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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회원투고작품] 운명...21

관리자 0 101366

선자 누나도 멍하게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둘이서만 4년을 같이 살았고 3년 동안 부부처럼 살을 섞으면서 살았으니 그냥 단순한 헤어짐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든 듯 했다.

나는 누나의 깊은 절망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했다.

몇 날을 잠 못 이루고 고민을 하던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제 헤어지면 3년 가까이 떨어져 있어야 했다.


그러면 누나의 나이 스물여섯이 된다. 시집 갈 나이가 꽉 차는 것이었다.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할 누나였다.

우리의 관계가 언제까지나 지속 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어차피 3년을 떨어져 있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멀어 질 것이다. 나는 이제 누나를 놓아 주기로 결심을 했다.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서로가 더 힘들어 질 것을 나는 잘 알았다.

그날도 누나는 앉아서 벽을 보고 있었지만 초점은 잡혀 있지 않았다.

약간은 정신이 나간 듯 멍하게 앉아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자야..... 자야..... 으응?..... 불렀나?.... 와?......

내 불고기 묵고 싶데 이... 어..... 그래.....조금만 기다리그레이....

누나는 부엌으로 나가 덜그럭 거리더니...


다시 방으로 들어 와 뭔가를 열심히 찾더니 그냥 주저앉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누나가 어깨를 들썩이더니 울기 시작했다.

흑흑..... 선호야..... 이제 내는 우 짜 노?... 자야....

아무것도 못 하 겠 데 이.....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기라.....엉엉.... 나는 누나를 꼭 안아 주었다.

무슨 말로 누나를 설득할 수 있겠는가.


누나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나를 떠나보내는 상실감을 어떻게 한마디 말로 달래겠는가.

누나는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울었다.

나는 누나의 등을 토닥이며 누나의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렸다.

한참을 서럽게 울던 누나가 울음을 그치고는 눈물을 닦고는 얼른 일어났다. 그러더니 지갑을 꺼내서 밖으로 나가며 말을 했다.

장을 봐와야 한 데 이.... 금방 봐 올 테니까.... 쫌만 기다리그레이....

오야..... 천천히 해라.....

한 시간도 안 돼 푸짐한 밥상이 내 앞에 놓였다.

소주도 몇 병 올려 져 있었다. 나는 누나가 따라 주는 술을 묵묵히 마셨다. 나는 딱히 불고기가 먹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누나는 언제나 불고기를 하면 소주를 밥상에 올렸기에 그랬던 것이다.


자야... 응.....

우리 언제까지나 이렇게 지낼 수 없다는 거 너도 잘 알제?.....

올게 온 거 뿐이 데 이..... 내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지만 언젠가는 올 일이 온 것 뿐 인기라.....

누나는 고개를 숙이고 내 말을 묵묵히 들을 뿐이었다.

내 그동안 고민 많이 했 데 이..... 그래 서....


나는 목이 매여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급하게 소주를 입안에 털어 넣었다.

그래서 생각한기라... 이제 너를.... 보내야 할 거 같데 이....

누나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는데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너도 이제 내 한 테서 벗어나가 너 인생 살아 야제.....

좋은 남자 만나가 연애도 하고.. 시집도 가고... 예쁜 알라도 낳아라.


내 한 테 조카도 만들어 줘야 안하겠나... 누나는 소리 없이 굵은 눈물만 흘렸다.

내 군대 가면 내말대로 하 그 레이.. 싫다..... 내는 너를 기다릴 거라.....

아무대도 안 갈 거라.... 빙신아.....

우리가 언제까지 이리 살 것 노?..... 마침 기회가 잘 온 거라....

3년 동안 떨어져 있으면 너도 맘 정리 될 기라....


내는 그리 몬 한다..... 자신 없데 이..... 내가.....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나?.....

우 예.. 내 한 테 그리 모진 소리를 하 노?.... 흑흑....

이제 더는 안 된 데 이..... 너 갈길 가 그라... 내는 그리 알고 있을 기라.....

나는 더 이상 말을 안 하고 그저 술 만 마셨고 누나는 소리를 죽이며 울고 있었다.

누나의 눈물이 내 가슴을 할퀴듯 훑어 내렸다. 나는 가슴으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며칠 후에 나는 대충의 짐을 챙겨 시골집으로 내려갔다.

입대 일까지 남은 기간을 부모님과 보내기 위해서였다.

선자 누나와 계속 있고 싶었지만 서로가 너무 힘들어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시골집이 편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선자 누나는 안타까운 눈으로 나를 보냈다. 나는 그런 선자 누나의 눈빛을 도저히 바라 볼 수가 없었다.

선자 누나에게 훈련소 입소 전에 다시 나오겠다고 약속을 하고서야 누나는 안심을 하는 듯 했다.

시골집도 초상집 분위기였다. 엄마는 나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우셨다. 아버지는 별 내색은 안하셨지만 얼굴은 어두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제 고등학생이 된 선미만이 웃으며 반겨 주었다.

이제 시골 마을도 교통이 좋아져 선미는 가까운 읍사무소가 있는 인근 도시로 통학을 했다.

건너 방에 대충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면서 아버지와 술을 마셨다.

아버지가 술을 드시자 엄마는 못 마땅한지 인상을 썼지만 나와 대작을 하니 별다른 제지를 하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아직 술 마시는 욕심이 많았지만 몸이 안 따라줘서 많이 드시지는 못 했다.

소주를 한 병 쯤 드신 아버지는 바로 떨어지셨다.

저녁상을 물린 엄마는 나를 위해 작은 술상을 건너 방에 차려 주었다.

엄마와 선미를 앞에 앉히고 나는 다시 술을 마셨다.

군불을 넣어 따뜻한 방에서 먹는 술은 나를 금 새 취하게 했다.


하필이면 이리 추운 겨울에 갈께 머 꼬 ..... 쯧쯧.....

너무 걱정하지 말 그 레이..... 남들도 다 간다 아이가...

선미 너는 오빠 군대 갈 때까지 이방 비워주고 엄마하고 자 제이...

오야.... 와?..... 내는 괘 안타.....

너 심사도 안 좋을 텐데 잠이나 제대로 오겠나... 편히 지내야제..

뜨끈뜨끈한 방바닥 때문에 술기운이 올라오면서 얼굴이 달아올랐다.

엄마는 내 잔이 비기가 무섭게 잔을 채워 주었다.

선미 너는 공부 좀 하나?... 오야..... 열심히 한 데 이...

흐 흥~ 그래도 이게 공부는 제법 한다. 아이가..... 우등상도 타오고..

엄마가 웃으며 선미를 거들었다. 부모 마음이야 다 똑같이 자식이 잘 되면 그게 행복인 것이다.

선미는 쑥 쓰러 운 지 혀를 살짝 내밀며 수줍게 웃었다.


작은 혀가 나왔다 쏙 들어 갈 때 나는 선자 누나를 떠 올렸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내가 없는 방에서 홀로 누워 내 생각을 하고 있을 선자 누나를 떠 올리니 가슴이 울 컥 이며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행여나 엄마가 내 눈물을 볼까 싶어 급하게 술을 들이켰다.

카~ 선미야 오빠 군대 가면 너 가 엄마 아 부지 잘 모셔야 한 데 이..

오야..... 여는 걱정 말 그라.... 오빠나 건강하게 댕겨 오면 되는 기라....


나를 보는 선미의 눈빛이 왠지 몽롱해 보였다. 그 눈빛을 보던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저 눈빛, 선자 누나가 나를 바라볼 때마다 은근함과 몽롱함이 섞인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를 바라 볼 때 띄는 눈빛이었다.

나는 급하게 시선을 피하며 술잔을 잡았다. 사랑의 아픔은 선자 누나 하나로도 족했다.


더 이상 그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건 자신 없었다.

시간이 많이 늦어졌고 나도 술이 취해 잠이 쏟아졌다.

엄마가 이부자리를 봐주고 선미와 건너 방으로 건너가고 나는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천장이 빙빙 돌면서 어지러웠다. 그래도 나는 눈을 감고 참았다.

눈을 떠 옆을 보면 선자 누나가 쌔근거리며 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선자 누나를 떠 올리다가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심한 갈증에 눈을 떴다.

아직 세상은 깊은 어둠에 묻혀 있었다.

억지로 일어나 부엌으로 나갔지만 어디가 어딘지 몰라 한참을 헤매고 나서야 물을 마셨다.

시원하게 물을 마시고 돌아서는데 순간 눈앞이 환해지며 불이 켜졌다.

나는 눈을 찡그리며 마루 쪽을 보니 엄마가 내복 차림으로 서 계셨다.

언제나 입던 낡은 빨간 내복이 아니라 보송한 느낌의 분홍 내복을 입은 엄마가 부엌 입구에 서 있었다.

와?..... 머 찾 노? 아이다.. 목이 말라가 물 좀 마실 라고 나온 기라..

내가 물을 챙겨 놓는다는 게 깜빡 했 데 이....

엄마는 부엌으로 내려 와 주전자에 얼음이 둥둥 뜬 시원한 물을 담았다.


그러더니 주전자를 내 방으로 가셨다. 나는 엄마를 따라 방으로 들어왔다.

엄마는 방구석에 있던 앉은뱅이 책상위에 주전자를 놓으며 상체를 숙이는데 튼실한 엉덩이가 바로 눈앞에 드러났다.

엄마의 그런 모습에 바로 내 좆이 발기를 해버렸다. 엄마는 주전자를 놓고 돌아서더니 더 자라고 말하고는 방문을 열었다.

나는 그 순간 엄마와 처음 씹을 한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처럼...


아무 생각 없이 벌떡 일어나 엄마의 손을 잡았다.

엄마가 나를 돌아보더니 눈으로 물었다. 나는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잠시 어물거렸다.

엄마는 그런 나를 바라보더니 열렸던 방문을 조심스럽게 닫았다.

내 여서 자고 가도 되 제?.... 나는 그냥 고개만 끄떡였다.

엄마는 나를 자리에 눕게 하고는 불을 끄고 내 옆으로 누웠다.


원래 혼자 자려고 편 이불은 작아서 엄마와 딱 붙어 눕게 되었다.

초저녁엔 설설 끓던 방이 적당하게 식어 서로의 온기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엄마의 적당하게 살이 오른 몸매가 내 몸에 닿으며 나의 정신을 일깨웠다. 나의 자지가 다시 발기를 하며 일어섰다.

마음 한편으로 선자 누나에 대한 그리움이 잔뜩 쌓여 있던 나는 엄마를 통해 위안을 받고 싶었다.


나는 3년 전 엄마와 선자 누나하고 하루 사이로 씹을 하면서도 서로의 대해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

나는 선자 누나와 엄마를 별개의 여자로 보지 않았다. 엄마나 선자 누나나 한 몸이나 마찬가지였다.

엄마의 자궁에서 자라고 나온 같은 몸이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선자 누나였고 선자 누나가 곧 엄마나 다름없었다.

그러기에 나는 다른 여자와 씹을 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죄책감도 들지 않았다.

지금도 선자 누나를 그리워하면서도 엄마를 잡은 건 같은 맥락이었다.

베게가 하나뿐이라 나는 팔을 뻗어 엄마에게 팔 베 게를 해주었다.

엄마도 나도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비록 3년 전 엄마와 몇 번의 씹을 한 사이였다.


하지만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난 뒤라 어색함이 많이 생겼다.

나는 어떻게 분위기를 잡나 잠시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팔 안 아프나?.... 어?..... 어 괘 안타..... 엄마 너무 가 볍 데 이...

어데... 무거우면 베게 가지고 올까?... 아이다... 진짜 괘 안타..

나는 엄마에게 팔 베 게를 해 준 팔을 당겨 엄마를 바싹 안았다.

엄마는 몸을 옆으로 돌려 내 품에 안겨 들었다.


어떻게 분위기를 잡을까 했던 나의 고민은 하나 마나였다. 엄마는 한 손으로 내 배와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엄마가 되서 제대로 해준 것도 없고... 그 좋은 대학도 못 보내고.....

면목이 없데 이.... 엄마는 별 소리 다 한 데 이.....

가난한 부모 만나 니들이 고생 했 제... 그런 소리 말 그라.....

내는 엄마 아들로 태어난 게 너무 좋다...


다시 태어나도 내는 엄마 아들로 태어 날거라..... 하모....

흐 흥~ 그래도 애 미 역성드는 게... 아들밖에 없데 이.....

엄마와 나의 대화는 잠시 끊어졌다.

아까와는 다른 분위기로 넘어 가고 있었다.

엄마하고 이렇게 자는 게 진짜 오랜만이다... 그지?.... 그래..... 너 그 동안... 응?.....머?.. 그 동안......생각 안 났나?... 머가?..... 컥~


나는 엄마의 말에 순간 사래가 들었다. 엄마의 말뜻을 모르는 척 했지만 나는 바로 알아들었다.

내가 당황하자 엄마가 소리 내서 웃었다.

호호..... 이 런 이런..... 거 봐라..... 거짓말하니까 그런 거라....

엄마는..... 참말로... 선호야..... 야.....

솔직히 내는 너 생각 억수로 많이 했 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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