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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눈물 - 5편

야설 0 10340

방으로 가니 청소를 하고있는 것처럼 창문은 열려 있었고 침대 이불은 가지런히 덮혀있었다. 그러나 아내의 옷차림이 그런지 그것도 예사로 보이질 않았다. 살며시 이불을 걷어 보았다.
그리고 덮으려는 그 순간 서너방울쯤 흘려져 젖어있는 듯한 시트의 희미한 자국이 보였다. 손으로 만져보니 축축한 기운이 느껴지고 이젠 집으로 사내를 끌어들이는 아내의 대범함에
놀람을 금치 못하고 지갑을 가지고 빨리 집을 빠져 나왔다. 
아직도 집에 숨어있을 성환이와 부딪치지 않기 위해서 였다.
 

삼일 후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다. 아니 나와 미령씨만 계속 손해를 보는 것 같았다. 미령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저예요... 미령씨.......................”

“동... 동호씨.....................”

“...............”

“잘보내셨어요?.....................”

“시간 있으시면 잠깐 만나죠?... 시간 있으세요?.............. ”...............................“

“없으면... 할 수 없고요.....................”

아니예요... 나갈께요,..................


시간과 약속장소를 정하고 전화를 끊고 괜한 짓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잠깐 후회를 하였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 처럼 그저 흘러가기로 하고 약속 장소로 향하였다.


“여기... 미령씨...................”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오는 미령씨를 향해 손을 들어 내 자신의 존재감을 알려주었다. 꽉 낀 청바지와 티셔츠가 아주 아름다운 미령씨의 몸매를 은근히 발산시키고 있었다. 내가 이런
여자와 어울려 몸을 섞었다는 것이 믿어지질 않았다.
 

“웬... 일이세요... 동호씨... 잘 보내셨어요?.....................”

“그냥................”

“무슨일 있었요?... 표정이......................”

“제... 표정이 왜요?... 얼굴에 모가 써있어요?....................”

“아니... 예전보다 좀........... 하기사 저나 동호씨나.........................”

“흐흠!!!.....................”


많이 지쳐가는 나의 마음에 거친 한숨이 저절로 터져 나오고 말았다. 그리곤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 미령씨를 바라보다 삼일 전 있었던 얘기를 꺼내고 말았다. 이야기를 듣던
미령씨도 이제는 체념에 가까운 듯 덤덤히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이젠... 별의별 곳에서 별별 짓들을 다하는 군요..................”

“그래서... 어떡하셨어요?... 온방을 다 찾아보죠 ?... 그 인간이 있나?.....................”

“아니요... 그냥... 나 왔어요... 부딪치면 나만 한심스런 놈이 될 것 같아서... 지... 마누라도 못 지키는..................“

“............................”

“미령씬... 어떻게 보냈어요?................. ”

“뭐... 나도 별반... 그 인간한데 신경 안쓰고 살려고 노력 중이예요..................”

“신경 써봐야... 내 몸만 망가지고 봐서 결정적일 때 터 트릴려고요....................”

“.............................”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으로 미령씨의 말에 동의를 하였다.


“동호씨 나가요... 마음도 우울한데 우리 테이트 해요... 내가 즐겁게 해줄께요....................” 


또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그곳을 빠져 나왔다.


“어디로 갈까요?..................... ”


첨으로 옆 자석에 아내 아닌 다른 여자를 태우고 운전을 하려니 약간은 긴장이 되었다.


“동호씨... 가고 싶은곳으로 가요... 어디든 따라 갈께요.....................”


잠시 생각을 하다 학창시절 다니던 월미도로 향하였다. 인천으로 학교를 다녔던 까닭에 툭하면 그곳으로 가서 술잔을 기울였다. 오랜만에 간 월미도는 엄청 나게 변하고 있었다.
 

와... 이럴수가 이렇게 변했네...!.........................

“여기... 자주 왔었어요?.................... ”

“예전에 몇십년 전에..................”

“저는 몇 년 만에 오는데... 그때랑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그래요... 전... 완전 새로워...................”

“그땐 학교 다닐 때 거든요... 이런 건물들이 없었는데................”

“그리고... 이 앞으로 버스가 다녔는데.................”

“정말 많이 변했다... 세월이 정말.................”


내 학창시절 월미도가 이젠 기억 저편 추억으로 밖에 남을 수 없는 풍경에 아내의 변절 된 모습을 보는 듯 한 마음에 가슴이 아려왔다. 허스름하고 어딘가 정이 가던 한옥의 단아했던
모습들이 이젠 한줄로 길게 늘어선 빌딩만이 
욕망의 거리라 밝혀주는 양 오색찬란한 곳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아주 정숙했던 아내의 성욕이 발정 난 암캐의 모습으로 바뀐 것 처럼
아무곳이나 들어가 회와 소주를 시켰다.
 

“이거 먹으면 운전 못하는데... 알잖아요... 약한거.................”

“괜찬아요... 대리 시키죠... 뭐... 그리고 모 기분나면 자고 가고............. ㅋㅋㅋ”

동호씨... 술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마셔봐요... 한꺼번에 마시지말고 조금씩..............
조금씩?................

“예... 저도 맨처음 술배울 때 그렇게 배웠거든요... 조금씩 먹어보니 그래도 몇잔은 먹더라고요... 그러다 이렇게 되었지만................”

“그럼... 그렇게 해 볼까요... 조금씩...................”


미령씨가 가르쳐준데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마셨다 목구멍으로 무엇인가가 넘어간다는 정도 로만 느낄 수 있는 양을 그랬더니 정말 알~딸딸 해지는 소주 반명을 마셔도 까딱 없었다.
아니 정신만 말짱했다. 그리고 한 병이 거의 채워질 때서야 알~딸딸 해지는 것이었다.


동호씨... 우리 이러지 말고 애인해요......................


애인하자는 미령씨 말에 눈을 크게 떠 바라보았다.
 

“아니... 모... 혼자 매일 속 섞이지 말고 속상할 때 가끔 만나서 이렇게 풀면 좀 나아지잖아요.................” 


술이 어느 정도 들어 갔는가 양볼이 붉그스레 변한 미령씨가 처량한 눈빛을 하며 말을 걸어 오는 것이었다.
 

“그럴까요!?... 모... 나야... 괜찬치만 미령씨가...........................”

“애인 생겨서 좋지... 나두...................”


물론 서로의 몸을 한차례 겪어 보았지만 그땐 이성보다 감정이 앞선 행동이었고 나는 물론이고 미령씨도 그 일에 대해 후회 하는 것 같았다. 그 일이 있은 후 한번도 전화 통화를 하지
않았으니 서로의 맘 상태를 어느 정도 짐작 할 수 있었다. 
그런 우리 관계가 이젠 급속히 가까워 지려 한다. 물론 그것이 꼭 육체적 관계를 의미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를 의식하는 것
만으로도 
배우자의 불륜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라 생각했다.


어두운 밤바다에 비춰진 가로등불빛이 어디론가 가려는 듯 파도에 흔들거리며 물결이 인다. 무심한 바다가 일궈내는 파도에 몸을 맡겨 그냥 떠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내 몸이 흔들거리고...

바다도 흔들 거리고...

내 일상이 흔들 거린다...


애인을 하기로 한 월미도 약속을 맺은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 사이 손님이 이상하게도 많이 와 정신없는 나날이 계속 되고 있었다. 그날도 정신없이 빵을 만드는데 핸드폰이 울려 봤더니
미령씨 였다.


“여보세요..................”

“저예요... 동호씨 애인.....................”

“아... 알아... 미령씨....................”

“으응... 앤이라 불러줘야지... 미령씨가 모예요!!...................”

“응... 지금 빵 굽는 중이라 점원 아이도 있고..................”

그래요... 오늘 시간 있어요?.................

“모... 시간이야... 언제든지......................”

“그럼... 저번 거기서 언제 올수 있어요?....................”

“한... 일곱시 쯤?!......................”

“그럼... 거기서 봐요...................”


그러면서 전화를 끊는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그러나 말투에서 그런 것은 느끼질 못하였다. ‘요새 손님이 많아 앤 한데 신경을 못 써 미안 만나서 원하는 것 다 들어 준다 .....‘
문자를 보내고 생각해보니 미령씨가 애인이라고 해준 말에 조금의 위안과 즐거움이 생기는 것이었다. 약속시간이 돼서 나가려는데 미령씨 한데 전화가 왔다.
 

“응..................”

“저... 지금 주차장에 와 있어요.....................”

“어... 그래... 금방 갈께요....................”


그리곤 손살같이 주차장으로 향하였다. 저번에 보았던 아반테를 찾아봤으나 보이질 않았다. ‘어디있지?’ 궁금해 하는데 저쪽에서 라이트가 켜지며 내 쪽으로 다가오는 차가 보였다.
내 옆에 미끄러지듯 다가온 차에 창문이 열렸다.
 

“앤!!... 타!!!......................” 


안을 들여다 보니 미령씨 였다.


“아니... 이차 어디서 났어... 새로 뽑았나?.................... ”

“응... 내가 저질렀지... 끌고 다니면서 앤하고 즐길려고...................”

“잘했네... 기분이 좀 나아졌겠네...................”

“기분은 좋은데... 할부 갚을 것 생각하면... 몰라... 될대로 되라지... 모... 안되면 성환씨가 갚겠지................“

“.......................”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안을 둘러 보았다. 새차 라서 그런지 깔금하다. 그랜저 잘나간다. 마치 미령씨 와 내가 가는 지금의 이 길처럼 말이다. 장흥유원지를 지나 도착한 곳은 전라도
단호박집이였다.
 

“여기서... 저번에 먹었는데... 괜찬더라고...................”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별다른 사건은 없었고 차를 새로 뽑아 애인을 한번 태워줘야 할 것 같기에 만난 것이라 하였다. 잘했다 하였다. 그리고 나도
좋은일 있으면 부를꺼니깐 곧 바로 나오라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저수지가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어두운 저수지에 낚시꾼이 던져넣은 아주 조그맣게 보이는 케미가
반짝반짝 거리며 떠 다닌다. 
저수지가 내려 보이는 벤취에 앉으니 미령씨가 어깨에 머리를 기대여 온다. 팔을 둘러 미령씨의 어깨를 안아 내쪽으로 끌어 당겼다. 아무말 없이 삼사분
가량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냥... 이렇게 앉아 있을꺼야...?........................”

“아니... 가야지.....................”


그리곤 일어서서 차가 있는 쪽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내 손가락을 잡고 가던 미령씨 차가 있는 곳이 아닌 반대편으로 잡아 끌고 있었다.
 

“아니... 이쪽.........................” 


그러면서 내가 차 있는 쪽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자 손가락을 잡고 있던 미령씨가 고개를 살짝 가로로 저으며 시선을 돌리는 것이었다. 시선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 보았다. 그곳엔
호텔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내가 시선을 다시 미령씨에게 돌렸다.
 

“저... 그때 하고 한번도............................”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목소리가 기여 들어가며 고개를 살짝 떨구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측은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남편이 아니 남편친구에게 잠자리를
하자고 하는 여자의 심정이 어떻겠는가!!. 
자존심 마저 내팽겨치고 이렇게 까지 말할 땐 남편 성환이에 대한 증오심이 어떠한지 그 강도를 짐작할수 있었다. 나 역시 그날 이후 아내와
관계를 맺지 않았기에 굶주리고 있긴 마찬가지 였다. 
아니 내가 더 미령씨의 몸을 원하고 있었는지 모르는 일이었다. 가끔 모텔에서 있었던 일들이 떠오르곤 했었다. 삽입 전 바로 누운
미령씨의 모습이 눈앞에서 아른거려 몇 번이고 만나서 
다시금 미령씨의 몸을 탐익하고 싶었지만 생각뿐이였다.
 

그러나 지금 미령씨가 내 몸을 원하고 있다. 잡혀있던 손가락을 빼고 자연스럽게 손을 잡았다. 그리곤 잡았던 손을 내 허리에 돌리게 하고 내 손 또한 미령씨 허리를 감쌓았다. 그리고
천천히 호텔입구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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