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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 15부

야설 0 94

내 알기로 여자는 하나도 없었다. 말하자면 다들 아내의 몸을 알고 함께 그녀를 범하였던 남자들이다. 아니다 딱 한 명 엠티 날 급한 사정이 있었던 인혁이만 빼었다.

“그래서... 애들이 뭐라던?..........................................................”
“확인해 보자더라고..................................................................”
“뭐를?...................................................................................”

아내의 얼굴이 심하게 화끈댄다는 걸 어둠 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니까... 내가... 아니 먼저 걔들이 내 그런 주기가 언제냐고 묻길래... 얘기했거든... 그때가... 그 날 저녁이 마침 그렇다고 말이야... 그럼 엠티 때는 어땠냐고 해서 그 땐 아니었다고도
 했고...... 나 진짜로... 다른 생각이 있어서가 아니라... 마침 자리에 인혁이가 있던 걸 깜빡 잊어먹었다고!...................................”

“그... 그래서?.........................................................................”
“보여달라고 했어... 바로 거기에서... 학술적인 비교 검증이 필요하다고.........................”
“세미나실에서?... 세미나 멤버들이 다 있는 데서?......................................................”
“응........................................................................................”

세미나실. 늘 담배냄새가 배어 있고 학생들이 재떨이 대용으로 쓰는 종이컵이 구석에 켜켜이 쌓인 곳 문가에는 근방의 분식집 중국집들 전화번호가 다닥다닥 붙었다. 그 곳에서 아내는
네 명의 남자들이 앉은 곁에서 스타킹과 팬티를 벗어 내렸다.

“책상으로 올라가 봐... 선영아...................................................”

진용이가 재촉한다. 아내는 손에 뭉쳐 쥔 스타킹과 팬티를 어찌할지 모른다. 사실은 속옷마저 내놓으라 해서 거기 묻은 그러니까 ‘그 주기’로 인해서 평소와는 다르다고 하는 액을 검토해
보자고 할까봐 그게 제일 두려웠다고 한다. 남자들이 원형 책상 위 책이랑 자료들을 치워주었다. 아내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빨리 하자... 애들 괜히 기대감 갖는다니까... 선영아... 너 우릴 남자로 보니?..............................”

엠티에서 그녀를 밤새도록 다음날까지 갖고 논 남자들이 할 소리는 아니라고 보았지만 그래서 그들이 모두 멀쩡한 남자들이며 생식능력도 확실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지만 그럼에도
아내는 테이블 위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시키는 대로 치마를 걷어 올렸다. 그리고 그들 앞에 다리를 열었다. 그녀의 음부가 처음으로 세미나실 구경을 한다. 모로 찢어진 외눈을 깜빡이며
세미나실의 논문들이며 집기들을 첫 대면한다.

“그대로 가만히 있어 봐..........................................................”

그들이 아내의 질구를 확인한다. 겉모양을 관찰하고 냄새를 맡는다. 아내는 말 그대로 실험실의 개구리가 된다. 그들의 전공은 의학이나 생물학도 아닌데!

“눈으로 봐선 잘 모르겠는데....................................................”
“구멍을 벌려 봐....................................................................”

남자들은 개구리 실습을 하던 초등학생 때로 돌아갔다. 그녀의 성기를 마구 들추고서 번갈아 손으로 자극한다. 아내는 그곳을 그들에게 맡긴 채 움직이지 못 한다. 하지만 눈을 감아도
그곳은 저절로 반응을 한다.

“진짜네... 평소보다 좀 민감한 것 같아... 금새 젖는데.................”
“어디 나도 좀......................................................................”

이쯤 되면 인문학적 호기심 같은 건 증발된 지 오래다. 그들은 고전에 대한 흥미를 집어던진 채 보다 원초적인 호기심으로 아내의 구멍을 건드리고 아내 역시 다리를 벌린 채 다른 생각을
한다. 그들 중 하나가 음핵을 손가락으로 집어냄에 질끈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손가락 넣어 봐... 천천히......................................................”

그들이 아내의 분비물을 우물처럼 퍼다가 냄새를 맡는다. 아내는 이제 흐느껴 나오는 소리를 감추기가 힘들다. 녀석들은 아내의 모 다른 곳에는 일절 손을 대지 않았다. 오로지 그곳만을
그럼에도 아내는 사정없이 젖는다. ‘그 주기’ 의 실재함을 몸으로 증명한다. 그들이 아내의 질구 안으로 손가락을 굽혀 지스팟을 긁어 버림에 아내는 중심을 잃고 몸을 틀어 버린다.

“어... 확실히 달라...............................................................”
“아주 안쪽부터 뭐가 나오는데...............................................”
“더 안쪽은 어떨까?.............................................................”

그들은 얼굴이 벌개진 채 토론을 하다가 이윽고 결론에 도달한다. 그녀 질구의 상태를 촉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뭣도 모르는 손가락이 아니라 남자가 여자의 몸 안을 가장 깊숙이
까지 확인할 수 있는 바로 그것이였다.

“여... 여기서?....................................................................”
“괜찮아... 선영아...............................................................”

진용이가 의사처럼 웃는다.

“그냥 실험이야... 우리도 과학자잖니... 인문과학자!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딱 열 번만 느껴 보자... 야... 열 번 이상 하는 놈은 다른 의도가 있는 걸로 간주할 거야!................”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했다. 이상하게 아내는 꼼짝할 수 없었다. 진용이가 먼저 바지의 앞꼭지만 열어 물건을 꺼내고는 책상 끝자락에 걸터앉은 그녀에게 몸을 겹친다.

“봐... 별 것 아니지?...........................................................”

‘실험도구’ 로 아내의 몸안을 헤집으면서 진용이가 말했다. 아내는 터져 나오는 뜨거운 것을 삼키느라 무어라 대꾸할 수가 없다.

“아홉... 열...... 휴우... 자 다음!...........................................”

다음 타자가 들어온다. 아내는 그들의 것이 너무 부드럽게 들어오는 제 음문이 저주스럽다. 그녀 안에서 나온 진용이의 물건이 액에 젖어 반짝대는 게 민망하다. 그들은 아내의 몸에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 그녀의 몸으로 가져오는 건 손이 아니라 다른 물건이다. 예외가 있다면 삽입하는 순간 후욱 내 쉬어 그녀의 무릎을 간질이는 그들의 더운 숨결 정도. 그들 모두가 하나,
둘! 숫자를 세어 준다. 남자는 거기 장단을 맞추듯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의 몸 안을 음미한다.

“어때... 확실히 그때랑 좀 다르지?... 자아... 셋!.....................”
“응... 확실히 좀...... 아... 씨발...... 넷!................................”

아내는 다시 눈을 감는다. 어둠 저편으로 그의 성기가 그 모양과 윤곽이 떠오른다. 그것이 몸 안에 들어와서 있음을 느낀다. 그것이 움직이는 것을 본다. 입술을 깨물면서 그의 것을 물어
준다. 나는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 허겁지겁 아내 위에 올라탄다. 아내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나 역시 숫자를 센다.

하아아아아아...... 나!.....................................................

아내가 허리를 꺾는다. 내 호흡이 급해진다. 두우우울! 머리 속이 아뜩해졌다. 내가 과연 열 번이나 채울 수 있을까?

“자기야... 정말 괜찮아?..................................................”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숫자를 세어야 하기 때문이다. 넷..... 다섯!

“일상이... 일상이 돼...... 다를지도 몰라... 그러면...... 여태까지랑은 다를지도... 그냥 놀이가 아니게 될지도 몰라...... 아아... 자기야!...............................”

몇까지 세었더라 열? 열 둘?

“더 이상 자기 때문이 아니게 될지도 몰라... 그러면 어떡해...............................”
“괜찮아... 자기가 좋은 게...... 나도 좋아..........................”
“자기 아닌 남자 때문이라도?.........................................”

아내가 방금 뭐라고 했지? 모르겠다. 나는 오래 버틸 수가 없다. 세미나실에서 그 애들은 어떻게 열 번을 견딜 수 있었을까? 아니 어떻게 열 번으로 참을 수 있었을까? 천국에 들어왔는데
겨우 열 번만 움직이고 그만 나가달라고?

“다른 사람이 날 가져도?... 함부로 날, 자기 물건처럼........”
“아아... 선영아... 선영아!............................................”

나는 더 이상 숫자 따위를 셀 수가 없었다. 맹목적으로 움직인다. 영원을 향해서 그녀 안으로 나아간다. 부서뜨릴 듯 그녀의 몸을 마구 괴롭히기 시작한다. 훨씬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세미나실에서 마지막으로 아내 안에 삽입한 인혁이 역시 나와 같이 그랬었다고 한다. 광기와도 같은 열정을 누구도 말릴 수가 없었다.

인혁의 차례는 맨 마지막이었다. 원래 그렇게 짜인 건지 어쩌다 보니 이미 아내의 몸을 탐해 본 남자들이 나서고 아직은 완전히 갈피를 잡지 못 했거나 당황하였을 인혁이가 마지막에
남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네 명의 남자들이 아내의 몸에 들어갔다 나왔다. 한 명당 열 번씩 그 마흔 번의 움직임이 어떠하였을까 아내에게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상상밖에 할 수
없다. 인혁의 차례가 왔을 때 세미나실은 잠시 조용해졌다.

아니면 아내만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른다. 아내는 세미나실 테이블에 반쯤 누웠고 치마는 허리에 걸쳐진 채다. 그들 앞으로 훤히 열린 다리 사이로 구멍이 있다. 그 주름진 구멍을 이미
네 명의 남자들이 함부로 다뤘다. 그들이 거치고 지나간 자리가 뻥 하니 뚫렸다가 서서히 닫히려고 하는 참이었다. 아내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입술이 탔다.
엉망이 된 음문이 그들 앞에 그대로 드러났다.

그것은 인혁이가 처음으로 보는 아내의 성기였다. 과의 선배와 후배들이 그의 눈 앞에서 한 번씩 마음껏 헤집고 물러난 그가 아내를 어떻게 볼 것인가? 아내는 지금이라도 얼른 아래를
추슬르고 일어나야 할까? 하지만 이미 인혁의 눈앞에서 벌어진 일은 어찌할 것인가? 지금 몸을 일으킨다면 이번의 ‘실험’에서 인혁이를 소외시키는 일이 될 뿐더러 인혁이가 이 괴상한
퍼포먼스에 끝까지 관찰자로 남게 하는 일이다. 그건 인혁이한테나 아내한테나 견디기 어려운 경험이 될 터였다.

인혁이가 아내 쪽으로 다가왔다. 세미나실 바닥으로 그의 구두 소리가 딱딱 유난히 크게 들렸다. 아내는 그만 고개를 돌렸다. 인혁이의 양손이 아내의 벗은 허벅지를 쥐었다. 순간 아내는
이상하게도 안도감이 들었다고 한다. 인혁의 하체가 다른 세 명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아내 쪽으로 겹쳐졌다. 발기한 성기가 그녀의 음순을 건드렸다. 아내는 눈을 감았다. 미처 눈으로
확인해 보지도 못 한 그의 성기가 한 번에 아내의 몸 안으로 들어왔다. 아내는 더운 숨을 삼키며 고개를 뒤로 젖힌다.

이번에는 아무도 숫자를 세지 않는다. 다같이 숨을 죽인 채 그들의 교접을 지켜본다. 인혁이 아내의 몸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의 템포는 처음부터 가파르다. 버거울 만치 깊숙이
급하게 쑥 들어왔다가는 귀두 근처까지 뽑아낸다. 마치 음경 전체로 아내의 몸 안을 낱낱이 느끼고 말겠다는 듯이 아무도 숫자를 세지 않았다. 아내는 차마 가늠할 수가 없다. 이번이
몇 번째지? 아마도 벌써 그러나 인혁은 멈추지 않는다.

아내도 그를 제지할 수가 없다. 인혁의 손아귀가 아내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거칠게 씨근덕거린다. 아내의 다리 사이에서 힘차게 움직인다. 아내는 결국 무너지고 만다. 팔을
뻗어 인혁의 어깨를 붙든다. 그를 막으려던 더 이상의 움직임을 말리려던 것이었는지 모른다. 어쨌든 그는 계속 움직였다. 아내는 이제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라도 그에게 매달릴 수 밖에
없다. 결국 그들은 하체뿐 아니라 상체까지 한 데 얽혔다.

아니 인혁이 아내에게 주는 건 뱃속 깊이 집어넣은 채 함부로 안을 헤집는 성기일 뿐이고 인혁을 붙든 채 제 몸을 거기 얽는 건 아내 쪽이다. 인혁이가 짐승 소리를 내었다. 아내에 대한
실망감을 분풀이하는 듯 거칠게 그녀를 헤집었다. 그리고 어느순간 으르렁대며 아내 안에 굳어버린다. 아내는 순간 그의 것이 슈욱 소리를 내면서 그녀의 안에 눈물을 쏟아 넣는 환청을
듣는다. 아내는 그만 힘이 빠져 테이블 위로 누워 버렸다. 인혁이 그 위로 제 몸무게를 실었다.

그들은 그렇게 포개어져 2층을 만들었다. 세미나실의 남자들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그들의 교접을 쳐다보았다. 그들의 아랫도리에서 흘러나온 것이 테이블을 아주 천천히 적실 때까지
그 날 이후 그들의 세미나에선 하나의 암묵적인 룰이 생겼다. 약속을 어기고 아내 안에 부옇게 질러 버린 인혁이를 진용이가 ‘오늘 세미나에서 아주 힘들게 발제를 맡아 주었으니까!’ 라
옹호하였기 때문이다. 세미나가 끝나면 발제를 맡은 한 사람은 학교 건물에서 나가기 전에 한 번은 아내에게 사정하게 되었다.

대개는 화장실 칸막이 안 같은 데서 아내의 입으로 해결하는 것이었지만 결국에 아내의 아랫도리를 벗기고서 질구 안에 사정하고 마는 녀석들이 꼭 있었다. 방학기간 중 세미나는 매주
있었다. 아내는 세미나를 빠지는 일이 없었다. 그리고 최소한 그때의 남자애들 만큼은 이후의 어떤 세미나도 빠지지 않을 뿐더러 전날 밤을 새서라도 어떻게든 다투어 아주 힘든 발제를
맡고자 하였다. 찬희가 말한 바 ‘요즘 학과의 세미나 열기가 장난이 아니에요!’ 에는 이런 사연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처음에 이런 이야기를 듣지 못 했다. 그들이 번갈아 아내 몸 안을 열 번씩 들락거렸다는 말에 너무 흥분해서 곧장 나 역시 숫자를 세면서 아내를 범하는 데 아주 완전 몰입해
버렸기 때문이다. 머릿속이 새 하얗게 익을 때까지 아내를 범했다. 모든 번뇌를 아내 안으로 풀어낸 후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나른해진 우리는 뒷처리를 하고 나란히 누워서 잠시 다른
이야기를 했다. 잠시나마 모든 육욕에서 해방된 듯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잠이 들어 버리는 게 보통이었는데 이 날은 어쩐지 금새 잠이 오지 않았다. 그건 어쩌면 아내 때문인지 몰랐다. 아내가 내 품안에 파고들어 내 벗은 상체를 머리칼로
간질이면서 힘 잃은 음경을 만지작대고 있었다.

“자기 꺼 좋아.................................................................”

아내가 뜬금없이 말했다. 나는 픽 웃으며 ‘누구 꺼하고 비교해서?’ 라 농을 건다. 평소라면 허벅지라도 찰싹 때리면서 눈을 흘겼을 아내였다.

“그을세...... 누구꺼랑 비교했을까?....................................”

웃으며 받아준다. 엄지손가락으로 내 귀두 언저리를 쭉 훑었다.

“좀 꺼내어 봐도 돼?... 자기 꺼.........................................”

안 될 리가 있나. 그건 내 것인 동시에 아내의 것이였다.

“뽀뽀해 줘...................................................................”
“응............................................................................”
“아니... 이쪽에 말고... 그쪽에다가..................................”
“아... 얘한테?... 알았어... 근데 먼저 요쪽에다가 한 번 하고.....................”

아내가 내 입술로 쪽 소리를 낸다. 그리고 아랫쪽으로 얼굴을 가져간다. 나는 팔베개를 하고 마구 음미한다. 아내의 입술이 오늘따라 부드럽다. 제법 힘이 들어가서 내 것을 빨아들이는데
사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아프거나 하지 않고 감미롭다.

“어머... 얘 또 이러네?.................................................”
“응...... 계속해 줘......................................................”

아내는 착하게 말을 들어주는데 어째 이번엔 내 말을 들어준다기보다 자기가 신이 난 것 같다. 덕분에 호강하는 건 내 물건이니 나야 그저 행복하다. 행복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새벽녘
느긋하게 아내 입에다 물건을 담그고 누운 그 기분이라고 말하겠어요.

“맛있어...................................................................”
응... 나도...............................................................
“나 또 하고 싶다.......................................................”

아내가 내 것을 살짝 쥐고 흔들면서 말한다. 나는 웃는다.

“누구 꺼가 제일 좋았어?...........................................”
“응?......................................................................”

아내는 잠시 눈을 끔벅대었다.

“말이라고 하냐... 당연히 자기 꺼지... 난 당신이랑 하는 게 제일 좋아..............................”
“아니... 나 말고......................................................”

내가 말한다.

“당연히 내가 제일 좋겠지... 근데 우린 부부잖아... 그러니까... 나 빼고는 누가 제일 좋았어?... 인제는 대학원 남자들 거의 다하고 해본 건데 말이야...................”
“그런 거 말해도 돼?................................................”
“그럼... 내가 비밀로 해 줄게!...................................”

나는 웃지만 아내는 따라 웃지 않는다. 이런 때에도 아내는 턱없이 진지해진다. 정말로 누가 제일 느낌이 좋았는지 기억을 되살려 골똘히 생각하는가 보다. 그러다가 한참만에 말했다.

“학교 애들 중에서?................................................”

나는 또 웃는다.

“느낌들이 다 달라서 어느 쪽이 좋다고는 역시 말 못 하겠어............................”
“누구 꺼가 제일 컸어?............................................”

아내는 죄 없는 눈동자를 잠시 굴린다. 이럴 때 보면 서른을 넘겼어도 여전히 어린애 같다.

“용민이 꺼가 되게 길어... 어... 좀 놀랍도록....................”
“빨기에 좋겠네?........................................................”
“음... 글세...............................................................”
“굵기는?.................................................................”

“진용 선배 것... 진짜 통통해... 손에 뿌듯하게 잡힌다니까... 근데 난 그런 거가 더 보기에...... 입안에 꽉 차는 게 좋아... 용민이 꺼보다 입으로 해 주기에도 더 좋은 것 같아............”

아내가 이야기에 몰입한다. 내 것을 애무하는 데에도 한층 힘이 들어간다.

“만져주는 건 태준이가 제일 좋아... 부드럽고... 섬세해... 나는... 삽입하는 것도 태준이 것처럼 좀 작달막한 게 좋더라... 자기 것도 어떨 땐 너무 커... 그니까... 너무 준비 없이 들어오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럼... 태준이랑 하는 게 제일 좋다는 결론이네?...........”

아내는 대답하지 않는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눈치다. 내 요도구를 간질이던 혓놀림도 잠시 멈춘다.

“그럼 학교 애들 이외에는? 누가 제일 좋았어? 하기에.....”
“있잖아... 자기야.....................................................”

아내가 갑자기 정색을 해서, 나는 ‘이런 식 이야기 나 좀 불편해’ 뭐 그런 말일 줄 짐작했었다.

“나 실은...... 사실대로 말할 테니까 화내면 안 돼...........”

나는 어리둥절해진다. 몇 번이고 약속을 해도 아내는 아주 아주 힘들어하더니 겨우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

“나 요즘... 정말 지속적으로 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 아니... 진짜 다른 생각이 있는 건 아닌데...... 여전히 자기랑 있는 게 제일 좋은데..........”

아내가 말한다.

“근데... 그쪽이랑은 하는 게 정말 좋아... 전에는 몰랐던 느낌이야... 진짜로 마음은 그렇게 동하지 않는데... 그냥 그런 궁합이 잘 맞나 봐... 실은...... 어떤 때는... 자기랑 하는 것보다도
 더 느낌이 될 때가 있어... 마치... 자기랑 맨 처음에... 연애 때 그러듯이 몸이 마구 동해..........................”

“어... 그래?.............................................................”

“화내지 마... 제발...... 그건 그냥 몸이 그런 거니까... 잠깐 이러다가 안 그렇게 될 거야... 원래 이런 건 호르몬의 작용이잖아... 그니까.............”

나는 무어라 할말이 없어진다. 화는 나지 않지만 왠지 어안이 벙벙해지면서 무어라 형언키 힘든 감정이 솟구친다. 아내는 거진 울상이 되며 ‘괜히 말했나 보다!’ 한다.

“미안해... 미안해.....................................................”

그때 내가 갑자기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아내를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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