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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의 노예 - 2편

야설 0 313

미리 현관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던 영아는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태욱이라는 것을 알고 심장이 무섭게 뛰었다. 곧 태욱이 모습을 드러냈다. 블랙 정장 속에 190cm에 가까운 훤칠한 키,
아주 탄탄한 피지컬과 더불어 슬림하고 매끄러운 그의 얼굴 윤곽이 신비한 품격을 물씬 풍겼다. 
성큼 다가온 그가 날카로운 눈길로 그녀의 작은 얼굴에 선이 고운 눈매와 지적인 느낌의
콧대와는 대조적으로 섹시한 여성미를 뽐내는 붉은 입술을 찬찬히 훑었다. 

그의 눈동자 속의 뜨거운 열기는 그녀가 숨조차 크게 쉴 수 없게끔 바짝 긴장시켰다. 
저도 모르게 주춤 물러나는데 그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살짝 걸친 듯 가벼운 압력이었지만 그의
체온이 영아의 뼛속 깊이 스며들어 불을 지피는 듯 피가 끓어올랐다.


쾅!


그가 그녀를 밀고 들어오면서 문을 닫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아주 크게 울렸다. 잠시 얼이 빠진 듯 그를 보고 있던 영아는 화들짝 정신이 들어 그에게서 떨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녀를 벽면으로 밀어붙이면서 꼼짝도 못 하게 잡았다. 
그의 시선이 그녀를 집어삼킬 듯 강렬하게 끌어당겼다. 그녀는 파르르 떨리는 눈길로 그를 보다 이내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그는 여전히 영아에게 눈길을 떼지 않은 채 그녀의 하얀 셔츠 단추를 풀어 젖힌 사이로 가슴 골짜기를 보더니 삐딱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결혼한다고?...............................................”


그의 얼음장 같은 목소리는 그녀가 큰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잔뜩 겁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동요하지 않으려고 기를 쓰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래 봤자 키 차이가 30cm 가까이 나서
우습게만 보이겠지만 나름대로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네... 나도 이제 남들처럼 살아 보고 싶거든요..............”

“저런 그렇게 지루한 삶에 내 여자가 만족할 거라고?.....”
 

내 여자라니! 한때는 그 말에 황홀해서 정신을 못 차렸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그게 얼마나 흔하고 의미 없는지 알아 버렸으니까. 이 영리하고 아주 오만한 남자는 자신이 가진 치명적인
매력으로 여자를 홀려서 편리하게 이용한다. 
너무나 당연시된 탓에 양심의 가책 따위 못 느낀다.

“만족하고 말고요... 내가 지금 꿈꾸는 모든 것이니까... 그리고 난 더 이상 오빠 여자가 아니에요... 잊었어요?... 우리는 1년 전에 끝났잖아요............”

영아도 그처럼 아주 차분하게 말하고 싶었는데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숨결도 가쁘고 목소리도 심하게 떨려서 아직도 그녀는 어른 앞에 아이 같았다. 아무리 다
자랐다고 큰 소리를 쳐도 그의 앞에서는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10대로 보일 게 뻔했다.
 

“아니..................................................................”

“뭐라고요?..........................................................”

“아니라고... 네가 감히 날 속였다는 걸 안 이상은 절대 안 될 말이지.............”


이건 무슨 말인지. 
영아는 그의 폭풍처럼 사납게 일렁이는 두 눈동자 속 적의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내가 뭘 속였다는 건지... 아... 결혼한다고 오빠한테 먼저 말하지 않았다고 이러는 건 오해예요... 청혼을 받은 지 얼마 안 돼서................”

“하지만... 교제한 지는 1년째라면서?........................”


그의 육감적인 입술이 경멸감으로 일그러졌다.
 

“그... 그랬죠... 앗!................................................”


태욱이 어깨를 꽉 틀어쥐자 그녀는 비명을 질렀지만 그는 더욱 우악스럽게 눌렀다. 그녀는 이제 비명도 못 지른 채 숨을 몰아쉬며 그를 노려봤다. 하지만 그는 자세를 낮추며 위협적으로
내려다봤다.
 

“이미... 이별 선언하기 전부터 남자가 있었던 거야?.....”


그의 목소리는 속삭이듯 낮아서 그녀의 심장 뛰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릴 지경이었다.


“아니거든요... 난 분명히.........................................”

“됐어... 사실이 뭐가 됐건 중요하지 않아... 난 널 다른 남자한테 보낼 생각이 없으니까..............”


그는 이대로 모든 것이 일단락났다는 듯 아주 느긋하게 소파에 앉은 채 팔짱을 꼈다. 하지만 그 여유로운 태도와는 달리 시선은 그녀를 단숨에 집어삼킬 듯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그
집요한 시선에 벌을 선 아이처럼 그대로 서서 굳어 버렸다. 
이럴 때면 늘 머릿속이 아주 하얗게 되어 버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가 두려운 게 아니라 그녀 자신이 두려운 거였다.
처음부터 그랬다. 태욱이 그녀를 여자로 의식하기 훨씬 전부터 그녀는 그를 남자로 강하게 의식했으니까. 그런 자신의 반응이 너무 거세서 고통스러울만큼 괴로웠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그를 원하는 마음 조차 크나큰 죄악이었으니까. 
그때는 몰랐다. 마음 만으로만 원할 때가 차라리 나을 뻔했다. 욕정이 주는 그 일체감을 알아 버렸을 때는 더 이상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고 내 마음을 내가 다스릴 수 없는 단계까지 가 버렸다.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고통 그건 심신이 아주 산산조각 나는 상상을 초월하는 도저히 벗어나기 아주 힘든
고문이었다. 
이렇게 그의 뜨거운 눈길만으로도 그녀의 피가 끓어오르면서 온 몸이 사시나무처럼 마구 떨렸던 것이다. 그 느낌을 아니까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이 만나면 얼마나
폭발적인지 이미 알아 버렸으니까.
 

“지금 상황 파악이 잘 안 되나 본데... 난 이미 다른 남자한테 갔어요... 오빠가 날 보낼 자격 같은 건 없다고요...........”

그가 벌떡 일어나자 영아는 주춤 뒤로 물러났지만 이내 벽을 짚은 그의 두 손에 갇혀 버렸다. 
그의 숨결이 아주 거칠어졌고 그녀의 숨결 또한 가빠졌다. 그가 자세를 낮추자 그녀는 숨을
죽였다.
 

“내가 자격이 없다고?... 정말 그렇게 생각해?..............”

“떨... 떨어져요... 제발... 오빠 우린 이러면 안 돼요......”


하지만 말과는 달리 그녀의 몸은 이미 그를 원하고 있었고 그건 그도 이미 알아차린 후였다. 그가 좀 더 자세를 낮추고 입술을 포개자 그녀는 정신이 산란해졌다. 이대로 항복하고 그를
갖고 싶은 욕정이 거세게 밀어닥쳤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이성을 찾아야 했다. 이대로 무너지면 1년 동안 그를 거부했던 고행의 시간이 다 헛된 시간이 된다. 그러면 그녀는 다시
그의 노예가 되어 버릴 것이다. 
그에게 다시 중독되면 끊어 버리지 않는 이상은 이 모든 기쁨이 자학이나 다름없을 테니까.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오직 빼앗기만 하는 그는 약탈자였다.

마음 없이 쾌락만 추구하는 그에게 몸을 맡기는 행위 만큼 어리석은 거는 없다. 뜨거운 훈기에 입술이 절로 열리고 그의 달콤한 혀가 밀고 들어오자 화들짝 놀란 그녀는 눈을 번쩍 떴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그녀는 그를 힘껏 밀치고 욕실로 달아나 문을 걸어 버렸다. 등을 돌린 채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그가 문을 탕탕 쳤다.

“문 열어... 당장!...................................................”


그는 늘 그렇듯 언성을 높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는 당장이라도 문을 부술 기세였다.


“안 돼요... 난 결혼할 사람이 있다고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요?... 내가 지금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을지도 모른다고요.............”
 

이만한 강수를 두면 그가 꺼릴지도 모른다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었다.


“그럼 같이 병원 가서 확인하든가... 나와...................”

“오빠... 제발... 그냥 가버려요... 날 좀 내버려 두라고요...........”

“그러려고 했지... 근데 네가 내 목을 자꾸 조르니까 그에 마땅한 응대를 해줘야겠지?............”


그때 벌컥 문이 열리자 영아는 고함을 질렀다. 그가 들고 있던 젓가락 하나를 던지며 성큼 들어왔다.


“물러나요............................................................”

“오버하지 마... 난 아무 짓도 안 해... 네가 원하지 않는 한 말이지.............”


문제는 그거였다. 태욱이 곁에 있으면 그녀가 마구 원하게 된다. 그것도 절실히. 그는 그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그건 그녀의 취약점이었다. 오직 이 남자만 원한다는 사실이 정말이지
비참했다. 막연하게 짐작할 때도 그랬지만 확인 사살을 하고 나니 더 심했다. 
난 왜 이 모양일까? 왜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더 원하게 되는 걸까? 이쯤 되면 마조히스트가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1년 동안 그를 못 안았더니 갈증이 더 깊어갔다. 이제 숨소리만 들어도 흥분되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

아무리 묘안을 짜내도 그는 끄떡도 안 하니 막막해서 정말이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는 아마 그녀가 울고불고 사정해도 들어 줄 기미도 안 보일 것이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매번
그에게 승리를 안겨 준 그녀의 잘못이었다. 
혼자서 애를 태우며 그를 은근히 유혹했던 그 대책 없었던 어린 시절까지 포함하면 그의 자신감은 그녀가 심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설령 내가 원한다고 해도 오빠가 날 밀어내야죠.......”


영아는 양팔을 낀 채 그와 거리를 유지하느라 세면대가 히프에 닿았다.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의 검은 눈동자가 번뜩이자 그녀의 심장이 바짝 조여들었다.
 

“내가... 왜?.......................................................”


그가 바짝 다가오자 그녀는 숨을 삼켰다. 그의 얼굴이 내려오자 그녀는 아예 호흡도 멈춘 채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오빠는 어른이니까.............................................”


영아가 눈을 번쩍 뜨며 바들바들 떨면서 소리쳤다.


“너도 어른이잖아... 그거 알아?... 네가 어른이 되기를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그가 귓가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으며 은밀히 속삭였다. 그녀는 눈을 번쩍 떴다. 그의 깊은 눈길이 그녀의 눈동자 안으로 아찔하게 파고들었다.


“난 모르겠어요...................................................”

“뭘 모르겠다는 거야?... 이렇게 분명하게 보이는데...”


그가 무릎 꿇고 앉아서 그녀의 가느다란 다리를 어루만지자 온몸에 힘이 빠졌다. 그가 헤아릴 수 없는 깊은 눈길로 그녀를 올려다봤다.


“오빠가 내가 자라기를 기다린 진짜 이유.................”


제발 말해 줄 수 없나요? 아주 단순히 욕정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나만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게 아니라 오빠도 마찬가지였다고. 그래서 내가 여자가 되기를 기다렸다고 말이에요. 영아는
기적이라도 바라는 듯 그에게 간절히 사랑받고 싶었다. 그녀와 같은 마음까지는 아니라도 반의반이라도 사랑이었으면 싶었다.
 

“알잖아... 네가 날 홀렸으니까...............................”


태욱이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려 그의 허리에 붙였다. 그녀의 두 다리는 본능적으로 그의 강인한 허리에 바짝 둘러졌다. 맞닿은 하체에서 그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확연히 느껴졌다. 그가
영아의 스커트 안에 손을 넣어 팬티를 쭉 찢어 버리자 그녀 또한 얼마나 흥분했는지 바로 느껴졌다.
 

“오빠................................................................”


그녀의 눈동자가 욕망으로 흐려졌다.


“넌 날 원해... 그렇지?.........................................”


그녀는 부들부들 떨며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맞... 아요........................................................”


그가 바지 지퍼를 열고 성기를 맞춘 채 그녀를 세면대에 걸터앉혔다.


“나도 널 원해... 지독히.......................................”


그와 동시에 그가 폭발적이도록 아주 거칠게 들어왔다. 늘 그렇듯 그녀는 젖어 있었고, 어떤 전희도 필요 없었다. 늘 그렇듯 본 게임이 절실했다. 애무는 그다음이었다. 피스톤 운동이
빨라질수록 전율이 폭풍처럼 밀려왔다. 
그녀의 몸이 미친 듯이 떨렸고, 맞닿은 심장 고동 소리도 천둥처럼 울렸다.

“하아... 하아... 제발... 제발... 제발... 으흡.............”


그녀의 애원이 절박해졌고 그는 허리를 힘차게 저었다. 
페니스가 긁고 지나간 자리마다 질 속의 압박이 강해졌다. 그의 몸이 심하게 떨릴수록 체온이 올라갔고 피가 들끓었다. 그의 목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톱이 오르가슴을 향한 열망으로 세워졌고, 흥분이 거세지자 목덜미에 생채기를 남겼다. 
잔뜩 부풀어 오른 남성을 깨물 듯이 머금은 여성은 끊임없이 들썩이며 깊숙이 삼켰다. 그가 그녀의 긴 머리채를 잡고 쥐어뜯듯이 뒤로 젖혀 입술과 혀가 얼얼하도록 키스를 퍼부었다.

깨물고 빨고 핥고 현란한 키스는 끊임없이 계속되었고, 두 성기의 키스 또한 멈출 길 없이 긁고 빼고 넣고 맞추기 급급했다. 
굶주린 듯 서로의 체취와 감각을 찾았다. 몸을 떼지 않으려고
기를 쓰며 매달렸다. 
그녀의 흐느끼는 듯한 교성과 그의 사나운 신음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짐승의 울부짖음처럼 높아졌다.

“하아아... 아아아!............................................”

“흐읏!............................................................”


셔츠를 마구 풀어 헤친 사이로 손을 집어넣은 그는 가슴을 찾아 유두를 지분거리며 페니스로는 내벽을 긁어대자 전율이 전신을 타고 흘러 온몸이 화끈거렸다. 감전된 듯 구석구석 감각이
마비와 뜨거움이 교차하며 고통과 쾌락이 관통했다.

“아... 흡... 으으윽... 오빠... 오빠!......................”


천국까지 다다른 그녀가 일순 굳어진 몸을 풀었고 이윽고 그도 고통스럽게 떨면서 아주 자유로워졌다. 그가 사정을 한 후에야 그녀는 피임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오빠... 콘돔 안 했잖아요!................................”


그녀가 격앙된 목소리로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만큼 그도 놀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침착했다. 이상하리만큼 아무 반응이 없었다.


“오빠?... 몸 빼요... 빼라고요............................”


하지만 그는 더 꼭 안고 몸을 문질렀다. 마치 몸에 남아 있는 정액을 다 그녀 안에 쏟아붓듯이.
 

“왜?... 걱정돼?... 임신하면 누구 씨인지 모를까 봐?..............”


그의 싸늘한 어조에 그녀는 몸이 떨렸다. 갑자기 무서워졌다. 그가 작정하고 피임을 안 한 걸까? 왜? 내가 괘씸해서?


“왜... 왜 이러는 거예요?..................................”
 

그녀는 잔뜩 경직된 채 그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기를 썼다.


“왜 이러긴... 이쯤 되면 막 나가자는 거지...........”
 

그는 힘 없이 떨어지려는 그녀의 몸을 부여잡고 더 깊이 파고들었다. 그사이 그는 아주 놀랍게도 다시 돌처럼 마구 단단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흥분되지 않았다. 엄청난 두려움이 성욕을
사라지게 한 것이다.
 

“무슨...........................................................”


“무슨 짓은 네가 먼저 했지... 나만 당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 너 혼자 이 지옥에서 벗어나자고 결혼을 해?... 무책임하게!... 그럴 수는 없지... 같이 책임져야 하지 않겠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임신을 시키든... 안 그래?................”
 

그제야 그는 작정하고 위험한 행동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지금은 아주 위험한 시기였다. 그도 그걸 잘 알 터였다. 그녀가 성인이 된 후 부터 아니 사춘기 때부터 생리 주기를
그만큼 잘 아는 남자도 없었으니까. 
게다가 그가 제안해서 피임 시술을 몇 번 했지만 부작용 때문에 그만두었다. 그러니 지금 피임 중이 아니라는 것도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이... 나쁜 자식!............................................”


그녀가 그의 가슴을 때리려고 손을 들었지만 목적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서 우악스럽게 잡아당겼던 것이다.


“말버릇하고는... 아무리 우리가 성교하는 사이라고 해도 난 네 오빠야... 열 살이나 연상이고...............”


성교하는 사이!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고! 그 사실이 그녀를 아주 아프게 찔렀다. 이미 1년 전에 처절히 깨달았는데도 아직도 깊은 상처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눈동자 가득
눈물이 차 올랐다. 
그 모습을 보고 그의 눈동자 가득 서렸던 냉기가 아주 옅어졌다. 그는 즉시 몸을 빼고 그녀를 안고 욕실에서 나왔다. 침대에 영아를 눕힌 그는 뒤에서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비볐다.
 

“울지 마... 그래... 내가 나쁜 놈이야... 하지만... 너도 착한 아이는 아니잖아... 너 때문에...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봐... 난 끝난 사이는 다시 돌아보지 않아... 아무리 너라고 해도
 그러려고 했다고...........................................”
 

“근데... 왜 돌아왔어요?..................................”
 

그녀는 흐느끼며 울분을 토했다.


“알잖아... 네가 다른 놈하고 같이 사는 꼴을 보느니 차라리 둘 다 지옥불 속에 빠지는 게 덜 아플 것 같다면?... 내가 너무 나쁜 놈인가?...............”


태욱의 격한 어조에 그녀는 몸을 돌려 그를 바라봤다.


“아프다고요?...............................................”


그 말은 단지 육체적인 의미가 아니라 마음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그녀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바보니까. 1년 전에 부터 아주
현명해지려고 악마 같은 그의 마수로부터 벗어나려고 기를 썼는데 아팠다는 말에 다시 흔들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사영아는 너무나도 잘 길든 마태욱의 노예니까.

“안 아플 거라고 생각했어?... 넌 날 고통스럽게 하려고 기를 쓰는 중이잖아... 내가 얼마나 아픈지 자각하도록 끊임없이 찔러대면서 몰랐다는 듯 순진한 그 얼굴을 뭐야?... 도대체 무슨
 게임을 하는 거야?.......................................”

게임? 


그녀는 몰랐다. 그가 말하기 전까지 자신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쩌면 결별 선언을 하고도 그가 매달려 주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받아들여 주니까 버림받은
기분이었다. 
그제야 그의 전 여친이 했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충분히 공감이 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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