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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 7부

야설 0 3278

난 한참이 지난 후에야 말을 할 수 있었다. 내내 그가 내 옆에 앉아서 나를 쳐다보았다.


“다섯째... 지금까지 묶여본 자세 중에서 가장 흥분되는 자세는?................”

“지금... 내가 묶여있는 이 자세..............”

“이유는?..............”

“이유까지 말해야 돼?... 제발 더 이상.................”

“이유가 뭐냐고?................”

“가장... 철저하게 묶이면서 나의 주도권이 완전히 너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그런데... 왜... 그렇게 저항을 했어?..................”

“넌... 네... 조카 앞에서 발가벗겨져서 다리가 벌려지고... 이렇게 묶인다면 어떨 거 같아.................”

“그런데... 이모는 좋아하잖아...................”

“그래 좋아해... 그래서 나도 미치겠어... 제발!.. 더 이상 날 더.......................”

“좋아... 여섯째... 발가벗겨지면 나에게 보여지고 싶은 신체 부위는?.................”

“가슴...............”

“일곱 번째 질문... 난... 조카야?... 주인이야?...................”

“잘 모르겠어... 아직까지는......................”

“그냥... 느끼는 대로 답해..................”

“아직은 주인보다는 조카가 조금 더 가까운 거 같아................. “

“여덟 번째 질문은 물고문과 채찍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면.....................”

“난... 채찍은 싫어... 난 맞는 건 싫어... 절대!........................”

“좋아... 마지막이야... 가장 원하는 고문은?........................”

“너무 어려워......................”

“그냥... 편하게 말해... 더 이상 숨길 게 뭐 있어... 난... 이미 다 알고 있는데.....................”


난 한참을 뜸을 들였고, 그는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었다. 


“그래... 더 이상 숨길 게 뭐가 있겠어... 솔직히 말할게... 휴... 너의 고문방식은 너무 기발해... 난 육체적인 고통보다는 무서움과 알몸으로 묶여서 날 묶어놓은 사람의 맘대로 당하는 게
 더 좋은 거 같다... 지금 네가 날 지배하고 있잖아... 난... 제물처럼 산채로 붙잡혀서 날 이렇게 발가벗겨서 치욕스러운 의자에 묶여서.... 온갖 고문을 당해서 결국 네가 원하는 자백을
 하게 되잖아... 더 이상은 상상해 본적이 없어... 고문은 생각해 본적은 없어... 지금까지 생각했던 최고의 고통은 여자로서의 치욕이야... 조카 앞에 알몸으로 묶여서 온갖 고문을 당하고
 속마음까지 자백했는데... 그리고 그걸 즐기는.......................”
 

목이 메여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고 눈물이 흘렀다. 그냥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제발... 혼자 있게 해줘... 너무 부끄러워...........................”


그는 의자와 날 들고서 구석방으로 옮겨주었다. 물론 거울을 마주 본 상태로 말이다. 마루에 있는 시계는 그가 치웠지만 구석방에는 작은 탁상시계가 있었다. 1시가 조금 안 되는 시간
이었다. 아직 7시간이나 남았다. 
2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다음 그가 방문을 열었다. 마루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으로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다시 나를 의자째 들어서 나를 마루 한
가운데로 옮겼다. 그는 눈가리개를 들고 나에게로 다가왔다.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성오야..................”

“응?.....................”

“네... 손에 넘어가 고문당하고 욕보이기 전에 물 한잔만 먹었으면 좋겠어.........................”


그는 순순히 시원한 물 한잔을 나에게 떠다 주었다. 


“이모... 많이 힘들어?... 그만 하고 싶어?.......................”

“........................”

“말해봐... 그만 하자면 그만할게..................”

“나에게는 더 이상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없어... 네가 주인이야.....................”


그는 눈가리개를 다시 탁자 위에 놓고는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의 입술이 나의 입술을 덮쳤다. 그의 키스는 강렬해서 마치 나의 입안이 송두리째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그의 두 손이
나의 뒷머리를 감싸듯이 날 끌어당겼다. 난 고통을 기대했지만 거친 키스도 그에 못지 않게 나를 흥분시켰다. 그의 손이 나의 뜨거운 팬티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왼손은 나의 젖가슴을
그의 오른손은 나의 질 안을 만졌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흥분하기 시작했고 아주 뜨거워졌다. 나는 온 몸을 뒤 틀면서 쾌감을 표현했다. 난 흥분하면서 달궈지고 애액을 쏟아내며 그의
성기를 그리워했지만 의자 위에 묶여 있는 나로서는 그의 성기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에게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나를 계속 달구면서 절정으로 몰고 갔다.
 

난 오전에 그의 고문에 못 이겨 자백한 말이 날 흥분시켰다. 그에게 모든 것을 시인하면서 내가 겪는 수치만큼이나 굴복 당해 자백하는 나의 모습이 나를 더 흥분시켰다. 격한 신음이
내 입에서 터져 나갔다. 그는 나의 크리토스를 거칠게 애무하면서 나를 격동으로 몰아갔다. 내가 입은 팬티는 찢겨 나갔다. 애액이 흘러나와 그의 손을 완전히 적시고 팬티는 물론이고
바닥에 떨어지면서 나는 이성을 잃어갔다. 내가 묶여 있지 않았다면 난 온 몸을 비틀면서 굉음을 질렀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묶여 있는 것이 더 날 흥분하게 했고, 나의 카타르시스를
더욱 더 풍성하고 진하게 만들어 갔다. 모든 것이 하얗게 변하면서 나는 절정에서 사정을 하고 말았다. 그가 당황하면서 나에게 물은 기억이 났지만 제대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난 기진맥진 해서 의자에 묶여 있었다. 그는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와서 내가 깨어나길 기다린 것 같았다. 내가 정신을 차리자 그는 묻기 시작했다.
 

“여자가 사정을 한다는 데... 방금 사정을 한 거야?........................”

“....................”

“이모 말해봐... 지금... 사정을 한 거냐고......................”

“몰라....................”


몇 초의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한참 동안의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그럼... 이모도 처음 느껴보는 거야?.....................”

“...................”

“대단해... 이모는 정말 대단해...................”


극도의 카타르시스가 부셔놓고 지나간 나의 이성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난 줄에서 풀려나고 싶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차가운 이성이 지배하면서 나 자신의 한 짓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성오야... 날 풀어줘... 나... 너무 부끄러워... 제발!... 날 풀어줘.....................”

“안돼..............................”


그는 나를 마루 한 구석으로 벽을 쳐다보게 옮긴 뒤 마루를 닦았다. 마루 닦는 소리만으로도 난 너무 괴로웠다. 난 벽을 보면서 흐느껴 울었다. 흥분이 없는 수치와 모멸감은 나를 잡아
삼킬 것 같았다.
 


“날... 화장실에 가게 해줘... 제발... 이 부탁만은 들어줘... 제발.........................” 


난 울먹이며 절규하듯 그에게 말했다. 


“제발... 아무것도 묻지 말고 화장실에 보내 줘... 제발..........................” 


그는 나를 묶은 모든 줄을 풀어 주었다. 땀과 눈물 그리고 애액으로 뒤범벅된 어쩌면 시큼한 냄새 마저 풍길지도 모르는 난 줄이 풀어지자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난 누워서 한동안
일어나질 못했다. 성오가 머리에 낮은 쿠션과 배에 얇은 담요를 덮어주었다. 겨우 눈을 뜨니 바로 앞에 그가 앉아 있었다.
 

“성오야... 내가 얼마 동안 의자에 묶여있었어?....................”

“6~7시간 정도... 이모 많이 힘들어?......................”

“응... 일단 팔을 못 움직이겠어... 일어설 수 있을 지도 잘 모르겠어......................”

“내가... 안아서 욕실로 데리고 가서 씻겨줄게.......................”

“응... 근데... 너... 정말 나를 저 의자에 12시간 동안 묶어 놓을 생각이었어?.................”

“이모가 원한다면 모를까?... 농담이었어... 왜... 무서웠어?..................”

“응... 무서웠어.........................”


그는 나를 데리고 가서 씻겨주었다. 나올 때는 그의 부축을 받아서 나와 머리를 말렸다. 묶여 있던 팔꿈치와 어깨 그리고 무릎에 빨갛게 줄 자국이 선명했다. 머리를 말리고 난 다음 그는
나가서 김밥이랑 떡볶이 순대를 사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포만감이었다. 오늘따라 콜라가 너무 맛있었다. 
요기를 하고 얼마 후 나는 그의 성기를 빨아주었다. 그가 사정할 때까지 나는
정성 들여 그의 성기를 빨아주고 애무해 주었다. 우리는 한참을 마루바닥에 누워 있었다.
 

“우리 나갈까?... 어때?........................”

“자국 때문에.....................”

“괜찮아... 이제 곧 밤이야... 그리고 이모... 하늘색 물방울무늬 원피스 입어........................”


우린 노량진을 거닐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날 잔인하게 고문했던 남자랑 팔짱을 끼고 웃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랫동안 어깨가 뒤로 당겨져서 조금 아팠다. 


“성오야......................” 

“응.................” 

“내가... 너보다 나이가 더 많은데.................” 

“이모 걱정 마... 내가 봐도 이모는 내 또래야... 솔직히 나이 차이도 겨우 7살이고... 게다가 누가 이모더러 서른이라고 하겠어?....................”

“난... 세상의 어떤 남자와의 관계도 포기했어... 성오 너뿐이야... 날 이해해 주고 날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날 버리지 마!......................”


성오는 나의 어깨를 안았다. 그에게 머리를 기댔다. 환한 네온사인 너머에 있는 아파트가 보였다. 


“이모는... 이번 여름방학 때 연수프로그램 이 많아?...................”

“몇 개 있어... 8월 14일이 마지막이야..................”

“그럼... 나랑 15일 오후에 피서를 가자 4박5일로 해서... 외할아버지 집으로 말이야... 아직... 그 집 안 팔렸지?....................”

“으... 응.................................”

“그리고... 여기 탁상달력에 이모 연수 있는 날짜를 표시해 줘... 몇 시부터 몇 시까지인지도 적어 줘......................”


연수를 받는 날을 제외하고는 난 대부분 그에게 알몸으로 묶여서 괴롭힘을 당할 것이고 피서를 가서는 그 곳에서는 계속 묶여있을 것이다. 일단 연수프로그램을 다 채워 넣고 체력을
조절해야 될 것 같았다. 
주말에는 영화를 보고 줄곧 데이트를 했다.
 

“이모... 이제 우리 돈을 아껴써야 될거 같아... 그리고 여름 방학이 지나면 아무래도 난 아르바이트도 좀 해야 될 거 같고... 그리고 아무래도 내 자취방을 다른 사람한테 빌려줘야겠어...
 한 달에 50만원이면 적지 않은 돈인데 말이야... 나... 여기 들어와서 살아도 되지?.................”
 


“응... 그래... 그럼......................”

“표정이 왜 그래... 나 들어오지 말까?... 솔직하게 말해 봐.......................”

“네가 들어오면... 난... 매일 묶여서 지내야 되는 거야?......................”

“그건... 내 맘이지... 안 그래?.......................”

“으응........................”


다리에 힘이 빠졌다. 어쩌면 1년 365일 7일 24시간 내내 난 그의 노리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사생활을 빼앗기고 쾌락을 선택하게 된 꼴이었다. 일주일에 1~2번은 연수를
받았다. 
난 주로 높은 의자에서 어깨와 팔이 뒤로 당겨져 묶여져서 성오에게 고문을 당했다. Shibari 기본결박방법으로 묶여 있을 때는 성오의 성기를 빨 때였다. 성오는 더운 여름이라
젖가슴 위와 아래를 감아서 묶는 Shibari 기본결박 방법을 피했다. 주로 어깨와 팔을 뒤로 당겨서 묶었다.
 

그 날도 어깨와 팔을 뒤로 당겨서 묶인 체 그 의자에 앉혀져 있었다. 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고 다리는 벌려져서 의자다리에 묶여 있었고 이번에는 무릎 아래는 의자
다리에 무릎 위는 각각의 앉는 자리의 좌우 양끝에 묶였다. 그는 나에게 키스를 하였다. 키스를 하는 동안 나의 근육들은 긴장을 풀고 오직 입술 끝에 신경을 집중해서 그의 입술을 빨아
들였다. 
그러다 그는 나의 양 젖꼭지를 꼬집어 비틀었다. 나는 순간 상체를 뒤로 당겼고 비명을 질렀다. 그는 준비했다는 듯이 구멍이 뚫린 공 모양의 재갈을 내 입에 물렸다. 성오는
계속해서 나의 가슴을 만지작거리기도하고 움켜쥐기도하며 마치 장난감 만지듯이 멋대로 대했다. 계속해서 통증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의 마음이 바뀌길 바랄 뿐 나는 묶인 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나의 결박을 느낄 때마다 조금씩 달궈졌다. 고통을 탐닉한다기 보다는 묶여서 움직일 수 없이 속수무책으로 고문을 당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 흥분하게 하였다.

하지만 그도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의자에 묶은 줄을 풀고 팔이 뒤로 당겨져서 묶인 나를 침대 앞에 무릎 꿇린 다음 상체는 침대는 엎드리게 했다. 
그의 성난 성기가 뜨거워진 나에게 들어
왔다. 그는 묶인 나의 손목을 천정을 향하게 올리고 거칠게 나를 몰고 갔다. 내 입에 물려있던 재갈이 풀려지고 우리 둘은 거친 신음을 쏟아냈다. 서로가 절정을 향해 가면서 뿜어내는
신음은 짐승의 울부짖음 같았다. 난 침대에 얼굴을 파묻은 체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침이 옆으로 흐르는 데도 어찌할 수 없었다. 그가 절정을 토해내면서 우리는 뒤엉킨 체 깊은 피로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한동안 나를 묶고 괴롭히는 방식에서 별다른 특이점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7월말부터 헬스클럽에 다녔다. 성오의 명령이었다.

난 
헬스클럽에 가서 어깨와 팔 그리고 손목운동을 하였다. 근육을 조금 키우고 대신 그 근육을 단단하게 하는 운동을 주로 하였다. 자그마한 여자가 헬스클럽에서 팔 운동만 하다 보니까
트레이너들이 조금 이상하게 여겼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보름이 지나면서 어깨와 팔 손목이 강해지자 묶이는 고통도 휠씬 줄어들게 되었다.
 

“이모... 오늘부터 1주일 동안 나는 이모를 묶지도 같이 잠을 자지도 않을 거야...........................” 

“왜?.....................” 

“우리... 피서 갈 때 까지야.....................” 

“피서 가는 거 아니잖아... 넌... 거기에 가면 날......................” 


“맞아... 우리는 피서 가는 게 아니야... 거기서 우리는 성적 판타지를 완성하기 위해서 가는 거야... 거기서 이모는 6일 내내 알몸으로 묶여 있을 거야... 그리고 거기서 새로운 시도도
 해 볼 거고... 이모는 거기서 새로운 고통을 맛보게 될 거야... 이모는 묶이는 것에 더 집착을 가지게 될 거야..................”
 

내가 예상했던 대로였다. 난 거기서 계속 벌거벗겨진 체 묶여서 갖은 고문과 치욕을 당할 것이고 그리고 그는 계속 나를 학대할 것이다. 그는 새로운 고문방법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 방법만 답습하였을 것이다. 나는 두려웠지만 그 두려움을 삼킬 만한 흥분이 나를 휘감았다. 하지만 문제는 1주일을 그의 손길 없이 그리고 줄로 묶이지 않고 어떻게 버티느냐였다.
나는 이미 줄로 묶여서 온갖 수모와 고통을 당하고 나면 몸 회복도 되기 전에 그의 학대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의 학대는 강력하였고 조금 벅찼지만 부드러웠고 관대했다. 나는 더 이상
그의 이모가 아니라 그의 장난감이었다. 하지만 다행인 건 오늘 생리가 시작되어다는 거였다. 
13일부터 나는 흥분에 싸여 짐을 쌌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하기에는 2명이
가져갈 수 있는 짐은 한계가 있었다.


“다시 한번... 더 말할게... 이모는 갈 때 입을 옷 한 만 있으면 돼... 거기서는... 팬티만 있으면 돼... 그리고 거기서 이모는 많이 먹지 못해... 과일과 물 외에는 하루 1끼만 허락될 거야...
 거기서 돌아오면 4~5일 동안 푹 쉬고 많이 먹으면서 회복할 수 있잖아................”
 


내 얼굴이 붉어지고 금새 달궈졌다. 난 넘쳐버릴 것 같은 내 욕정을 겨우 참아내고 있었다. 


첫째날(15일.금요일) 


15일이 되었다. 어제 다 준비해 놓았기 때문에 오후에 우리는 아주 느긋하게 집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2번이나 갈아타고 도착한 곳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집이 있는 경기도
광주였다. 가격이 맞지 않아 집을 팔지 못했다지만 언니들은 팔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았다. 각자가 배낭 하나 캐리어 하나씩을 가지고 갔다. 내가 끌고 가는 캐리어에는 성오의 옷과 나를
고문하는데 쓰이는 물품이었고 배낭에는 나의 팬티와 여름에 바르는 로션이 나의 짐 전부였고 나머지는 전부 묶는 줄이었다. 성오가 가지고 가는 캐리어에는 먹을 음식과 생필품이었다.
성오의 배낭에는 난 무엇이 들었는지 몰랐다. 
버스 내려서 30분을 걸어서 겨우 집에 도착했다. 나는 짐을 풀고 정리를 했다. 성오의 캐리어와 배낭을 풀어서 줄과 각종 기구을 정리했다.
못 보던 까만 박스가 있었다.
 

“열어보지마”라고 적혀 있었다. 들어보니 묵직했다. 궁금한 마음을 삼키고 정리를 마친 다음에 부엌에 들어가서 6일 동안 해먹을 음식을 정리했다. 결국은 성오의 음식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먹을 수 있는 건 물과 과일 그리고 하루 한번 간단한 식사였다. 돌아오는 날이 되어서나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성오는 지하실에 내려가서 한참 동안 올라오질 않았다. 나는 길 밖으로 나와서 주위에 사람이 자주 다니는지를 살펴보았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경기도 광주로 이사를 하시고 여러 번
이곳에 왔었지만 주변을 둘러본 적은 없었다. 띄엄띄엄 있는 시골집 중에서도 유난히 외진 곳이었던 이 곳은 동네 입구에서 가장 먼 곳으로 강가 쪽에 있는 외딴 집을 빼고는 인적이
드문 편에 속했다. 오히려 한번씩 경찰차가 지나가기도 해서 별다른 사고가 없는 동네였다. 어둑어둑한 길에서 약속이라도 했는지 경찰차가 다가오더니 내 앞에 섰다.
 

“얼마 전에 놀러 오셨던 분들은 집에 가셨나요...?.........................”

“네..................”

“그 분들과는 어떻게 되시죠?..........................”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 막내 딸인데요............................”

“아... 네... 혼자 오셨어요?....................

“아니요... 조카들이랑 같이 왔어요....................”

“별 다른 일은 없으신가요?.................”

“네... 며칠 있다가 갈 거예요.......................”


운전석에 앉은 경찰관이 힐끔힐끔 내 가슴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마치 나는 경찰관을 마중 나온 것 같았다. 그리고는 나는 집에 들어와서 땀에 젖은 옷을 벗고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고
나가려다 말고 내가 정말 팬티만 입고 있어야 될 지가 의문이었다. 사실은 이제 입고 온 옷을 빼면 갈 때 나에게는 팬티 몇 장이 전부였다. 지금 당장이라도 입고 온 옷을 빨아야 했다.
아직 성오가 지하실에 있는 것 같아서 성오의 티셔츠를 입고 벗은 옷들과 성오가 벗은 옷과 수건을 세탁기에 넣고 스위치를 넣었다.
 

“누가... 씻으라고 했어?.......................”

“아니... 그냥... 땀도 흘리고 해서......................”

“내가... 여기서 뭐만 입으라고 했지?..........................”

“팬티만 입으라고.............................”

“마루로 나와서 당장 벗어.....................”


마루에 나와서 옷을 벗자 마자 그는 내 앞에 묵직한 뭔가를 떨어뜨렸다. 쇠로 된 수갑이었다. 차갑고 단단한 수갑을 등 뒤로 채웠다.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묵직한 수갑이 나를 주눅들게
했다. 곧이어 눈이 가려지고 지하실 어디론가 끌려 가서는 무릎을 꿇었다. 잠시 후 수갑이 풀어졌다. 그는 나의 팔을 앞으로 당기고서 손목을 마주보게 하고 묶기 시작했다. 조금 두툼한
줄을 손목에 여러 겹으로 묶고 손목 사이에 또 다른 줄이 묶였다. 그리고, 팬티가 벗겨지고 발목과 무릎이 묶였다. 잠시 후 발목 사이에 또 다른 줄이 묶였다.
손을 앞으로 묶이긴 처음이라 어떻게 될 지가 궁금했다. 이렇게 끝나지는 않는다는 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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