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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를 타고 싶었는데 - 하편

관리자 0 3437
야얏트는 내가 꿈꾸던 그런 호텔이 아니었다. 적어도 한국에서 본 호텔이랑 이름은 똑 같았지만 규모면에선...

아무래도 분위기가 무진장 좋아서 그냥 넘어갈 뿐이구...근처에 북적거리는 인파들 땜에 그냥 봐줄만 해서 그렇지...

암튼...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것이...역시 공짜 휴간 좋당.



일단은 예약자 명단을 뒤적거리며 방을 잡아 놓고는

초저녁부터 잠잘 필요는 없을테니까.... 낯선 이 곳을 슬슬 구경이나 해봐야겠다.

뱅기 식사를 마구 때려 먹은 탓에 아직 배는 고프지 않지만...

해가 기웃거리며 수평선을 넘을 때 쯤엔....

바다를 내려다 보면서 바닷가재라두 먹을 만한 곳은 없을까?



이곳이 원래 다니던 곳이어야 뭐가 뭔지 알텐데...

워낙 준비 없이 훌러덩 뱅기만 타고 온 탓에....

그 흔한 관광지도도 찾을 수 없구....

말 통하는 얼굴 누런 애들이나 있음... 답답하게 콩글리쉬로 떠들던 시간들 속에...모처럼 모국어나 들어볼까?



야외음악회가 열리려나...

밴드가 들어서구...사람들이 물밀듯 호텔 마당에 들어서네.

설마 이 것두 돈 받는건가?

돈 내라면 호텔방으로 올라가서 창문 열구 공짜루 보면 되겠네.



흠....

칼쌈한 애들이 엄청 많구나.

근데... 모두들 훌러덩 벗구...가래개가 넘 짝다... 다 보인다... 근데...그딴게 널려있네.

어쩌다 한뇬만 그래야 군침이 입안에 가득할텐데...이뇬 저뇬 모두 훌러덩이니.... 군침도 안나온당.

아마두...이 나란...요렇게 벗구 사는구나...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바부탱이지...



"띠루룽...." 전화가 왔넹.

"누군데? 라고 퉁하게 전화를 받으려구 보니까 정말 낯선 번호당."

"혹시?" 기대를 크게 갖지는 않았지만 아까 버스차장이 정말 시간을 때울라구 내게 전화를 한걸까?

"여보시여... 누구셔?" 콩글리쉬루 한방 때렸다.

"아찌, 자리 잡으셨수?" 화들짝... 정말 그뇬일세.

"젠틀맨...자리 잡았수. 일은 끝나구?"

"네, 이젠 숙소로 돌아가는 중이에요. 자유시간이죠."

"음냐.... 나는 첨 부터 자유시간인데... 얼른 와라 아가야."

"잠시 기다리슈, 나 금방 갈께요."



잠시 후 빨간 스포츠카가 호텔에 들어왔다. 탁보니 척이라... 후다닥 엘리베이터를 타구 마중나갔다.

"흠,,, 잠시 들른거라며 차까지 장만하셨수?"

"아뇨, 아찌랑 놀러다닐라면... 기동성이 떨어져서... 한대 랜트했어요."

"랜트라... 택시비 보담 싼가?"

"한번 탈 돈으로 하루 빌릴 수 있걸랑요."

"흐미...그렇게 싼가?"

"보험까지 합쳐서 그렇다니까요."

"좋아. 종합보험 들었으면...나두 한번 몰아두 되겠네."

"길도 모른다면서...웬 차를?"

"그냥...내 주제에 스포츠가 핸들 잡을 일이 뭐 있남?"

"그럼,,, 핸들만 한번 만져 보세요."

슬쩍 핸들을 만지면서 손목도 만져본다. 흐믓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 설마 내가 핸들 대신 손 만진걸 갖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겠지? 암튼 이 정도의 준비라면 밤새도록 쏘다녀도 되겠다 싶었다.

"친구들이랑 함께 있수?"

"아뇨, 사생활이라서 각자 따로 놀아요."

"거참,,, 괜찮은 시스템이구먼..."



차의 성능도 알아볼겸 어디 가까운델 드라이브라도 해볼까?

"근데, 아찌 이름은 어떻게 되요?"

"알아서 뭐할라구? 그냥 낼까지만 놀다 헤어질껀데..."

"그래두... 이름 정도는 알고 지내야 담에 또..."

"일없다. 그냥 아저씨라구 불러... 난 니 이름표에 지미라구 써 있는것 봤걸랑."

"잉잉... 아저씬 날 아는데,,, 난 아저씰 몰라..."

"그럼 내가 뱅기 차장할 때 니가 손님으로 타라."

"어,,, 아찌두 뱅기랑 관계 있어요?"

"아니,,, 가능성 제로란 얘기지 뭐..."



지미는 이 곳 지리가 훤한 듯 했다. 저녁놀이 아름다운 해변가 언덕으로 차를 몰았다. 조금 굽이굽이 도는 기분이었지만 자전거로 하이킹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뭘 타고 왔는지는 몰라도 언덕위에서 바닷가를 내려다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여긴요, 해변이 쑥 들어온 곳이에요. 일명 베이라구 하지요. 물이 맑고 잔잔해서 헤엄치기는 딱인데...."

"수영복 없이 벌거벗고 헤엄쳐도 되는 곳이니?"

"쓸데없는 소리 말구...그냥 좋은 풍경이나 구경하세요."



바람이 살살 불고 있다. 따뜻한 바람이다. 바닷가의 짠 소금냄새도 없는 아름다운 바람이 분다.

언덕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일회용 사진기로 사진을 몇장 박았다. 나중에 요뇬 얼굴은 포토샵으로 제거하구...

증말 예쁜 여자애 얼굴로 바꿔 달면...작품이 나올만 하다...흐흐



"이젠 어딜 갈꺼죠?" 한참을 언덕에서 놀다보니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난 몰라. 니가 지리를 훤히 알면서 나한테 물으면 어쩌라구."

"그럼, 영화 한편 때리러 가요."

"야한 거 하는데 알아?"

"그냥,,, 평범한 할리웃 영화를 보면 되죠."

"좋다. 오늘밤은 아직 내 정신이 아니니까...니가 알아서 스케쥴 잡아."



지미는 오던 길을 되돌리지 않고... 언덕을 넘어 완전히 다른 세계로 나를 끌고갔다.

넓은 평야지대가 보였다. 오랜진지 파인애플인지가 무성하게 자라는 곳이던데... 밤이라서 자세히는 못봤지만

어쩌면 선인장인지도 모르겠고 어차피 내껀 아니니까... 사탕수수면 또 어때...

한참을 빙빙 돌며 뭐라 중얼중얼 거리며 설명을 해 대는데... 내가 젤 약한게 있다면...

영어루 설명 듣는 것인데..요놈이 그걸 모르는 모양이다.

난 영얼 못한다. 생존영어, 서바이벌 영어만 할 줄 안다. 그러니까...나한테 뭔가 상세한 설명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면...그건 소귀에 경읽기라구 말해줘야 한다. 몸과 혓바닥이 함께 어우러진 생존영어는 내가 지껄이고 싶은데로

지껄이구 그뇬이 못 알아들었으면 말구...내가 못 알아들었으면...한번 더...라구 얘길 하면 그뿐인데...

일상적인 유창한 영어가 내 귀에 때리는 순간...난 아무생각도 못하겠다...으이그...



"이 영환 어때요?" 순정영화 같이 보이는 곳을 가르키며 물었다.

"이딴거 말구.... 배고픈데... 밥 먹을데라두 찾아봐."

"아까 많이 먹었잖아요."

"그건 아까 일이구...지금은 배고프다."



두 사람은 일본애가 운영하는 뷔페에 들어갔다. 돈을 내 주려고 했더니만 지미는 자기 것만 딸랑 먼저 계산한다.

"뭐야. 니껏만 내니? 내껀?"

"아저씨껀 아저씨가 내요."

이런... 지 것까지 내줄꺼였는데...계산 한번 엄청 빨라서...넌 밥값 손해 본거다...나는 속으로 웃었다.

고기는 일본쥔이 직접 짤라준다. 값 안나가는 풀들은 맘대로 퍼먹도록 내버려두고...비싼건 쥐 칼자루에 넣다니.



"아찌, 고기 팍팍 썰어주셔."

일본쥔은 골팍을 마구 찡그리며...그냥 ... 제발 ... 고기좀 그만 먹으라구... 눈짓을 보낸다.

"얌마, 너 넘 짜다... 미국땅에서 젤 흔한게 고긴데...그걸 아끼냐?" 속으로 외쳤지만... 모른 척하고

내 맘에 들때까지 계속 고기를 더 썰어달라구 접시를 들이댔다.

야속한 눈으로 나를 째려보던 일본쥔은... 할 수 없다는 듯...오늘 된통 걸렸다는 듯...아까운 지 살덩이를 짜르듯이...

겨우 종이장 같이 얇은 두께로 몇번을 또 썰어준다.



"야, 이 집 정말 웃긴다... 고깃덩어리에 넘 인색하지?"

"일본사람이잖아요. 원래 그래요."

"넌 알구 있었니?"

"제네들은 항상 째...째해요."

"음... 나랑 닮은 것 같지만 젠 완전히 나랑 다른 족속이란 걸 알고는 있지?"

"근데... 아찌는 어느나라 사람?"

"허걱... 이뇬이 여권을 봤을 턱이 없으니... 당연히 모르지. 후환이 생길 걸 우려하면... 중국놈이라구 말할까?

아니면...나중에 줄 팁을 절약하려면 일본놈이라구 말할까?. 애라... 일단 먹은 놈이 누군지는 알고 싶겠지 싶어서...

한국놈이라구 말해줬다.

"아하,,,, 꼬래아.."

"너 알어?"

"아니...몰라."

"근데...왜 아는 척하니?"

"심심해서..."



밥을 먹고 나니...졸음이 쏟아진다. 아무래도 잠을 자야할 것 같은데.... 지미를 댈구 자야하나...그냥 낼 보자구 보낼까?



내가 왜 백마를 앞에 두고 망설이냐고?

흐흐...

아까 지미가 호텔에 오기 전에 봤는데....

여기 길거리 아가씨들은 미스유니버... 보담 백배는 쭉쭉 잘빠진 애들이 많더라구.

걔네들 보다가 지미 얼굴 보니까...밥맛은 몰라도...올라타구 싶은 생각이 시들해져서리....



"아저씨, 졸려?"

"어... 졸린데..."

"벌써 자면 어떻해?"

"니네 집에 갈래?"

"미쳤어? 난 오늘 외식하러 왔단 말야."

"허걱... 뭐라고? 내가 널 먹는게 아니구 니가 날 먹으러 왔단 말야?"

"아무러면 어때요? 모처럼 별식을 먹게 생겼는데..."

"흐미... 이젠 내가 피해야될라나?"

"내가 무서워요?"

"무섭긴...귀엽지...근데...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애들 엄청 예쁘더라."

"뭐에요? 걔네랑 나랑 비교하는 거에요?"

"아니... 그렇다는 거지 뭐...걔네랑 어떻게 지미를 비교해?"

"걔네들은 창녀란 말이에요. 난 어엿한 숙녀구..."

내 눈엔 똑같아 보인다라고 말하면 맞아 죽을것 같아서...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그럼... 특별히 갈데 없으면 호텔로 올라가자." 나는 지미를 델구...호텔방으로 올라갔다.

"아저씨... 아깐 짐도 없어 보이더니...웬 짐이 많아요?"

"허허,,, 몰라서 하는 소리. 이건 양주구,,, 이건 담배라구."

"그냥 빠에서 한잔 마시면 되지 그런걸 들구 다녀요?"

"총맞았냐? 빠에서 먹다 귀신도 모르게 총맞을일 생기면 어쩌라구."

"호호, 그런일이 왜 생겨요?"

"텔레비젼에서 보니까...빠에서 총 맞는 애들 엄청 많더라."

"그건 영화죠."

"그럼 실젠 안그래?"

"그럼요. 저랑 빠 구경이나 한번 더 하구 올까요?"

"됐다. 그냥 문화영화나 보면서 침대에 걸터 앉아 술이나 한잔씩 때리자구."



나는 지미를 침대 위에 앉히고 양주 한병을 따곤 냉장고에 가득한 안주 중 젤 싼걸루 꺼내서 먹었다.

"난 술이 약해요."

"알아, 알아, 약하니까,,,,얼른 더 마셔."

술 잔을 부딪히고 러브샷을 하며 쌩지랄을 하면서 슬그머니 한 손을 지미의 어깨 위에 얹었다.

몇 잔을 연거푸 마신 탓에 몸이 조금 앞으로 쏠리는 듯해 보이던 지미는 갑자기 등을 뒤로 벌렁 뉘이며

내 팔 안에 쏙 들어와 버렸다.

"씽씽한 요걸 지금 먹어?" 술잔을 책상 위로 치워놓고 가만히 지미를 들어서 침대 가운데로 뉩혔다.

"머,,, 날 별식으로 먹겠다는 놈이 벌써 늘어지면 어쩔껀데?"

여러겹으로 싸인 지미의 옷을 한꺼풀씩 벗겨 내고 있다.

백마를 타게 된 기쁨으로 온 몸이 전율하며...여태 먹은 술이 몽창 깨 버리고 있다.

"아저씨,,,, 그냥 자자...응?"

"뭐? 그냥 자자고?"

"응... 난 너무 고단해... 낮엔 종일 아저씨...심부름 하고...

밤엔...드라이브 하고...못먹는 술 엄청 먹었잖어....

낼 멋있는 곳엘 데려가려면...오늘은 그냥 자야한단 말야..."

"알았다. 쓰블..." 나는 지미의 옷을 훌러덩 벗겨 놓은 상태에서 씩씩 거리며... 내 옷도 훌훌 벗어 던졌다.

하얀 속살에 마치 고양이 털처럼 온 몸에 가득한 털에 빗질하듯 쓰다듬기만 하면서리.

지미의 소원대로...부등켜 안고 잠만 자야했다.

낼... 뭐라고? 잼델 델구다닐라면...자야한다구?

난... 이른 아침에 한바탕 쌩쑈를 생각하며... 백마를 타기는 커녕 그 옆에서 수셔박혀 잠이 들었다.



[끝]

결국....낯선 곳에서..좋은 기회였지만...

에이즈가 무서워서리...내가 피했수......

글쿠...뱅기타구 다니는 여자차장은 내가 픽션 설정한거구...실젠 딴 뇬이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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