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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밤 - 3편

야설 0 10086

이제 끝이야. 다 끝났어. 온몸이 망신창이가 되었음에도 지혜는 이제 끝이다. 이제 됐다는 생각으로 힘겹게 정신을 잡아갔다.
 

"후우... 후후후................." 


찰싹하고 지혜의 엉덩이를 한 번 내리치며 남자는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해낸 자신의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서 끄집어 냈다.


"이제... 씻어야지?.................." 


손목시계를 한 번 쳐다 본 남자가 급하게 옷가지를 챙겨입으며 말했다. 


"하아... 하아... 네?................."


아직도 섹스의 여운이 남아있는지 지혜는 여전히 숨을 몰아쉬며 조그맣게 되물었다.


"구석 구석 깨끗하게 샤워도 하고... 머리도 감고... 양치질도 해야지..............." 


와이셔츠의 단추를 채우며 남자가 말했다. 


"난... 조금이라도 내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거든.. 후후..............." 


남자는 바닥에 엎드려 널브러져있는 지혜의 손목에 밧줄을 풀어주었다.


"씻어... 깨끗이..............." 


칼끝으로 지혜의 이마에서 콧등까지를 내려 그으며 남자가 강하게 명령했다. 쏴아아 내려 붇는 샤워 물줄기 아래서 지혜는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흑흑흑... 어흐응..................." 


그때까지는 두려움에 잊고 있었던 수치심과 모멸감 그리고 억울함등이 한꺼번에 밀려든 것이다.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지 내가 왜 저런 인간에게 처참히 유린당하고 이렇게
수치스러운 샤워를 
해야만 하는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지금 욕실 문도 닫지 못하고 남자의 감시 속에서 씻고 있는 신세였다.
 

"허윽... 허윽.... 내... 내가 왜... 엉엉엉................" 


샤워기 아래 펑펑 울면서도 그녀는 꾸역 꾸역 자신의 몸을 씻어 내렸다. 그래도 이제까지 잘 버텼는데 마무리를 잘못해서 남자의 눈밖에 나거나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꼭
신고할거야. 두고 봐. 
아직까지도 그녀는 자신이 살 수는 있을거라는 생각을 굳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눈물 젖은 굴욕적인 샤워와 양치질까지 마친 그녀가 수건으로 몸을 가린채
욕실에서 나왔을 때 
이미 바닥은 비닐을 비롯해서 말끔히 정리가 된 이후였다. 그렇게까지 편집증적으로 관리를 하는 남자가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헉.............." 


순간 그녀는 모든 것을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랬다. 애초에 그녀는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아주 큰 착각을 파바박 소리와 함께 그녀가 두번째로 닫혔다. 하지만 이번엔 아주 오랫동안
다시 열리지 못할 듯 했다. 
구름사이로 보름달이 반쯤 보이는 그런 밤에 늑대가 나타났다. 경찰 밥만 10년째 였다. 현장을 보자마자 강형사는 이것은 시작일 뿐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어젯밤... 특별한 소리를 듣거나 이상한 사람을 본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최초 신고자인 2층 집주인과 간단한 조사를 마친 도철이 강형사에게 다가왔다. KCSI 라고 크게 써진 옷을 입고 마스크와 머리덮개를 쓴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가운데 강형사는
우두커니 서서 시신이 되어버린 지혜를 바라볼 뿐이었다. 


"너... 살인 사건은 처음이지?................." 

"네... 저야... 뭐... 강력반 배치된지 이제 한 달 됐는데요.............." 


강형사의 물음에 도철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근데... 용하네... 난... 시체 처음 본 날 세 살 때 먹은 떡국까지 다 토해냈는데..........." 

"하하... 그래서... 제가... 여기 지원할 때 부터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전... 강력반이 체질이라고.................." 


도철이 아주 멋쩍게 웃었다.
 

"웃음이 나오냐?................." 


강형사가 정색을 했다.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도철은 자세를 바로 잡고 고개를 숙였다. 


"도철아..............." 

"네... 말씀하십쇼... 선배님.........." 

"내가... 경찰 밥 십 년 먹으면서 깨달은 건데................." 


강형사는 도철의 왼쪽 어깨에 오른손을 올렸다. 


"돈 맛 본 놈은... 돈 맛 못 잊고................" 


툭 강형사가 도철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계집 맛 본 놈은... 계집 맛 못 잊고..................." 


툭 다시 한 번 도철의 어깨가 흔들렸다. 


"피 맛 본 놈은.... 피 맛 절대 못 잊는다...................." 


시신 쪽을 노려보며 강형사가 도철의 어깨를 꽉 쥐었다. 


"명심해라... 강력반에서 오래 버티고 싶으면................." 

"네에... 명심... 하... 겠습니다아..............." 


어깨가 아픈지 자세가 삐딱해지며 온갖 인상을 찌푸리는 도철의 눈에 참혹하게 벌어진 지혜 목의 칼자국이 또렷하게 보였다.


"레프트!... 레프트!... 그렇지!... 좋았어!..................." 


이마에서 떨어진 땀방울이 땅에 닿지 않을 두둑한 뱃살의 남자가, 쉴새없이 소리치며 빙그르르 돌아대는 링 안쪽에서는 퍽- 퍽- 퍼퍽- 퍽 두 남자의 주먹이 내는 둔탁한 소리가 터져나
오고 있었다.
 

"가드 올리고... 야야!... 또... 열리잖아!................." 


퍼억- 소리와 함께 쿵- 하며 한 남자가 링 바닥에 고꾸라졌다.


"하아... 하아......................." 


남자가 완전히 쓰러진 걸 확인한 진욱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뱃살 두둑한 남자가 있는 쪽 코너로 다가왔다. 


"야... 너... 자꾸 라이트 뻗을 때 가드 내릴래?................." 


로프기둥에 어쩡쩡하게 기대 선 진욱을 플라스틱 의자에 앉히며 남자가 말했다. 


"하아... 하아... 그래도... 이겼잖아요..............." 


이제야 정신이 좀 드는지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상대편을 바라보며 진욱이 대답했다. 


"인마... 진짜 프로경기에서는 안통한다니까... 저런... 스파링 뛰는 애들하고는 달라... 그냥... 카운터펀치 들어온다고.............." 


자신의 팔다리를 숙련된 기술로 마사지 해주는 남자의 걱정스런 말을한다.
 

"후우... 걱정마세요... 같이 때려서는 누구한테도 안 질 자신 있으니까................" 


진욱은 있는 힘껏 주먹을 내어보였다. 검은색 글러브에 새겨진 L.S.J. 라는 금박 이니셜이 체육관 형광 불빛 아래 반짝거렸다.


"뭐... 좀... 나온거 있어요?............." 


1차 부검을 마치고 나오는 검시관에게 강형사가 물었다. 


"아무것도 없어... 깨끗해..............." 


검시관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질 내부의 산성도나 구강 상태... 피부 상태로 봐서는... 구석구석 목욕에 양치질까지 시켜놓고 처리한 거 같아................"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검시관은 잠깐 말을 멈췄다. 


"보통 놈은 아니라는 이야기지... 쉽지 않을거야.............." 

"특별한 놈이다................" 


강형사의 인상도 어느새 굳어져 갔다. 


"그래도 좀 더 뒤져보면 뭐가 나오겠지... 정밀 부검 결과 나오면 내가 연락할게.............." 


강형사의 등을 한 번 툭 치고는 검시관은 바쁘게 어디론가 걸어갔다. 띠리리링 그 때 강형사의 전화기에서 기본 벨소리가 울렸다.
 

"버스... CCTV 확보 했습니다... 같이 보시겠습니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도철의 목소리에 강형사의 다리가 뛰기 시작했다. 


"자... 그럼... 오늘의 주인공이신 우리 박원장님께서 먼저 간택을 한 번 해주심이 어떻겠습니까... 네... 헤헤헤................................" 


커다란 사각 테이블 앞에 쫘악 늘어선 아가씨들을 가리키며, 영업 이라고 이마에 써 붙인 듯한 스타일의 남자가 연신 손을 비벼댔다.


"허허허... 나야 뭐... 딱히... 이러려고 오늘 보자고 한 건 아닌데... 허허허.............." 


계면쩍어 하는 입과는 달리 반쯤 머리가 벗겨진 박원장의 눈은 빛의 속도로 아가씨들을 스캔했다. 


"흠흠... 그러면 뭐... 난... 3번째로..... 흠흠..............." 

"당첨!... 우리 3번 아가씨... 여기 앉아주시고... 네... 네... 귀하신 분입니다... 잘 모셔주세요... 자... 다음은................." 


영업맨의 지시에 따라 박원장의 오른편을 향해 새하얀 튜브탑 미니 원피스를 입은 아가씨가 걸어왔다. 그 짧은 거리를 걸어 오는 그 짧은 순간에도, 박원장은 이 아가씨가 보통 물건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새하얀 원피스를 더욱 빛나게 하는 우윳빛 피부에 도발적으로 드러낸 어깨와 쇄골 그 바로 아래 자리 잡은 꽉찬 가슴은 박원장의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또 잘록한
허리에서 시작해 타이트한 치마에 딱 달라붙어 
걸을 때마다 흔들리는 육감적인 골반을 지나 탄탄한 허벅지까지 떨어지는 라인은 당장이라도 그녀의 치마를 찢어 버리고 사타구니를
활짝 벌리게 하고픈 욕망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다미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쇼파에 앉기 전 공손하게 90도로 인사를 하는 세린의 도드라진 가슴 굴곡에 박원장은 헤벌쭉 입이 벌어졌다. 가까이서 보니 과하지 않게 색기가 흐르는 눈매와 입술이 묘하게 남자의
정복욕을 자극했다. 자연산인 듯 
부드럽게 솟아오른 콧대도 일품이었고 어깨를 살짝 내려오는 검은색 생머리는 화려한 화장과 대비되어 묘하게 아주 청순한 느낌도 살려주고 있었다.
한마디로 세린은 아무리 돈을 줘도 흔히 볼 수 없는 미인임에 틀림없었다. 
큰 손님이라는 마담의 특별지시에 따라 가게의 최상품들이 다 모인 그 자리에서도, 처음으로 지명될 수 밖에
없을만큼 세린은 아주 특별한 매력과 아름다움이 있었다.
 

"허허... 그... 그래... 그래... 앉아... 앉아... 어.................. " 


그런 생전 처음 보는 세린의 미모에 어찌나 흥분이 되었던지 박원장은 얼음물을 벌컥 마셨다.
 

"아이... 참... 원장님도... 술 맛 버리게... 호호.............." 


교태로운 미소를 흘리며 세린은 박원장의 옆에 착 달라붙어 술을 한 잔 따라주었다. 오른쪽 팔뚝이 꽃다운 아가씨의 풍만한 가슴에 푹- 파묻히는 그 맛을 느끼며 박원장은 단숨에 그
술을 들이켰다.


"캬아... 좋다... 응... 좋아... 허허허... 그래... 그래... 원장님은 무슨... 그냥... 오빠라고 불러... 오빠... 응?................" 


박원장은 오른손으로 끈적하게 세린의 허리를 꽈악 감싸안은 뒤 은근 슬쩍 치마를 헤치며 사타구니쪽으로 파고 들어갔다.


"어머... 오... 빠..............." 


세린은 흰색 망사팬티 마저 젖히려는 그 손길을 아주 자연스럽게 뿌리쳤다. 


"나중에... 방에 들어가서... 응?... 내가... 정말 잘해드릴게요................" 


박원장의 귓가에 소곤거렸다. 남자의 마음을 그대로 녹여버리는 그 달달한 속삭임에 심장이 나른해진 박원장이였다.
 

"허허... 그래... 그래... 허허허................." 


별다른 저항없이 세린의 딱 올라붙은 엉덩이로 손을 옮겼다. 엉덩이쯤은 양보해 주겠다는 듯 세린은 쭉 뻗은 매끈한 오른 다리를 꼬아 자연스레 오른 엉덩이가 들어 올려지게 자세를
잡았다. 능숙하면서도 부드럽게 
남자의 손길을 받아들이는 탁월한 테크닉이었다.
 

"고마워요... 오빠.................." 


고분고분 말을 들어준 대가로 세린은 씽긋 눈웃음을 치며 박원장을 볼에 쪽 하고 앙증맞은 뽀뽀를 해주었다. 볼에 승리의 훈장같은 세린의 입술자국을 단 채 박원장은 얇은 천 두개를
사이에 두고 느껴지는 탱탱한 세린의 
엉덩이를 스윽스윽 문질러댔다. 룸안은 다른 멤버들의 초이스도 다 끝나고, 뭐라뭐라 영업맨의 알랑거림이 쉴새없이 이어졌지만 박원장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어서 빨리 이 예쁜 것을 자빠트려 자신의 자랑스런 물건을 아주 깊숙이 담그고 싶은 욕망만이 불끈거렸다. 그런 박원장의 애탐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린은 연신
교태로운 웃음을 흘리며 술잔에 술을 따르고 있었다.
 

"잠깐!... 거기................" 


조그셔틀을 돌리는 도철의 손이 멈췄다. 


"이... 여자... 김지혜 맞지?.............." 


CCTV 화면속에서 지갑을 카드기에 찍으려는 순간 멈춰진 여자를 가리키며 강형사가 물었다. 


"네... 옷차림도 그렇고 맞는거 같습니다.............."


도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계속 돌려봐............."
 


강형사가 말했다. 천천히 CCTV화면이 돌아가고 강형사는 지혜를 중심으로 버스안의 광경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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