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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 - 12부 2장

관리자 0 2502
"야! 저오빠 귀엽지 않니? 어디? 저기 저 오빠 말이야."

"오빠! 어디가?"

"우리 심심한데 술한잔 안사줄래?"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한마디씩 하는 것이 어이가 없다. 그냥 무시하고 씁슬한 웃음을 지워버린다.

"야! 말이 말같지가 않니? " 이것은 참고 안 참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 지금 기분이 아주 않좋거든, 그냥 내버려둬라." 그러자 소리나게 껌을 씹으며, 얼핏 보아도 불량 청소녀로 보이는 아주 짧은 미니의(허벅지가 다드러나는) 불량한 학생이 천천히 다가와 엉덩이를 툭툭 두드리며

"야! 그러지 말고 우리 친하게 지내보자."하며 풍선을 한껏 부풀린다. 이게 말로만 듯던 비행청소년이구나 생각하며 새삼 교육현실과 나라의 장래에 대한 불신이 마음을 더욱더 어둡게만 한다.

소녀의 집으로 달리고 있는 마음과는 별도로 몸은 어처구니 없는 일로 인해 방해를 받게 되자, 은근히 짜증이 밀려오며, 화풀이의 대상이 자신을 붙잡고 있는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같잖은 아이들에게 옮겨지고 만다.

"이 미친xx야 어딜 만져! 버릇없이 니 엄마 아버지가 그렇게 가르치디?" 하며 엉덩이를 두드리는 손을 거칠게 잡아 꺽어 뒤로 확 밀쳐 버린다.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와라! 까불면 혼난다. 난 여자라고 봐주지 않아" 손을 탁탁 털고 앞으로 한 걸음 힘차게 내딛은 후 마지막으로

"뭘봐! 이 xx같은 xx것들아 알아 들었으면 얼른 눈 앞에서 사라져. 더 혼나기 전에!" 하며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와! 이거 진짜 귀엽잖아. 오빠! 나 오빠 무지무지 사랑해! 우리 사귀자" 거칠게 구석에 처박혔던 아이가 일어나서 한마디 하며 한쪽 팔을 슬그머니 잡아 온다.

"아니! 이것들이 xx했나" 하며 재차 팔을 뿌리치자 다른 한 아이가 다른 팔에 매달려 온다. 두 아이에게 양쪽 팔을 붙들릴 위기에 처하자 새삼 경각심을 일깨우며, 양 주먹을 모아쥐고 한대씩 복부에 멋이게 꽂아 주려고 힘을 모은다. 일타와 이타가 무난히 주인의 명을 이행하고, 의기양양하며 제 3타를 준비하고 있을때 한 아이가 몸을 던져서 품에 안긴다. 피하고 자시고 할 여유도 없는 진짜 육탄공격이다. 아주 잠깐 당황하여 그 아이를 품에 안게 되자 육체가 마음을 배신하여 잠시간의 틈이 생기고 만다. 그 순간 자신의 힘의 두 근원이 모두 한 아이의 조그만 손에 사로잡혀 있음을 느낀다. 그 조그만 손이 압력을 가하자 몸에서 힘이 빠지며, 고통이 머릿속을 침투한다. 여러차레 장난어린 손놀림에 의해서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수치심이 자신의 몸을 땅바닦 아이들의 발밑에 처참하게 쓰려뜨려 몇차레의 발길질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한 아이가 쓰려져 있던 소년의 몸을 일으켜 세우게 하고, 뺨을 10대 정도 세게 후려친 후 입안에 자신이 입던 본홍색 속옷(이것은 엄마가 아주 아끼던 것을 몰래 입고나온 것이다)을 벗어서 억지로 집어 넣은 후 테이프로 입을 붙여 버리고, 양 팔을 뒤로 돌려 벗은 스타킹으로 세게 묶어서 2명의 아이가 양쪽에 팔짱을 끼었다. 마지막으로 팔짱낀 아이가 소년의 근원을 한손에 잔뜩 움켜 잡고 걸음을 제어하며, 5명의 아이와 한명의 소년이 어디론가 어둠속 저편으로 왁자지껄 사라지고 있었다.

소년은 여러차레 탈출을 시도해 보았지만, 방어가 너무나도 완벽해서 어쩔수 없이 아이들이 원하는 곳으로 조용히 끌려가는 수 밖에 없었다. 도중에 짓꿋은 아이의 무자비한 손길에 의해서 지옥을 경험하며, 소리쳐 고통을 덜어볼 수 조차 없는 상황의 연속이 되자 마음속에 아이들을 경시하던 마음이 두려움으로 서서히 변해 가고 있음을 절감하는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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