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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시트콤 - 3부 5장

관리자 0 1934
이강호는 PC방이 처음 인 탓에 게임을 모르기도 했지만 해가 났어도 오싹 추운 판에 한밤중의 몸서리쳐질 추위를 따뜻한 곳에서 보낼 수 있게된 행복감으로 쇼파에 마냥 앉아있다. 컴퓨터를 사용한 적이 있다는 강호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면 될 것 같은데 나도 처음 맡은 일이라 당장에 일을 시킬 수는 없다.



“여러분, 알밤까는 시간에 일하는 김갑숩니다.”



고함처럼 큰 소리가 터져나오자 게임하던 사람들의 눈이 일제히 카운터로 쏠렸다.



“알밤까다 배고프면 컵라면이랑 과자랑 모두 공짜루 줄테니까 맘껏 꺼내 드슈. 살자고 하는 일인데 굶지 말고 셀프니까 분리수거 확실히 하는 조건으로 알아서들 하슈.”



말이 끝나는 순간 카운터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기립하며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음료수는 안됩니까?”



“땅파 장사하는 것 아니니까 그건 돈 내슈.”



“거봐라 쨔샤, 니들 불러온거 잘했지?” 김동수가 주위를 휙 둘러보며 문파 회원들에게 으쓱 하며 어깨를 추켜세우고 말했다.



“행님아, 몽창 공짜루 주면 뭐 남냐?” 어느새 철호가 카운터에 다가와선 걱정스런 표정으로 눈알을 치켜뜨고 당황해한다.



“니, 일루 귀 대봐. 지놈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겠냐.

끽해야 라면 두 개지. 하나 먹구 과자 몇 개 먹어봤자 목마르면 음료수 사먹겠지.”



“그래두 이십만원 남기려면 한푼도 안써야하는거 아냐?”



“사천원하던거 팔천원 받잖냐. 사천원에서 이천원 돌려주는 꼴인데 뭐가 밑찌냐?”

“어, 정말 먹어봤자 이천원이니까 그래도 육천원 꼴이네.”

“다 통박이 있어 때린 결정이니까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

“맘대로 먹으랬다고 이천원어치 보다 더 먹으면 어떻해?”

“마구 먹어치우는 사람도 있지만 안먹는 사람도 있으니까 이래저래 합치면 똑같잖냐. 통박 나오니까 팍팍 쓰는거지.”

“행님 인심에 많이 쏠리겠네.”

“삼일천하 만들순없잖냐.”

“알았수. 이럴 땐 대단해 보인다니까.”



말이 떨어지자 어떤 사람은 과자를 서너개 집어들고 자리로 돌아가고 어떤 사람은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으러 카운터 쪽으로 쏠리는 통에 갑자기 북적거렸다.



이강호는 몇 년을 혹독한 추위 속에서 견디던 겨울을 이렇게 따뜻하게 맞다보니 쇼파에 기댄 채 깊은 잠에 빠졌다. 행복하던 신혼 초였던 것 같다. 색시가 아침 밥상을 차리고 있다.

차마 아름다움을 말하기 보담 귀엽고 소중함에 살짝 안아주고 싶었다. 살금살금 뒷꿈치를 들고 다가가선 강호는 색시의 허리를 꼬옥 끌어안았다. 계란후라이를 하다 기습 공격을 당한 색시가 덜컹 소리가 날 정도로 후라이판을 손에서 놓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밀착하며 벌떡 선 물건으로 천도복숭아 갈라진 틈으로 치닿기 시작했다. 색시도 싫지 않은지 고개를 돌리며 그런 강호의 입술에 자신을 맡겼다. 강호는 아침이 문제가 아니었다. 너무 어여쁜 색시를 세워놓고 부빌 수도 없었다. 달콤한 말한마디면 이내 무너질 그런 분위기를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뒤돌아진 색시의 앞섬을 헤집고 딱딱해진 작은 유두를 두 손가락으로 문대기 시작했다.

“아웅.” 색시가 비음을 토해냈다.

단단하게 동여진 브레지어가 야속하게 강호의 손을 막고 있지만 가까스로 만져진 유두를 희롱함으로써 점차 끈이 약해지며 어느덧 솓뚜껑같은 손바닥이 야사시한 젖 무덤을 듬푹 잡아내고 있었다. 원피스를 어깨에서 벗겨냈다. 둥글며 부드러운 어깨선이 하얗게 드러났다. 매끄러워 차마 만질 수 없을 것 같은 속살의 능선을 따라 까칠한 수염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텁텁한 입술로 마구 헤집었다. 색시가 무너지고 있다. 한 손으로 허리를 바쳐들고 천천히 주방 끝자락에 색시를 눞혔다. 활짝 벌어진 허벅지 속살이 눈부신 햇살에 더욱 빛났다. 탄탄한 허벅지를 따라 여문 입술이 다가설 때 색시는 헉헉하는 거친 숨결을 토해냈다. 강호는 비단결같이 자르르 윤기나는 팬티를 거침없이 걷어내며 도톰한 대음순 속의 분홍빛 속살을 헤집듯이 혀를 날름거려본다. 반짝 클리토리스가 눈에 띄었다. 두 손으로 주변을 벌려 도드라지게 클리톨리스를 발기시킨 후 거침없이 혀바닥으로 그 곳을 핥았다. 하악, 하악, 주체할 수 없는 심연의 감동이 목을 타고 흩어지며 색시는 자꾸만 아래로 머리를 밀어본다. 깊고 푸른 구멍이 있다. 하얀 조갯살이 흩어져 있다. 작은 조각들이 드나드는 혀끝의 감촉에 몸서리친다. 스스로 벌리고 조이던 조갯살들이 맑은 물을 뿜어낸다. 찝찔한 물줄기를 한 방울도 남김없이 빨아들였다. 쪼옥 대음순으로부터 입술을 대고 길게 혀를 말아 질 구 속으로 밀어넣는다. 하나하나 제각기 움츠리던 조갯살이 일제히 달겨들어 강호의 혀끝을 잡아본다. 날름날름 제각각 잡을 수 없을 어떤 것을 잡기 위해 여자의 온 몸이 들썩였다. 강호는 흥분된 구멍 속으로 꺼덕이던 물건을 깊게 밀어 넣었다. 아~흑, 자지러지듯 은은한 감정이 귓가에 맴돌았다. 얕게 깊게 혼절하듯 메달리는 조갯살을 뚫고 왕복운동이 시작되자 강호는 절정의 순간이 왔음을 직감했다. 맞벌이 부부의 출근길에 질펀한 남자의 정액을 가랑이에 곱게 포갠체 만원 지하철에 시달릴 색시가 안쓰러웠다. 그러나 생각은 그 뿐, 강호는 자궁 끝에 느껴지는 작은 자극을 위해 몇 번이나 껄떡이는 좆이 뿜어내는 정액을 색시의 깊은 속에 밀어넣었다.

“자기야, 아침밥은?”

“응, 먹었잖아.”

“그것 말구, 진짜 밥.”

“출근 시간 늦었잖아. 그냥 상만 덮어 놓고 빨리 나가자.”



강호의 옅은 신음소리에 나는 깜짝 놀랐다. 분위기가 달라질 때 병이 생기는 법이라서 혹시라도 강호가 병이나면 병원도 갈 형편이 못되는 판에 여간 걱정이 아니라 얼른 병을 잊어버릴 일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관우야, 손님들 재떨이 담배꽁초 세 개 이상 꼽혔으면 몽창 다 새 걸루 바꿔줘라.”

잠에 빠져 허우덕 대던 이강호는 눈을 부비며 정신을 챙겼는지 말했다.



“겨우 세 개피요?”

“그럼, 그럼. 두 개는 냅두고 세 개 이상이면 몽창 바꿔줘.”



한아름 재떨이를 들고 부지런히 재떨이를 갈아주기 시작하자 문주 김동수가 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선 “거봐, 거봐, 써비스 확실하지?” 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으쓱댔다.



“문주, 소문하곤 다른데? 담부턴 일루 와야겠어.”



파격적인 서비스 때문에 사람들은 요금을 갑자기 두배로 올린 불만을 털어버리는 것 같았다. 재떨이를 교체해주던 관우 이강호가 갑자기 숨을 몰아쉬며 카운터로 급히 돌아왔다.



“왜?”

“유비형님, 저, 저기, 저기 보이지유?”

“뭐가?”

“아, 저기 있잖유, 여자랑 남자랑 옆에 앉은 것 말이유.”

“그래서?”

“여자가 경우 엄마란 말이유.”

“뭐? 저 여자가 관우랑 이혼한 여자라구?”

“그래유, 엄청 다정해보이던데 내가 헛봤겠쥬?”

“뭘 헛봐. 다정하구먼.”

“겨우 삼년인디, 저렇게 변해뻐릴수 있남유?”

“여잔 옛 남자를 기억하지 않는다잖아.”

“그래두 애도 있는데 어찌 그란디유.”

“관우야, 너도 아줌마 맘에 들어서 껄떡거렸잖아.”

“그랬지만 경우엄만 겨우 삼년인디.”

“미련버려. 딱 보기 좋구만, 잊기루 했음 얼른 눈에 안띄는 곳으로 잘 피해있던지.”

“아니에유. 사업 말아먹구 비실거리다 헤어졌지만 잊진 못한다구유.”

“너 언제 정신차릴래?

애 엄마 잘 챙기며 살아줘서 고맙다고 신랑한테 당당하게 악수 청하는게 남자다운 태도라는걸 몰라?”

“암만 그래두유. 경우까지 딸렸는데 재혼이라니유.”

“니가 돈 벌어줬냐?”

“아뉴, 제 목구멍 챙기기두 버겁던데 어찌 돈 벌어줘유.”

“애 키우며 살아남으려면 재혼이라두 해야할꺼아냐. 신랑도 착해보이던데 오히려 감사해야지 이 쟈슥아.”

“저 여자가 절 얼마나 사랑했는데유. 부도땜시 망가졌을 뿐이구먼유.”

“어린 경우를 먹여살릴 방도가 없었겠지.”

“이혼두 재산 몇푼 건질라구 서류상으로만 했구먼유.”

“생존의 법칙도 모르냐? 넌 소식도 없고 어차피 이혼했으니 자식이라도 먹여야할 것 아냐.”

“그렇지만유, 이건 아니지유.”

“그럼 경우가 굶어 죽기라도 하면 속 시원했겠냐?”

“죽기야 했겠슈, 어렵기야 했겠지만서두.”

“얌마, 생존게임에선 가정은 없어, 필연뿐인거야. 니가 찌그러지면 되는거야.”

“맨날 숨어 살라구유?”

“왜 숨어. 얼른 음료수 세 개 들고가서 건배한번 쨍 하구 쭈루룩 마시면 되지.”

“못해유. 난 못해유.”

“이따가 아줌마 오면 한 따가리 할꺼아냐. 양심에 거리낌 없이 하려면 이 참에 얼른 인사하구 되돌아서 딴 년이랑 질펀하게 놀아야지.”



나는 냉장고에서 음료수 세 개를 꺼내 부부게이머가 앉아 있는 곳까지 이강호의 등짝을 밀 듯이 끌고가선 그 남자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아, 대단해요. 파격적인 PC방 전략이었어요.” 남자가 뒤를 흘낏 돌아보며 말했다.

“맞아요. 화끈한 아저씨가 알바를 맡았나보죠?” 여자도 돌아보며 동의하듯 말했다.



“그게 아니라, 여기 강호가 인사하잡니다.” 슬쩍 강호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누구? 이강호? 경우 아빠?” 여자가 기절하듯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래, 나다. 고생많았지?” 강호는 다소 담담해진 목소리로 사투리 없이 말을 받았다.

“인간아, 니 죽었는줄만 알았다.” 여자는 강호의 가슴을 마구 때리며 눈물을 뿌렸다.

“미안해. 너무 힘들어서 세상이 싫었거든.”

“인제 나타나서 뭘 어쩔껀데?”

“신랑이 하도 늠늠해 보여서 고맙다고 인사하러왔다.”



강호는 남자의 한 손을 두 손으로 불끈 잡더니 연신 흔들며 고맙워했다.



“아, 경우 아빠군요. 살아계셨어.”

“아닙니다. 난 죽었어요. 이젠 잊으면 됩니다.”



“크레임이 잘 해결되서 돈이 들어왔어요.”

“뭐요? 해결됐다구요?”

“집 나간지 일년쯤 돼서 모두 해결됐어요.”

“모릅니다. 그 일 때문에 신세 망쳤지만 난 모릅니다. 그 돈일랑 우리 경우 키우는데 쓰고 날 잊어버리세요.”

“알겠습니다. 이제부턴 PC방 안와도 되겠네요.”

“왜요?”

“애굳은 사람 죽었다고 이를 부득 갈며 무역시물레이션 겜을 하는 겁니다.”

“그랬군요. 이젠 멀쩡한걸 알았으니 모두 잊고 두 사람 행복하게 잘 살아주세요.”



굳게 잡았던 남자의 손을 놓은 이강호는 빰을 따라 흘러내린 눈물을 자꾸 주먹을 불끈 쥔 채 훔치며 카운터로 향해 걸었다.



“후련하냐?”

“유비형님, 잘 됐답니다. 잘 됐데요.”

“들었다. 네 놈이 한가닥 했던 놈이란걸 짐작은 했었지.”

“일어서야지유. 이젠 일해야지유.”

“얌마, 사투리 그만 써라. 이젠 노숙자 끝내자구.”

“고맙습니다. 하루만에 인생이 바뀔 수 있게될줄이야. 너무 고맙습니다.”

“인생은 잘 모른다. 다만 네놈의 속이 편해졌으니 그게 복이다.”



겜비를 내려고 카운터로 걸어온 남자를 불러 쇼파에 잠시 앉도록 하고 이강호가 과거의 늪에서 헤어나오게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과 곧 새여자를 만나게 될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전했다. 고정 멤버 두명이 PC방을 영원히 떠나게 되어 고정수입 만원이 날아갔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차마 또 오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형님, 아침나절에 밥 얻어 먹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관우야, 인생에서 가정은 없다. 너를 좌절시키고 가정마저 박살냈던 그 일은 이젠 중요하지 않아. 네 맘속에 멍울로 남았던 실패의 흔적이 말끔이 사라진 지금부터는 과거를 거울 삼아 더 열심히 살아야 할 명분만 남은 셈이지.”

“두 사람 행복해 보여서 다행입니다.”

“네가 새 가정을 꾸린다면 저 두 사람 마음은 한결 가벼워질꺼야.”



진열대가 썰렁하게 비어있다. 수북하게 쌓였던 컵 라면도 두 박스도 텅 비었다. 파리 날리며 수북히 냉장고만 공으로 돌리던 음료수마져 동이 날 지경이다. 내 몫에서 과자랑 컵라면 값을 채워넣어야 하겠지만 웬만한 슈퍼마켓 보다 더 바쁘게 물건이 팔려나갔다.



“어서오슈.”

반쯤 문에 디밀고 나랑 눈 인사만 건넨 아줌마는 사방을 둘러보며 이강호를 찾는듯했다.



“어이, 관우야. 손님왔다.”

찬 물로 세수하며 슬픔을 감추던 강호는 내가 부르는 소리에 얼른 휴지로 물기를 훔치며 담담한 표정으로 화장실문을 나왔다.



“이런게 PC방이구나. 손님 엄청 많네요.”

“관우야, 십만원 줄테니까 후딱 갔다와라.”

“어딜가는데요?”

“여긴 담배냄새 독하니까 아줌마도 후딱 관우 따라가슈.”



관우가 돈을 받아들고 PC방을 나서자 아줌마도 쪼르르 그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세상 살아가는 것들은 매일 어떤 의미를 갖고 살아있는 것이다. 삼년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면서도 이혼의 상처까지 남기며 인생의 생채기를 남겨버린 어떤 좌절은 관우와 경우엄마와 또 다른 남자와 또 다른 여자에게 새로운 기회로 찾아들며 희망의 떡잎을 피웠다. 과거를 찾기 위해 한번도 고민해보지 않았던 추억이 편린처럼 간혹 머리를 찌르듯이 지나가지만 이미 바람에 날린 꽃잎처럼 흩어진 내 기억의 편린들은 더 이상 모양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어딜 가는거죠?”

“저기 모텔에 가려구요.”

“아직 낯설잖아요.”

“탐색하며 보낼 나이도 지났잖아요.”

“그래도 너무 빠른 것 아닐까요?”

“형님이 준 돈으로 목욕도 하고 쉬기도 할겸 그냥 가요.”



이강호는 망설임 속에서도 기대를 하고 왔을 여자를 위해 추운 바깥에서 발발 떨며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유비형님 말대로 어차피 눈빛 만으로도 서로를 원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경우 엄마의 행복을 위해서도 잊어야 한다. 몸서리쳐지게 자신의 뼈 속에 각인된 경우엄마의 추억을 지워 버릴 수 있도록 이 여자의 살 냄새를 맡고 싶다.



이강호는 카운터에서 키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이 있는 삼층 버튼을 눌렀다. 은밀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조그맣게 새근거리는 숨 소리를 느꼈지만 마음이 진탕되지 않는다. 무덤덤한 마음으로 키를 꽂고 방문을 활짝 열었다. 불이 차례로 켜지며 환한 방안의 모습이 드러났다. 침대, 옷걸이, 텔레비전, 세톱박스, 거울, 시계, 슬리퍼 모든 것이 한 눈에 들어왔다. 제대로 된 가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졌다. 삼년만이다. 사업 실패로 이혼마저 한 이강호는 모든 것을 가졌던 시간과 모든 것을 잃었던 시간이 교차되는 시점에서 자신을 지키는 일은 자신을 버리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은 너무 절박하여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완전히 감춰버림으로써 연속선상의 시간들을 단절할 방법을 찾았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곳. 이 세상에 숨쉬며 그런 공간은 오직 노숙자의 길 뿐이라고 생각했다. 부도책임을 피해 세상을 등지는 방법으로 그 길을 택했다. 목숨을 던지는 많은 사람들도 있지만 마지막 한가닥 남은 희망의 끈은 바이어의 올바른 판단 밖에 남지 않았었기 때문에 차마 목숨은 끊지 못했었다. 자신의 판단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할 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삶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제 경우 엄마로부터 수출대금이 회수됐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비참하게 연명해온 삶의 의미가 끝을 만나고 말았다. 만약 유비형을 아침에 만나지 않은채 그런 소식에 접했다면 너무 비참하게 살아온 일들로 인해 너무 화가나서 모든 것을 종료했을 것이다. 인생의 절박함과 행복함은 단지 백지장 한 장 차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 여자와 저 여자의 차이도 단지 백지 한 장일 뿐이다.



“첨 와봐요?”

“네.”

“나도 삼년만에 첨 옵겁니다.”



(부부게이머를 끝내고 다음편은 작은사기꾼이 계속 됩니다.

돈도 많이 못버는 PC방에 와서 사기치는 사람들의 얘기...)

야설에 충실하지 않아서 미안하구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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