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개새끼 - 하편 > 야설 | 【야설탑】야설,야동,야한소설,성인야설,무료야설,야한동영상 | yasul.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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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개새끼 - 하편

관리자 0 3478
천사와 개새끼























" 정리가 좀되냐? 다중인격이 맞는거냐? "







" 아니 뭔 증상인지 자세히는 모르겠다만 확실한건 다중인격은 아냐 "







" 왜? "







" 다중인격 이라는게 성립 될려면 기본적으로 각각의 인격은 고유의 자아를 가지고 있어야 해



물론 대부분의 경우 자신외에 다른 자아를 인식하지 못하고...때로는 자신외에 다른 자아를 인식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일단 모든 인격들은 고유의 자아와 이름을 가지고 있어야 성립이 되는거거든 "







" 그런데....둘다 같은 이름이니 다중인격은 아니다? "







" 그렇지...음...다중인격 이라기보다는....해피하우스 증후군 같은데? "







" 그건 또 뭐냐? "







" 사회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심각해지는 경우에...게다가 대인기피증이라던가 광장공포증 같은 증세가 있는 사람이라면...



간혹 집에서의 혼자 있을때 자신의 모습을 원래의 자신과 다르게 상상하고 포장하는 경우가 있어



그런경우에 그사람의 바깥에서의 모습과 집안에서의 모습은 180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



흔히 볼수 있는게 바깥에서 무시 당하고 빌빌거리는 남자가 집에서는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폭군으로 군림하는거... 그런것도 일종의 해피하우스야



바깥에서는 힘없는 약자지만 집안에서만큼은 강한 절대자가 되고 싶은거지 "







" 흠....말 되네....그럼 이 경우엔....전화하는 금비는 어리숙하고 순진한 여자니까...내가 만난 금비는 실제로는 발랑 까진애다? 뭐 그런건가?



그런데 차갑긴 해도 발랑 까진애는 아닌데? "







" 좀 틀리긴 해 그 여자 실제 모습이 어떠냐가 문제가 아니구...그저 해피하우스 증후군이라면



서로의 일을 기억을 못한다....뭐 그런 경우는 없거든....하여간...불가사의 하다 "







혼자 낑낑대고 고민하다 정신의학과를 전공하는 친구까지 만났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이것도 아니고...저것도 아니고....도대체 뭘까....







금비에게서 전화가 오면 이것저것 물어보며 좀 캐내어 보려고도 했지만 소득은 아무것도 없었다







진지하게 이리저리 돌려가며 질문을 해봤자 돌아오는건 5살짜리 아이인양 단순한 대답뿐이었다











" 내일 좀 만나자 "







" 아...한달에 두번 약속한 그날이에요? "







" 그래...전에 그 커피숍...7시까지 나와 "







" 네 "







" 뭐 니 의견이 그다지 중요한건 아니다만...혹시나 해서 물어보는건데 만나면 뭐하고 싶냐? "







" 음...커피 마시기로 한거니까 커피 마시고...글쎄요...석준씨는 뭐하고 싶은데요? "







" 榮?내일 보자 "







커피....그게 노예가 할 소리냐?







역시....전화하는 금비는 그냥 커피 마시러 나오는거라는거야?











" 뭐할래? "







" .... "







" 뭐 하고 싶은거 없어? "







" 네...별로...석준씨 하고 싶은거 하세요 "







" 쩝....오늘은 첫날이라 원하는게 있다면 순수하게 데이트라도 해 줄랬더니...싫으면 말고 "







" .......... "







" 가자...역시 너랑 나랑 할건 섹스밖에 없는거 같다 "











처음보다는....그래도 많이 부드러웠다







여전히 경직되어 있긴 마찬가지지만...그래도 전에처럼 딱딱한 통나무는 아닌거 같았고...







그렇다고 무슨 호응이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었다







여전히 그녀는 한마디 말도 않은채 눈을 꼭 감고 똑바로 누워만 있을뿐이었고







두번째라지만 그래도 약간은 버거웠던지 윽윽 거리며 내 몸을 받아들이고 있을뿐이었다







" 콘돔끼고 할까? "







" 그래주시면 고맙구요 "







" 뭐 안 껴도 상관 없다는거네...그냥 해두 되냐? "







" 네...피임약 먹었어요 상관 없어요 "







사정을 하고 난뒤 옆에 누워 숨을 고르고 있는데 오늘은 욕실로 가지도 않고 그저 벌어졌던 다리만 모으곤 자는것 마냥 누워 있다







" 안 씻냐? "







" 그만 하실거에요? "







" 아니...좀 이따 다시 하긴 할건데....저번엔 안에 싸니 큰일이나 난것처럼 뛰어가더만 오늘은 얌전하길래 "







" 피임약 먹었다고 했잖아요....하고 싶은만큼 하세요 끝나고 씻을게요 "







오늘은 아예 창녀모드냐? 참...힘들다...







담배를 피워물고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한손으론 잘 다듬어진 그녀의 몸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봉긋한 가슴...분홍빛이 도는 유두...군살 하나 없이 매끈하게 빠진 허리를 지나자 손가락에 그녀의 털이 까실까실 만져진다







" 다리 벌려봐 "







손을 더 깊이 넣어 이미 한번 싸 놓은 물들로 질퍽거리는 곳을 헤집어 보았다







하아....아흥...아앙....뭐 이런 대사가 나와야 할 부분이지만...







그녀는 역시 입술을 꼭 깨문로 신음을 참을뿐이었다







" 뭔 여자가 이래 만져대도 신음소리 한번 안 내냐? "







" 내야....하나요? "







" 뭐? "







" 신음소리...내라고 지시하는거냐구요 "







" 榮?..말을 말자 "







이렇게 예쁜 여자와 섹스를 한다는게 이렇게기분 잡치는 일이라는건 참 재미없는 경험이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못난 열등감에 대한 반항인지 점점 더 꺽어버리고 싶다라는 욕구가 밀려온다







헉헉거리며 교성을 질러대는 그녀의 모습을 꼭 보고 싶다라는 생각







그게 안된다면...고통에 못 이겨 비명을 질러대는 모습이라도 좋다







언제나 도도하고 차갑기만 한 니 모습을 꺽을수만 있다면...







" 오늘은 獰?옷입고 집에 가 "







" 네 "







" 보름뒤에 수요일날 그 커피숍으로 나와 "







" 네 "







" 하얀 브라우스 입고 치마는 기장 25센치 안 넘는걸로 "







" 저 치마 안 입어요 없어요 "







" 없으면 사...치마 살돈 줘? "







" 아니요...獰楮?제가 사입을게요 "







" 밑에 팬티는 허락해 주마....브라자는 하지 마 "







" 브라우스는...다 얇은거에요 ... 브라자 안하면 다 비칠거에요 "







" 비치라고 입으라는거야 "







" 그렇지만....네...알았어요 "







" 그리고 그날은 나 말고 친구 하나 더 나올거야 "







" ......... "







" 무슨 뜻인지 알겠어? "







" 갱뱅...하는건가요? "







" 갱뱅은 무슨...그냥 쓰리섬이지...쓰리섬도 아니다...거의 난 구경만 할 생각이니까...하여간 각오하고 나오는게 좋을거야 "







" ........ 꼭......그렇게 해야 하나요? "







" 싫으면 말고...강요 안해 "







" 네...알았어요 "







그냥 혼자만 가지고 놀아 달라고....사정이라도 했다면....마음이 약해졌을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꺽이지 않는 그녀의 표정은 점점 더 쓸데없는 오기를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 여~ 오랫만이네....그동안 왜 연락도 안하구 살았냐? "







" 그냥....어쩌다보니 그렇게 楹?...형 시간 어때? "







" 왜 술한잔 하자구? 오늘은 약속 있구....내일은 괜찮아 "







" 어...어차피 내일 만나야 돼 혹시 대학로에 길잃은파랑새 라는 커피숍 알아? "







" 어...가본적 있어 ... 뭘 커피숍에서 만나냐 그냥 만나서 바로 마시러 가면 되지 "







" 다른 사람도 나올거야 .. 거기서 봐...7시... "







" 다른 사람? 누구? 내가 아는 사람이냐? "







" 아니....형 모르는 여자야 "







" 오....여자야? 웬일이냐? 니가 형한테 여자를 다 소개시켜 주고 "







" 소개 시켜 주는게 아니라 선물 할려는거니까 기대하고 나와....참 형 그 전에 봤던 이상한 도구들도 좀 챙겨오고 "







" 도구? 에뽀構? 너 그런거 재미 없다며 "







" 그냥 그럴일이 있어 내일 와보면 알거야 "







" 하하 그래 알았다 ... 야...뭔가 상당히 기대가 되는데 흐흐 "







갱뱅모임에서 만나 어쩌다보니 친하다 까진 아니라도 그냥저냥 알고 지내는 형이었다







언젠가 한번 좋은 구경 시켜주겠다며 모텔로 오라해서 갔더니 여자애 하나를 델다놓고 에뽀쳄?하고 있었는데







별로 내 취향에는 맞지도 않는거 같고 ... 아무리 지가 좋아서 하는거래지만 비명소리를 질러대는 여자의 알몸에 채찍질을 하는







잔인함에 사람이 싫어졌다고나 할까...그래서 그 뒤로는 연락을 안하던 형이었다







연락을 할까...그래도 그건 아닌거 같다....그렇지만.....보름을 낑낑대며 고민을 하다 결국 난 사고를 쳐버리고 만거다







고통스러워 하는 표정이라도 봐야겠다는거냐....라고 내 자신에게 한심하단 생각도 들었지만...그래도 그 도도함을 꺽어주고 싶다는 욕망은 버릴수가 없었다











" 내일 7시죠? "







" 응 "







" 그런데 석준씨...혹시 석준씨 저 좋아해요? "







" 뭔 소리야 "







" 그렇잖아요....저 만나서 커피 마시고 데이트 하는거 좋아하는거면...제가 좋다는거잖아요 "







" 榮?..누구 좋아하고 어쩌고 관심 없다 "







" 피이....좋으면 좋다고 말해도 되는데... "







" 榮鳴?..내일보자 끊는다 "







" 헤헤 네...석준씨 잘자요 ~ "







커피 마시고 데이트라....그 데이트가 뭔지 정말 기억 못하는걸까?







생각할수록 머리만 아파지니 되도록 생각같은거 하지 말자고 다짐했건만...그래도 머리속이 복잡해지는건 어쩔수가 없다











" 여 ~ 오랫만이네 ~ 안녕하세요 "







" 어 올만...인사해 금비 "







" 안녕하세요 "







매일 청바지만 입고 다니던 그녀...그렇지만 예상대로 노출 컨셉의 복장은 섹시 그 자체다







입고 있던 청자켓은 커피숍에 들어오면서 벗겨버렸고







그녀는 난생 처음 보는 남자에게 짧은 청미니와 유두가 다 비치는 하얀 블라우스 차림으로 인사를 해야 했다







" 워 ~ 오늘 복 터졌네....이렇게 아름다운 아가씨가 웬일로 SM 까지 관심을 가지셨데 ㅎㅎ "







역시 거침없는 말투....그는 마치 오랜시간 금비를 알고 지낸 사람 마냥 주저없이 말을 내뱉었다







" 그래....주로 어떤플을 좋아하시나요? "







" 네? 무슨 말씀인지.... "







" 아 獰?...길게 말할 필요 없고 그냥 형 좋아하는 플레이로 하면 돼 "







" 오호 ~ 어떤 플이든 다 즐긴다는거야? 대단한걸...노출도 꽤나 즐기시나보네...이렇게 젖꼭지를 다 드러내놓고 창피하지도 않나? "







마주보고 있던 금비와 나 사이에 앉아 있던 그의 손이 말릴 겨를도 없이 금비의 가슴으로 가 안그래도 비치는 유두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어버렸다







금비는 놀란 표정이었지만 워낙 당황해서인지 그의 손을 치울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 獰?그만해 커피 안 마셔도 되지? 바로 자리 옮기자 "







" 오케이...그런데 여기는 셋이 들어갈수 있는 모텔이 없고...차로 한 오분만 가면 내가 자주 가는데가 있으니 글루 가자 "







" 좋을데로 해 "







이런게 프로인가? 그는 일어나면서 금비가 의자뒤에 걸어두었던 금비의 자켓을 자신이 들고 나가버렸다







금비는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지만 그저 턱짓으로 나가라는 모션만 취하는 나를 보곤 체념한듯 걸어가기 시작했다







카운터의 알바생...커피숍안에 있던 손님들...모두의 눈길이 금비에게 집중되는건 순간이었다







그나마 내차가 커피숍 바로 앞에 있었다는게 금비에게는 작은 위안거리라도 되었을까?







키를 받아든 그는 익숙하게 골목 골목을 빠져나가더니 그다지 고급스러워 보이지는 않는 한 모텔앞에 차를 주차 시켰다







그라면 원래 그런거라고 생각하는건지...아니면 그런 커플들만 오는 모텔인건지 이상할정도로 모텔 조바는 금비에게 아무 관심도 두지 않는듯 했다







" 여기 내가 벌써 한 일년 넘게 단골로 애용하는데야...이미 에쎄머들 사이에선 꽤나 알려진 곳이라 편한점이 많아 2층이니 계단으로 올라가자 "







그는 머뭇거리는 금비를 떠밀어 맨 앞에 앞장 세웠다







그리고 자신은 그 바로 뒤에...내가 맨 마지막이었다







에쎄머들 사이에선 친구의 여자라도 막 다루는게 보통인건지...그는 도무지 거리낌이 없었다







앞서올라가던 금비의 짧은 치마는 안그래도 속이 보일듯 말듯 아슬아슬 하건만 그는 언제 꺼내었는지 알루미늄으로 된 안테나 같은걸 뽑아들고는







앞에서 올라가는 금비의 치마자락을 확 들쳐버렸다







" 핫 " 금비는 깜짝 놀래 헛바람을 들이키며 본능적으로 치마를 내리려 했지만 이미 허리위까지 들려버린 치마는 안테나에 걸려 내리기도 쉽지 않았다







" 아아 獰楮?뭘 가리고 그래 ... 그런데 이건 뭐지? 신성한 에뼈?즐기러 오면서 이 팬티는 도대체 뭡니까? 복장불량인걸? "







" 패...팬티는 입어도 된다고 했어요 "







" 음...확실히 하고 넘어가야겠네...내가 듣기론 오늘 나한테 선물주는거라고 들었는데...석준아 맞는거냐? "







" 흠...그래 "







" 그럼 이제부터 내가 좀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도 되는거지? "







" 어...뭐 그러던지 "







" 아...고상한 아가씨 들으셨죠? 아마 석준이 섭인 모양인데 지금부터 잠시동안은 제가 주인이 될테니 고분고분해 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군요 "







" 네? ... 네에... "







" 그럼 음란하게 젖어서 벌렁거리는 보지를 상상하던 안구에 쓰나미를 몰고온 죄에 대한 첫번째 벌을 내리지요....여기서 옷을 다 벗고 방까지 갑니다 실시 "







" 네? 여기서요? "







" 빨리 하는게 좋을거에요...이 모텔은 3층까지뿐이라 계단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꽤 많거든요 흐흐







금비는 잠시 당혹스런 표정이었으나 곧 입술을 깨물고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옷이래야 블라우스와 치마...그리고 팬티뿐이었으니 시간 걸릴건 없었다







" 흐음...제모도 안되어 있고....기본이 많이 부족한걸? 석준아 아직 조련이 덜 楹ず릿? "







" 조련은 개뿔...내가 무슨 에쎄머야? 그냥 따지지 말고 갖구 놀아 난 구경만 할테니까 "







금비는 발가벗은채로 종종거리며 빠르게 룸앞으로 갔지만 키는 어차피 그가 가지고 있었고 그는 문앞에서 두리번거리는 금비의 모습을 즐기기라도 하듯 느릿느릿 팔자걸음을 이어갔다







일단 방안에 들어오자 그래도 조금은 안심이 되었는지 금비도 다시 예의 그 냉정함을 찾아가고 있었다







난 한쪽에 구석에 있는 쇼파로 가 담배를 한대 피워물었다







이제부터 어떤 그림이 펼쳐질것인가....내심 기대가 생기지 않았다면 거짓말인테지만 사실 아직도 마음 한쪽의 찝찝함은 남아 있었다







의외인것은 그의 행동이었다







방에 들어올때까지는 거칠것 없이 금비를 가지고 놀던 사람이 방에 들어와 침대앞에 서 있는 금비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잠깐 만져보고는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듯한 표정으로 말이 없었다







" 자...그럼 어디 우리 고상한 아가씨 몸매를 잠깐 감상해 보실까나... "







모텔방의 한쪽 벽에는 옷걸이가 있었는데 양팔을 벌린 길이정도의 옷걸이 양쪽 끝에는 옷걸이가 안 어울리는 둥근 고리가 부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마치 자기방처럼 익숙하게 금비를 옷걸이 앞에 세우고는 가방에서 끈을 꺼내어 순식간에 양쪽 손목을 벌려 고리에 묶어버렸다







그리고 금비의 눈에는 검은 안대가 씌워졌다







그렇게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채로 양팔을 벌린채 두남자의 눈요기거리가 되고 있었다







" 아아...그렇게 어색하게 서 있으면 그림이 안 살잖아요? 다리도 좀 벌리고...그래야 재대로 몸매감상을 해줄수 있겠지요? "







다리까지 벌리고 선 금비...어차피 손은 묶여 있으니 누군가 만지거나 추행한다고 해도 반항도 할수 없는 자세였다







그러나 뭔가 금방 벌어지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는 내 맞은편 쇼파에 앉아 담배를 한대 꺼내 물었다







적막감....조용한 실내는 참기 힘들정도로 무거운 적막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두 남자의 후우 ~ 내뿜는 담배연기 소리뿐....







그렇게 둘다 담배를 다 피워갈때즈음...금비가 참기 힘들었는지 아랫입술을 깨물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면...살짝 부들거리며 몸이 떨리는것 같기도 하고...







아...이것도 뭔가 하나의 행위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세워놓고 부끄러워 하는 여자를 감상하는게 즐거운건가? 나는 답을 구하기라도 하듯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기대했던 표정은 아니었다...뭔가 실망한듯한...의아한듯한 표정이기도 하고...







긴 침묵은 안대 밑으로 금비의 눈물이 흘러내릴때쯤 그에 의해 깨어졌다







" 야 석준아 ... 솔직히 말해봐 저 여자 섭 맞냐? "







" 섭? 그게 뭔데? "







" 에쎄머 맞냐고... "







" 에쎄머? 아닌데? ... 쟤 좀 또라이긴 해도 걸레는 아냐 ... 섹스도 나랑 첨 한 애야 "







" 후.....근데 왜 나한테 준거냐? "







그는 표정은 약간 화가 난듯한 표정이었다







" 그냥...쟨 내가 시키는건 뭐든지 하기로 했거든...형이 재 괴롭히는거좀 보고 싶어서 "







" 너...뭔가 착각하고 있나본데...에쎄머는...榮?..하여간 난 간다 "







" 아...씨발 뭐야 전에 나 불러서 구경하랄땐 별짓 다하더니 왜 못하겠다는건데 "







" 야 이 개새끼야 에뼈?장난 치는걸로 보였냐? 즐기지도 않는 여자 묶어놓고 패면서 흥분하는 미친놈으로 보였냐? "







" 뭐 그런거 아냐? 여자 묶어놓고 채찍질 하는거 좋아하더만 "







" 뭐 이런 싸가지 없는 새끼가...너...잘 들어 에뼈?이해하든 안하든 그거야 니 마음이지만 에쎄머들을 미친놈 만들지는 마







정신적 교감도 없는 상대한테 채찍질 하는건 에쎄머가 아냐 미친놈이지 ... 너 앞으로 다신 나한테 연락하지마 "







그는 마치 나를 치기라도 할듯 노려보다 욕설만 퍼붓곤 가방을 들고 나가버렸다







젠장....도대체 뭐가 마음에 안들었다는건지...같은 변태끼리도 이해할수 없는 코드가 있는건가 싶은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금비는 아직도 벽에 묶인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의자를 금비 바로 앞에 끌어다 두고 앉았다







이런 환상적인 몸매의 미인을 묶어놓고....정신적인 교감이 없으니 플레이를 안하겠다?







그럼 전에 채찍질 당하던 여자는 무슨 채찍 맞으면서 사랑이라도 느낀다는건가?







그냥 이렇게 나 하고 싶은대로 괴롭혀 주면 되는거 아냐?







난 예고없이 금비의 양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꼬집었다







" 아악 ~ " 아마도 아픔보다는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움에 놀라서 터져나온 비명일것이다







또 잠시 손을 대지 않고 있으니 금비의 몸은 다시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이번엔 손가락을 굽혀 버어진 다리사이로 집어 넣었다







다리에 손이 닿지 않게 정확히 보지앞으로 가져다 대고 손가락으로 공알부분을 튕겼다







" 아욱 ~ " 금비의 몸이 다시금 바짝 긴장을 하며 비명이 터져 나왔다







생각보단...재미 있네 뭐...







난 잠시간의 차이를두고 간헐적으로 그녀의 몸 여기저기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녀는 깜짝깜짝 놀라며 비명소리를 토해 내었다







그러나 그짓도 조금 하고 나니 슬슬 질리기 시작했다







" 아...여기 203호 인데요...맥주좀 주세요 "







얼마 안 있어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났다







" 열려 있어요 "







" 네 맥주 가져왔습니다 "







" 저기 테이블 위에 좀 갖다 줘요 "







금비는 들어오는 입구쪽의 벽에 묶여 있었고 테이블은 그 앞을 지나 베란다쪽에 있었다







조바는 들어오면서 알몸으로 묶여있는 금비를 보고 잠깐 움찔 하기는 했지만 곧 내색하지 않고 테이블에 맥주를 내려 놓았다







" 아...물어볼게 있는데...저기 옷걸이에 고리...일부러 이렇게 하라고 달아 놓은건가요? "







" 오늘 처음 오셨나봐요? 네 손님들이 벽에 뭐좀 묶을게 있는면 좋겠다고 하셔서 일부러 달아 놓은겁니다 "







" 아....그럼 보통 여기는 저렇게 묶어 놓고 노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네요 "







" 글쎄요 뭐 손님들마다 취향이 틀리시니까요 ... 그런데 여자분 몸매가 장난이 아니네요 "







말을 섞기 시작하자 편해졌는지 조바가 금비를 한번 쓱 훑어본다







" 뭐 아까 같이 왔던 형 말로는 여기 에쎄머들 사이에선 꽤 이름 있다면서요...저런거 자주 안 봐요? "







" 뭐 아무래도 구경이야 자주 하긴 합니다만...이렇게 멋진 몸매는 참 오래간만인데요....부럽습니다 하하 "







" 부럽긴 뭘...아...팁이라고 생각하고 한번 만져보고 싶으면 만져 보세요 흐흐 "







" 아 그래도 될까요? 그럼 잠시 실례 하겠습니다 "







금비는 남자들의 대화를 듣다가 입술을 꼭 깨물고 다가올 손길을 감당할 준비를 하는듯 했다







조바의 손길은 난폭하다거나 괴롭히려는 의도는 없는듯 했다







그저 마치 공원에서 조각상을 만져보듯 몸 전체를 어루만져보고는 보지에 잠깐 손가락을 집어넣어 희롱하는 정도였다







" 덕분에 호강했습니다...몸매가 탄력도 아주 좋네요 ... 그런데 아직 조련은 시작이신가봐요? 이렇게 긴장하는 여자분들이 조련하는 재미는 있죠 하하 "







도대체 조련이 뭐야? 조련이란걸 잘하면 반응이 틀려지기라도 하는거야?







조바까지도 이해하기 힘든말을 던지곤 나가버린다







금비에게 다가가 아래로 손을 뻗어 만져보았지만 물기는 전혀 없었다







이 여자는 불감증인가? 마음이야 어떻든 남자들이 그래 돌아가며 주물러 대면 몸은 젖어야 되는거 아냐?







결국 그날도 별다른 재미도 흥분도 없는 그저그런 찝찝함만이 남는 기억이 되어버렸다











하늘이 자꾸만 옆으로 내려 오려 한다







땅은 자꾸 올라가려 하고....속에선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퍼부은 술들이 나가겠다고 아우성을 친다







금비...그년만 만나고 나면 이렇게 기분이 더러워져 과하게 술을 마시게 된다







도대체 왜일까....그 예쁜 얼굴에...그 섹시한 몸매에...더군다나 내가 시키면 시키는대로 뭐든지 하는 여자...







그런 여자를 만나고 나서 이렇게 기분이 더러워진다는건....







답은 알고 있다...그녀는 내게 복종한다지만...난 그녀를 마음대로 할수 없다는걸 이미 깨달았기 때문이겠지....







- 쿵 - 무언가가 내게로 와서 부딪혔다...그리고 난 그걸 깔고 넘어졌다







" 꺄악 ~ "







" 아 이 새끼 뭐야.... "







난 일어서려 해도 일어날 힘도 없었고...내 밑에 깔린 여자는 소리를 지르며 남자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퍽...한대....퍽...두대...그녀의 남자친구가 내 옆구리를 발로 차고 있다







정말 술이 많이 취하긴 많이 취했나보다....옆구리를 얻어 맞고 있다는건 알겠는데...별로 아픔은 느껴지질 않았다







여자는 계속해서 소리를 질러댄다....시끄럽다...







" 이 씨발년 조용히 안해...시끄럽게... "







아래에 깔려있는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따귀를 날리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에 얼굴에 느껴지는 묵직한 타격감이 먼저였다







목이 뒤로 꺽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등에 닿은것이 땅인지 벽인지 모르겠지만 .... 그리고 내 얼굴에 날라 드는것이 발인지 손인지도 모르겠지만...







정신없는 와중에서도 뭔가 얼굴에서 터졌다는 느낌과...앞이 캄캄해 진다는 느낌도 들었다











내방? .... 은 아닌것 같다







난 딱딱한걸 싫어해서 이렇게 딱딱한 매트는 쓰지 않으니까....







그렇다고는 해도....모텔이라고 생각하기에도 내가 누어있는 이 침대는 정말 딱딱한것 같다







눈을 떠 사방을 살펴보려 했지만 눈이 떠지지 않는다...아직 꿈인건가...가위를 눌리는걸까...







정신이 조금 드는가 싶더니 통증이 밀려온다...두통....인지....아닌지도 모르겠지만...머리 전체가 깨지는듯한 느낌....







손으로라도 눈꺼풀을 들어 올려야 앞이 보일려나....얼굴에 손을 가져갔고....얼굴에 만져진건 머리 전체를 둘둘 감아놓은 붕대였다











" 일단 안구에 박힌 파편들은 모두 제거를 했습니다만....경과는 지켜 보아야 할것 같습니다 "







아직도 세상은 캄캄한 암흑인데 목소리만 들려온다







미친놈이 내 얼굴을 형광등으로 조졌댄다







형광등이 터지면서 파편들이 얼굴은 물론이고 눈동자에까지 다 박혀서 그걸 다 빼내는데 5시간이 걸렸단다







솔직히 믿어지진 않지만....아까 간호사 이야기나...그리고 지금은 의사라고 하는 남자 목소리나....이게 사실은 사실인가보다







" 그럼...다 나을때까지는 이렇게 계속 붕대를 싸매고 살아야 하는건가요? "







" 네...그렇지만 그리 오래는 안 하셔도 됩니다 상처가 많긴 하지만 큰 상처들은 아니라서 한 보름정도면 다 아물것입니다 "







" 보름이라....졸지에 보름동안 장님 신세가 되겠군요 하하 "







의사라는 양반....너무 목소리가 침울하여 듣고 잇는 내가 다 침울해 질 지경이었다







뭐 그정도는 개의치 않는 다는듯 호탕하게 한번 웃어 주었다







교통사고 같은걸로 몇개월 몇년...아니 평생을 병원에서 사는 사람도 있는데 보름정도야 뭐...







" 아....그게...말입니다...지금 환자분의 안구는 파편은 다 제거 하였지만 이미 안구의 제 기능은 상실한 상태입니다 "







" 안구가 제 기능을 상실했다....뇨? 그게 무슨 말이죠? "







" 그러니까....그대로 잘 아물어준다면 모양은 유지될수 있겠지만...이미 시력은 잃으신 상태입니다 "







" 시력을 잃다뇨? 내가 장님이 된다는건가요? 평생을? "







" 아...안구만 손상 되었지 시신경은 피해를 입지 않았기때문에 이식을 하게 되면 가능성은 다른 분들보단 높습니다 "







" 이식? 안구이식? "







" 네...요즘은 장기기증을 하는분들도 많아서 운이 좋으면 조건이 맞는 안구를 빨리 받으실수도 있으니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











평생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상황이 내게 닥쳤다







장님...평생을 손으로 더듬거리며 살아야 한다는건가?







어떻게 이런일이 나에게 일어날수 있는거지?







병원에 입원한지 삼일째....아직도 이게 꿈이 아닐까 싶고 현실이 믿어지지는 않았지만...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통증이 오히려 이것이 현실임을 자각시켜주고 있었다







" 세탁실에서 환자분 옷에서 나왔다고 올려보냈네요 환자분 옷에 들어있던 핸드폰이래요







응급상황이라 미처 우리가 챙기질 못 했었네요 ... 배터리가 얼마 안 남았는데 충전기를 가져 오셔야 할거 같아요







우선은 직원실에 있던 공용충전기를 꽂아 둘테니 나중에 충전기 가져오시면 돌려주세요 "







" 아...네...고맙습니다.. "







" 부재중 전화가 많이 와 있네요...금비라는분...애인인가보네요 빨리 연락해 주셔야 할거 같아요 걱정이 많을텐데 "







" 아...네... "







" 차키랑 지갑은 서랍속에 넣어 두었어요 "







" 아...네... "











일주일....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것 같다....







그동안에도 금비는 계속 전화가 왔었지만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일주일을 병원에 있으면서 깨달은건....내게 전화를 하는 사람이 금비 뿐이라는것이었다







간호사가 신청하면 집에 사람을 보내어 필요한 물건...예를 들면 속옷 이라던지....를 가져다 준다고 했다







속옷을 강조하는걸 보니 일주일간 씻지도 않은 몸에서 냄새라도 나나보다







" 여보세요 "







" 어머....석준씨....어떻게 된거에요....전화도 안 받고... "







" 그럴일이 있었어 "







" 전...석준씨가 이제 제 전화 안 받기로 했나 하고 얼마나 걱정했다구요 "







" 뭐 자세한 사정은 만나서 이야기 하고...여기로 좀 와야겠다 "







" 언제요? 거기가 어딘데요? "







" 동부병원 705호실이야 내일 오던지 오늘 올수 있으면 오늘 와두 좋구 "







" 병원요? 석준씨 다친거에요? 어쩌다 다친거에요? 괜찮아요? "







" 아 와보면 알거 아냐....언제 올래 "







" 지금 당장...아...아니다...저녁에...빨리 갈게요 "







" 그래 알았다 "











전화속의 금비는 큰일이라도 났다는듯 울먹거리고 있었지만....역시 병원으로 찾아온 금비는 차분했다







" 어떻게...된거에요? "







" 사고가 좀 있었어... "







" 괜찮은건가요? "







" 괜찮....지는 않고...뭐 안구가 어쩌고 저쩌고 하더군... "







" 무슨 말이에요? "







" 장님이 된거래...빌어먹을...이제 니 끝내주는 몸매 감상도 다 한거 같군 그래 "







" ........... "







" 오늘 할일은 간단해...서랍에 보면 내 차키가 있을거야 중고차 업자한테 전화해서 차좀 팔아 "







" 저...그런거 할줄 몰라요 "







" 몰라도 돼 벼룩시장 같은거 보고 전화하면 업자가 다 알아서 해줄거야 등록증은 차에 있구







인감이나 등본 같은건 내방 책꽂이에 보면 파란 화일이 있어 거기 몇장씩 있으니까 필요한대로 줘 "







" 네....그리고요? "







" 내방에 가서 속옷이랑 옷 같은거 알아서 좀 챙겨오고 ... 골목길이라 주소로 찾기 힘들테니 동네 치킨집 같은데서 물어보고 가 "







" 네... "











미처 몰랐었다







매일 드나들며 눈감고도 갈수 있다고 생각했던 집이건만...







난 금비의 손을 잡고 한걸음 한걸음 어렵게 발을 내 딛으면서도 두번이나 넘어진후에야 집안으로 들어올수 있었다







보름이면 될거라던 의사 말과는 달리 병원에서 한달을 지내야 했고...







금비는 애초의 약속과는 달리 이삼일에 한번씩 들려 뒷수발을 해주었다







물론...그동안에도 금비와의 전화통화 역시 계속 이어졌다







인간은 간사한 동물이라고 했던가...







한달에 두번 만나 특이한 짓거리를 한다는 생각에 귀찮아 하며 받아주었던 전화였지만







막상 캄캄한 세상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금비와의 전화통화는 내게도 이젠 꽤나 즐거운 일이 되어버렸다







전화하는 금비도 처음에 슬퍼했던것과 달리 이제는 꽤 명랑하게 돌아왔다







" 야 너는 몇일 슬퍼해주는척 하더니 이젠 슬프지도 않냐? "







" 뭐가요? 석준씨 병원에 있으니까 전화도 잘 받아주고 오히려 더 좋은데요 헤헤 "







" 그래...뭐 니가 뭘 알겄냐....젠장..."







" 제가 뭐 알아야 될게 있어요? 뭔데요? "







" 니가 이렇게 답답하게 병원에 갇혀 있는 심정을....아니다 榮?..이건 정말 당해 봐야만 알겠다 "







" 헤헤...곧 퇴원한다면서요...너무 걱정 마세요....아마 곧 안구도 기증 받아서 세상도 새로 볼수 있을거에요 "







" 말대로 쉽게만 되면 뭐가 문제겄냐... "











금비가 집에 오는날도...별 다른 일들은 생기지 않았다







금비는 묵묵히 청소를 하고 내가 챙겨먹기 좋게 먹을거리를 준비해 냉장고에 넣어두고...







일주일간 쌓인 빨래를 들고 나가 동네 빨래방에서 빨아오는등....그저 가정부랄까...







두달...석달...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장님이라는 세상에의 적응도 되어가고 마음도 점점 편안해 지기 시작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세상....은 금비와 나를 점점 더 가깝게 만들어 주었다







전화기에 물을 쏟아서 먹통이 되어버렸다







금비가 와서 AS를 받아줄때까지 사흘동안 금비와 통화를 못했는데...







너무나 금비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그것이...텅빈 캄캄한 세상에 나혼자 있다는 두려움이나 혹은 외로움때문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오랫만에 마신 술에 취해서일지도 모르지만...







난 사흘뒤 비가 오던 밤에 금비와 통화하면서 사랑한다고 말을 했던것 같다







더 많이 통화하고...더 많이 이야기 하고 싶었다







그러나 금비와의 통화는 그다지 오래 이어지진 않았다







언젠가 금비에게 직업이 뭐냐고 물으니 그녀가 했던 말...







" 나중에...저를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사랑하게 되면 저에 대해 이야기 할게요







지금은 그냥 석준씨가 저한테 가지고 있는 신비주의...계속 유지하고 싶거든요 헤헤







그냥 단 한가지....굉장히 바쁜 여자에요... "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통화가 10분 20분을 넘어가면 그녀는 바쁜일이 있다며 전화를 끊곤 했다











이제 내게 남은 과제는 금비를 치료하는것이었다







전화로는 사랑을 속삭이고 애교도 떠는 금비였지만...







집에 찾아와서는 여전히 묵묵히 자신의 할일만 하는 여자...







침대에 누우라니 말없이 누었고...안았을때도 통나무 마냥 뻣뻣하게 있을뿐이었다







" 금비야...사랑해 "







" 누구를요? "







" 누구라니...금비 너를 사랑한다구 "







" 말했잖아요...전 다중인격이라고...전화하는 금비는 석준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전 석준씨 사랑하지 않아요...분명히... "







" 그거...어떻게 고쳐야 하는건데? 너 스스로 고치고 싶은 생각 안해봤어? "







" 고친다...아마 못 고칠거에요...그냥...하던대로 하세요...섹스하고 싶으면 섹스하셔도 돼요 "











그녀와 섹스를 하고 싶진 않았다







적어도 자신은 전화하는 금비와는 전혀 다른 인격체라며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여자와 섹스를 하고 싶진 않았다







금비를 낫게 해주고 싶었다...











" 지금까지 그 금비라는 여자....아니다 둘이니까 뭐라고 해야 하냐...그래 너가 만나는 금비.. "







" 응 "







" 너가 그여자한테 했던 행동들 생각해보면 당연히 그 여자는 너 안 좋아하는게 정상이잖아 "







" 그렇지만 전화로는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라니까 "







" 아씨...둘이 틀리다매...다중인격이라매 "







" 임마 니가 아니라매....해피...뭐 라고 니가 그랬잖아 "







" 글쎄 그거라구 하기에도 뭔가 안 맞다니까....하여간에 각설하고...요는 그거 아냐...금비가 널 사랑하게 해 달라 "







" 응...나한테 오는 금비도 날 사랑하게 해 달라는거지 "







" 그래 그러니까 둘다 널 사랑해야 되는데 하나는 널 사랑 안한다는거 아냐 "







" 그렇지 "







" 그럼 그 남은 금비도 널 사랑하게 행동을 해봐 "







" 무슨 행동? "







" 뭐 그런거 있잖아...집에 오는날 니가 손수 맛있는 식사라도 차려준다던지... "







" 야 눈도 안 보여서 걔가 해놓는거 전자렌지에 데워 먹기만 한다니까 "







" 그러니까 임마...감동을 주란 말이지...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날 위해 준비를 했구나...뭐 그런거 있잖아 마 "







감동...감동이라....그런데...난 눈 멀쩡할때도 내손으로 뭐 해먹어본적이 없는데...뭘 해야 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 있는게 없었다







결국 고민끝에 생각해 냈다는게 과일이었다







얼마나 좋은가...깍아서 자르기만 하면 되는거니...







마트에 전화해서 사과와 배 를 주문하였다







접시는....어디 있지...싱크대를 더듬거리며 한참을 찾은후에야 금비가 씻어서 정리해둔 접시를 하나 찾았다







그다음에....칼...과도가...있었나?







어딘가에 있긴 있는거 같다....전에 금비가 한번 과일을 깍아준적이 있었다







그때....서랍 여는 소리가 나는거 같았는데....







싱크대 서랍을 열어 안을 더듬거려 봤지만 칼 같이 생긴건 집히지가 않았다







가만있자....예전에 칼꽂이가 생겨 어딘가에 놔뒀던거 같은데....







내가 생각했던 자리를 더듬어 보았지만 금비가 다른곳으로 치웠는지 잡히지가 않는다







싱크대 위의 찬장을 열고 손으로 휙휙 휘저어봤다







이 비닐은 뭐지....아...1회용컵이구나...이건...통조림이구....







그 순간 뭔가가 손에 걸려 넘어지는 소리가 나고...







의아해 할 시간도 없이 난 허벅지에 느껴지는 통증에 비명을 질러야 했다







칼...손으로 만져보니 예전에 참치집에서 일하던 동생넘이 선물이라며 가져다 주었던 사시미칼이었다







얼른 칼을 빼내었지만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뜨뜻미지근한 피가 느껴진다







붕대...붕대가 어디 있지...얼마전에 금비가 구급셋트를 사왔다며 어딘가에 두었다고 했는데...무심결에 흘려 들어서 어디에 두었다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결국 내가 도움을 요청할곳은 119밖에 없었다







그리고 역시 병원에서 나를 부축해 집으로 데리고 와줄 사람은 금비뿐이었다







“ 과일 별로 안 좋아 하잖아요 왜 위험한짓을 하고 그래요 ”







“ 그게...너한테 뭘 해주고 싶었는데...과일은 깍아줄수 있을거 같아서... ”







“ 석준씨랑 안 어울려요...그런짓 하지 마요 ”







젠장....감동은 개뿔....그녀의 목소리에는 왜 오는날도 아닌데 불려나와 이런 수고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듯한 짜증만 잔뜩 묻어 있었다







그냥 확 벗기고 섹스라도 할까...계속 하다보면...몸정이라도 들지 않을까...







그럴 리가 없다는건 이미 알고 있는 얘기였다











“ 왜 그랬어요....답답해도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







“ 뭘 조금만 참아...정말 방법이 없는거야? 난 널 사랑하는데...너도 날 사랑한다면서 왜 못 고치는건데... ”







“ 조금만...조금만 기다려줘요...조금만 기다리면....우리 만나서도 사랑할수 있을거에요... ”







“ 세상에 장님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안구기증? 그거 차례 기다리다가 늙어 죽을걸? ”







울컥 하는 마음에 금비와 전화를 하면서 짜증만 내고 있었다...







그리고 금비는 아무말 없이 흐느껴 울기만 했다











그때문이었을까?







전화하는 금비도 조금씩 변해 가는 것 같았다







금비와의 통화는 점점 내가 더 자주하게 되었고...







그나마도 내가 먼저 전화 했을때는 거의 바쁘다며 1분을 못넘기고 전화를 끊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고 어느날인가....언제나 오래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받던 금비가 전화를 안 받기 시작했다







초조한 마음에 계속해서 몇 번이고 재다이얼을 눌러 댔지만 금비는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금비가 오기로 했던날 .... 불안한 예감대로 금비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냥 이렇게 끝나는거였나...







일주일동안 재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손에 쥔 전화기가 울기만 기다렸다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금비가 들어 설것만 같았다







그리고 밤새 잠을 설치다 잠깐 잠이 들었나 싶은 아침...자면서도 손에 쥐고 있던 전화가 울기 시작했다







“ 여보세요? 금비니? ”







“ 아...여기...병원입니다 ”







“ 아...예... ”







“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







“ 아...예...뭐 그럭저럭... ”







“ 기쁜 소식이 있어서 전화 드렸습니다....안구기증을 받으셧어요 ”







“ 네? 정말요? 어떻게 제 차례가 이렇게 빨리... ”







“ 아...차례와 상관 없습니다 강석준씨 지명으로 기증된 안구라서요 ”







“ 지명이요? 누가 절.... ”







“ 그건...익명으로 해 달라고 했기 때문에 말씀 드릴수가 없습니다 다만...안구가 한쪽밖에 없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







한쪽이든 두쪽이든 그건 중요한게 아니었다







어쨌든 볼수만 있으면 되는거니까...







수술실에 들어갈때까지 이 기쁜 소식을 알려주기 위해 금비에게 계속 전화를 했지만 여전히 금비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수술이 끝나고 입원실에 누워서도 난 계속 금비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금비는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았다











“ 자 이제 붕대를 풀게요....수술은 아주 잘 되었으니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보시는데 큰 문제는 없을거에요 긴장 푸시구요... ”







의사는 말로는 긴장하지 말라면서 정작 자신이 더 긴장한 듯 조심조심 붕대를 풀어 나갔다







마지막 한 꺼풀의 붕대가 풀렸을 때...난 정말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분명 붕대는 다 풀려나갔지만...눈앞은 여전히 검은 어둠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 안보여요...젠장...아무것도 안 보인다구요 ”







“ 아아...진정하세요...아직 적응이 안되서 그래요...편안하게 눈을 떠 보세요...의식적으로 초점을 맞추어 보세요 ”







초점? 뭐가 보여야 초점을 맞추지...이런 돌팔이 같으니...어...그런데 저건....







빛이었다...희미한 빛무리가 마치 불빛을 보고난뒤 눈을 감았을 때 마냥 눈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빛무리는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그리고 눈이 부실정도로 커진 빛무리에 다시 눈을 감고 말았다







눈을 감아도 눈앞의 빛무리는 없어지지 않고 계속 일렁였다







그리고...마침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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