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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비밀 - 11부

관리자 0 4100
내 아내의 비밀





윤 설 아





제 11 부





◇ 다섯 명의 여자들 ◇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음식점을 하려고 시작한 일이 벌써 다 끝났다.



건물 전세금 잔금을 다 치르고 주방과 객실의 인테리어 까지 다 마치니 마치 건물이 완전히

확 바뀌어 진 느낌이다.



온갖 문화이기의 혜택으로 살고 있는 현대인들도 오직 새로운 변화의 시도를 싫어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면 바로 음식문화라고 말 할 수가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은 웬일인지 마음은 뿔뿔이 외롭게 흩어져 서로 고립된 낙도(落島)인양 삭막하고

허전하기만 하는 가운데서도 그래도 음식을 먹는 순간만은 고향의 손맛을 찾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이제, 다 끝났네, 오빠!”



향미정이라는 식당 간판을 바라보며 현경이의 입에서 반가움과 기대의 목소리가 흘러서

나왔다.



“그래, 우리 현경이 그 동안 수고가 참 많았어!”



내가 현경이를 바라보면서 말을 하자 현경이도 덩달아 웃으며 말한다.



“아유 오빠가 애를 많이 썼지요!”



“소장님! 정말로 이제 우리가 음식점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아요.”



함수철이의 아내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좋아한다.



“이제부터 손님들이 많이 오도록 하는 것이 우리 진옥씨의 몫이지”



좋아라하고 온 주방을 둘러보는 함수철이의 아내를 쳐다보며 내가 말했다.



내 말에 함수철이의 아내는 고르게 난 하얀 이를 드러내며 살짝 웃는다. 그저 저 입을 쪽하고

빨고 싶을 정도 입술이 예쁘다.



만일 내 옆에 현경이가 없었다면 그냥 그녀를 끌어안고 입을 쪽 맞추었을 것인데 애써 참았다.



“이제 진옥씨는 아무 걱정이 없겠어요.”



“그래요 현경씨의 말대로 이제는 아무 걱정이 없어요.”



“그래요 이제는 이곳에서 진옥씨가 꼭 성공해야 돼요”



“네에, 현경씨 말대로 꼭 성공 할 거예요”



“그래 우리 진옥씨가 잘 해 낼 거야 나는 진옥씨를 믿고 있거든”



“그래, 꼭 그렇게 될 거야 오빠!”



이렇게 음식점을 하기 위한 준비는 다 끝나고 이제 개업을 할 날짜를 잡는 일과 주방에서

함수철이의 아내를 도와 줄 아줌마 두 사람을 구하는 일만 남았다.



며칠 후에 음식점을 개업했다.



내 아내인 한영순이도 그 동안 집안에만 들어박혀서 얼굴도 안 내밀고 있다가 내가 음식점을

개업한다고 하니까 마지못해서 나왔다.



“아, 축하 드려요 소장님!”



언제 보아도 정감이 있고 사랑하고 싶어지는 여자!



김정은이가 식당 안을 들어서면서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고맙습니다. 정은씨!”



나도 김정은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만일 오현경이와 김정은 이 두 사람을 놓고 선택을 하라면 왠지 망설여질 것만 같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김정은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오직 내 사랑 현경이만 늘 생각을 했는데 참 나도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오늘은 회사에서도 쉬는 날이라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현장 작업 인부들도 모두 다 빠짐이

없이 찾아왔다.



“소장님! 축하드립니다.”



함께 공사장 현장에서 일을 하던 인부들이 음식점 입구에서 안내를 하는 나를 보고 반갑게

축하의 인사를 했다.



이렇게 한참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는데 하얀색 아반떼 승용차 한 대가

들어온다.



쳐다보니 사무실 여직원인 이**의 자가용이다.



차문을 열고 하얀색 원피스를 곱게 차려입은 이**가 나온다.



긴 머리를 뒤로 늘어뜨리고 단아하게 차려 입은 이**는 마치 어느 나라에서 방금 찾아 온

공주와 같이 너무나 예쁜 모습이다.



“소장님! 축하드려요!”



구슬같이 맑은 그녀의 목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게 한다.



“아, **씨! 어서 와요”



내가 그녀를 반기며 말하자 내 앞에 다가온 그녀가 묻는다.



“저어, 소장님! 어제 밤에 사모님께 전화를 했는데 어디 몸이 많이 아픈 것 같았는데

오늘 오셨어요?”



“응, 왔지 그런데 우리 수정이 엄마가 어디가 아프다고 **씨에게 말했는데?”



바로 내 앞에 서서 있는 그녀를 내가 홀린 듯이 바라보며 물었다.



“글쎄요 다른 말은 없었어요, 다만 굉장히 아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응, 그래? 좀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뭐”



나는 그녀의 예쁜 얼굴을 보면서 색다른 감정이 솟아나고 있었다.



평소 때에는 늘 여우같이 얄밉게만 보다가 오늘 곱게 단장을 하고 찾아 온 그녀를 쳐다보니

싱싱하고 상큼한 매력에 자꾸만 빠져 들어갔다.



이**와 함께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먼저 와서 앉아 있던 회사의 인부들이 이**를 보며

반겼다.



“하아, **씨도 왔네!”



“야아, 꼭 공주 같이 예쁘네, **씨!”



여기저기서 반기는 소리에 이**는 미소를 지으며 엄청나게 좋아했다.



‘여자들이란 참 예쁘다고만 하면 다 저렇게 좋아하니’



나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머니와 함께 식당 주방을 둘러보고 있던 내 아내

한영순이가 나왔다.



“아이구, 사모님 축하를 드립니다.”



“하아~ 참으로 오랜 만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아름다우십니다.”



식당에서 함께 음식을 먹으며 앉아 있던 인부들이 일어나 내 아내에게 무척이나 반갑다는

듯이 인사를 했다.



한 때는 현장 사무실에서 경리사무직원으로 내 아내가 일을 했기 때문에 오래 현장에서

일한 인부들은 다 내 아내를 잘 안다.



“어머나, 모두들 잘 지내셨어요? 그 동안 무척이나 보고 싶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나니 너무

반가워요”



아내의 간드러진 인사의 말에 인부들은 머리를 굽실거리며 모두들 반긴다.



나는 내 아내의 이런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문득 우리 어머니께서 나를 보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났다.



“아이고, 운산아, 네 아내는 바로 꼬리가 아홉 개나 달린 구미호 같은 여자다”



내 아내는 식당 안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공사 현장 인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친절하게

악수도 하고 인사를 했다.



“아이고, 우리 소장님은 복도 많지 이런 미인을 아내로 맞았으니 얼마나 좋을까 정말로

부러워 죽겠습니다요.”



“나도 마찬가지요.”



“그럼, 그럼, 얼마나 좋을까”



덩달아 공사장 인부들이 부러워하는 말에 내 아내는 그만 우쭐하여 더욱 애써 예쁜 표정을

짓는다.



‘아이고, 잘한다, 잘해, 진작 나에게도 저렇게 해 보지



나는 별로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내 아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응, **씨도 왔네, 내가 좀 다름 사람들이랑 인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네.”



자리에 앉아서 개업식 축하의 떡을 먹고 있는 이**를 보며 내 아내가 반긴다.



“네 사모님을 보니 마음이 좀 놓이네요. 어제 밤에는 많이 아픈 것 같더니”



이**가 자기 맞은 편 자리에 앉는 내 아내를 보면서 말했다.



“응, 어제 밤에는 몸이 좀 그렇더니 이제는 괜찮네.”



“그래요, 다행이네요, 나는 사모님이 많이 아프신 줄 알고 걱정을 했어요.”



“응, 그래 이제는 정말 괜찮아”



두 사람은 아주 다정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며 오현경이가 자기 부모님을 모시고 들어온다.



“아이고, 운산아, 네가 이렇게 식당까지 할 줄은 몰랐다. 와서 보니 손님들도 많구나,

그런데 네 어머니는 어디 있니?”



현경이의 어머니가 나를 보며 말했다.



“어서 오세요! 어머니! 저희 어머니는 지금 주방에 계신 것 같습니다. 우선 여기로 오셔서

자리에 좀 앉으시지요.”



내가 반기며 자리로 안내를 하자 내 아내 한영순이도 이**와 함께 자리에 앉아 있다가

일어섰다.



식당 안에서 음식을 먹고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오현경이에게 쏠린다.



“소장님! 저 아가씨가 누굽니까? 정말로 예쁘네요.”



“아, 미인이네요”



“야아, 보통 미인이 아니시네요!”



“하아, 정말로 보기가 드문 미인이네요”



오현경이를 보고 공사장 인부들이 나를 보며 한마디씩 한다.



“오빠! 오빠도 여기 와서 잠시 쉬어요.”



현경이가 나를 보고 손짓을 한다.



“응, 그래, 좀 있다가 그럴게 현경아!”



내가 현경이를 보고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웬 찬바람이 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돌아다보니 내 아내 한영순이가 시샘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고, 아우님이 오셨네, 우리 현경이도 왔구나! 우리 현경이는 언제 보아도 늘 이렇게

예쁠까!”



우리 어머니가 주방에서 나오시며 분위기 파악도 못하시고 그저 반가움에 현경이 어머니를

보고 무척이나 반기신다.



“아이고, 형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오, 근데 운산이도 옛날 모습 그대로네”



현경이 어머니도 우리 어머니를 보고서 반긴다.



두 사람이 서로 손을 잡고는 한참 동안이나 반기며 좋아했다.



“애, 수정이 어미야 어서 이리 와서 인사를 해라 현경이 아버지 어머니께서 오셨다.

그리고 현경이도 오고”



그 순간 내 아내는 어머니의 말씀에 나를 보고 있던 그 시샘이 많은 눈길이 갑자기 애교스런

눈길로 바뀌면서 현경이 부모님이 계시는 자리로 갔다.



“안녕하세요, 수정이 엄마예요, 아버님 어머님”



깍듯하게 인사를 하는 내 아내 한영순이를 바라보며 현경이 부모님들이 반기며 인사를 받았다.



그러나 현경이 부모님께는 깍듯하게 인사를 했지만 현경이에게는 그저 형식적인 인사만 했다.



“아, 반가워요, 현경씨! 찾아와 주셔서 고마워요”



“아, 네, 축하를 드려요”



현경이도 내 아내 한영순이의 이러한 속마음을 알아차리고는 그저 담담하게 인사를 받았다.



두 여자의 사이에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쌩쌩하게 불고 있었다.



잠시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다른 사람들 모르게 두 여자 사이에서 흘렀다.



“아, 현경씨! 오셨네요!”



주방에서 함수철이의 아내와 함께 김정은이가 나오다가 오현경이를 보고는 활짝 반기며 말했다.



저 번에 한 번 선미정이라는 음식점 주차장에서 만난 일이 있기에 서로가 안면이 있는 사이인지라

반갑게 인사를 했다.



“정은씨가 주방에서 진옥씨와 함께 있은 줄은 몰랐네요.”



현경이도 김정은이를 보면서 무척이나 반기며 미소를 짓는다.



“어머나! 현경씨가 내 친구 정은이를 어떻게 잘 알아요?”



김정은이를 보고 무척이나 반기는 현경이를 쳐다보면서 내 아내는 너무나 뜻밖이라는 듯이 물었다.



“아, 네, 저 번에 한 번 만나 뵌 적이 있거든요”



현경이가 담담하게 내 아내를 보고 말했다.



“아, 그런 일이 있었네요.”



현경이의 말에 내 아내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영순아, 진옥씨가 만든 해물탕 맞을 보았어? 정말로 일품이네 일품이야 소장님 어머님도

놀라시더라!”



“어머나, 정은씨 아직도 저는 많이 부족해요”



함수철이의 아내인 박진옥이가 부끄러워하며 김정은이를 보고 말한다.



“아, 그래, 정은이 네가 맛을 보고 그렇다고 하니 틀림이 없겠지”



내 아내가 볼 맨 소리로 대꾸를 했다.



“우리 사모님도 음식 솜씨가 최고인데 언제 한 번 보여줘 봐요”



말없이 대화를 듣고 있던 이**가 불쑥 나서며 내 아내 편을 든다.



“응, **씨가 나를 그렇게 좋게 보아서 주니 너무나 기분이 좋네 하지만 우리 친구 정은이가

그러잖아 진옥씨가 만든 해물탕이 더 맛이 있다고 말이야”



이**가 자기편을 들어서 주자 내 아내는 어깨를 으쓱하며 자기 친구인 김정은이를 힐끗하고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 내 말은 영순이 네가 음식 솜씨가 없다는 것이 아니고 진옥씨의 해물탕이 너무나 맛이

있다는 말이지”



김정은이는 톡 쏘듯이 말을 하는 내 아내를 쳐다보며 말을 했다.



“언제는 내가 만든 신선로 요리를 먹으며 영순이 네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칭찬을 하더니만 오늘은 진옥씨가 만든 해물탕이 최고라고 그렇게 치켜

세우니 어느 것이 정말인지 정은이 네 말이 많이 헷갈린다.”



김정은이가 함수철이의 아내를 칭찬하는 것이 무척이나 시샘이 나는지 내 아내는 계속 김정은

이를 향해 공격의 화살을 날리고 있었다.



“아, 그때에는 영순이 네가 만든 신선로 요리가 최고인 줄로만 알았지, 그런데 이렇게 맛있는

해물탕 요리를 잘 만드는 진옥씨가 갑자기 나타날 줄은 꿈에도 내가 몰랐지”



김정은이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고 물러서지를 않으면서 맞받아친다.



“뭐라고? 정은이 너..........”



차마 다음 말은 더 못하고 내 아내가 김정은이를 향해 금방이라도 달려 들것만 같이 쳐다본다.



그러자 여우같이 꾀가 많고 약삭빠른 이**가 재빨리 끼어든다.



“사모님, 뭐 그런 말에 신경을 쓰세요? 사모님의 요리 솜씨가 어디 보통 솜씨인가요?

제가 보기에는 최고인데 오늘 이 자리에 소장님 어머님도 계시니 진옥씨라는 저 분과 한 번 음식

솜씨를 겨루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이것은 병 주고 약 주는 말이다. 은근히 두 사람을 부추기어서 서로 싸우게 하는 아주 고차원적인

계략이다.



‘그러면 그렇지, 이** 네 본색이 이제야 들어나네 저 여우같은 것이’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며 이**를 잠시 쳐다보았다.



겉으로 보면 그저 깨물고 싶도록 예쁘고 귀여운 것이 하는 짓은 완전히 여우가 하는 짓이다.



“응, 음식 솜씨를 이 자리에서 겨루어?”



내 아내가 사뭇 당황스런 표정을 지으며 이**를 바라본다.



“그래요, 이 자리에서 누가 최고인지 겨루어 보면 알겠지요.”



한 치도 흐트러짐이 없이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대로 끌고 가는 이**다.



“어머나, 내가 양보할 게요 제가 부족해서 못해요”



함수철이의 아내가 이**의 말에 뒤로 물러서 버린다.



“어머나, 그것은 바른 태도가 아니 예요, 왜 스스로 포기를 하는 건가요? 그것은 시합을 해 보아야 알아요,

그리고 정말로 요리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기의 자존심을 버리는 그런 바보 같은 짓은 절대로

안하는 거예요, 그러니 부끄러워 마시고 기회가 주어졌으니 사양하지 마세요.”



이번에는 함수철이의 아내를 보고 이**가 부추기고 있었다.



이 말에 함수철이의 아내도 더 이상 바보가 되기는 싫은지 다른 말은 안했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흐른 뒤에 내 아내 한영순이가 비장한 결심을 하고 자신이 있게 선포를 했다.



“좋아요! 그럼 진옥씨! 우리 둘이 이 자리에서 누가 음식을 잘 만드는지 한 번 겨루어 봐요,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나는 그대로 순복할 테니까”



마치 최후의 결전을 향해서 나가는 용사와 같은 말을 했다.



“???”



함수철이의 아내는 갑작스런 내 아내의 말에 잠시 당황하더니 이내 결심을 한 듯 대답을 했다.



“좋아요! 그럼 그렇게 해 봐요!”



“응, ???”



그러자 내 아내도 사뭇 당황해 하는 눈치가 역력해 보였다. 말로써 기선을 제압하여 함수철이의

아내를 꼼짝 못하게 하려는 계획이 그만 빗나가고 말았다.



‘어머나, 사모님! 제가 어떻게 사모님과 시합을 하겠어요, 저는 부족하니 사모님이 저 보다 훨씬

나아요.’



이런 말이 함수철이의 아내 입에서 나올 줄로 잔뜩 기대를 했는데 막상 시합을 하자고 달려드니

그만 내 아내가 당황스러워 진 것이다.



그리하여 이 웃지도 못할 광경이 향미정 식당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오늘 식당에 온 손님들은 모두가 우리 집안사람들과 건물의 주인 집 내외, 그리고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던 작업 인부들과 이**와 김정은 그리고 현경이 부모님과 우리 부모님 공사장에서 식당을 운영하

는 주인아줌마와 그 곳에서 일을 하는 아줌마들이 몽땅 도와준다고 다 와서 있고 식당 근처에 살고 있

는 사람들이 식당 개업에 축하를 해준다고 한 오십 여명 와서 앉아 있었다.



내 아내 한영순이가 행하니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함수철이의 아내도 망설임이 없이 주방으로 들어간다.



‘진옥이도 저런 담대한 면이 있었나?’



나는 속으로 함수철이 아내의 이런 새로운 행동에 놀라고 있었다.



“최고가 되려는 욕망은 그 누구도 포기를 하지 않는 거예요”



이**가 나를 보면서 말했다.



“응, 최고가 되면 무엇이 좋은데?”



내가 이**에게 묻는 듯이 말을 던지자 이**는 생긋 웃으며 대답을 했다.



“소장님도 최고가 되기를 원하고 계시면서 그래요?”



“응? 내가?”



“그럼요, 저는 소장님의 눈빛을 볼 때마다 그것을 느끼고는 하는 걸요”



“???”



나는 이**가 마치 내 마음을 읽고 있는 듯 하는 말에 아무런 대꾸도 못했다.



‘역시 넌 여우야! 꼬리가 열 개나 더 달린 여우야!’



나는 속으로 그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없이 이소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장님! 오늘 신선로 요리를 또 먹게 생겼어요, 영순이가 잘 하는 음식이 많이 있지만 가장 자신있게

만드는 것이 신선로 요리이거든요”



김정은이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데 난 왠지 우리 진옥씨가 더 잘 할 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드는데 오빠!”



현경이가 내 옆에서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 예요, 길고 짧은 건 대어 보아야 알고요 시합은 결과가 중요한 거예요 저는 우리 사모님이 꼭

이길 것 같은데요”



이**도 지지를 않고 한 마디 한다.



“응, 그래요 그럼 우리 한 번 기다려 봐요 누가 이기고 지나”



현경이가 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요”



이**도 쾌활하게 대답을 했다.



식당 안에 있는 손님들은 우리의 이런 사정과 형편을 전혀 모르고 저마다 차려놓은 음식을 먹으며

환담을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러서 갔는지.............



갑자기 주방에서 일을 하는 아주머니들이 우리 어머니와 현경이 어머니가 앉아 계시는 상 위에

내 아내와 함수철이 아내가 만든 요리를 가져다가 놓는다.



그리고 이내 앞치마를 곱게 입은 내 아내와 함수철이의 아내가 주방에서 나온다.



나는 이 갑작스러운 돌발적인 사건에 어쩌지를 못하고 말없이 지켜보고만 있었다.



“어머니! 제가 만든 요리하고 여기 진옥씨가 만든 요리하고 어느 것이 최고인지 드시고 한 번

평가를 좀 해 주세요.”



내 아내 한영순이가 자신감을 가지고 말을 하고 있었다.



“..................”



함수철이의 아내는 아무런 말이 없이 옆에서 그냥 서 있었다.



“벌써 다 만들었어요, 사모님! 보나마나 사모님이 이길 거예요”



이**가 내 아내 한영순이게 다가가며 말했다.



“아니지, 내가 보기에는 진옥씨가 이길 것이 확실해!”



김정은이가 자신 있게 말없이 서 있는 함수철이의 아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데 정은이 너는 내 친구가 맞기는 맞니?”



내 아내가 김정은이를 바라보며 아주 공격적인 말투로 말을 했다.



그러자 김정은이 한발 자국도 물러서지를 않고 말했다.



“응, 네 친구니까 정확하게 판단을 해서 바로 잡아 주는 것이지”



“너는 어쩌면?”



김정은이의 말에 내 아내는 더 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



뜻밖의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어머니는 전혀 요동하지를 않으시고 말없이 수저를 들어서 두 가지

요리를 다 맛보고 계셨다.



아주 심각하게 말씀이 없이 그저 음식의 맛을 보고만 있었다.



“아니, 형님, 오늘이 혹시 형님의 생신날이오, 이런 뜻밖의 음식이 우리 앞에 오는 거요,

나는 잘 모르겠지만 나도 한 번 먹어 봅시다”



현경이 어머니가 우리 어머니를 보고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이런 말씀을 하시며 수저를 들더니

상 위에 놓여 있는 음식들을 먹어 본다.



그러더니 함수철이의 아내가 만든 두부찌개를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보던 현경이 어머니께서 그만

놀라서 한 마디를 하셨다.



“이 두부찌개를 누가 만들었느냐?”



“엄마! 그것은 진옥씨가 만든 것인데요.”



현경이가 옆에서 대답을 했다.



“아, 그러냐? 내가 지금까지 음식을 먹어 본 것 중에서 이렇게 담백하고 입안에서 고소하고

시원하고 향긋한 두부찌개는 일찍이 먹어 보지를 못했다. 이 두부찌개의 재료는 두부와 파

와 약간의 양념만 넣은 것 같은데 어찌 이렇게 두부찌개가 천하의 일미가 되었는지 너무나

신기하고 놀랍구나!”



현경이 어머니의 말에 김정은이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그러면 결정이 났네요, 현경씨 어머니께서 말씀하신대로 진옥씨가 최고가 된 거예요,

내가 그럴 줄을 알았다니까!”



“아니 예요, 소장님 어머니께서 아직 아무런 말씀도 안하셨어요, 그러니 기다려 보아야 해요”



이**가 김정은이의 말을 가로 막으며 나선다.



“뭐 보나 마나 진옥씨가 최고로 정해 졌는데 뭘 그래요”



오현경이가 이**를 보면서 말했다.



“응, 결과는 최종적인 판단이 내려져야 하는 거예요, 아직 소장님 어머니께서 아무런 언급조차도

없지 않아요?”



이**도 만만찮게 지지를 않고 오현경이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는 이런 다섯 명의 여자들이 서로가 다른 마음을 가지고 주고받는 대화를 말없이 듣고만 있다가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확 하고 들었다.



그것은 내 어머니의 편견에 대한 생각이었다.



만일 우리 어머니가 내가 염려하는 대로 내 아내 한영순이의 편을 들어주게 되면 아주 복잡한 사건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만일 함수철이의 아내가 아니고 오현경이라면 물어보나마나 오현경이의 승리로 편을 들어서 주시겠

지만 오늘은 좀 사정이 다르다.



우리 어머니는 오늘 처음으로 이 향미정에 와서 함수철이의 아내를 만났고 그 이상은 잘 모르기 때문

이다.



더구나 내 아내 한영순이를 마치 자기가 요리를 가르친 제자라고 늘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는데 선뜻

함수철이의 아내를 잘 했다고 말씀을 하시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들었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염려하는 대로 우리 어머니께서 내 아내 한영순이의 편을 들어주게 되면 한영순이는 마치

날개를 달은 것처럼 기를 펴고 이 향미정을 주름잡고 다닐 것이 틀림이 없다. 어디 그것뿐이랴! 아주

자기가 이 향미정의 주인행세를 하며 함수철이의 아내를 구박할 것이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 모든 일에는 매사가 정직하고 공평하고 바르셔야 합니다. 혹시나 제 아내가 만든 것이라고

해서 편애를 하시면 안 됩니다.”



내가 미리 선수를 치듯이 어머니를 바라보며 한마디를 했다.



그러자 우리 어머니는 내가 염려하는 대로 이상한 징조가 보이기를 시작했다.



“응, 그래서 나를 보고 어쩌란 말이냐?”



여태껏 아무런 말씀도 없이 내 아내 한영순이가 만든 신선로 요리에 정신이 빠져서 계시던 어머니께서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어머니께서 그러 실리는 없으시겠지만 만에 하나 혹시라도 잘못 된 편견으로 그릇 된 판단을 내리시면

아주 곤란한 일이 일어날 까봐 염려가 되어서 제가 한 말씀 드렸습니다.”



“응, 그래서?”



어머니는 이미 내가 염려하는 대로 아주 판단을 굳히신 것처럼 내 말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



나는 할 말을 잠시 잃고서 그대로 서 있었다.



잠시 후 내 아내가 만든 신선로 요리에서 얼굴을 드신 어머니께서 입을 열어 말씀을 하셨다.









12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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