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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 4부1장(2)

관리자 0 2658


“… 이게 전부에요”


희성이 알고 있는 전부를, 그 시작부터 어제밤의 충격적인 모습까지 남김없이 털어놓았다. 말하는 동안 슬퍼지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고, 후회가 밀려들기도 해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긴 듯 테이블 위에 올려진 손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으음.. 그래서…”




냉정하게 말을 시작한 것은 앞에 앉아 있던 여인이었다. 여전히 변함없는 직선적인 말투였다.




“속죄를 하기 위해서 그녀를 제물로 바치고 말았다는 거네. 그렇게 하고 자기만 도망쳐 나온 거잖아. 그걸로 다 끝난 거라고 생각해?”




“뭐..뭐라구요?”




희성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은.. 유미를 생각해서.. 그래서.. 자신은…




“… 그거 너.. 남자로써 최악이라는 거 알아?”




그렇게 덧붙인 여인이 와인잔을 비워버리고는 다시 잔을 채웠다. 그런 여인을 그저 노려보며 무언가 반박을 하려고 했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직선적으로 던져진 그 말에 마치 물벼락을 맞은 듯 했다. 아무런 말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그랬다… 자신은 자신만…. 그 괴로움으로부터 도망친 것이었다… 유미를 위해서라고는 했지만 사실은 혼자만 힘든척을 했을 뿐이었다.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던 사람을… 유미를 제물로 삼아… 최악이었다.




“그… 그러네요.. 최악이네요…”




희성이 말이 떨어지자 마자 여인이 한다미를 더 덧붙였다.




“잘 알고 있네. 그런데 그렇게 잘 알면서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게 더 안좋은 거라고”




인정사정 없이 치고 들어오는 말투였다.




“…죄송해요”




“뭐? 너.. 나한테 사과해서 뭐 어쩌자는 건데?”




“……”




어깨가 쳐쳐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여인은 그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 화나.. 여자친구 마음을 알아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자신만 피해자인척 해서는… 정말 짜증난다니까”




“하.. 하지만..나도.. 어떻게 해서든.. 유미를… 유미를 도우려고… 하지만… 하지만.. 유미가 날 속이고…. 설마.. 그 자식이랑 여행도 가고… 바.. 바람을 피웠다는 게…. 정말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어요… 충격이었거든요… 지금까지 난 유미를… 누구보다도 유미를…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어째서…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 자식을 모른 척 해왔던 내게.. 이건 당연한 벌이라고..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건데?”




여전히 차가운 말투였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웠으니까 버린다? 제물로 삼아서 던져버렸다? 결국 그 말이잖아”




“아니에요.. 그게 아니란 말이에요”




“뭐가 아닌데? 뭐가 아니라는 건데? 어차피 지금까지 그렇게 잘해줬는데도 왜 다른 남자랑 그랬는지 모른다는 거잖아? 착한 얼굴로 착한 척 하면서 잘해줬다는 것만으로… 하지만 말야 가중 중요할 때 단 한번의 잘못을 용서 못한다? 그런 게 잘해주는 거야? 그러니까 그 아이 기분 같은 건 결국 모르고 넘어가는 거라고”




“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가르쳐 줘 보세요? 난 모르겠거든요? 당신이 도대체 뭘 안다고 그러는 거에요?”




처음 만난 여인에게 그런 얘기를 들었던 탓에 그만 희성은 울컥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 여인인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




“그 아이가 왜 도망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일을 당하면서도… 도망치려면 도망칠 수도 있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따지는 듯한 말투였다.




“그.. 그건..그만큼 그 자식이 무서워서… 만약 유미가 도망가면.. 유미나 나에게 그 자식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그것도 있겠지만…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희성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눈을 피할 수가 없었다. 빠져들 것만 같은 강한 눈빛이었다.




“그건 그만큼 널 사랑해서라고”




“……!”




“네 말대로라면 그 아이는 네 여자친구니까,, 가장소중한 사람이니까 복수극에 휘말린 거잖아. 바꿔 말하자면 너한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 아니라면 걔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고. 하지만 걔는 그러지 않았잖아. 다시 얘기해서.. 걔한테 있어서는 도망간다는 건 바로 널 버린다는 게 되어 버린다고. 네 여자친구로 있지 못하게 되는 거라고.. 그래서 그 아이는 그러니까.. 거 뭐야.. 지훈이란 애한테서 벗어나지 못한 거라고. 그만큼 널 사랑하니까. 도망쳐 버린다면 너와의 관계가 끝나버리는 거니까.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그런 힘든 일을 당해도 너만을 의지하고 참아 왔던 거라고. 힘들어도..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아도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도망치지 못한 거라고.. 참아 왔던 거라고.. 너만을 생각하고… 언젠가는 예전처럼 웃을 수 있는 날이 올거라고 그렇게 믿고 참아 왔던 거라고.. 더구나 그 아이 입장에서는 널 한번 속였던 적도 있으니까… 그렇게 참고 견디는 것만이 너에 대한 속죄라고.. 그렇게 생각한 거라고”




“그.. 그런… 이해할 수 없어요..”




어느 사이엔가 지영이 그 여인의 옆에 서 있었다.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유미의 마음은 그랬을 거야”




지영은 그렇게 말을 하며 여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자..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하자”




지영이 하얀 손을 들어 여인의 얼굴을 자기쪽으로 끌어 당겼다.




“지영아…”




맑고 깨끗했지만 달콤한 목소리였다. 커다란 눈동자가 촉촉하게 풀려가고 있었다.




“아이.. 귀여워..”




지영이 역시 요염하게 웃어 보였다.




“채원아.. 이제 그만 자러 갈까? 준비 됐지?”




“응.. 준비 다 끝났지..”




아주 손종적인 모습이었다. 그녀는 행복한 표정으로 지영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응? 채.. 채원? 그.. 그럼?”




“뭐야.. 희성아 왜 그래?”




“생각 났어요.. 혹시 그 유명한.. 여배우.. 강채원씨…?”




지영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자.. 그럼 희성이도 같이 가자.. 가르쳐 줄게.. 전에 물어봤던 거…”




“제가 물어 봤던 거요?”




“그래.. 우리가 현우씨에게 받았던 것들.. 지금도 받고 있는 것들… 사랑받는 증거를 말야..”






“아응.. 끄..끝까지 닿는 거 같아.. 아응… 더… 더 깊이.. 아으응..”




턱과 어깨만으로 몸을 지탱하고 엉덩이를 높게 치켜든 채 스스로 벌리고 있는 유미의 항문에 지훈이 올라타고 박아대고 있었다.




“아으음… 이거.. 좋아… 아읏.. 하아… 아으흣… 지훈아.. 더… 더 세게.. 아응”




쾌락의 늪에 빠져서 질러대는 유미의 신음소리와 침대가 삐걱이는 소리만이 좁은 방안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어딜 벌써 쌀라고 그래.. 더 참아.. 알아 들어?”




“아응.. 하아.. 하아.. 차.. 참을게.. 그러니까.. 더 해줘.. 아응.. 더.. 더…”




머리속에 완전히 녹아버리는 것만 같았다. 지훈이 한번 허리를 튕길 때마다 손끝까지 전기가 통하는 것만 같았다. 저항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한 자극만이 필요할 뿐이었다. 보다 더 강한 자극이 필요했다. 이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눈을 떴을 때는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을 뿐이었다. 모든 것을 다 지워버릴 수 있을만한 그런 자극만이 필요할 뿐이었다.




“아으으응.. 하아.. 하아.. 하읏”




지훈은 있는 힘껏 자지를 쑤셔박은 후 땀 투성이의 유미의 가슴을 있는 힘껏 주무르기 시작했다. 고통에 찬 비명과 함께 유미의 상반신의 꿈틀거렸다. 몸의 움직임에 따라 갈색의 긴 머리가 시트 위에서 흔들렸다.




“아앙.. 더.. 더 해줘.. 젖꼭지 더 비틀어줘.. 음란한 유미 젖꼭지.. 제발.. 아으음..”




극심한 고통조차 짜릿한 자극이 되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아으응… 그.. 그렇게.. 거.. 거기… 아아앙”




뜨겁게 조여오는 보지 안벽을 헤집으며 자지가 들락거리고 있었다. 지훈은 유미가 말하는대로 단단하게 일어서 있는 유미의 젖꼭지를 비틀어대고 있었다. 비틀어 잡아당길 때마다 유미의 입에선 신음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지훈이 역시 어느 사이엔가 쾌락의 늪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 씨발년.. 창녀 같은 암캐년…”




짜증을 털어버리려는 듯한 지훈의 말도 피학의 불꽃에 휩싸여 몸을 떨어대고 있는 유미에게는 쾌락을 위한 도구가 될 뿐이었다.




“아읏.. 차.. 창녀.. 같이 음란한 유미를 아흑.. 더.. 더.. 괴롭혀 주세요… 보다 더.. 아응”




언제부터인지 스스로 벌리고 있던 엉덩이에서 떨어진 유미의 손이 잔뜩 충혈되어 발기되어 있는 클리토리스를 비벼대고 있었다. 가슴과 젖꼭지, 클리토리스와 보지는 물론 항문까지 남자의 손에 내어준 유미는 온몸에서 느껴지는 쾌락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아.. 더.. 더..해줘.. 자.. 자지… 더… 지훈이 자지로.. 아아… 아응… 미칠 거 같아.. 하으읏”




후배위의 자세 그대로 유미의 연약한 어깨의 살들을 빨아들여 키스마크를 새겨놓았다. 흔들리는 유미의 머리를 잡고 귓볼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지훈은 그렇게 하고 있는 동안 몇번이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넌.. 내 여자야.. 유미.. 넌 이제 내 여자야…”




유미의 귓가에 그렇게 속삭이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가슴 속에 그 말을 새겨놓고 있었다.




“아주 좋은 표정을 할 줄 알게 되었는 걸? 대답해봐.. 지금까지 보여주던 순진하던 얼굴과 이렇게 음란한 암캐의 얼굴.. 그 중에서 네 진짜 얼굴은 어떤 거지?”




“지.. 지금.. 하윽… 하아.. 하아.. 지금 얼굴이.. 진짜 내 모습이에요.. 아아응..”




“그래? 그럼.. 그런 너의 진짜 얼굴을 알아봐 준 건 누구지? 고마워 해야 하지 않아?”




“지훈이.. 지훈이에요.. 아응.. 하으응… 지훈이가 처음 알아봐 줬어요.. 아아… 아응.. 고.. 고마워요…”




“그치? 그 병신새끼가 아니라 바로 나지? 널 알아본 건 바로 나란 말이지?”




남자친구의 이름을 듣고 엎드려 있던 유미의 어깨가 떨리는 듯이 보였다. 자지를 감싸고 있는 유미의 항문이 강하게 조여들기 시작했다. 말에 의한 학대로 인해 유미의 마음이 부서져 내렸다. 하지만 곧 또 다른 관능의 파도에 휩쓸려 버리고 말았다.




“그 병신새끼 여자가 되었던 게 후회스럽지? 넌 그 병신 같은 새끼랑 사귀는 게 아니었어. 반성하라고.. 어? 알아들어?”




지훈이에 있어서는 그저 쾌감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한 말이었지만 유미에게 있서 그 말은 유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라는 말과 마찬가지였다.




“…… 희성이.. 애인이….. 잘못했어요… 사귀는 게.. 아니었어요… 내가.. 잘못했어요.. 바.. 반성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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