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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시트콤 - 7부 2장

관리자 0 2784
제목 : PC방시트콤 제7부 2장 : 경매사이트



동지가 지난지도 한참 됐건만 어둠은 밝음을 너무 빨리 걷어내곤 하늘을 온통 지배한다. 그런 어둠 속을 뚫고 한무더기의 누추한 사람들이 동네 어귀에 들어섰다. 어쩌면 찌든 때로 물들여진 허름한 옷차림을 감추기엔 더 없는 기회겠지만 한두명도 아닌 수십명의 걸인들이 동네에 들어서면서 휘젓고 다니는 끝자락엔 걸쭉한 입담보다 더 역겨운 입냄새라든지 몸에서 풍기는 악취라든지 제멋대로 자란 턱수염이나 헝크러진 머리카락에 놀라 지나가던 사람들이 가슴을 쓸어내렸을지도 모른다. 이런 악습이 하루 이틀 반복되면 동네는 황폐해지고 이 사람들이 설 땅도 더욱 좁아질 것이 뻔했다. 강호가 PC방 문을 열고 이들을 들여보내기 전에 어떻게든 기존의 고객과 새로운 고객의 타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서둘러 PC방을 빠져나와선 강호가 들어서는 동네 입구로 뛰어 나갔다.



“형님, 델구 왔어요.” 강호는 가뿐 숨을 몰아쉬며 나에게 말했다.

“어휴, 수고 많았구나.” 나는 몰아쉬는 숨을 참고 있는 강호의 어깨를 다독였다.

“냄새 너무 나죠?”

“냄새도 그렇지만 너무 소란스러워서 걱정인걸.”

“이 사람들이 정말 PC방에서 재워줄꺼냐고 반신반의하더라니까요.”

“이 상태론 안될 것 같아.”

“그럼요?”

“내가 큰 길가 사우나 쥔한테 얘길 해 놨거든. 매일 샤워만 하게 해 달라고.”

“비싸잖아요.”

“PC방엘 그냥 들어가면 난리잖냐. 여기 대장이 누구야?”

“대장이랄게 있나요? 그냥 안면있던 사람들이라서 계속 얘길 해놨던거죠.”

“그렇담 임시로 내가 대장을 해야겠네.”

“그러세요. 제가 소갤 시킬게요.”



PC방 문 앞의 골목길을 가득 메운 노숙자들은 왜 문전에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어정쩡 서있게 됐는지 몰라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여러분. 우리 사장님을 소개할께요.”

“누군데? 누가 우릴 재워준다고 한거야?”

“여기 계신 분이 저의 형님인데요. 여러분과 똑같이 노숙자였거든요.”

“웃기는 소리하지마. 멀쩡해 보이는데?”

“그럼요. 저도 몇일 전엔 여러분과 똑같이 지하철 바닥에 신문지 깔고 잠자던 노숙잡니다.”

“그런데 어떻게 멀쩡한거요?”

“그래서 여러분들도 저처럼 따뜻한 겨울을 나게 하려고 모신겁니다.”

“그 옷도 멋진데!”

“남대문시장에서 젤 싼걸루 산겁니다.”

“때국물이 빠진게 뽀얀데!”

“그럼요. 여러분도 저처럼 사장님이 될 수 있다니까요.”

“이봐, 춘데 빨랑 PC방엘 들어가게 해주라구.”

“좋아요. 이왕이면 저쪽 불가마사우나엘 가서 샤워부터 하세요.”

“노숙자가 뭔 사우날 한다구 그래?”

“네, 네. 제가 여러분들에게 때빼고 광낸 후 따뜻하게 주무시라고 사우나할 돈을 드릴테니까 오늘은 거길 먼저 다녀오세요.”

“뭐야, 여기오면 맨날 사우나도 시켜주는거야?”

“그럼요. 첫날 이니까 제가 번 돈으로 때 빼줄테니까. 이런게 좋으면 담부턴 각자 하면 됩니다.”

“거기 불가마에서 자도 되겠구먼?”

“하하, 잠은 PC방에서 자세요. 거긴 샤워만 하는 조건으로 하루 이천원만 받기로 했거든요.”

“이천원? 그게 어딨는데?”

“아, 아, 오늘은 돈 안내도 되요. 제가 낼테니까 일단 모두 그쪽부터 다녀오시죠.”



노숙자와 내가 말하는 소리를 들은 강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

“형님, 정말 사우날 가도 되요?”

“응, 냄새도 냄새려니와 몇 년만에 뜨거운 물줄기를 뒤집어쓰면 저 사람들 중에서도 몇 명은 제 정신을 차릴 사람이 생길꺼야. 몸이 상쾌해지면 마음도 밝아지는 것 아니겠니?”

“그치만 이천원씩엘 누가 해준데요?”

“아까 다 얘기해놨다. 대신 샤워만 하는 조건이야.”

“저 사람들이 불가마엘 들어가겠다고 우기면 어떻하죠?”

“까운을 안 줄꺼야. 맨 몸으론 들어가지못하게 되있으니까 일단 오늘은 샤워만 하게될걸.”

“그래도 우기면 어떻하죠?”

“그런 사람들은 주머니에 돈이 따로 있다는 것이니까 알아서 하겠지.”

“암튼 형님 아이디언 끝내주네요.”



강호가 노숙자 일행을 다시 되돌려 큰 길가의 불가마사우나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는 서둘러 다시 PC방엘 들어섰다. 단지 몇일이었지만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동네 젊은이들이 고맙기만 했다. 하지만 이들도 갑자기 몰아닥칠 노숙자와 대면하게 되면 생각을 바꿔 버릴 수도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선택할 기회를 먼저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러분, 잠깐 여기 좀 봐요!”

나는 PC방 휴게실 앞의 작은 공간에 서서 게임하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 박수를 크게 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여러분이 모르는 사실 하나를 말씀 드릴께요.”

“뭔데요? 겜은 계속 해도 되죠?”

“제가 이 동네 일곱군데 PC방 모두를 관리하게 된 김갑수라는 사람입니다.”

“뭐? 동네 PC방이 모두 한 사람꺼였다구?”

“하하, 그렇습니다. 오늘부터 이 동네 모든 PC방은 똑같습니다.”

“여길 오든 저길 가든 모두 제가 운영하는 PC방입니다.”

“아저씬 여기 온지 몇일 안됐잖아!”

“아아, 게임이 급한 분들은 계속 겜하셔도 됩니다. 다만,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저를 도와 PC방 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일조했다는 점에 감사 드립니다.”

“우리가 뭐 한게 있나? 그냥 죽돌이처럼 겜만 했는데...”

“이번에 제가 인수한 동네의 모든 PC방은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더 좋은 환경, 더 좋은 컴퓨터,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그럼, 가격 경쟁도 없어지겠네?”

“그렇죠. 어딜 가도 모두 여러분의 PC방일 뿐입니다. 여기가 좋은 분은 여길 이용하면 되고, 저기가 좋은 분은 저길 이용해도 됩니다. 다만 출혈하며 가격 경쟁을 하던 종전의 쥔들이 모두 빠졌기 때문에 적정 요금을 받고 안정적으로 PC방이 운영될테니까 이젠 여러분이 당당하게 저희 PC방에 뭔가를 요구할 권리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가격이야 그만 그만했으니까 문제 없지만 분위긴 여기가 짱이었거든요.”

“다른 PC방에 대한 불만도 저에게 말씀하시면 모두 개선할께요.”

“그런데 몇일 만에 동네 PC방을 몽창 인수한 비결이 뭐죠?”

“간단해요. 저기 김동수 문주 계시죠? 그리고 여러분 모두가 함께 이룩한 성괍니다.”

“우린 어차피 죽돌이들이라서 어느 PC방이든 짱박히면 엉덩이를 안뗄 뿐인데...”

“바로 그겁니다. 이왕 그렇다 하더라도 제가 있던 PC방엘 여러분이 모두 와 주셨기 때문에 저의 관리능력이 널리 알려진거죠.”

“그럼 우리도 쥔인가?”

“그렇죠. 여러분 모두가 동네 PC방 쥔입니다.”

“그럼 모두 박수쳐야겠네.”



게임을 하면서 나를 바라보던 모든 사람들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모두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얻은 것은 분명히 나일 뿐인데 같이 좋아하는 모습 속에서 격정의 세월이 구름같이 흘러가 버린 느낌에 감동이 울컥 목젖을 치켜세웠다.



“근데, 일곱군데 모두 손님이 꽉차질 않을텐데 적자 나는곳도 생기겠네.”

문주 김동수가 나를 조금은 이해한 듯 넌지시 걱정의 목소리를 꺼내놨다.

“그렇네. 우리가 이 PC방에만 죽치는 동안 딴 PC방은 썰렁했다고 들었는데...”



나는 분위기를 바꿔야 할 때가 됐다 싶어 다시 한번 사람들을 향해 박수소리를 크게 내며 시선을 모았다.



“여러분,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커피 한 잔씩 뽑아 드리겠습니다.”

“거 좋죠. 맘대로 먹는 이 PC방에서도 커피만큼은 셀프였는데...”

“대신 여러분께 한가지 부탁 드릴 말씀이 있어요.”

“뭔데요? 또 딴 동네 PC방도 인수할려구요?”

“그게 아니구...”

“뜸 그만 둘이고 후딱 말해봐요. 어차피 우리도 쥔이라면서요!”

“날씨가 춥잖습니까.”

“그쵸.”

“길 바닥에 신문지 한 장 깔고 자는 노숙자들 넘 불쌍하잖아요.”

“그 사람들이야 원래 그런건데 뭐.”

“조기 큰 길가 불가마사우나탕 쥔 양반이랑 얘길 했는데,

노숙자들도 매일 샤워하면 깨끗해진다고 하더군요.“

“그야, 씻으면 누구나 깨끗한 걸 뭐.”

“저 깨끗해 보이죠?”

“사장님이야 한 인물하겠구먼...”

“사실, 저도 몇일 전까진 노숙자였거든요.”

“뭐라구요? 정말?”

“몇일 전 하두 추워서 여길 와봤는데, 쥔 양반이 냄새난다고 쫒아내는 바람에 쫒겨났었지요. 그 때 저기 문주양반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나도 얼어죽지 않을요량으로 어딘가 굴뚝을 붙들고 한겨울밤을 보냈을 겁니다.”

“정말 사장님이 노숙자였다구요?”

“그럼요. 정말 그렇다니까요.”

“노숙자라면 거지잖아요.”

“아니죠. 그 사람들도 잘 나갈 때는 큰 회사 사장님도 계셨을테고, 빵빵한 시절을 누렸을 것입니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세상을 등진 것 뿐이에요.”

“거지처럼 살잖아요.”

“세상에 뜻이 없기 때문에 치장하지 않았을 뿐이죠.”

“그럼 노숙자들도 능력있단 말이네요.”

“똑같아요. 맘 먹기 달렸죠.”

“그 사람들이 왜요?”

“제가 이 곳에서 성공했으니 그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어서요.”

“말도 안돼요. 여긴 동네잖아요.”

“사우나 쥔 양반이 노숙자들에게 샤워를 시켜주기로 했거든요.

여기 PC방엘 들어오기 전에 샤워를 먼저 하고 들어오니까 냄새는 금방 없어질겁니다.“

“그래도 그렇지 신성한 PC방에 노숙자라니...”

“몇일 만 기회를 줘보세요. 저처럼 반듯하게 일어날 사람이 몇 명이라도 생기면 모두 여러분 덕이 아니겠습니까?”

“아니, 한 명 구제해줬으면 됐지 뭉텅이로 참아달란 말입니까?”

“어차피 여러분 중에서도 죽돌이 몇일 때리면 노숙자랑 다를 것도 없다우.”

“그래도 그렇지 우린 집도 있고 다 괜찮은 사람들이잖아요. 겜이 좋아서 빠진 것 뿐인데...”

“그 사람들도 그래요. 세상살이에 관심을 끊어서 그럴 뿐이지 다시 겜하면서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기회만 생긴다면 다시 원래의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갈테니까요.”



“그만, 그만들 조용히 해봐!”

잠시 고민을 하던 김동수가 웅성거리는 분위기를 바꿔 볼 요량으로 장중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니들말야. 샤워했어?”

“노숙자들도 사람이잖아. 매일 샤워하고 들어온다는데 뭐가 문제야?”

“옷에서 냄새나잖아.”

“몇일만 참아주면 다 멀쩡해진다잖아!”

“그걸 어떻게 믿어?”

“야, 우린 어차피 겜만 하면 되잖아. 옆 사람 언제 쳐다봤어? 니들 몸에서 풀풀 나는 썩은 냄새 때문에 동네사람들이 피하는거나 알어?”

“아 그래도 그렇지 노숙자랑 어떻게 함께 겜하라구?”

“믿어봐. 저 사장님을 첨 봤는땐 거지였거든. 겨우 몇일 만에 동네 PC방을 모두 인수했다잖아. 니들이 그렇게 할 수 있어?”

“못하지.”

“그러니까, 이번 일도 저 사장님만 믿고 겜방이나 열심히 밀어주자고. 누가 알아? 저 양반이 노숙자들을 깨어나게 해서 세상을 바꿀 인물을 찾아낼지?”



대충 분위기가 토론위주로 돌아가는 걸 봐선 강호가 사우나에서 때빼고 광낸 노숙자들이 들이닥칠 쯤엔 암묵적으로 그 사람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봐야할 것 같아 막혓던 가슴이 쑥 내려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문주 양반.”

나는 장중의 분위기를 압도해가고 있는 김동수로부터 강한 신뢰감을 얻을 수 있었다. 처음엔 단지 겜돌이일 뿐이라고 무시했지만 은연중 조금씩 내게 다가서며 어려운 난국을 돌파하는 걸로 봐선 묻혀버린 또 다른 능력이 드러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를 해 볼 수 있었다.

“네, 사장님.”

“겜만 해서 생활이 되긴 하는거야?”

“그럼요. 어제도 오십만원 딴 걸요.”

“애 엄만 요즘 어떻게 지내?”

“관심 없다니까요. 그래선지 자꾸 겜만 더 하게 되네.”

“괜찮은 여자 같던데.”

“짝이 있겠죠. 전 영숙이년이 더 살갑던데 딴 놈한테 한눈 파는 것 같기도 하고, 얼마전까지 채대던 명희년도 사라지니까 쓸쓸해졌어요.”

“영희엄마랑은 결혼한거 아녔어?”

“동거하는거죠. 사실 영희도 제 딸인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밑바닥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아슬아슬하게 사는 것이구먼.”

“예쁘긴한데 내 애라는 믿음이 없으니까 차라리 얼른 불어버리고 딴 놈이랑 살붙였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영희가 정말 문주 애라면 어떻해?”

“발가락만 닮았잖아요. 몽창 다 애엄마 판박이구.”

“그랬구나. 마음 기대고 살 곳이 없어서 그 카리스마를 겜에다 몰입시키구 있었어.”

“제 속마음을 읽어 주시니 역시 사장님은 동네 PC방을 장악하고도 남겠어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말씀하세요.”

“문주가 말야...”

“네.”

“이 PC방을 직접 운영하면 어떻겠어?”

“제가요? 겜은 어쩌구요?”

“그냥 이 PC방을 문주가 장악하고 있는 문파회원들만 들락거리는 전용PC방으로 바꿔주고 싶거든. 그렇게 되면 문주도 할 일이 생기니까 죽돌이할 일도 줄어들테고.”

“뭔가 마음 붙힐 일이 생긴다면야 좋지요.”

“그래, 몇일 부사장이다 생각하고 은연중에 이 PC방을 장악해봐.”

“그렇게 한다음에는요?”

“마음 속으로 어떻게 하면 PC방을 어둠 속에서 밝음 속으로 꺼낼 수 있을까 계산도 해보고, 문파원들이 몰입한 겜으로부터 다양한 겜을 할 수 있도록 유도도 해보면서 세상을 바꿔봤으면 좋겠어.”

“제가 할 수 있을까요?”

“당장은 안되겠지만 몇일 맘 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봐. 그런 노력을 해 본 다음에 자신감이 생기면 그땐 내게 말해.”

“사장님은 제가 문주일 보다는 PC방 운영에 더 잘 어울릴꺼란 말이죠?”

“한 눈에 알아봤거든. 은연중에 나를 돕는 모습이라든지...”

“좋아요. 몇일 시간을 주세요. 저도 사람답게 사는 일을 한번은 해봐야죠.”

“딸네미 말야. 문주 닮은 구석도 있는데 정말 의심이 가는거야?”

“첨부터 그랬거든요. 벌써 네 살인데 한번도 딸이란 생각이 안들었으니까요.”

“속 맘이 엄청 선하구먼. 당장이라도 내가 유전자 검사를 시켜볼게. 애 엄마도 서로 불신하면서 사는 것 보다는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 들이며서 살아야 인생이 편안할꺼야.”

“말을 못하겠어요. 정말 내 딸애가 아니면 전 무너질 것만 같거든요.”

“아직 나이가 있으니까 설령 친딸이 아닐 땐 마음을 비우고 새 장갈 들도록하면 되잖아.”

“그 년이 참 뻔뻔스럽지요?”

“모두 제 짝이 있는거야. 애 엄마도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었을테고.”

“내가 버리더라도 어디 기댈데나 만들어놨으면 좋겠어요.”

“운명이란 알 수 없다네. 그 사람이 그 때는 그랬지만 다음 시간엔 다른 모습일 수 있거든.”

“알았어요. 그럼 오늘부터 노숙자들이 들이 닥치는거죠?”

“응, 일단 사우나엘 보냈거든.”

“동네가 난리나겠네요.”

“그래서 밤이 어두워질 때 움직이도록 했어.”

“암튼 대단한 분이세요.”

“내가 겪어 봤으니까. 다른 것은 몰라도 이가 갈리도록 추운 날엔 죽고 싶거든.”

“한꺼번에 일곱 개 PC방엘 모두 들어가나요?”

“아냐, 우선 내가 있는 이 곳엘 먼저 올꺼야. 노숙자들중에서 통제력을 되찾는 사람들이 생길 때 마다 조금씩 조금씩 옆 PC방으로 확산시켜야지.”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아요. 암튼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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