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회원투고] 죽일 놈 2편
남편한태 직접 그런 말을 들었다면 왜 안하던 말을 하느냐고 핀잔을 주었을 것이다.사위한데 이런 말을 들으니 마음이 들뜬다.사위가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처녀적의 내 이상형이다 하고 혼자만 가슴 에 담아 두었다.
딸아이와 사귄다니 맺어 주려고 노력 했는데.....남편과는 중매로 만나 친정부모가 모든 것을 결정해서 결혼하지 안했나...
그렇게 배우자를 선택 했던 것이다.
하지만, 딸아이는 저만 좋다면 무조 건 맺어 주고 싶었다.
막상 사위를 처음 보았을 때 숨이 꽉 막히는 것이 그래 바로 이 남자가 내 처녀 때 이상형 이였지....
반듯한 외모하며 성격이 쾌활하고 무엇보다도 여자를 배려 할 줄 안다는 것이 남편과 비교가 된다.
딸아이가 나의 남성상과 일치하는 가보다 그 엄마에 그 딸인가 내가 난 딸이지만 나를 쏙 빼 닳았다.
어쩌면 이렇게도 내 마음속에 간직한 남성상과 딸아이 배우자가 일치 하는가 내 취향까지도 빼 닳았는가보다. 남편이 애들 앞에서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믿어지질 않는다..
사위기 듣기 좋게 둘러서 말을 한 것으로 안다.
남편이 그런 말을 할 위인이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왜 내가 그런 것을 모르겠는가..
남편 성격 모든 것을 속에 들어갔다 나왔는데 남편 얼굴 표정만 보아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감을 잡는데 사위가 흘러가는 말로 한 것이 왜 가슴에 와 닿는 것이란 말인가...
찡하며 다시 한 번 사위를 쳐다본다.딸아이 남편인 사위인데 내가 왜 이러나! 갑자기 죄책감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남편이 미워진다. 남편은 잔정이 없다 모든 기념일 아니 나에 대해서 무관심 하다.
여자인 나는 비록 가식일지라도 듣고 싶고 축하 받고 싶고 남편이 관심 가져주었으면 바람인데 말이다..
노력도 해보았다.
하지만, 남편은 무감각이다. 남편은 올해 쉰셋 나와 여섯 살 차이다.
성격 차이인가 다른 여자도 다 이럴까 아니면 유별나게 나만 이럴까...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봐도 살아가는 모습이 다 그렇고 그런데,
흠, 내가 왜 이러나... 장모님 저기가 처남 부대 맞지요?잠깐 생각에 잠겨있던 장 여사는 으응... 그래 저기네...
오후 4시니 빨리 왔네... 지난번 장인하고 왔을 때는 5시에 도착했는데...그 당시는 도로사정이 안 좋아서 시간이 꽤 걸렸다.
80년 5.18 광주민주화 항쟁 진압 직후였으니 오는 도중에 초가집도 띄엄띄엄 있었다.
부대 앞에 도착하니 부대가 한산하다. 파주 군 적성 면 감 악산 밑자락에 위치한 부대는 적막하다.
위병소로 급히 달려갔다 위병근무자가 제지한다. 단결! 무슨 용무로 오셨습니까? 아... 예.. 면회하러 왔는데요. 위병초소 안에 있던 중사한분이 나오며 이리 들어오시라고 했다.
죄송합니다. 어제저녁에 부대에 비상이 걸려 지금 출동한 상태입니다.
언제 풀릴지는 모르지만 아마 내일 새벽이 되어야 풀릴 거 같습니다.
광주 때문에 비상이 자주 걸리는 관계로 요즘 면회하기가 어렵습니다.
내일 면회가 될지 모르지만 내일 아침 9시에 한 번 더 오십시오.
나와 장모는 당황 쓰러 웠다.
어떡해... 좀 안 되냐고 물어 보았지만 오늘 면회 오신 분들도 영내면회라도 하게 해달라고 하였지만 다 돌려보냈습니다.군 특성을 생각해 부탁해 보아도 안 될 거 같아 내일 오기로 하고 위병소를 나왔다장모님 어떡하지요? 그냥 가기도 그렇고 여기서 자고 내일 올 까요? 그럴 수밖에 선택의 여지도 없네...
전에 왔을 때 적성에서 숙박을 했으니 거기로 나가 봐야지..
적성면내에 나와서 잠잘 곳을 알아보니 벌써 면회객들로 빈방이 없다.
80년도 이곳 적성에는 숙박업소기 여관 급 1.2개 나머지는 전부 여인숙들로 되어있다.
여인숙 이래봐야 몇 군데 밖에 없다. 그나마 면회객들로 북적거렸다.
이곳 전방부근에는 군부대가 몰려 있는 관계로 토요일 오후에는 방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오후7시가 되어도 방을 못 구하고 우선 저녁을 먹고 방을 구하기로 했다.식당에 들어가 주인한태 물어보았다.
지금 이 일대에는 방을 못 구하는데.. 그럼 어떡하나...
멀리 대구에서 올라와 내려 갈 수도 없고 아저씨 방값 넉넉히 드릴게요.방 좀 알아봐 주세요.식당주인은 사정이 딱한 우리보고 잠깐 기다리라며 여기저기 전화를 한다.숙박업소에는 방이 없어요.
식당 아줌마가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더니 방이 누추하지만 우리 집에서 하루 주무시고 가세요. 이것저것 가릴 때인가 나는 벌떡 일어나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식당 주인을 따라 허름한 집으로 들어가니 남편 되는 분이 나왔다. 어서 오세요. 방 구하기 힘들지요.
가끔 댁 같은 분들이 우리 집에 와서 물어봐요.
사정이 딱한데 어쩔 수 없지요 여기 하루 머물고 가세요.
그런데 어떡하나 방이 하나밖에 없는데 괜찮지요?
장모얼굴을 바라보니 장모도 나를 쳐다보며 할 수 없지요.
방이 하나 뿐 이라는데... 자내도 괜찮지? 하며 나에게 동의를 구한다.
어쩔 수 없지요. 이것이라도 감지덕지 해야지요.
지금 우리형편에 찬밥 더운밥 가릴 때 예요. 부인을 따라 가보니 학생이 방이었다.우리아들 방 이예요.. 아들은 외가 집에 가고 빈방이지만 비좁아서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좋은데요. 오히려 저희들이 미안하지요.부인은 화장실이며 마당 한쪽에 간단히 샤워도 할 수 있다며 이것저것 알려주고 휭 하니 나갔다.
둘이 남은 낮선 환경에 서로 쳐다보며 어색해 어쩔 줄 모른다.
장모는 쓴웃음을 지우며 자네 장거리 운전하고 오느라 고생했는데 어서 씻고 와... 저야 뭘.....
무더운 날씨에 방 때문에 장모님이 마음고생 했지요.
장모님이 먼저 씻고 오세요... 저는 장모님! 가지고 온 음식 주인댁 식당 냉장고에 넣어두고 올게요.좀 전에 가지고 오라고 했거든요.그래... 그럼 나부터 샤워라도 하고 올까.. 하며 마당 한쪽에 있는 세면장으로 향한다.장 여사는 방을 준다는 말에 앞뒤 생각도 않고 따라왔는데 방이 하나란다. 난감하다.
뭐.. 장모하고 사위인데 그 이상은 생각하지 말자...
예의범절이 확실한 사람이다. 혼자 위로해본다.
샤워는 간단히 할 수는 있겠다. 큰 통에서 두어 바가지 물을 떠서 머리끝에서부터 흘려 내렸다.
뼈 속 깊숙이까지 시원하다. 벽걸이 거울이 걸려 있기에 무심결에 거울 앞에 서 본다.
매일 보는 몸이지만 내 몸에 내가 취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