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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 3부5장(2)

관리자 0 2928




“미안해요…”


하지만 마음을 닫은 유미는 생기 없는 표정으로 바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훈아.. 이제 그만해… 더 이상… 유미 선배한테.. 이런 짓… 하지 말아줘..”




“무슨 헛소리야?”




지금까지와는 달라진 차가운 지훈의 말투였다. 윽박지르는 듯한 어조였다.




“잘들어 이 미친년아.. 이게 어디서 갑자기 착한 척이야 착한 척은.. 네년도 원했었잖아.. 아주 남자 밖에 모르는 암캐년으로 만들어 버리라고.. 너도 공범이야 이년아.. 이제와서 뭐? 너만 홀랑 빠지겠다고?”




“… 이.. 이러면… 아… 안돼.. 지훈아.. 제발… 이 대로면… 선배는.. 마.. 망가질 뿐이야..”




“뭐가 어쩌고 어째?”




지훈의 짜증이 터지고 말았다.




“야.. 이제 됐어.. 일어나!”




지훈의 지시대로 유미가 비틀거리며 일어서자 가지고 있던 코트를 유미에게 건냈다.




“너 잘들어.. 너까지 날 배신하겠다 이거지? 그래? 하여간에 계집년들이란.. 아주 낯짝하나 변하지 않고 사람을 배신하는 것들이라니까! 이래서 계집년들을 못믿는 거야.. 뭐 여튼.. 잘 들어.. 더 이상 넌 상관하지 마! 혹시라도 누구한테 불기라도 해봐. 네년도 이년이랑 똑같이 만들어 줄 테니까.. 알아들어!?”




유미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 지훈은 지혜의 옆을 지나 지금까지 걸어온 복도로 되돌아 걸어가버리고 말았다.




“제발.. 이제 그만해줘.. 부탁이야…”




하지만 지훈은 멈추지도 돌아보지도 않았다.




“놀고 있네? 네년 때문에 흥 다 깨지고 말았어 이년아.. 이대로 자리를 바꿔서 다른 데서 갖고 놀 거야 이년아.. 아 맞다.. 모르는 새끼한테 그냥 던져주는 것도 재밌을 거 같은데… 왜? 네가 대신할래? 푸하하하하”




두 사람의 모습이 복도 저편으로 사라지고 나서도 지혜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혜는 치밀어오르는 욕지기에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울면서 바닥에 그렇게 주저앉아 있었다.




유미선배가.. 나 때문에.. 어쩌면… 어쩌면 좋아요.. 희성 오빠…








뒷골목에 있던 낡은 러브호텔에서 3사람이 마주했던 그날 이후로 벌써 2주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 진의는 알 수 없었지만 희성은 약속대로 2일에 한번만 유미를 불러내고 있었다.




“자.. 오늘은 뭐하고.. 놀까…”




지훈이와의 날이면 지훈의 행동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만 갔다. 유미는 그런 지훈의 행동에 저항조차 못하고 끌려가고만 있었다. 마음을 닫은 채 그저 쾌락만에 몸을 맡기고 시간이 그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사이엔가 그런 방법을 체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훈의 호출이 없는 날이면 그 누구와도 얼굴을 마주치는 일이 없이 하루 종일 희성의 집에서 지내왔었다. 연말이 다가와 휴강이 많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청소를 하거나 빨래를 하거나 희성의 책상에서 책을 읽거나 하며 지내왔다. 유미가 그렇게 집에 있는 날이면 희성은 집에 오지 않았었다. 그날 이후로 한번도 얼굴을 마주하지 못했었다. 깊은 상처를 주고 말았기 때문에 얼굴을 마주하기가 두렵기도 했지만 보고 싶은 생각도 간절했다. 용기를 내어 연구실에 들러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출장으로 희성은 부재중이었다. 희성으로써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아 보였다.




그래.. 희성인 책임감이 강하니까… 하지만 무리하지는 않길 바래.. 적어도 희성의 꿈만큼은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와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해 보이기는 했지만 유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심한 상처를 주고 말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미에게 있어서는 굴욕적인 생활과 정숙한 생활들이 반복되는 기묘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어제도 유미는 희성의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었다. 하루 종일 사전을 들고 원서를 읽었다. 돌아올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면서 2인분의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던 침대에 누워 잠이 들고 말았었다. 그 다음날 어렴풋한 잠결에 익숙한 온기를 느꼈다.




“…응?”




생각지도 못했었다. 눈을 뜨자 남자친구가 옷을 입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푸석푸석한 열굴로 바로 옆에서 낮게 코를 골고 있었다. 2주만의 재회였다. 희성의 손이 유미의 옷깃을 가만히 잡고 있었다.




‘희성아…’




기뻤다. 참을 수 없을 만큼 벅차올랐다. 아직 자신은 버려지지 않았었다. 희성의 깊은 마음 씀씀이가 새삼스럽게 크게 느껴졌다. 유미가 끌렸던 희성이만의 매력… 무엇보다도 자신에 대한 희성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은 희성이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의 마음과 몸이 마치 남자친구를 향한 마음과 남자친구가 아닌 다른 남자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는 몸으로 나뉘고 만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마음은 희성을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훈을 만나게 되면.. 또….




애써 마음 깊은 곳에 감춰두었던 잔혹한 현실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그런 자신은 희성이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고 말았다.




남자친구의 뺨을 향해 뻗어가던 손을 다시 멈추고, 또 머뭇머뭇 뻗어갔다. 죽은 것처럼 잠들어 있는 희성의 뺨과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두눈에 가득 그의 잠든 얼굴을 담았다. 목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자신 따위는 그럴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가만히 일어나 아침을 준비해 놓고는 가만히 집을 나섰다. 먹어달라고는 바라지 않았다. 손도 대지 않은채 버린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저 그를 위해 만들어 줄 수만 있다면… 무엇인가를 희성이를 위해…




그렇게 남자친구의 곁에서 악마의 곁으로 가야만 했다. 지시받은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날 그의 집에서 지훈은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앞으로 날 만나러 올 때는 반드시 차고 오도록 해”




차가운 말과 함께 내밀어 진 것은 검은 가죽 목걸이었다.




“뭐.. 뭐야.. 이거? 시.. 싫어.. 이런 거..”




떨리는 목소리로 저항하는 유미를 내려다 보며 지훈은 가녀린 유미의 목에 손수 목줄을 채워주었다.




“역시 암캐한테는 목줄이 어울린다니까.. 뭐해.. 거추장 스러운 것들을 벗어버리지 않고”




그렇게 밤이 되고 유미는 학교까지 노출조교를 당하고 만 것이었다. 길었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었다.




“자.. 짖어봐. 암캐답게 엉덩이도 살랑살랑 흔들면서 짖어! 짖으라고”




언제나 들르던 녹지공원의 구석진 장소에서 벤치에 상반신을 걸치고 유미는 보기 좋은 엉덩이를 내밀고 있었다.




‘아음.. 끄..끝까지 닿는 거 같아.. 아아.. 너무해… 죽을 거 같아…’




보지물을 흘리고 있는 유미의 계곡을 향해 지훈은 딜도를 밀어넣고 있었다. 미친듯이 거칠고 격렬한 움직임이었다. 짜증을 풀어내기라도 하듯 용서없는 집요한 움직임이었다.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코트가 벗겨지고, 한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이미 몇번이나 딜도로 절정에 올랐었지만 지훈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빨간 리본은 이미 풀려버린채였다. 유미는 긴머리카락을 흐트러트린 채 몸을 떨고 있었다. 그리고 입으로는 신음소리조차 사람처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읏,, 멍..멍.. 머어엉~”




어둠 속에서도 유미의 새하얀 등이 뚜렷하게 보였다.




“흐읏.. 으응… 아응.. 아앗.. 멍.. 멍.. 아흥..”




쾌락에 빠져가는 유미와는 반대로 지훈의 눈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표정을 알 수가 없었다. 딜도를 잡은 손은 손목까지 젖어 있었고, 또 다른 손으로 멈추지 않고 유미의 클리토리스를 굴려대고 있었다. 쾌락은 이미 쾌락이 아니었다. 차라리 코통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온몸이 산산히 부서질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곳에서.. 이렇게.. 부끄러운 짓을… 누가…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이미 개발되어버린 몸은 스스로 타 올랐고, 감도는 높아져만 갔다. 아직 맛보지 못한 쾌락의 경지로 마음마저도 휩쓸려 떠내려 갈 것만 같았다.




더 이상 무리였다.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죽을 것만 같았다. 정말 죽을 것만 같았다. 지훈이에 의해서 조교되어 왔던 몸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탐욕스러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딜도를 받아들이기 쉽도록 스스로 엉덩이를 더 높이 쳐들고 있었다.




“우우웃~ 아응.. 멍.. 멍..멍.. 아흣.. 멍.. 멍.. 아으응”




유미의 온몸이 경직되고 무릎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등에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뺨을 벤치 등받이에 붙이고, 밀려오는 쾌락의 거센 파도를 받아들이기 위한 자세를 잡았다. 그 모습을 본 지훈이 딜도를 깊숙히 찔러넣고 손을 멈췄다.




“아직이야.. 더 크게 느끼게 해줄게”




“시… 싫어.. 싫엇! 멈추지.. 말아주세요.. 제발.. 제발…”




한겨울 공원에서 가로등에 알몸을 드러낸 채였지만 추위를 느낄 여유따위는 없었다. 온몸에서 풍기는 암컷의 색향을 뿌려대면서 유미는 암컷으로써의 본능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주인을 원하고 있었다. 유미의 머리속에서 희성의 존재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가슴속 깊은 곳으로 억지로 쑤셔넣어 버렸다. 다음날 아침이 되면 절망적인 혐오감에 또다시 빠져들 것을 알면서도 유미는 쾌락에 저항하지 못했다. 지훈이에 의해서 그런 몸으로 만들어지고 말았고, 피학의 기쁨을 뼈속까지 새겨버리고 말았었다. 쾌락의 노예일수만 있다면 충분했다. 그 밖의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싸..싸게 해주세요.. 제발… 부탁이에요.. 유미를… 유미를 싸게 만들어 주세요.. 미칠 거 같아요..”




“걸려들었군”




그렇게 작게 중얼거린 지훈은 마치 아이 같은 웃음을 띄우며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어이.. 암캐년이면 암캐년 답게 부탁해봐”




쾌감을 느낄 수만 있다면 아무리 부끄러운 일이라도.. 이제 어떻게 되어도 좋았다. 그저 느끼고만 싶었다. 더욱 더 강하게.. 어서…




“멍~! 멍멍멍! 멍멍멍!”




유미는 암캐가 짖어대는 것처럼 외치며 엉덩이를 크게 흔들어 보였다.




“그래 그래.. 잘했어”




연상의 유미를 마치 아이처럼 어르던 지훈이 바지를 내리고 자지를 꺼냈다. 검붉게 빛나는 자지를 엉덩이 사이에 가져다 대었다.




“어떻게 된 거야? 항상 해야할 말을 벌써 잊었나?”




“엉덩이.. 너.. 너무 좋아요.. 부탁드려요.. 유미의… 유..유미의 똥구멍에 넣어..주세요..”




한번에 찔러 넣었다. 그날 이후로 만날 때마다 지훈은 애널 섹스를 원했었고, 마침내 유미의 항문은 굵은 지훈의 자지를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익숙해져 있었다.




“아응.. 하아.. 아으응.. 부..부딪히는 게…느..느껴져요.. 하흑”




엷은 육벽을 사이에 두고 지훈이 자지는 위쪽에서 딜도는 아래쪽에서 서로 부딪히고 있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미지의 충격이 몸속 깊은 곳에서 머리끝까지 퍼져나가고 있었다.




“아응.. 너.. 너무 좋아요.. 이런 거.. 처..처음이에요.. 아으흑”




지훈의 자지가 유미의 보지를 꿰뚫을 때마다, 각도를 바꾸어가며 거칠게 박아댈 때마다 꼭감은 눈 안쪽에서 불꽃이 튀는 것만 같았다. 머리속이 온통 하얗게 변하며 의식이 흐려져갔다.




“아응.. 더.. 더 이상은.. 아.. 안돼.. 하으응.. 아흑.. 하아…하아..”




유미는 신음소리조차 흘리지 못했다.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이성이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똥구멍에 싸주지.. 너도 좋지?”




“아읏.. 네.. 조.. 좋아요..”




등 뒤에서 유미에게 올라타고는 아래를 향한 커다란 가슴을 주물러 대면서 목덜미와 귓볼을 빨아대고 있었다. 허리를 흔들면서 쫄깃한 항문의 감촉을 느끼고 있던 지훈이 몸을 일으켰다. 땀이 찬 허리를 두 손으로 잡고 자세를 잡은 지훈이 마음껏 거칠게 움직여가기 시작했다.




파고 들었다가 빠져나가고, 또 파고드는 자지의 느낌에 하반신이 저려왔다. 달콤한 불꽃은 자신도 어찌하지 못할 만큼 크기를 키우고 있었다. 죄악감따위는 언제부터인가 없어지고 말았다. 애널섹스가 주는 쾌감까지 이제 유미는 몸에 새겨넣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거 까지 알게 되면.. 더.. 더 이상.. 하지만… 이미…’




“간다..씨발년..”




“해주세요.. 아응… 아… 안에.. 뜨거운… 지훈이의 뜨거운 거.. 유.. 유미 안에,,, 자..잔뜩 싸주세요… 아응.. 너… 무.. 너무 좋아요.. 아응.. 미칠 거 같아요.. 더.. 더 이상… 아읏”




달궈진 철봉 같은 지훈의 자지가 꿈틀거리며 뜨거운 정액을 항문 깊이 싸넣는 것과 동시에 유미는 절정에 오르고 말았다.




“아흐흑~ 하앗!”




활처럼 휘어져 밤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는 유미의 눈동자는 이미 흐려져 있었다. 하지만 황홀함에 가득찬 표정이었다. 그렇게 하늘을 올려다 보던 유미는 천천히 벤치에 쓰러져 눕고 말았다.






“으..응?”




눈을 떴을 때 벤치에 누워 있는 유미의 몸에는 코트가 덮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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