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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주박 - 3부

관리자 0 3632
제3장 끝나지 않는 수업









제11화





"그럼, 다녀올께요"

현관에서 로퍼를 신으면서 어머니에게 인사를 했다.

"요새 아침 일찍 가는구나"

"응, 그림이 진척이 늦어져서, 수업 시작하기 전에도 모델을 하고 있어"

표정이 보이지 않게 등을 돌린채로 대답했다.

그 날, 소중한 것을 잃은 날을 경계로 해서 타카쿠라의 조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시간도 장소도 가리지 않았다. 심지어 수업시간 도중에도.

"열심이네. 정말이지 마리에는 뭘 해도 늘 최선을 다하는구나, 우리 딸 참 착하기도 하지. 하지만 너무 무리하진 마렴. 마리에는 수험생이잖니"

"응"

"아무리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도, 우리 집, 사립대학에 보낼만한 여유는 없으니까, 마리에가 공립 대학에 합격해 주지 않으면... 어머나, 미안해, 엄마가 돼가지구선 아침부터 부담되는 말만 하구"

설겆이를 하면서 계속 말을 건네는 어머니의 말을 끊듯이, "...알아요"

콘크리트 계단을 달려 내려갔다.





"안녕...하십니까. 주인...님"

그렇게 말하며 스커트를 허리까지 걷어 올려 보였다. 미술실, 평소와 같은 아침 인사. 자신이 내뱉은 음란한 인사말에 몸 깊숙한 곳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느꼈다. 앙증맞은 리본이 달린 청초한 하얀색 면 팬티 위로 아침햇살이 비추었다.

타카쿠라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팬티 고무줄을 세게 잡아당겼다가 놓았다.

탁!

"뭐야 이건?"

"죄 죄송합니다"

짜악!

엉덩이로 몇차례 매서운 손바닥이 날아왔다.

"아파! ...잘못했습니다. 오늘, 오늘은 3교시가 체육이라, 옷을 갈아입어야 해서요. 그, 속옷, 속옷을, 입지 않으면 모두들 보는 앞에서 옷을 갈아 입을 수가 없으니까"

열심히 허락을 구한다. 타카쿠라의 눈동자가 차갑게 빛나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별 수 없지. 그런데, 뭘 하는거야?"

"에?"

"체육시간에, 뭘 하냐고?"

"댄스, 입니다. 체육제 준비로"

계절은 어느덧 가을.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을 만큼 능욕당해왔다.

"위는? 브라도 하고 있는거야?"

고개를 가로저었다.

"직접, 체육복을 안에 입고 왔습니다"

"저지(츄리닝 상의)는 입지 마. 알았어?"

"네"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거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나마 여기에서 당장 속옷을 벗으라고 명령받는 것보다는 나았다. 설혹, 저지를 안 입고 있는 여자애가 반에서 자기 하나 뿐이라고 해도. 아무리 부끄러운 짓을 당해도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 무엇보다도 타카쿠라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타카쿠라가 안주머니에서 로터를 꺼내 얼굴 바로 앞으로 내밀었다.

두근.

심장소리가 크게 울렸다. 마음도 이성도 싸늘하게 식어 갔다. 오직 육체만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신체가 제멋대로 그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조금씩, 하지만 확실히, 음미한 세계로 빠져들고 있었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마력에 사로잡히기 시작하고 있었다.

마리에가 살며시 혀를 내밀어 로터를 핥고는 입술을 서서히 열어 보였다. 안으로 들이밀어진 그것을 입 안 가득히 삼켜 한참을 이리저리 혀로 굴리다가 다시 조심스럽게 내뱉았다.

눈 주위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좋았어, 오늘은 아주 솔직한 반응인걸?"

침으로 흠뻑 젖은 로터를 건네주고 스스로 오른쪽 발을 반 발짝 움직여 다리를 벌렸다. 타카쿠라가 받아 든 로터를 여느 때처럼 보지 안에 집어넣으려고 팬티에 손가락을 걸다가 "뭐야? 왜 벌써 이렇게 흠뻑 젖었어?"

"부 부끄럽...습니다"

곁눈질로 슬쩍 쳐다봐도 알 수 있을 만큼 다른 때보다도 더 커다랗게 얼룩이 져 있었다. 일부러 질렸다는 듯 혀를 차는 소리를 내며 보지 안으로 로터를 쑤욱 밀어 넣고는 스위치를 켰다.

"하아앙"

금새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달콤한 목소리였다.

"알고 있지? 점심시간 전까지, 빼낼 생각 하지 마"

이미 마리에에게 더 이상 타카쿠라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아무런 위화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막 등교한 친구 요코가 4층 창가에 기대어 서있는 마리에의 모습을 발견하고 "앗! 또 그이 보러 갔구나", "기집애, 부러워라"따위의 생각을 하며 손을 흔들었다. 마리에도 조그맣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러나, "하아앙, 아앙, 하아아, 하아앙"

미술실을 가득 채우는 마리에의 신음소리. 창가에 기댄 마리에의 하반신 스커트 안으로 기어들어온 타카쿠라가 고슬고슬한 음모 사이로 보지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넘쳐나온 음액이 허벅지를 타고 무릎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아, 하아아, 조 좋아요, 주인님, 기 기분 좋아요... 하아아아"

계속해서 등교하는 학생들. 반 친구들의 모습도 보인다. 필사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밖을 내다보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면서 밀려드는 달콤한 쾌락의 물결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주인님, 마리에, 더 더는, 더는, 안돼요"

"끝도 없이 넘쳐나오는걸? 부끄러운 액체가"

"하지만, 그건, 주인님께서, 애무해주시니까"

요염하게 아양을 떠는 목소리. 무릎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상한 움직임 보이면 밖에서 무슨 일인지 다 눈치채고 말걸?"

"그 그런 말 하지 말아요"

타카쿠라가 음핵을 핥아대던 혀에 더욱 힘을 가하며 질구에 손가락 하나를 더 집어 넣었다. 그리고는 격렬하게 쑤셔댄다. 난폭한 움직임. 로터가 안으로 깊숙히 밀려 들어갔다. 자궁 입구에 닿는 것이 느껴졌다. 타카쿠라의 팔이 애액으로 온통 흠뻑 젖어버렸다.

"아아, 가요, 아아앙, 이 이상해져, 하으, 아아아"

딩 동 댕... 갑작스러운 종소리. 수업 시작을 알리는 예령이 울리자 타카쿠라가 마리에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스레 그림도구를 정리하기 시작한다. 망연자실한 모습의 마리에. 막 절정에 다다르기 직전에 억지로 끌어내려진 기분이었다. 갈 곳을 잃은 뜨거운 덩어리가 아랫배 근처를 헤매고 있었다.

"안돼요!!"

허우적대며 발목에 둥글게 말린 팬티를 걸친 채로 타카쿠라의 옆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매달려 간절히 애원했다.

"제발 부탁합니다. 이대로는, 이대로는, 이렇게 어중간하게 멈춘 채로는..."

차갑게 "수업, 늦겠어". 티슈로 젖은 팔을 닦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늘 그러던 것처럼 나란히 교실에 들어서는 두 사람.









제12화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불가사의할 정도였다. 온통 신경이 하반신 쪽에 쏠려 있었다. 언제 어느때 신음소리가 터져나온다 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다. 수업 종이 울리기 직전까지 타카쿠라의 애무로 점화된 쾌락의 불꽃이 몸 안에서 점점 더 크게 타오르고 있었다. 보지 깊숙한 곳에서 로터가 일으키는 진동이 손가락 끝까지 저리는 듯한 달콤한 감각을 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그만 로터의 진동으로는 도저히 끝까지 오를 수 없었다. 신체도 의식도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주질 않았다.

"잠깐, 이치카와. 계속 틀리고 있잖아"

짝짝, 신경질적인 손뼉소리와 함께 댄스가 중단되었다. 눈꼬리가 치켜올라간 미키가 마리에를 노려보고 있었다.

"너, 대체 할 마음은 있는 거야? 모두에게 폐만 끼치고 있잖아"

세 살때부터 클래식 발레를 배워 온 미키는 늘 체육제 발표 때마다 담당 교사의 부탁으로 창작 댄스의 안무를 대신해서 맡고 있었다. 조그만 얼굴에 맑은 눈동자. 긴 속눈썹. 등 뒤로 묶어내린 긴 머리카락은 밝은 금발로 염색했지만 저지 위로도 확연히 드러날 만큼 빼어난 스타일의 발군의 몸매 덕에 조금도 천박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할아버지는 지역 원로로서 시의회 의원이고, 아버지는 신용금고 회장. 이른바 지역 유지로 일컬어지는 집안이었다. 명문 사립 여자중학교에서 비록 현내 최고의 명문고라고는 하지만 공립인 이 학교로 진학한 이유는 소꿉친구 타카쿠라 때문이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었다. 타카쿠라가 학교 여자애들의 왕자님같은 존재라면, 미키는 단연 아이돌적인 존재였다.

"이치카와, 잠깐 앞으로 나와 볼래?"

마리에가 앞에 서서 팔짱을 낀 채로 노려보고 있는 미키 쪽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나머지는 휴식. 자리에 앉아있어도 좋아요"

마리에를 반 친구들 쪽을 바라보게 하고 미키가 카세트의 재생버튼을 눌렀다.

"혼자서 한번 해 봐"

"아... 네..."

열심히 음악의 리듬에 따라 춤을 추기 시작하는 마리에. 한 걸음씩 움직일 때마다 로터가 위치를 바꾸면서 끊임없이 달콤한 자극을 일으킨다.

싫어... 안돼...

애액이 흘러넘쳐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모두에게 젖은 것을 들켜버릴지도 모른다. 체육복에 스치는 유두가 져려왔다. 느끼고 있었다. 반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하면 할수록 쾌감이 더욱 더 커져갔다. 찌는 듯이 더운 체육관 안에서 오직 혼자서만 노브라의 젖가슴을 흔들어대면서 좌우로 비틀비틀, 마리에는 간신히 춤 비슷한 것을 흉내내고 있었다.

반 친구들이 "역시, 타카쿠라군때문이구나". 소근소근, 타카쿠라를 빼앗긴 것에 대한 미키의 이지메라며 속닥거렸다.

"그게 아니잖아. 대체 몇번을 알려줘야 제대로 할거야?"

무릎을 짚고 온몸으로 거칠게 숨을 쉬는 마리에의 뒤로 다가간 미키가 새하얀 허벅지를 툭툭 쳤다.

"아 아앙!"

자기도 모르게 민감해진 피부가 반응하고 말았다.

"어머! 뭐야,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내고"

미키가 일부러 다들 들리도록 큰 소리로 조롱하듯 호들갑을 떨었다.

"뭐야, 모처럼 내가 직접 가르쳐주려는데. 료지에게도 그런 야한 소리 들려주고 있는 걸까나?"

뒤에 선 미키의 눈에 새빨갛게 달아올라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마리에의 목덜미가 들어왔다. 귀여워라. 엄청 민감한 것 같기도 하고. 자꾸 자꾸 괴롭히고 싶어지는 걸. 료지가 이 아이에게 끌린 것도 왠지 이해가 돼. 기대되는 걸? 마리에..쨩.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으며 하나하나 세심하게 안무를 지도했다. 체육관 반대쪽에서 농구를 하는 남자들 사이에서 타카쿠라가 그 광경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제13화





"점심, 먹으러 가자"

막 도시락을 꺼내고 있던 마리에를 향해 타카쿠라가 평소처럼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표정으로 말을 건냈다.

"네 넷"

가게 해줄려나? 순간 그렇게 생각했다가 곧바로 당황해서 고개를 가로젓는다. 도시락가방을 가슴에 안고 새빨개진 얼굴로 뒤를 따라 갔다. 뜻밖에도 타카쿠라는 계단을 내려 갔다. 미술실 방향이 아니었다. 어디로 가는거지? 마리에의 예상하고는 다르게 매점에서 크림빵을 사 가지고 안뜰의 잔디밭에 앉았다.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에서 아무 말없이 점심을 먹기 시작하는 타카쿠라. 마리에도 조용히 도시락을 열었다.

"그거 먹어도 돼?"

"에?"

대답도 듣지 않고 마리에의 조그만 도시락에서 계란부침을 하나 집어들어 입에 넣는다.

"마리에가 직접 만든거야?"

"에? 네 넷"

"그래?"

구름 한점 없는 가을 하늘처럼 맑은 하늘 아래 나란히 앉아 점심식사. 마치 진짜 연인들 같았다. 지나치는 학생들이 힐끔힐끔 두 사람을 훔쳐보고 있었다. 교내 모든 여학생이 동경하는 사람과 이렇게 단둘이 나란히 앉아 점심시간을 보내는 자기자신의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마리에, 대학은 어쩔거야?"

먼저 점심을 다 먹은 타카쿠라가 높은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물었다.

"에? 아, 저기, 가까운 공립대학에"

"네 성적이면 도쿄에 있는 명문대학교도 충분할텐데?"

분명 이과과목은 학년 수석을 다투고 있었다. 부모님의 기대도 크시다. 아무리 음란한 행위를 당해도 학업만은 절대로 소홀히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리에네 형편으로 하숙비는 엄두도 낼 수 없었다. 게다가... 남몰래 짝사랑하고 있는 타카시가 다니는 학교이기도 했다. 그의 상냥한 얼굴이 떠오르자 가슴 한 구석이 단단히 조여왔다.

"우리집, 별로, 형편이, 안 좋으니까"

타카쿠라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날씨 좋네"

"네"

"책 읽는 거 좋아해?"

"네"

하릴없는 질문을 담담하게 툭툭 던진다. 그 잘생긴 얼굴을 옆으로 훔쳐보면서 대답하는 마리에. 여느때같은 능욕자의 표정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타카쿠라가 물었다.

"체육시간에 미키가 많이 괴롭혔어?"

설마, 걱정해주고 있는거야?

그래서, 일부러 반친구들이 없는 장소까지 온 거구나... 두사람 사이의 악랄한 관계를 알지 못하는 마리에는 타카쿠라가 방금 한 말을 악마같은 남자에게서 살짝 엿보인 다정함으로 받아들였다.

"아뇨, 괜찮아요"

지금껏 이런 평범한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 만나면 언제나 음란한 행위만 강요당했을 뿐. 내친 김에 용기를 내 마리에가 질문을 했다.

"타카쿠... 주인님. 어떻게 그림을 시작하신 거에요? 아버님의 영향, 인가요?"

"나에겐,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타카쿠라 스스로에게도 뜻밖의 대답이었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마리에에겐 놀라움보다 오히려 기쁨이 더 컸다.

무심코 분위기에 겨워, "늘 도시락 안 가져 오시던데, 어머님은..."

순간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을 눈치채고 당황해서 말을 끊었다.

"미안... 죄송합니다. 주제넘는 질문을 해서"

그러나 잠시 아무 말이 없던 타카쿠라가 입을 열었다.

조그만 목소리였다.

"마리에에겐, 언젠가 얘기해줄 때가 올지도 모르지"

여전히 알 수 없는 말이었지만 어쨌든 화가 나지는 않은 것 같아 휴우~하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끊어져버린 대화. 멍하니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침묵을 깨듯이 수업시작을 알리는 예령이 울렸다.

"마리에, 제대로 넣고 있는거야?"

그 한마디에 다시 몸안의 불길이 타올라 정신이 아득해졌다. 달콤한 쾌락의 세계로 끌려들어갔다. 등줄기를 타고 유열이 내달렸다. 애액이 흘러넘쳤다. 목이 메였다.

"네"

"꺼내봐"

"에? 여 여기서요?"

아무리 주위에 사람이 없다고 해도 점심시간, 교내 안뜰이었다. 양쪽의 교사 곳곳에 지금 교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제의 커플을 훔쳐보고있는 학생들이 잔뜩 있을게 뻔했다. 그런 곳에서...

"못하겠다, 이거야?"

타카쿠라가 느긋하게 몸을 일으켰다.

"기 기다려주세요"

황급히 마리에가 고개를 떨군채로 무릎을 살짝 벌려 바닥에 깔고앉은 꽃무늬 냅킨 위 허벅지 사이로 살며시 손을 집어 넣었다.

"흐읍, 아 아앙"

소리를 죽이고 들키지 않게 천천히 허리를 비틀어대며 살금살금 손가락을 자신의 보지 안에 집어 넣는다. 스스로도 놀랄만큼 젖어 있었다. 아랫배에 힘을 주어 밀어낸다. 그리고 타카쿠라 앞으로 손을 가져가 내밀었다.

조그만 손바닥 위에 핑크색의 로터가 보였다.

"방과후에 내 것을 넣고 싶으면, 가고 싶으면, 다시 그걸 네 손으로 집어넣어"

마리에는 다시 천천히 로터를 보지 속에 밀어넣었다.









제14화





5교시 수업이 끝나고, 미키가 다음 수업인 수학 교과서를 가지고 타카쿠라의 자리로 다가왔다.

"료지, 이것 좀 가르쳐줄래?"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는다.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고 타카쿠라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평소에 애용하는 지방시 향수 내음이 희미하게 감돌았다. 수학공부 질문따위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건 미키의 성적을 미루어볼때 너무나 뻔했다.

"점심시간에 무슨 이야기를 한거야?"

"점심시간?"

"이치카와하고 안뜰에 갔었잖아?"

한층 더 가까이 몸을 기울여 예쁘장한 얼굴이 거의 닿을 정도로 달라붙는 미키.

"아아, 뭐 별로. 별 얘기 안했어"

타카쿠라가 그렇게 말하며 맨발로 책상 아래 미키의 무릎을 어루만졌다.

"그 아이, 은근히 재미있지 않아? 마음에 들었어. 아까 봤지? 체육시간에.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유두도 딱딱하게 세우고,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고 애써 참더라니까. 얼마나 귀엽던지 후훗, 오랫만에 재미있는 장난감을 찾아냈지 뭐야"

교과서 모서리로 책상을 똑똑 두드린다. 어깨를 들썩이며 애써 웃음을 참고 있었다.

"바로 망가트려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참 기특하지 뭐야. 딱 내 타입이더라구. 아아.. 천천히 제대로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주고 싶어"

마음 속 깊히 즐거워하는 얼굴, 하지만 눈동자는 잔혹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너무 심하게 망가트리진 마"

타카쿠라와는 달리 태생부터 여왕님으로 자라온 미키는 뼛속까지 새디스트였다. 타카쿠라가 타락시킨 여자를 미키가 넘겨받아 가지고 놀기도 하고, 거꾸로 타카쿠라가 미키로부터 여자를 넘겨받기도 했다. 두 사람은 같은 취향을 가진 파트너로서 서로 상부상조하는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학교를 다니는 동급생을 타겟으로 삼은 것은 처음이었다.

"나 몰래 그 아이한테 손대는 일은 없도록 해"

"당연하잖아"

미키는 안달이 난 듯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재빨리 타카쿠라의 주머니에서 리모콘 스위치를 뺏아 들었다. 타카쿠라가 말릴 새도 없이 홱 고개를 돌려 자기 자리에 앉아 얌전히 다음 시간 수업 준비를 하는 마리에를 불렀다.

"이치카와~ 뭐 좀 물어봐도 돼? 헷갈리는 공식이 있는데"





"저기... 뭔데?"

체육시간의 일도 있고 해서 잔뜩 움츠러드는 마리에. 타카쿠라의 등 뒤로 숨듯이 서 있는 모습이 미키의 비위를 한층 더 거슬리게 했다.

"가르쳐줬으면 하는 문제가 있거든. 근데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으면 문제가 제대로 보여? 하긴 그 촌스런 안경을 끼고 있으니까 뭐든지 다 보일라나?"

잔뜩 날이 선 쏘아붙이는 듯한 말투에 마리에가 쭈볏쭈볏 미키 옆으로 다가가 등을 구부리고 교과서를 들여다 보았다.

"저... 어떤 문제에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

"이거야 이거. 어떻게 미분을 하는거야?"

타카쿠라를 보고 찡긋 윙크를 하며 왼손을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는다.

"이 문제는, 앗, 하아아아아앙"

샤프의 연필심이 톡 부러져 날아갔다. 갑자기 보지 안에서 날뛰기 시작한 로터가 단숨에 마리에의 육체에 불을 붙였다. 자기도 모르게 무릎이 무너져내릴 뻔 했다. 마리에의 야릇한 신음소리에 주위 남학생 몇 명이 힐끗 쳐다보았다.

"아흣, 그 그건"

수상하다는 듯 바라보는 눈길에 당황해 어쩔줄 몰라하는 마리에에게 "조심해, 발 밟았잖아". 타카쿠라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에? 아, 죄송합니다. 저기, 이 문제는..."

애써 교과서에 집중한다. 타카쿠라가 내뱉은 뜻밖의 말에 미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교실 맨 뒷쪽에 학년 수석을 다투는 세 명이 한 책상에 모여 있었다. 반 친구들이 주목하는 시선을 느끼며 마리에는 열심히 작렬해오는 자극을 참고 있었다.

"흐윽, 요점은, 아아, 이 공식을..."

미키가 몇번이나 강약을 바꿔가면서 몰아세운다. 아무것도 모르는 마리에는 제발 스위치를 꺼달라고 애원하는 눈길로 타카쿠라를 바라볼 뿐이었다.

제발, 교실에서만은, 그만. 제발 한번만, 살려줘. 괴롭히지 마. 모두에게 들키고 말아. 사람들 앞에서 느껴버려. 흘러넘치고 말거야.

다리를 이리저리 베베 꼬며 허벅지를 꽉 붙이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애꿎은 교과서만 만지작거린다. 미키가 이 때라는듯 스위치를 최강으로 올려버렸다.

"아앗, 흐으으으윽"

안돼, 가버려...!

손으로 입을 막으며 온몸에 작렬하는 유열을 받아들였다. 무릎이 부들부들 떨렸다. 단숨에 절정으로 치달았다.

"아흐윽, 하윽, 하아, 아아아"

"어머나 이치카와, 왜 그러는거야?"

"어이, 수업 시작했어"

교실로 들어오는 선생님을 보고 마리에가 아무 말없이 종종걸음으로 자기자리로 향했다.

"봤어? 저 아이, 살짝 가버리는 거"

"아아"

즐거워하는 미키의 말에 창밖을 바라보며 눈도 마주치지 않고 대답하는 타카쿠라. "료지, 저 계집애한테는 왜 그렇게 다정한거야?".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쏘아붙이며 미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15화





빨리, 한시라도 빨리. 어느새 잰걸음으로 거의 달리다시피 서두르고 있었다.

"이런, 이치카와, 복도에서 뛰어다니면 안되요"

"죄송합니다"

복도에서 마주친 선생님의 꾸지람에도 불구하고 마리에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아래층으로 향하는 하급생 사이를 헤치고 지나갔다.

빨리 하고 싶어. 그걸 넣고 싶어.

몸 속 깊숙한 곳으로부터 끊임없이 욕정이 솟구쳐 올라왔다. 아침부터 계속된 자극이 체육시간을 거쳐 아까 쉬는 시간 미키의 장난으로 어느새 격렬한 불길이 되어 마리에의 육체를 휘감고 있었다. 이미 이성으로 억누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미쳐버릴 것 같았다. 온몸이 참을 수 없는 충동에 지배당해 버렸다.

"아아아, 안돼"

허벅지 안쪽으로 흘러내리는 애액을 닦아낼 틈도 없이 가방을 끌어안고 서둘러 타카쿠라가 기다리는 미술실로 향했다.





"주인님"

창가에 기대고 서있는 타카쿠라를 앞에 두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마리에의 살짝 열린 입술 사이로 복종의 말이 새어나왔다. 이미 통제불능상태가 되어버린 보지에서 쉬지않고 뜨거운 애액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그저 시선을 받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유열의 물결이 온몸으로 밀려들어왔다.

"왜 그래?"

일부러 무심한 태도로 등을 돌린채 운동장을 바라본다. 완전히 기울어진 석양이 마루에 긴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다.

"시 심술부리지 말고"

"아직도 말버릇이 형편없구나"

"자 잘못했습니다"

당황해하며 뒤로 물러나 무릎을 꿇고 항상 그랬듯이 손을 뒤로 돌렸다.

"아, 주 주인님. 마리에를, 마리에를 가게... 가게 해주세요. 더는 못 참겠어요"

그러나, "흥, 자기만 기분좋으면 그만이라 이건가? 암캐 주제에, 완전히 제멋대로잖아? 아직도 자신의 처지를 모르는거냐? 날 뭘로 보는거야?"

인정사정없이 뿌리친다.

끝까지 몰아붙여 초조함의 극에 달하게 한다.

매달려오는 계집을 안달나게 만들어 결국 자신의 의지로 이성을 잃게 만든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이상으로 쾌락의 극치를 맛보게 해준다. 타카쿠라의 책략은 벌써 거기까지 계산하고 있었다.

"잘못했습니다. 저 저기... 어떻게 하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제발..."

마리에가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으로 애원했다. 타카쿠라는 천천히 뒤돌아보며, "딱 한번만 더 기회를 주지. 잘 생각해보고 내게 어필해 봐라. 그럴 마음이 들게끔"

냉혹한 미소가 입가에 떠올라 있었다.

고개를 떨군채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인내심이 바닥났다는 듯 타카쿠라가 문 쪽으로 향하려는 순간 마리에의 입이 열렸다.

"주인...님. 마리에의, 마리에의 거기, 벌써, 잔뜩 저 젖어버렸습니다. 아침부터, 주인님이 애무해주시고, 미키에게도, 괴롭힘당하고, 교실에서 모두에게 들킬 뻔하고, 그래서 느껴버렸습니다. 그런, 마리에의 부끄러운 거기로, 주인님께, 봉사, 봉사해 드릴 수 있게 해주세요. 마리에의 음란한 거기로 마음껏 즐겨주십시오"

스스로 생각해낸 음란한 말로 마침내 "제발 부탁드립니다. 마리에의 거기에, 넣어주세요. 마리에, 주인님의 그것, 정말 좋아합니다". 애원하듯 올려다보는 눈동자가 마치 딴 사람처럼 요염한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좋았어. 엉덩이 이쪽으로 대 봐"

휘청거리며 마치 꼭둑각시처럼 소파에 손을 짚고 스커트를 걷어 올린다. 암컷의 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보지에서 끊임없이 음란한 물이 넘쳐 흘렀다. 타카쿠라의 자지가 입구에 닿는 순간, 스스로 받아들이기 쉽게 손으로 보지를 벌려보였다. 바닥으로 김이 날 것같은 뜨거운 액체가 뚝뚝 떨어져 내렸다. 보지가 석양을 받아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었다.

"하윽! 아아아아아아아"

그토록 기다리던 자지를 몸속에 받아들인 순간, 그저 단순한 삽입만으로, 마리에의 신체를 격렬한 절정이 꿰뚫었다. 등이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비틀어대며 입술로 달콤한 환성과 함께 군침을 흘렸다. 눈동자가 허공을 헤맨다. 마리에의 보지살이 타카쿠라의 자지를 물어뜯을 것처럼 빠듯이 조여왔다.

"우웃, 좋아, 마리에"

곧바로 피스톤운동을 시작했다. 깊숙히 밀어 올렸다.

"하앙, 거 거기, 하으윽, 조 좋아"

극치로부터 또 다시 더 높은 극치로. 목구멍을 쥐어짜듯 간신히 숨을 내쉰다. 타카쿠라가 가차없이 허리를 부딪혀댔다.

"하아앙, 하으윽! 하아 하아 하아, 아아아앙!"

타카쿠라가 앞뒤로 격렬하게 흔들리는 유방을 블라우스 위로 거칠게 꽉 움켜쥐었다. 아침부터 내내 딱딱하게 곤두선 채로 잠시도 가라앉을 틈이 없었던 유두를 인정사정없이 짓이겼다.

"흑! 히이이이이이이잇!"

계속된 자극으로 극도로 예민해진 신체가 겨우 십여차례의 피스톤운동만으로 또다시 절정으로 치달았다. 이미, 피할 수도 없었다.

마리에는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계속, 이대로"라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하는 자신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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