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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Christmas special edition - 단편

관리자 0 3178
<크리스마스 특별판>



"스물 세 살의 크리스마스"











고막을 먹먹하게 만들며 비행기가 궤도에 오르고 나자, 좌석에서 안전 벨트를 풀고는

창 밖으로 점점 지도처럼 변하고 있는 육지와 바다를 내려다보며, 영후가 입을 열었다.



“친구로 기자도 하나 있을 만 하구나.

이런 황금 같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두고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영국도 다 가보고.”



칭찬인지 비꼬는 건지 잠시 생각해보던 하연은 손가락을 안쪽부터 말아 쥐어 단단한 주먹을 만들고는

바로 영후의 복부에 훅을 날리려다 마주 오던 스튜어디스의

‘저 멋진 남자에게 손가락 하나라도 스쳤다가는 뼈도 못 추릴 줄 알아라’,는 강한 협박성의 시선과

눈이 마주치자, 부르르 떨며 분노를 애써 삭히며 말했다.



“도착하면 말도 안 통하고, 길도 모를 테니까 절대 이 누나 곁에서 떨어지지나 말아라. 알았냐?

괜히 길 잃어버리고 질질 짜지나 말고, 앙?”



하연은 으르릉 거리긴 했지만, 속마음은 그것과 정반대였다.

취재차 영국을 방문하는 하연에게 회사에서는 겨우 이코노미 클래스 한 장을 준비해주었을 뿐이었지만,

2003 시즌을 마친 영후를 대동했기에, 퍼스트 클래스 좌석으로 이렇게 편한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영후와 같이하는 여행이 아니었다면, 그 비좁은 좌석에서 하연은 12시간을 꼬박 벌 섰어야 했을런지도 몰랐다.

물론 그 돈은 모두 영후의 주머니를 강탈해서 얻어 낸 것이었지만.



“근데 갑자기 왠 영국이야?”



하연이 시키는 대로 표도 구입했던 영후였지만, 그럼에도 왜 갑자기 해외까지 날아가

현장취재를 하려고 하는 건지 궁금했었다.

‘바보야 그건 너 때문이잖아’,라는 말이 턱 끝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은 채 하연은 대충 얼버무렸다.



“뭐, TV에서도 조금씩 해외 경기들이 방영되고 있다 보니까,

팬들의 수준에 맞추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된다고 하더라.”



사실, 국내 리그에서 뛰다가 곧바로 빅리그로의 직행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영후 때문에,

방송사에서도 이미 중계권을 얻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 정도였으니

하연의 잡지사에서도 뭔가 특별한 취재를 해야 만 했었던 것이었다.







“쳇, 우리한테나 관심 좀 가져주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영후는 구름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우린 분명히 방 두 개를 예약했단 말이에요!”



“죄송합니다만, 현재 확인해본 바로는 싱글 침대 두 개가 놓여있는 방 하나를 예약하신 걸로 나와있습니다.”



열이 오를 대로 오른 하연은 분명, 상대를 가리지않고 원 투 스트레이트를 작열시킬거란

영후의 기대와는 달리, 타국에 까지 나와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았던지,

최대한 성질을 억누르며 정중하게 다시 호텔 데스크에 있는 안내원에게 물었다.



“좋아요, 그럼 지금이라도 방 하나를 더 추가해 주세요. 그래 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안내원은 영국 발음만큼 이나 딱딱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현재로선 예약 가능한 객실이 없습니다.”



안내원의 최후 발언에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하연에게서 위기의식을 느끼며 슬며시 멀어지던 영후는

그러나 곧이어 하연에게 귀를 잡힌 채 호텔 방으로 질질 끌려들어가야만 했다.











-



‘한 번 만 볼까?’



물줄기 소리가 요란한 욕실을 등진 채, 침대에 걸터앉아 있던 혈기 왕성한 스물 세 살의 영후는

꽤나 갈등을 하고 있었다. 욕실 문이 불투명 유리로 되어 있었기에 그저 실루엣만을 보는 거니까,

그쯤은 서로에 대한 서비스가 될 거라고 생각도 했지만, 혹여 하연이 알아채기라도 하는 날에는,

어쩌면 자신의 묘를 타국에 써야 하게 될지도 몰랐기에 쉽사리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영후의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전혀 영후를 남자로 생각 안 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하연이었다.



“야, 거기 가방에서 내 속옷 좀 꺼내줘.”



순간 영후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뻔 한 걸 억지로 참아 넘겼다.

그리고는 짐짓 화난 목소리로 욕실 쪽을 향해 소리질렀다.



“야 임마! 넌 부끄럽지도 않냐! 말만한 처녀가…”



하지만 이미 영후의 손은 하연의 여행가방을 열고, 부드러운 하연의 속옷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부…부드럽다!’



야한 영화에서 보여지던 ‘레이스’라던지, 망사 같은 것과는 전혀 거리가 먼,

그야말로 단정하기만 한 속옷이었지만, 원래 그 나이 때 남자들이란 다 그러하지 않던가.

그저 여자의 속옷을 보고, 또 직접 만지고만 있었음에도 영후의 그것은 9시간의 시차 따윈

전혀 상관하지 않는 다는 듯, 늠름하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아 빨리 안 가져오고 뭐해!”



그제야 정신을 차린 영후는 괜히 당황하며 얼른 속옷을 집어 들고 욕실 쪽으로 향했고,

영후의 실루엣 또한 볼 수 있었던 하연은 뿌연 유리문을 살짝 열고 손을 내밀어 속옷을 받아가려 했다.

순간 영후의 손에 들려있던 속옷 중 브래지어가 떨어지며 영후의 ‘그것’위에 살포시 얹혀지고 말았다.



하지만 열린 문틈으로 연신 하연의 속살을 훔쳐보던 영후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고,

브래지어도 받기 위해서 손을 더듬던 하연은 왜 영후가 브래지어를 낮게 들고 있는 건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채 문을 조금 더 열고 손을 뻗기 시작했다.

당연히 영후의 입에선 침이 흐르고 있었고 하연의 손은 잽싸게 브래지어를 낚아채려 했으나

그만 영후의 물건과 브래지어를 동시에 꽉 잡은 채 당기기 시작했다.



“어! 야야~!”



엄청난 하연의 팔 힘 덕분에 그야말로 유리문에 딱 붙을 정도로 딸려 가버린 영후는

그야말로 당황할 수 밖에 없었고, 문 틈으로 영후의 그것을 본의 아니게 끌어들여버린 하연은

그제야 자신이 무엇을 잡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꺄~악! 이 변태야! 죽을래! 안 나가!”



하연은 물기가 가시지 않은 매끈한 다리로 거침없이 영후의 그것을 ‘프리킥’해버렸고,

문틈으로 드러나는 뿌연 증기 속의 나신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노력하다가

난데없는 봉변을 당한 영후는 입에 거품을 물며 욕실 앞에서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다.



“으…내가 뭘…”











-



‘아, 좀 자줘야 하는 데…’



연신 모든 게 마음에 안든 다는 표정의 하연을 따라나선 영후는, 시차 덕분에 비몽사몽 했기에,

그저 호텔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인 후 편안한 침대 위에 누워 잠을 자길 바랬지만,

일정이 빡빡하다는 하연 덕분에 구질구질하게 비가 오락가락하는 시내 풍경을

지루하다는 듯 하품을 하며 택시 안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야 안 내리고 뭐해?”



“으응? 벌써 다 왔어?”



깜빡 잠이 들었던 모양인지, 영후는 눈을 비비며 택시에서 내려섰다.

그 순간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엄청난 경기장의 외관에 영후는 다시 한번 눈을 비벼봐야 했다.



‘여긴…?’



하연과 영후가 내린 곳은 다름아닌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앤 필드’ 였던 것이다.



‘여기가 앤 필드구나…’



드디어, 실제로 구장을 돌아보며, 경기장 잔디도 밟아볼 수 있겠다는 꿈에 잔뜩 부풀던 영후는

그러나 곧 이어지는 하연의 황당한 발언에, 어이가 없었다.



“야, 넌 기자가 아니라서 못 들어가니까, 어디 가지 말고, 얌전히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누나 금방 온다.”



‘마…말도 안돼!’



영후는 그야말로 하연에게 속아 넘어 갔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적어도 기자인 하연과 같이 다니면, 여러 유명한 팀의 구장에는 물론이고,

쟁쟁한 선수들을 직접 만나 볼 수 도 있겠다는 생각에 두 번 생각해볼 것도 없이

사비를 털어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현 상황은 불여우에게 완전히 속아버린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시킨다고 그곳에 멍하니 서 있을 영후가 아니었다.

이내 영후는 천천히 구장 밖을 돌며 그나마 봐 둘만한 것이 없나 둘러보기 시작했다.

역시 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는 동네답게, 구장 한 편에는 리버풀의 감독이었던

‘빌 생클리’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고, 힐스브러 기념관( 1989년 4월 15일 영국 셰필드에 있는

힐즈브러 스타디움에서 발생한 96명의 팬이 사망한 사건을 기리며 만든 기념관.

당시,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간의 FA컵 준결승전이 힐즈브러 스타디움에서 열렸고,

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25,000여명의 리버풀 팬들이 찾아왔는데,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이들이 몰려 킥오프 이후 96명이 압사한다. 이 사건 이후 영국의 모든 스타디움에는

기존의 입석 형태가 아닌 좌석 형태의 좌석을 갖추고, 보호 철망을 철거하게 되었다. 작가 주)과

함께 생클리 문에 새겨진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You"ll Never Walk Alone’





언제나 후반 말미에 리버풀의 홈에서 응원가로도 불리는 노래의 제목이기도 한 저 글귀를 바라보자

진정한 축구팬의 열정이 바로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참 대단한 동네야…’



영후는 정말 부러웠다.

물론 죽은 팬들이 불쌍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원 없이 축구를 즐기다 가버린 사람들이었으니,

"한" 같은 것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해보기도 했다. 이내 영후는 기념관과 방문자 센터에

들러볼까 했지만, 왠지 그러기는 싫었다. 지금의 영후가 진정 해보고 싶었던 일은 바로,

선수들을 만나는 것이었으니까.



영후는 결국 미적대며, 구장 경비원인 듯한 사람에게 더듬더듬 말을 걸어보았다.



“저…리버풀 선수들은 어디 가야 만날 수 있나요?”



영후의 질문에 경비원은 알아들었다는 듯 바로 이야기 해 주었지만, 영후는 쉽게 알아 들을 수 가 없었다.



“네? 뭐라고요?”



그제야 경비원은 천천히 알아듣기 쉽도록 다시 한번 이야기 해 주었다.

물론 그래도 영후가 알아들은 것은 고작 ‘멜우드’가 전부였지만.

어쨌든 물어물어 영후는 ‘멜우드’라는 곳이 있다는 웨스트 더비 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영후의 시야에 빨간 벽돌로 가득한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



그랬다. ‘멜우드’라는 곳은 다름아닌 리버풀의 연습구장이었던 것이었다.

물론 일반인들이 들어갈 순 없었지만, 자가용을 탄 채로 들어가던 선수들이

가끔씩 차를 세운 후 기다리고 있던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는 들어가곤 했다.



멍하니 있는 영후 앞으로 이미 바로시도 캐러거도 지나가 버렸지만,

왠지 사인을 해달라고 하기가 무척 쑥스럽게 느껴지는 영후였다.



‘응? 저 친구… 설마?’



순간 누군가 영후를 알아보고는 멍하니 입구 쪽에서 발걸음을 돌리려는 영후 앞에

자신의 차를 세우고는 문을 열고 내려섰다.



“어? 어어…”



영후는 순간 자신의 앞에 꿈처럼 서있는 오언을 보고는 놀라 어쩔 줄 몰라 했다.

가뜩이나 현지 영어에 대해 적응하지 못하고 있던 영후에게, 오언 같은 대 선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까지 더해져 잔뜩 움츠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또 언제

이런 선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겠는가 싶어진 영후는 용기를 내어 과감히 먼저 인사를 해 보았다.



“하…하이…”



참으로 어색하기 짝이 없는 인사였다. 그저 오른손을 선서하듯이 든 채로 멍청하게 ‘하이’라니.

하지만 그런 영후를 전혀 웃기게 보지 않으며 오언은 영후의 인사에 답했다.



“헤이~ 시간 있으면 들어가서 우리랑 같이 놀아보지 않을래?”



파란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내며 말을 건네는 오언에게

영후는 말을 제대로 알아들은 건지,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보았다.









-

“마이클, 감독도 없는데 이러면 내가 곤란하다구…”



리버풀의 체력코치인 나이든 남자가, 락커룸에 조용히 앉아 축구화 끈을 묶고 있는 영후를 바라보며,

근심스런 얼굴로 말을 했지만, 오언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그런 패배주의에 찌든 감독은 우리에게 더 이상 필요 없다구. 안 그래?”



담담하지만, 의미심장하게 이야기하는 오언 앞에서 그 나이든 체력코치는 어떤 말도 꺼낼 수 없었다.

03~04 시즌의 리버풀은 그야말로 부상병동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인 훌리에르 마저

별다른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그 뿐만이 아니라 단지 선수 부족을 변명으로 내세우며

막무가내로 이적자금을 소비하며, 불필요한 선수들을 영입해 버렸기에,

이번 시즌을 끝으로 경질이 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버풀의 역사로 볼 때, 감독 경질은 그야말로 초유의 사태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저 황인종은 왜 들여보낸 거야?”



혹시나 영후가 알아들을까 그들만의 은어를 써가며 오언에게 물었고,

오언은 놀란 표정으로 체력코치를 바라봤다.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어안이 벙벙한 체력코치의 얼굴을 오언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제군들~ 여기 우리의 새 친구가 왔다구!”



한참 연습을 하다가 쉬는 모양인지, 그라운드에 널브러져 있는 선수들이

꽤나 관심을 보이며 영후의 주변에 몰려들었다.



“여~ 이적하기로 동의한 거야? 그 멍청한 감독이 그나마 최고의 계약을 해냈군.”



제라드가 반색을 하며 영후에게 악수를 청했고,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신을 무척이나 반겨주는 제라드의 손을 덥석 잡으며 영후는 환하게 웃었다.

분명, 오언과 제라드는 영후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냥 기분 탓이려니 하고 넘기는 영후였다.

물론 오언에게 설명을 들은 후 조금 어두워지는 표정의 제라드를 영후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럼 마저 훈련을 끝내고 간단하게 연습게임이나 해 보자고~”



잔디를 털며 일어나는 캐러거가 모두를 독려했고, 이내 영후에게는

지금 빌려 입고 있는 유니폼과 축구화 만큼이나 생소한 훈련이 시작되었다.





뛰지 않는 축구.



굳이 설명을 상세하게 듣지 않더라도, 영후는 이 훈련 방법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었는데,

수비든 공격이든 모두들 이른바 ‘경보’를 하는 것처럼 축구경기를 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쉽지 않은 훈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넓은 공간을 지배하려면, 선수들은 자신의 스피드를 최대한 살려야 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그러지 못하자 선수들의 몸에선 마치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뛰고자 하는 욕구를 억누르는 게 이렇게 힘들줄은 영후는 생각도 못했다.

게다가 빨리 이동할 수 없는 규칙 덕분에 공격은 너무나 쉽게 이루어 졌지만,

수비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그제야 영후는 이 훈련이,

패스의 질과 공간에 대한 개념을 몸에 인식하는 훈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 사람보다 공이 더 빠르다는 건 절대 변하지 않는 만고의 진리와도 같은 것이었지만,

때때로 선수들은 그 점을 망각했기에, 결정적인 패스의 타이밍을 놓치곤 했는데,

이 훈련을 하고 있자니 확실히 공간 패스를 떠올리게 되는 식이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쉽게 공간을 허용하고 마는 수비수들은 공격수들의 유니폼을

장난스레 늘어지도록 잡아 채기도 했기에 나동그라지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게다가 영후에게도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는 선수들 덕분에,

영후는 잠시나마 자신도 이 팀의 일원이 된 기분이 들기 까지 했다.



“어때? 이제 몸 좀 풀렸나?”



스미체르가 영후의 어깨를 툭 쳐주며, 장난스럽게 물었고,

영후는 영어도 아닌 그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 채 그저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웠을 뿐이었다.



이윽고 조끼를 나눠 입으며 선수들은 각자의 포지션으로 달려갔다.

물론 영후도 파란 조끼를 얻어 입었지만, 어느 포지션에서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했다.

자신의 보직은 물론 스트라이커 였지만, 이곳에서도 그렇게 뛰어야 하는 것인지 잠시 고민스러웠던 것이다.



“쫄 거 없어. 넌 그냥 너의 포지션을 소화하면 된다구.”



그런 영후의 생각을 읽은 듯, 자신과 같은 파란 조끼를 입은 오언이 영후의 등을 두드려 주며 따뜻하게 말했고,

영후는 이윽고 천천히 센터서클로 걸어갔다.



“포워드…인가? 너?”



노란 조끼를 입은 바로시가 영후를 바라보며 물었고, 아마 자신의 포지션을 말하고 있는 거라

추측한 영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의 긴장감이 흐르는 것도 같았지만,

이내 오언의 박수소리에 긴장감은 바로 해소 되었다.



“자자, 그럼 슬슬 시작해 보자고!”



박수를 치며 모두에게 큰소리로 말하던 오언은 이내 영후에게 찡긋 윙크하며 말했다.



“잘 부탁해, 리.”



영후는 오언의 말이 끝나자 잠시 상대편의 진영을 살펴보았다.



………… Baros Heskey



Kewell Smicer Biscan Murphy



Riise Henchoz Hyypia Finnan



...................dudek



우선 자신의 맞은 편에 서 있는 바로시와 헤스키가 투 톱을 이루고 있었고, 미드필더에는 키웰과

스미체르가 눈에 띄었다. 또한 리세를 시작으로 히피야와 피난을 지나, 철벽 수문장 두덱이

장갑을 연신 수건으로 닦아내고 있는 모습까지 본 후 영후는 다시 자신의 진영을 뒤돌아 보았다.



……………Owen Lee



Cheyrou Diouf Hamann Gerrard



Carragher Traore Otsemobor Welsh



……………………luzi





확실히 주전과 비주전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스쿼드였다. 물론, 영후가 속해있는 쪽의 선수들 중

오언과 제라드, 그리고 캐러거를 제외하면 선발로 경기를 나선 빈도가 조금은 적은 축에 속하긴 했지만,

UEFA 챔피언스 리그에도 나서는 등 엄청난 살인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팀답게 전력의 편차가

크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영후는 지금 이 선수들과 함께 피치 위에 서 있는 것이었다.



그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직접 만나보긴 모두들 처음이었지만, 그럼에도 영후는 이들에게 주눅들긴 싫었다.

아니 이미 피치 위에 서 있는 이상, 팬처럼 좋아할 일이 아니라 전력을 다해 상대해야 할 선수들이었으니까.

가슴이 부풀어 오를 정도로 한껏 피치 위의 공기를 들이마셔본 영후는 휘슬소리와 함께

그라운드 위의 ‘남자’로 돌아오고 있었다.





삐~익!





드디어 휘슬이 울리자, 오언은 자신의 뒤에 있는 디우프에게 패스를 하며 빠르게 전방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영후보고 따라올 수 있으면 따라와보라는 듯한 모양새였다.



‘스피드라면 나도 지지 않아!’



이제야 진짜 시합을 뛰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 영후는 오언과 짝을 이루며 전방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디우프는 오른쪽 윙으로 뛰는 제라드에게 패스를 했고,

전방으로 달려나가는 오언과 영후를 힐끗 쳐다본 제라드는 자신을 막기 위해 달려드는 키웰이

미처 다가오기도 전에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장거리 패스를 했고, 그렇게 제라드의 발끝을 떠난 공은

포물선보다는 직선에 가까운 형태인 채로 전방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킥 앤 러쉬.’





일명 ‘뻥 축구’도 수준이 다르면 평가도 달라지는 거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지만,

이내 그런 생각을 떨쳐 버리고, 영후는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공을 어찌할지 판단해보고 있었다.

이미 미드필드를 지나쳐 날아오고 있는 공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헨쵸즈와 히피야,

그리고 영후의 중간 즈음에 떨어질 것이었다.



‘어떻게 하나 한 번 구경해볼까?’



평소와 달리 페널티에어리어로의 직접 침투를 하지 않고 오언은 슬쩍 방향을 선회하며

공을 영후에게 양보해 주었고, 오언의 의도를 짐작하지 못한 히피야와 피난은 오언을 막기 위해

영후가 침투하고 있는 가운데 공간을 열어줄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여전히 자신의 등뒤로 날아오는 공의 방향과 같은 곳으로 뛰어가던 영후는,

그러나 오언이 왼쪽으로 공간을 벌리며 뛰어가는 모습을 보자, 자신은 바로 페널티 에어리어 쪽으로

곧장 달려갔다. 순간 중앙에 홀로 남은 헨쵸즈는 영후를 막을 준비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영후를 막아 서려던 헨쵸즈는 어중간한 지점에 떨어질 공의 낙하지점 덕분에,

사람을 막을 것인가 공을 커트해 낼 것인가 잠시 고민했지만, 저런 강력한 장거리 패스는

쉽게 트래핑 해 낼 수 없을 거라 판단하고는 조금 거리를 둔 채 영후의 몸에서

잠시 후 튕겨나올 공을 기다려 보기로 했다.



‘자, 어쩔 거냐…’



하지만 헨쵸즈의 생각과는 달리 영후는 달려오던 속도를 줄일 생각도, 그렇다고 날아오는 공을

중간에 멈출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제야 오언과 영후의 의도를 뒤늦게 눈치 챈 히피야 역시

방향을 틀어 영후에게로 달려가고 있었지만 그러기엔 너무 늦고 말았다.



이윽고 등뒤의 공이 중력의 영향을 받으며 영후의 머리를 넘어와 발 아래 떨어지려 하는 순간

영후는 지체 없이 강력한 오른발 발리 슛을 날렸다.







팡!







그야말로 영후의 발등에 제대로 얹힌 공은 그러나 순간 하늘로 솟구치는 듯 보였다.



‘뭐야, 헛발질인가?’



헨쵸즈와 모든 선수들의 생각처럼 전방의 골대로 향하기엔 너무나 높은 각도로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던 공은 정작 헨쵸즈의 머리 위를 지나자마자 급격하게 하강하기 시작했다.

순간 헨쵸즈는 엄청난 속도로 회전이 걸린 채 자신의 뒤에서부터 뚝 떨어지고 있는 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고, 설마 슈팅 타이밍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던 두덱은 자신이 서있는 반대편 골대 쪽으로 날아와

꽂히는 공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야만 했다.









철썩!







삐~익!





트래핑도, 페인팅도 없이 그저 단 한번의 터치로 순식간에 골을 성공시키자

아군이며 적군이며 할 것 없이, 영후에게로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첫 골을 성공시킨 것에 대해 축하를 해 주기 시작했다.



“뭐야 이 녀석! 등장하자마자 엄청난 걸 해버렸잖아!”,

“야야, 르탈렉하고, 퐁골레 녀석들 좀 보고 배우라고 해라.”



선수들의 칭찬을 들으며, 영후는 센터라인 즈음에 서 있는, 자신이 패스를 하고서도

조금은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제라드에게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드롭 슛을…그것도 머리 뒤에서 날아오는 공을 발리 슛으로 마무리 짓다니…저 녀석…!’



그저 단 한번의 슈팅을 본 것뿐 이었는데, 제라드의 가슴은 후반 45분까지 전력으로 뛰고 났을 때보다

더 뛰어대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부터 리버풀의 주장완장을 차고 있던 제라드는 그야말로

미지의 국가에서 날아온 ‘이영후’라는 남자에게 매료되어 버렸던 것이다.



언제부턴가 맨유와 첼시, 그리고 아스날의 들러리가 되어버린 듯한 자신의 팀에 최대의 문제점은

바로 해결사의 부재였다. 물론, 원더보이 오언이 있었지만, 언제나 부상으로 골골거리는 유리 몸이었고,

바로시와 헤스키 역시 기대에 2프로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처음임에도 마치 오랜 시간 동안

자신과 손 발을 맞춘 듯이 패스를 바로 골로 연결해 주는 영후를, 제라드는 어떻게 해서라도 붙잡고 싶어 졌다.



‘우리 팀에서 먼저 잡지 않는다면, 분명 엄청난 적이 되어 돌아올 거야.’









삐~익!









이윽고 첫 골의 감흥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경기가 재개되었지만,

그 한 골 덕분에 어느새 다들 분위기가 달아올라버렸는지, 눈빛들이 확 달라진 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제 진짜 하려는 건가…’



모든 게 영후로부터 비롯되었음에도, 그런 사실은 알지도 못한 채 스미체르와 키웰로부터 이어지는 패스가

순식간에 전방의 헤스키로 연결되려는 것을 바라보며 영후는 머리보다는 몸이 시키듯

곧장 그 곳으로 달리고 있었다.



디우푸와 하만이 가로막고 있는 중앙에 도착한 헤스키는 자신의 뒤로 돌아나가는 바로시를 알아채고

패스를 하려는 순간, 어느새 다가온 영후의 숨결이 등뒤에서 느껴졌다.



‘뭐…야?’







촤~악!



헤스키에게 달려온 영후는 스트라이커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세련된 태클을 시도했고,

설마 최전방 공격수가 그것도 태클을 걸어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헤스키는 당황하며 결국 공을 놓치고 말았다.



“이봐! 그런 것까지 일일이 안 해도 된다고! 공격수는 그냥…?”



자신의 수비영역에 침범해서였을까 조금 자존심이 상해 괜히 볼멘소리를 늘어놓으려던 디우프는

태클을 시도한 후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센터라인을 넘어서고 있는 영후를 발견하고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쳇, 그래 네 거니까 한번 하고 싶은 대로 해 봐라!’



디우프의 발끝을 떠난 공은 다시금 번개처럼 뛰쳐나가는 영후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

얼굴 좋아 보이는 리버풀의 홍보담당자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던 하연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에 그저 사전에 준비해 둔 질문들 중의 하나였던 내용을 물어보았다.



“혹시 구단에선 아시아 선수의 영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까?”



“아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기분 나쁘실런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로서는 팀의 전력에 보탬이 되는 방향을

항상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말끝을 조금 흐리는 담당자의 모습을 하연은 결코 놓치지 않았다.



“다만…이라면…? 그럼…?”



굳이 얘기할 이유가 없었건만 이 남자는 자기도 모르게 단아한 동양의 미와 함께 육감적인 매력 또한

온몸으로 발산하고 있는 여기자에게 사소한 이야기 하나라도 더 해주면서 조금이라도 같이 있고 싶어졌다.



“그러니까…지금 드릴 말씀은…흠…지금부터는 ‘오프 더 레코드’ 부탁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그러나 확실히 공과 사를 제대로 구분할 줄 아는 남자였던 듯,

본분을 잃지 않고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 예. 물론입니다.”



그제야 하연은 레코더의 중지 버튼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눈 앞에서 꺼 보였다.



“실은… 얼마 전까지 저희 극동 담당의 스카우터가 코리아의 한 선수를 꽤 주의 깊게 살펴보긴 했었습니다.”



그런 정도의 발언이라면 하연도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

얼마 전부터 새로운 수익성을 추구하기 시작한 프리미어리그의 팀들은, 아시아 마켓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깨닫기 시작했고, 싼값에 꽤 괜찮은 선수들을 사들여 이른바 유니폼 판매원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실행의 시기만을 조율하는 중이라는 풍문 아닌 풍문이 떠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저희 스카우터가 관심 있게 지켜본 선수는, 참으로 이상한 선수였습니다.

분명 실력만큼은 탑 클래스로 판단되었습니다만, 아쉽게도 국가대표로 선발된 적은 없더군요, 단 한번도.”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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