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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방 - 2부

관리자 0 3098
3. 갈등



리버가 자궁에 착상한 욕정의 덩어리를 꺼내보고 싶었다. 그러나 음성이 낮아서 중간 중간 의미 파악이 잘 안됐다. 나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배에서 꼬로록 소리가 들렸다. 아침을 생략했고 점심시간이 지났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나는 식당에 들려서 시간을 허비하기 싫었다. 궁금증이란 녀석이 악덕 사채업자처럼 너무나 긴박하게 나를 독촉하는 까닭이었다. 빌라 어귀 마트에서 김밥 몇 줄을 사들고 나는 내 집 안으로 깊숙이 삽입되었다.

무거운 정적이 멈춰버린 시계 침처럼 부동하고 있었다.

컴퓨터의 클리토리스를 더듬어 눌렀다. 그녀가 달아오르기를 기다리며 김밥을 먹었다. 허기 때문인지 꿀맛이었다. 리버를 연결해서 mp3로 녹음된 녀석을 출산시켰다. 사운드 포지를 열었다. 미숙아는 인큐베이터가 필요한 법이 아니던가? 잡음과 묵음을 소거하고 볼륨을 200프로 높인 후 wav 포맷변환을 했다. 역시 인큐베이터는 좋았다.

`자기야 우리 영화관 중간, 맨 왼쪽 통로 끝이 좋겠어 거기로 가자 선글레스랑 챙 넓은 모자도 착용했으니 안심이야 남들이 보건말건 상관은 없지만...."

`그럼 내가 안쪽으로 들어갈테니 자기가 내 왼쪽에 앉아 치마 살짝 들고 맨살로 앉는 것 잊지 마"

휴대폰 스피커 너머로 사십대 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의 톤 굵은 음성이 온통 거친 호흡을 토해내고 있었다.

`응 자기야 맨살에 닿는 의자의 촉감이 자극적이야 여기다 내 보짓물 다 흘려 놓으면 냄새 날까? 아윽.."

그녀의 목소리는 한결 고조된 듯 떨리고 있었다. 움직임 때문인 듯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배경으로 깔림과 동시에 찔꺽거리는 보지의 미끄러지는 소리도 들렸다.

`자기야 어떡해 나 너무 많이 물이 흘러 잠깐만 좀 닦아야겠어"

`아깝네 그거 내 입으로 전부 빨아줄 수 있는데 당신 보짓물 맛이 어떨지 궁금해 티슈로 닦지 말고 팬티로 닦아"

`응 안그래도 티슈 통이 멀어서 팬티로 닦았어 그런데 그게 가운데를 지나면서 스치는 감촉도 좋네 나 너무 흥분했나봐 또 물이 흐르는 것이 느껴져"

`무슨 색이야? 어떤 종륜지 말해줘"

`그냥 감귤색인데 평범한 면 팬티야 내 보짓물이 묻으니깐 색이 더 진해지네 나 정말 오늘 왜 이러지 내 팬티에 묻은 물을 봐도 기분이 업되다니 아 미치겠어 보지가 마구 움찔거려"

`자기 보짓물 소리 들려줘 당신 너무 섹시해 완전 끝내주는 보진가봐"

`아이 기분 좋아 그런 말 더해줘 들어보고 나서 말해줘 어떤 느낌인지 착착착착 찌걱찌걱"

어떤 의성어로도 표현하기 힘든 소리였다. 흠뻑 젖은 보지에 손가락 드나드는 소리와 클리토리스를 좌우로 부비면서 나는 소리. 마치 아이들이 강아지를 부르려고 아랫니 사이의 입술 안쪽에 힘을 주고 혀를 규칙적으로 여러 번 미끄러뜨릴 때 들리는 소리와도 흡사했다. 그 소리는 그녀의 신음소리를 비벼대고 묘한 하모니를 이루며 멋진 이중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나는 점퍼에서 그녀의 것을 빼들었다. 욕실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흥취가 느껴졌다. 역시나 할로겐 조명 아래서는 백열등보다 색상이 더 요염해 보인다. 여자의 욕정을 적나라하게 표현해둔 그것을 천천히 음미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음색과 미끈한 살결 오동통했던 젖은 보지가 파노라마처럼 뇌리에 번졌다. 바지를 허벅지에 반쯤 내리고 나는 우람해진 내 기형도의 자루를 잡았다. 좁고 가느다란 푸른 강들이 타원형의 동체를 따라 벌떡이며 쉼없이 흐르고 있었다. 차가운 손바닥을 통해서 기형도가 나즈막히 울고 있었다. 기형도는 맥박으로 운다. 그녀의 보지가 사내를 갈망하고 있음을 녀석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5분 이상을 이어지던 그녀의 물장난을 구간반복 시켜놓았다. 반으로 접은 그녀의 감귤색 팬티가 기형도의 몸체를 빙 둘러 감아 사방을 포위했다. 그리고 녀석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분기탱천한 녀석은 강하게 저항했지만 사면을 포위한 귤색의 적에 의해 점점 숨이 막히는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귤색의 적이 위 아래로 진퇴를 반복했다. 좌우의 압박과 전후로의 진퇴 공격은 기형도를 최후의 순간으로 몰고 가기에 충분했다. 녀석은 체면도 잊고 펑펑 울었다. 밤꽃향기를 휘날리며 하얗고 뜨거운 용암같은 눈물이 녀석의 정상에서 솟구쳤다. 그리고 감귤색의 적들 주변을 넓게 강타하며 천천히 스며들었다. 그녀는 녀석의 정상을 스치듯 한번 노려보고는 그대로 물러갔다.

`어때?"

그녀는 트렉을 전력 질주한 경주마처럼 헐떡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평가를 요구하고 있었다.

`어..헉 잠시만 너무 흥분해서 머리가 띵해"

휴대폰 속의 남자는 헐떡이며 콧김까지 쌕쌕거리고 있었다.

`나 케겔운동 한지 두 달 정도 지났는데 정말 효과가 좋아 아...지금도 조여들고 있어 내 손가락을 꽉 물었어"

`케겔운동? 그게 뭐지?"

남자가 물었다.

`괄약근을 조이는 연습을 해서 질 근육을 단단하게 만드는 운동이야 여기 사이트에 처음 온 날 어떤 남자랑 야한 대화를 했는데 그걸 시키더라구 그래서 그냥 계속 하고 있어 항문에 힘을 줘서 조이면 질구도 따라서 조여지는데 찌릿한 느낌 때문에 온몸에 전율이 와 자기도 해봐 항문 조이기. 남자들 정력강화에도 괜찮을 것 같아 "

`아 그게 케겔운동이었구나 난 또 뭐라고 남자도 항문을 조였다가 풀면 짜릿한 느낌이 들어 지금도 해보니깐 으 몸이 부르르 떨리네"

`나 이제 그만할래 팔이 너무 아파 그나저나 자긴 싼거야?"

`응 아까 당신이 물소리 들려줄 때....정말로 만나서 할 생각은 없는거야? 난 언제든지 상관없는데.."

사내는 여자가 무척이나 아쉬운 모양이었다. 애원에 가까운 목소리로 만나줄 것을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있었다.

`나도 만나보고 싶긴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 꽁치와 참치에서 챗 한지 벌써 3개월이 넘어가지만 온라인 말고는 오프에서 남자를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어 이해해줘"

비록 낯선 남자와 음탕한 짓을 하는 여자긴 하지만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책임과 의무는 지킬 줄 아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누구나 자위는 한다. 또 그걸 할 때 상상력을 동원하는 법이고 생각 속에서는 못하는 짓이 없는 법이니깐 폰섹하는 것쯤이야 어쩔 수 없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 안에서 또 다른 내가 말하기 시작했다.`그러나 만약 내 아내가 저런다면 그때도 나는 지금처럼 관대할 수 있을까?" 갑자기 그런 쪽으로 생각이 확장되자 기분이 묘했다. 에라 모르겠다. 결혼 안한 것이 다행이다. 쭉 화려하고 고민 없는 싱글로 남는 것이 더더욱 매력적으로 다짐되었다. 그녀를 먹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를 상처받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를 사랑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내 끓어오르는 욕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녀의 약점을 잡고 한번 달라고 한다치자. 그래도 내 양심은 가책을 받을 것이다. 설령 그녀가 자발적으로 다리를 벌려준다고 하더라도 내 양심은 그녀의 가족들 때문에 아플 것이 분명했다. 그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졸음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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