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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도록 아름다운 - 21부

관리자 0 4022
“아, 안녕.”



“응…. 안녕.”



수줍게 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 찬승과 민조이다. 민조가 금요일에는 오전 수업만 잠깐 있어서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찬승과 잠시 만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왠지 어색한 두 사람. 민조도 그날 찬승을 살포시 안기는 했지만 약간 어두컴컴했고 술도 약간 마신지라 그렇게 안았던 것인데 오늘 멀쩡한 정신으로 대낮에 보니 약간 어색했다.



“잘 지냈어…?”



“킥킥…!”



결국 찬승의 어색한 안부인사에 민조가 웃음을 터트린다. 당황한 찬승도 덩달아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서로 어색한 분위기가 약간은 사그라진다.



학교 벤치에 앉아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도중 민조가 찬승에게 말했다.



“내일 주말인데 놀자.”



“그럴…. 아 맞다. 나 주말마다 알바하는데….”



“알바? 무슨 알바?”



“나 대학로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피아노 치는 알바하거든….”



그러자 민조가 놀랍다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뜬다.



“우와. 너 피아노 잘 쳐?”



“조, 조금. 하핫. 원래 예대를 가고 싶었었지.”



찬승은 왠지 민조가 놀라워하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에 슬쩍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그리고 찬승의 그런 은근슬쩍 자랑에 민조의 놀람은 더욱 커져갔다.



“대단하다. 너. 다시 보이는데?”



“…그럼 전엔 어떻게 보였다는 거야.”



찬승의 말에 장난스럽게 웃음 짓는 그녀.



“헤헤. 농담이야.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하는데?”



“음. 대충 다섯 시부터 열 시 정도 까지.”



“그래? 그럼 내일 친구랑 놀러 갈게.”



“그래. 뭐, 뭣?”



자신도 모르게 대답했던 찬승은 그녀가 친구와 놀러온다는 말임을 깨닫고 놀라 반문했다. 피아노 치는 모습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보여주기가 왠지 쑥스러웠기 때문이다.



“에이. 뭘 그리 놀라. 왜 싫어?”



“아, 아니. 근데 와봤자 나랑 별 이야기도 못할 텐데. 거의 쉬지 않고 계속 치거든….”



“뭐 어때. 그냥 친구랑 밥도 먹고…. 또, 또 남자친구 피아노 치는 모습도 보고.”



민조는 그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는다. 남자친구…. 그 말이 주는 파괴력은 가히 어마어마했다. 넋이 나간 찬승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여 허락할 뿐이었다.



*



다음 날 찬승은 피아노 연주를 하며 초조하게 문 쪽을 힐금거렸다. 연주를 하면서 핸드폰을 받을 수 없기에 민조가 찾아오지 못할까봐 걱정 되는 것이었다. 대학로에서 꽤나 유명한 레스토랑이기에 그럴 염려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여자친구인지라 걱정이 되는 것은 당연했다.



‘왔다!’



잠시 후 문을 열고 들어온 두 명의 여자 중 한 명과 눈이 마주쳤다. 민조였다. 민조는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고 찬승도 미소로 답해주었다. 민조가 같이 온 친구는 그때 본 예슬이라는 친구였다.



레스토랑이라고 해봤자 대학로에 위치한 만큼 대학생들을 위한 저렴한 레스토랑이었다. 인테리어나 분위기는 고급스러웠지만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의 레스토랑인 것이다.

찬승은 이곳에서 예전부터 연주할 줄 알았던 널리 알려진 클래식 곡이나 최근에 배운 뉴에이지 위주의 곡들을 연주했다. 집에 피아노가 있긴 해도 아파트인지라 오랜 시간 연습할 수는 없었다. 잠깐 짬이 날 때 연습하거나 레스토랑에 조금 일찍 와서 틈틈이 연습하는 편이었다.



연주를 하면서 민조가 있는 테이블 쪽을 바라보니 친구와 무언가 이야기하면서 자신 쪽을 틈틈이 쳐다본다. 그런 민조의 얼굴엔 굉장히 환한 웃음이 걸려 있어서 찬승의 피아노 연주에 만족해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찬승은 잠깐 쉬는 시간이 되어 민조가 있는 테이블로 갔다. 그러자 그녀가 웃으면서 찬승을 반겨준다.



“와-! 수고했어! 쉬는 시간이야?”



“응. 10분 정도….”



잠깐 쉬는 시간 동안에는 레스토랑 내에 오디오 음악이 흐른다.

자리에 앉은 찬승은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민조의 친구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저번에 뵌 적 있죠?”



“예….”



둘이 대화를 하자 민조가 예슬이에게 웃으며 말한다.



“내 남자친구 멋있지?”



“얼씨구? 그래 멋있다.”



찬승은 둘의 대화를 들으면서 쑥스러웠지만 너무나도 뿌듯해졌다. 민조가 자신을 친구에게 자랑하는 것이 너무나도 뿌듯했기 때문이다.



‘진짜 그녀와 사귀는 구나.’



속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찬승이었다.



*



아르바이트가 끝난 찬승은 버스에 올라타며 민조에게 전화했다.



[끝났어?]



“응. 끝나고 지금 집에 가고 있어.”



민조 그녀는 식사를 마치고 잠시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레스토랑을 나섰다. 물론 찬승에게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것도 잊지 않고…. 덕분에 그녀가 나간 뒤 계속해서 서빙하는 아르바이트들에게 시달려야 했던 찬승이었다.

핸드폰 너머로 민조의 들뜬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 오늘 정말 깜짝 놀랐어. 피아노 너무 잘 치더라.]



“하하. 쑥스럽게….”



[아냐. 아냐. 진짜 멋있었어. 아무래도 너한테 반해버린 거 같아…. 헤헤….]



부끄러운 듯 끝을 약간 얼버무리는 그녀의 말에 찬승은 정신이 황홀해졌다. 언제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던가….



“…나, 난 너한테 처음부터 반했었는데. 뭘….”



…사랑을 하면 유치해진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모른다. 지금 찬승의 상태가 그러했다.



*



9월의 맑은 햇살이 따사롭게 비춰 들어오는 한가로운 일요일의 오후. 찬승은 거실에 앉아 연신 민조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시시덕거렸다. 그러나 그런 찬승의 모습은 곧 어머니와 서희에게 포착되고 말았다.



“오빠?”



문득 여동생이 찬승을 불렀으나 찬승은 문자에 빠져 돌아보지도 않는다.



“오빠!”



서희가 다시 한 번 크게 부르자 그제야 돌아보는 찬승.



“응? 왜? 나 불렀어?”



“뭐해? 뭘 그리 하루 종일 문자만 보내면서 실실 거리는 거야? 여자친구라도 생겼어?”



“쿡쿡. 응….”



실실거리는 찬승의 대답에 어머니와 여동생의 눈이 커졌다. 놀란 서희가 찬승의 옆에 바짝 붙어 앉으며 재차 물었다.



“진짜야? 오빠 여자친구 생겼어?”



“응. 그렇다니까.”



“엄마! 오빠 여자친구 생겼데!”



“나도 듣고 있잖니.”



찬승은 이 상황이 행복하기만 했다. 여자친구! 그래 여자친구다. 그것도 보통 여자친구가 아니라 천사 처럼 예쁜….



“예뻐?”



그런 여동생의 질문에는 당연히….



“천사야.”



“사진 있어?”



“응? 아. 사진!”



서희의 말을 들은 찬승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손뼉을 쳤다. 사진! 사귀는 사이라면 사진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찬승은 생각난 김에 민조에게 문자를 보냈다. 다음에 만나면 너 사진 하나 달라고…. 그러나 그렇게 문자를 보냈는데 잠시 문자가 없다.



‘헉…. 설마 화난 건가?’



찬승은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너무나도 무리한 부탁을 했다고 생각했다. 남들이 보기엔 전혀 무리한 부탁이 아닌데 사랑에 빠진 찬승이라 괜히 그런 걱정이 드는 것이다. 찬승은 이 얘기의 발단인 서희를 한 번 째려보고는 사과의 문자를 보내려 했다. 그때 도착하는 멀티메일….



[그래. 다음에 사진 줄게. 지금은 이거라도 봐. ^^]



‘아….’



그 문자와 함께 온 그녀의 핸드폰 사진…. 천사다. 정말 천사가 자신의 핸드폰 안에 저장되어 있었다. 찬승은 속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말없이 여동생에게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으헥! 진짜로 오빠 여자친구야?”



서희의 반응에 옆에 있던 어머니도 궁금했는지 핸드폰을 빼앗는다.



“어머…. 연예인 사진 아니니?”



찬승은 그런 모녀의 반응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단지 천사의 얼굴이 핸드폰에 있다는 사실에 감동할 뿐이었다.



*



다음 날 찬승은 점심시간에 식당에 혼자 앉아 밥을 먹었다. 저 멀리서는 지현이 그녀의 남자친구, 동기들과 함께 즐겁게 웃으며 밥을 먹고 있었다. 조금 부러웠지만 저기 낄 수는 없었다.



‘그러고 보니 지현에게 아직 말 안했구나….’



자신이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것을 아직 말하지 않았다. 말해야 하는데 왠지 인사만 나눌 뿐 섣불리 말을 걸기가 두렵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분명 전과 다름없이 대해주는데 무언가 보이지 않는 벽이 서로를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에휴…. 그래도 예전처럼 외롭지는 않구나. 민조가 있으니까….’



밥을 먹던 찬승은 핸드폰을 꺼내 저장되어 있는 여자친구의 사진을 봤다. 그러자 바로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역시 예쁘다.



“선배?”



“윽! 응?”



찬승은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닫고는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가슴에 두꺼운 법전을 안고 있는 아영이 서 있었다.



“응. 아영이구나.”



꽤나 오랜만에 만난 아영이었지만 여전히 예쁘고 섹시하다. 아영은 커다란 법전을 테이블에 쾅하고 올려놓으며 찬승의 옆에 앉았다.



“선배. 왜 혼자 식사 하세요?”



“응…?”



“설마 소문이 사실이에요?”



“뭐가?”



“지현이 쟤 형철이랑 사귄다면서요.”



아영은 그렇게 말하면서 지현이가 앉아 있는 테이블 쪽을 힐긋 바라본다. 찬승도 그런 아영을 따라 한 번 힐긋 바라보고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아영의 여우같은 눈이 동그랗게 뜨여진다.



“으헥! 진짜에요? 설마 설마 했는데….”



아영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선배와 친하게 지내던 지현이가 떨어져 나갔다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한 편으론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지현이가 이렇게 밥을 따로 먹을 정도니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이 이상하게 아영 자신에게도 지현과 같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을 유발시켰다. 하지만 그런 불안감 따위에 신경을 쓰는 아영이 아니었다. 세상 낙천적으로 사는 아영에게 미래가 두려울쏘냐? 현재를 최대한 즐겨야 했다.



“선배.”



“저…기 아영아.”



그렇게 각자의 생각을 하다 동시에 입을 연 두 사람. 찬승은 아영에게 먼저 말하라고 양보했다.



“선배. 저기 오늘 우리 집에 오실래요? 오랜만에…. 히힛!”



“응, 응?”



찬승은 살짝 당황했다. 자신이 아영을 부른 이유는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하려고 한 것인데 갑자기 이런 유혹을 해오다니. 그러고 보니 아영과 한지 한 달 정도 되어가는 것 같았다. 그동안 자위도 한 번 안했기에 성욕이 쌓이면 꽤나 쌓였을 시간…. 찬승은 자신이 말하려던 것도 내팽겨 치고 아영의 유혹에 넘어가버렸다.



“…그, 그래. 알았어.”



“히힛. 그럼 이따 수업 끝나고 우리 집으로 오세요. 아 선배는 무슨 말 하려고 하셨어요?”



“아냐. 아무 것도 아냐….”



차마 말할 수 없는 찬승. 그러나 아무 것도 모르는 아영은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고는 플레어스커트를 펄럭이며 종종걸음으로 사라져갔다. 찬승은 그런 아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말해야 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너무나도 흥분해버렸다….



*



아영의 방.

찬승은 자신의 앞에서 거리낌 없이 옷을 벗으며 점차 알몸이 되어가는 아영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선배? 뭐하세요? 벗으세요.”



“응? 응….”



말해야 하는데…. 그녀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해야 하는데 지금 이 순간의 유혹을 참기가 너무 힘들다. 유혹적이도록 강렬한 붉은색을 띠고 있는 브래지어와 팬티가 하나씩 새하얀 그녀의 몸을 타고 흘러내린다.

옷을 다 벗은 찬승의 자지는 마음과 다르게 꼿꼿이 서있다. 아무리 이성을 찾으려 해도 본능을 이길 순 없었다.



“히힛. 선배. 이렇게 커지셨네요.”



아영이 찬승을 이불에 눕히고는 그 위에 올라탄다. 새하얀 허벅지를 살짝 벌려 보지를 찬승의 얼굴 쪽으로 가져가고 자신은 찬승의 자지를 붙잡는 식으로….

찬승은 자신의 바로 눈앞에서 보이는 아영의 보지를 바라보았다. 이미 살짝 젖어서 시커멓게 벌어져 있는 그녀의 보지…. 만지지도, 자극을 주지도 않았는데 그녀는 이미 찬승과의 행위를 생각하며 혼자 젖어버린 것이다.



“으읏….”



찬승은 문득 자신의 자지를 감싸는 그녀의 뜨거운 혀와 입술에 무의식적으로 신음소리를 흘렸다. 자지를 강렬하게 빨아들이는 그녀의 뜨거운 행위…. 찬승은 아래쪽에서 전해지는 강렬한 쾌감에 정신이 혼미해짐을 느끼며 아영의 보지에 혀를 갖다 대었다. 그러자 한창 강렬하게 빨던 그녀의 행위가 주춤거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찬승의 자지를 다시 강렬하게 빨고, 핥기 시작했다. 찬승도 이제 본격적으로 그녀의 보지를 손가락으로 벌리고 빨고, 핥기 시작했다. 가끔 손가락을 넣어서 휘젓기라도 하면 그녀는 엉덩이를 섹시하게 돌려가며 더 큰 자극을 느끼려 몸부림친다.

잠시간동안 서로의 몸을 탐닉하던 도중 찬승이 재빨리 허리를 돌려 그녀의 입에서 자지를 빼냈다. 그러자 아영이 이상한 듯 뒤를 돌아본다.



“왜 그래요?”



“조, 조금 쉬자. 쌀 거 같아서….”



“히힛. 그냥 제 입에 싸시면 되지….”



아영은 몸을 바로하며 찬승에게 안겨온다. 찬승은 자신의 가슴에 닿는 그녀의 탱글탱글한 가슴의 감촉에 정신이 또 다시 혼미해져갔다.

아영은 찬승의 품에 안겨서 연신 생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찬승은 그런 아영을 바라보며 고민에 빠졌다.



‘아영이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우리 이제 이렇게 그만하자고 말을 해도 아영이는 이해해 줄까? 그녀도 단지 나를 즐기는 상대로 생각하고 있겠지. 그러면 그녀도 이해해줄 거야….’



그러나 찬승의 속마음도 모른 채 여전히 웃고 있는 아영. 잠시간을 그렇게 있던 아영은 찬승의 위에 올라타며 자신의 보지에 찬승의 자지를 넣으려 했다. 그러나 찬승은 재빨리 일어나 아영을 눕히며 말했다.



“…뒤로 하자….”



“예? 히힛. 그러죠. 뭐.”



아영은 그렇게 말하며 순순히 엎드려서 높이 엉덩이를 든다. 그러자 그녀의 새하얀 엉덩이가 살짝 벌어지며 연갈색 주름에 둘러싸인 항문이 눈에 들어온다. 찬승은 말없이 그녀의 허리를 잡으며 자신의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 천천히 밀어 넣었다.



“아응….”



아영이 기분 좋은 신음소리를 흘린다.

찬승은 눈을 질끈 감았다. 왠지 아영의 얼굴을 보기가 미안해서 뒤로 하자고 한 것인데, 그녀의 새하얀 등과 섹시한 허리라인을 봐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찬승의 엉덩이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엎드려 있는 아영의 신음소리도 점차 높아지기 시작한다.



“아응…! 아응! 흐응하으응…!”



찬승은 자지에서 전해져오는 커다란 쾌감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엔 아영에 대한 미안함, 여자친구인 민조에 대한 미안함으로 심하게 갈등하고 있었다.

찬승의 허리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맞춰 그의 머릿속은 극도의 혼란으로 복잡해져가고 있었다. 순간의 흥분을 못 이겨 아영을 찾아온 자신에 대한 질책…. 그러나 자지에서 느껴지는 커다란 쾌감은 최대한 느껴보고 싶은 본능…. 천사 같은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른 여자와 몸을 섞고 있는 자신에 대한 배신감…. 그러나 무엇보다 찬승에게 커다란 혼란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영과 이런 행위를 하면서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민조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자신의 자지를 받아들이는 보지가 그녀의 보지라면 어떨까. 이렇게 섹시한 목소리로 높은 신음소리를 흘리는 목소리가 그녀의 목소리라면 어떨까.

찬승은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민조의 모습을 형상화하며 더욱더 세차게 허리를 흔들어댔다.



“아흑! 아흑! 선배! 아흑!”



아영이 거친 찬승의 움직임을 이기지 못하고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뒤로 손을 뻗어 찬승의 두 팔을 잡으며 크게 고개를 뒤로 젖혔다. 찬승의 자지가 아영의 보지에 깊숙이 들어갈 때마다 그녀의 검은 머리칼과 새하얀 가슴이 가볍게 흔들린다.



“싸, 싼다!”



“하악…! 예. 안에다가…! 하으윽!”



이윽고 찬승은 아영의 보지에 깊숙이 자지를 넣고 여러 번에 걸쳐 울컥거리며 사정을 했다. 아영은 힘이 빠지는지 다시 엎드리고는 조용히 숨을 골랐다.

찬승은 사정을 하고 나자 급속도로 후회감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어릴 적 자위 후에만 느끼던 감정이었는데 여자와의 섹스 후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처음이었다. 찬승은 아영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고 그녀의 새하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희멀건 정액을 닦아주며 생각했다.



‘아영이에게 말해야 하는데…. 오늘은 어렵겠지….’



고민하는 찬승. 하지만 이와 달리 자신에게 묻은 정액을 닦아주자 좋아서 찬승의 품에 안기며 연신 실실거리는 철없는 아영….



*



“응. 응. 지금 학원 가는 길이야.”



버스에 타고 있는 찬승은 행복한 표정으로 핸드폰에 대고 이야기하였다. 요즘엔 학원에 가면서 항상 민조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간다. 민조도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얘기해주는데 꽤나 재미있다.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며 가던 도중 문득 찬승이 우울하게 이야기하였다.



“그럼 화, 목, 금은 학원…. 주말엔 알바…. 후우….”



찬승은 핸드폰에 대고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핸드폰 너머 민조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들려온다.



[왜 그래? 왜 한숨을 쉬어.]



“아니 그냥…. 많이 못 만나는구나 싶어서….”



찬승은 그렇게 말하며 또 다시 길게 한숨을 쉰다. 그러나 핸드폰 너머의 민조는 걱정 말라는 듯 힘있게 말한다.



[아냐. 아냐! 월요일도 있고 수요일도 있고…. 아 수요일에 같이 학교 갈래? 아침 수업 시간 같잖아?]



“응. 그렇구나. 그럼 내일 학교 같이 가자!”



민조의 말에 찬승은 금세 얼굴 표정이 밝아지며 활기차게 말한다. 그러자 민조도 다행이라는 듯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거봐. 자주 만날 수 있어. 아. 그리고 금요일에도 저번처럼 학교에서 잠깐 짬내서 만날 수 있잖아. 에 또…. 주말에도 낮에 잠깐씩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집도 그렇게 안 머니까. 이렇게 생각하니까 무지 자주 만나잖아!]



찬승을 위로해주려는 민조의 밝은 목소리. 찬승은 그런 민조가 너무나도 고맙고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학원에 들어간 찬승은 옆자리에 앉아 있는 미경에게 자신의 여자친구 자랑을 줄줄이 늘어놓았다. 예쁘다든지, 자기를 위하는 마음이 무척이나 크다든지….

조용히 찬승의 얘기를 듣던 미경은 우아하게 미소를 지었다.



“정말 좋으시겠어요. 요즘 무척 행복해보이시네요….”



“히히. 그런가?”



찬승은 미경의 말에 철없이 웃으며 좋아한다.



*



다음 날 찬승은 맑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초조하게 그녀를 기다렸다. 자신의 사랑스런 여자친구 민조.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조금씩 줄어들 때 마침내 그녀의 모습이 나타났다.



“하아…. 안녕. 오래 기다렸어?”



약간은 숨을 몰아쉬지만 그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의 하얀색 티셔츠로 감싸인 봉긋한 가슴 부분이 살짝 살짝 위아래로 움직인다. 찬승은 그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아니. 아니. 얼마 안 기다렸어.”



찬승은 자신의 옆에 서는 그녀를 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예쁜 여자친구라니….



이윽고 버스에 올라 타 의자에 나란히 앉은 둘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도중 민조가 무언가 생각난 듯 핸드백을 뒤적이더니 자신의 지갑을 꺼낸다. 그리고는 지갑에서 자신의 증명사진을 꺼내 찬승에게 건네준다.



“자. 내 사진.”



“아….”



그녀의 사진을 받아든 찬승은 넋을 잃고 사진을 바라보았다. 단정하게 흘러내린 검고 긴 생머리. 너무나도 새하얀 우윳빛 피부. 그리고 또렷하게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흑진주 같은 검은 눈동자와 살짝 미소를 띠고 있는 연분홍빛 입술.



“너무 너무 예쁘다….”



찬승은 사진을 바라보다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민조가 피식 웃는다.



“나보다 더 예쁘니?”



“…응.”



“뭐어?”



찬승의 장난에 민조가 살짝 눈썹을 찡그린다. 그런 표정 하나하나까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장난. 장난이야.”



찬승은 미안하다는 듯 손을 모아 싹싹 비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그제야 민조도 만족스럽다는 듯 웃는다.



“그럼 이번 한 번만 봐주마.”



사극에서 나오는 왕후의 말투를 흉내 낸 민조의 장난에 둘은 또 한 번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웃고 떠들며 가던 도중 문득 찬승이 추억에 잠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렇게 같이 학교에 버스타고 가니까 갑자기 예전 생각난다.”



“응? 무슨 생각?”



“버스에서 널 몰래 몰래 훔쳐보던 때 말야….”



빙긋 미소를 지은 찬승이 다시 말을 이었다.



“정말 세상에 이런 여자애도 있구나…. 그땐 정말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온 줄 알았어. 가끔 버스에서 내 옆에 섰을 때, 뛰는 내 심장소리가 너에게 들릴까봐 노심초사하기도 했으니까….”



찬승의 말에 민조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자신에 대한 칭찬이 너무 과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승은 그런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마지막 결정타를 날렸다.



“근데 지금 그런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내 옆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믿기질 않아….”



찬승의 말에 민조가 약간 질린 듯한 표정을 한다.



“…너 왜 이렇게 느끼하니.”



그러자 무척이나 당황하는 찬승.



“으윽! 난 내 진심을 이야기한 거라고!”



찬승의 말에 민조가 장난이라는 듯 쿡쿡 웃는다. 그리고는 살짝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찬승에게 이야기한다.



“…그럼 이제 더 이상 날지 않을게.”



“응? 뭐라고?”



민조의 작디작은 말을 듣지 못한 찬승이 그녀에게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그녀는 웃으며 찬승의 머리를 밀어낸다.



“이제 안 말해줘!”



너무나도 행복한 두 사람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서로 손을 흔들어 인사하며 헤어지는 두 사람. 찬승은 예대 건물로 가볍게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여자친구. 그리고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흘려 청치마 아래로 드러난 그녀의 인형 같은 다리를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왠지 신성불가침조약을 어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혼자 부끄러워한 찬승은 콧노래를 부르며 강의실로 향했다. 그때 주머니에서 가벼운 진동이 느껴진다. 문자 메시지가 온 것이다.



“응?”



핸드폰을 꺼내 보니 이상한 문자가 와있다.



[행복하신가요? 지금 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발신자 번호도 없다. 찬승은 이상야릇한 문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뭐야. 신종 스팸문자인가.”



별 신경 쓰지 않고 삭제해버리는 찬승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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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은7 님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20부의 댓글에 다른 독자님들도 한회, 한회에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보세요라는 댓글에 크게 감사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요즘 한 회가 끝나면 그걸로 결정지으려는 듯 댓글을 다시는 분들이 많아서.. 하지만 유지은7님의 댓글에 힘이 납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를 크게 잡고 보면 더 재밌을 텐데 말이죠.... 유지은7님은 ‘그의 대학생활’에 효린이가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다고 댓글을 다셨던 분이지요. 그때도 정성스런 댓글에 감사한 마음을 가졌었는데 이제야 전해드리네요. 항상 지금처럼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으차으차님 죄송하다니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에게 도리어 제가 감사하다고 고개 숙여 인사를 드려야지요. 근데 정말 중간부터 읽으셨나요? 어쩌다가 중간부터 읽으셨는지;; 앞으로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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