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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스터디 - 6부

관리자 0 5596
"형~ 삼겹살에 소주 어때요?"



"나야 괜찮은데.. 민정이는?"



"오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삼겹살이에요~"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의외로 털털한 면이 있는 민정이었다.



왠지 저렇게 생긴 애들은 칵테일이나 와인만 마실 것 같은데...



볼수록 성격도 시원 시원하고, 이쁜 민정이었다.



삼겹살 집에 들어선 우리는 구석 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다른 자리들은 다 트여있는데, 유독 구석 진 자리 네 군데만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는 삼겹살 집이었다.



아마도 단체 손님들을 받으면 테이블을 한 군데로 모은 후 그쪽으로 보내는 듯 보였다.



평일 저녁이라 손님도 그다지 많지 않았고, 구석 자리에는 우리 세 사람만 자리를 잡았는데...



민정이와 준성이가 앉은 자리는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고, 내가 앉은 자리만 노출이 되어있었다.



어쨌든 민정이는 옷에 기름이 튈까 앞치마를 입었는데, 미니스커트를 입어서 그런지 아래는 옷을 안 입은 것 처럼 비쳐졌다.



한 시간 가량 술을 마셨을까...



난 소희 누나 생각에 혼자 달려서 그런지 술이 꽤나 올라오고 있었다.



준성이는 준성이대로 무슨 일이 있는 지, 아니면 내 수위를 맞추어 주느라 그랬는 지 무리를 한 듯 싶었고..



민정이만 말똥 말똥 눈을 뜬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오빠~ 어제 무슨 일 있었어요?"



"어? 아니.. 일은 무슨..."



"어제 전화받고 가시더니 오늘 완전 초췌하시고, 넋이 나간듯 계시고... 수상한데..."



"아무 일 없거든요~. 자 엉뚱한 소리하지 말고 술이나 마시자~ 원샷~"



"치..."



"준성아~ 너 근데 뭐 상담할 거 있다면서 왜 말이 없냐... 무슨 일인데...?"



"이따가요. 술 좀 더 먹고..."



이상하게 뜸을 들이는 준성이었다.



"뭔데 임마? 나 좀 있으면 뻗을 것 같아서 그래... 뭔데?"



"좀만 이따요..."



"뭐야? 민정이가 들으면 안되는거야?"



"아니에요. 그런거..."



"엥? 머야? 나 몰래 둘만 할 이야기가 있는거야?"



"아.. 아니래두..."



"뭔지 몰라도 나 화장실 다녀올테니까 둘이 실컷 얘기하셔~ 5분 준다."



그렇게 이야기 하며 민정이는 화장실로 향했는데...



민정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자 준성이는 술을 원샷하더니 내게 말을 건넸다.



"형. 민정이 어떻게 생각해요?"



"뭐? 이 새끼가 앞뒤없이 뭔소리야?"



"형.. 민정이 좋아해요?"



"아.. 이 자식이 취했나... 어이~ 나 후배 여자한테 관심두는 그런 사람 아니거든. 그리고 나 좋아하는 사람있어. 안그래도 그것땜에 머리 아프니까 엉뚱한 소리할라면 관둬..."



"형. 믿어도 되죠? 정말 민정이한테 관심없죠? 그럼 제가 형 믿고 얘기할께요".



"아씨.. 믿으라니까... "



"형. 제가 형 진짜 친형처럼 따르고 좋아하고 믿는거 알죠?"



"알어... 아니까 빨랑 말해..."



"이상하게 들릴수도 있는데, 제 말 오해하시지 마시고요. 저 이해해주셔야 해요. 네?"



"아씨.. 나 집에 간다. 빨랑 말해".



"형.. 민정이 좀 부탁해요".



"뭐?"



"저 군대 간 다음에 민정이 좀 부탁해요. 제가 불안해서 그래요. 지금도 별의별 놈들이 다 집적이고 있는데, 저 군대가면 불을 보듯 뻔해요. 제가 민정이 알아요. 민정이는 외로움 잘 타는 성격이라 옆에 누구 없으면 안되는 애에요. 아마 제가 군대가면 일주일안에 저 버리고 다른 남자 만날거라고요".



"난 또 뭐라고.. 그래 알았다 알았어.. 어차피 스터디도 같이하고, 수업도 같이 들으니까 잘 챙겨줄께.. 됐지? 싱거운 놈... 사람 놀래키고 있어.."



"으음... 형...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요.."



"..."



"그냥 챙겨주시는 선배 역할로는 안되고요..."



"뭐? 그럼?"



"민정이가 형 좋아하거든요. 그니까 적절한 선에서 받아주시고 가깝게 지내주세요".



순간 난 이 녀석이 무슨 뜻으로 하는 이야기인지 어리둥절했다.



"적절한 선은 또 뭐야? 뭔 소리야 지금..."



"그니까... 아.. 형 술 한잔 더 주세요".



준성이는 또 한번 원샷하더니...



"그니까... 형이 그냥 친한 선배라는 선을 그으면, 민정이가 다른 남자한테 가버릴테니..."



"..."



"그냥 형도 호감이 있다고 느끼게끔 해주시고 가끔 데이트 해주시면..."



"뭐?"



"처음 몇 달간만 그렇게 해주세요. 그렇게 해주시면 민정이도 적응을 할테고... 저도 휴가 나오니까.."



"그니까 나보고 지금, 너 군대 간 사이에 민정이 바람 상대 역할하라는 말이냐?? 그게 말이되냐..."



"저도 제가 미친 놈이라는 거 아는데... 제가 민정이 진짜 사랑하거든요.. 이렇게라도 안하면 불안해서 저 미칠 것 같아서 그래요. 제가 형은 진짜 믿으니까... 형이라면 저 도와줄 수 있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그게 말이 되냐?"



준성이는 또 한번 술을 원샷했고...



무슨 말을 꺼내려 할 때, 민정이가 돌아와 우리의 대화는 일단 그걸로 끝이 났다.



그 후로 30분 더 우리는 삼겹살 집에 있었고, 2차로 내가 좋아하는 바를 찾았는데...



내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사람들이 잘 모르고, 분위기가 너무 좋았기 때문인데...



오늘도 역시 손님은 우리 뿐이었고...



1시간 정도 술을 마셨을까, 준성이는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었고...



난 아까 준성이가 했던 말이 떠올리며 민정이를 바라봤는데...



민정이 또한 술이 조금 올라 얼굴이 발그레 해졌는데, 조명에 비친 민정이의 얼굴은 무척 이뻐 보였다.



때마침 흘러 나오는 음악도 내가 꽤나 좋아하는 것이었고, 뭔지 모를 이상야릇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는데...



그 이후로 1시간이 넘도록 민정이와 난 단 둘이 대화를 나누었는데, 대화를 하면 할수록 참 괜찮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이쁜 지 여자친구를 어떻게 딴 남자한테... 미친 넘



문득 시계를 보니 이미 자정이 넘어, 난 이만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민정아. 우리 그만 집에 가자~ 내가 준성이는 우리집에 데리고 갈께..."



"그럼 저는요? 이 밤에 여자 혼자 집에 가라고요? 저 안바래다 주시고요?"



"너희 집은 우리 집에서 반대인데 어떻게 그럼..."



"그럼... 저도 오빠 집에 같이 가면 안되요?"



"뭐?"



"오빠랑 이야기 하는 거 재밌는데, 준성이 눕혀놓고 한 잔 더해요~ 우리~~"



"뭐? 그래도 그건 좀..."



"아잉~ 오빠~~"



민정이는 또 내 팔짱을 끼며 애교를 펼치는데...



"뭐 어때요? 우리 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준성이도 있는데..."



"그래도 좀 그런데..."



"아잉~ 오빠`~"



술도 마셨겠다 이쁜 여자가 애교를 펼치는데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결국 준성이를 들쳐업고 민정이와 난 우리 집으로 향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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