 그의 상의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선생님의 의도가
뭔지를 몰라서 숨도 제대로 못쉬고 있는데 상의속에서 그녀의 떨리는 손이 상반신을 어루만져 
주자 선규는 차차 몸과 마음이 진정되고 있는걸 느꼈다. 비록 체취는 달랐으나 전혀 낯설지
않은 손길이었다. 조심스러우면서도 소중하게 
그의 몸을 더듬고 있는 손길은 엄마와 너무나 흡사해서 다시 그녀와 함께 있는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혼란스러웠던 심정이 서서히 야릇한 흥분으로 변하는 그는 선생님의 육체로 손이 올라갔다. 천천히 애무를 하며 그녀의 등을로 내려가던 
손길은 탄력있는 엉덩이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러자 바지속에서 발기되어 가는 성기 위로 그녀의 둔덕이 조금씩 압박해오면서 내려왔다. 
이제는 욕망이 이성을 지배하기 시작하였고 그의 손은 대담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선생님을
안고있는 상태로 몸을 굴려 그녀를 밑으로 
눕힌 다음 블라우스의 단추들을 모두 풀고 그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아주 매끄러운 그녀의 살결은 그의 손 끝이 지나갈때마다 가느다란 경련을 
일으켰다. 복부를 스치고 지나가는 선규의 손은 아까 들어갔던 브래지어 속으로 다시 침범해 들어갔다. 그가
젖꼭지를 건들일때마다 
키스를 하고 있는 그녀의 입안에서는 작은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음........ 음......................................."
 

키스를 하던 입을 떼고 그녀의 가슴으로 내려와서 브래지어를 위로 올리고 봉긋하게 솟아오른 유두를 빨기 시작하자 선생님은 조금 더 큰 신음을 내며 그를 안고있는 팔에 힘을 주었다.
엄마보다는 작은 가슴이었으나 그녀의 젖무덤에 얼굴을 파묻고 있으니 편안하고 따스한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열정적으로 젖꼭지를 탐닉하면서 아주 평평한 복부를 부드럽게 애무하던
손이 서서히 바지속으로 내려가자 팬티의 
윗부분이 만져졌다.

손을 좀더 밑으로 내려 꽃잎이 숨겨져있는 부분을 지긋이 압박하자 그의 가슴을 쓰다듬던 그녀의 손은 밖으로 나와서 
그의 상의를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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