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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들의 교향곡 - 48부

야설 0 1544

평소 얘기할때도 유진이 그의 심중을 알아맞춰 놀라기는 했었으나 이렇게 세심히게 관찰하며 그의 말을 듣는줄은 몰랐다.

"사실은 생각했던게 있었는데... 엄마를 걱정시켜 드리면서까지 하고싶지는 않아요... 아버지때문에 고생하셨는데 자식까지 마음고생을 시키면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유진은 한동안 어두워진 태수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물론 부모를 걱정안시키는거는 중요하지... 하지만 네 인생은 부모것이 아니라 네거야... 나중에 살면서 후회하지 않도록 잘 선택해...................."

"제 생각만 하라는 말이세요?..........................................."

"그런게 아니라... 네가 하는일에 만족을 느끼고 좋아하는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겠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다는것은 커다란 행운이야... 거의 모두가... 자신의 적성과는 다른
 일들을 하지... 결혼을 하고 가족때문에 어쩔수 없이 하게되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뭐했나하는 회의감에 빠지게 돼....................................."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것은 어려운것이 아닌가요?... 누나 말대로 주위상황이 안따라주는게 일반적이잖아요.............................."

"맞아... 그러나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인생을 산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니?... 전에 책에서 읽은적이 있는데... 미국에서 50년 가까이 농구아나운서를 한 사람이 있었대... 그런데 이 사람이
 나이가 많이 들어 건강이 나빠져서 70이 넘은 나이에 은퇴를 하게 된거야... 그때 이런말을 했대... 나는 내가 했던일에 즐거움과 보람을 느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운좋은 사람이고... 
 그걸 읽으니까 굉장히 놀랍더라... 하던일을 그만두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과연 얼마나 되겠니?............."

그말을 듣고 태수는 너무나 공감이 되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진의 말은 계속 되었다.

"꼭... 네 어머니의 바램을 어겨서까지 그렇게... 하라는 소리는 아니야... 다만... 이건.... 네 인생인데 할수만 있디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게 행복하지 않겠니?... 네가 행복하게
 사는것이야말로... 네 어머니가 진정으로 원하시는걸거야......................................."

"..............................................................................."


"나중에 정 하고싶은 일이 있다면... 네 어머니를 잘 설득시켜 드려봐... 부모가 자식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게 아닌데... 그거는 네가 결정해야지... 대신 그렇게 한다면... 정말로 열심히
 해서... 어머니를 안심시켜 드리면 되잖니?......................"

유진의 말을 듣고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러자 뭔가 답답해 있었던 그의 가슴속이 시원해지는것을 느꼈다.

"고마워요... 누나... 솔직히 말해서 하고싶었던 것이 있었는데... 엄마가 걱정할까봐... 생각을 접었거든요... 그래서...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들곤 했었는데... 누나 말을 듣고보니...
 앞이 보이네요..........................................................."

그말을 들은 유진을 미소를 지으면서 시계를 보다가 벌떡 일어났다.

"가봐야 하겠다... 오늘 집에 빨리 들어가봐야 하거든........."

그리고는 책을 골라 태수에게 내밀었다. 태수는 봉다리에 책을 넣으면서 말했다.

"참... 다음주에도 문을 닫을거에요... 구정이라서 엄마와 시골에 내려가거든요............................"
"좋겠다... 우리집은 큰집이라서 친척들이 오기때문에 아무데도 안가는데... 사실은 새 엄마가 제사상 준비를 하시는데 빨리가서 도와드려야 해................"

유진이 눈쌀을 찌푸리자 태수는 웃음이 나왔다.

"힘들겠네요.............................................................."
"조상님께 제사드리는건데 할수없지... 뭐......................"

봉다리를 받아든 유진은 인사를 하고 돌아설려다 문득 생각이 난듯 얼른 들고있는 가방을 열어 카셋트테이프를 꺼냈다.

"이거 저번주에 너줄려고 했었거든... 들어봐... 노래들이 좋아..................."

태수는 테이프를 받으면서 매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고마워요... 누나... 자꾸 받기만 해서 어떡하죠?............"
"부담갖지마... 대신 너와 얘기를 나눠서 나도 즐겁잖아..."

그리고는 웃으면서 책방을 나갔다. 태수는 유진의 뒷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녀가 준 테이프를 카셋트에 넣고 틀었다. 그러자 스피커에서는 오르간 연주와 함께 아주 조용한 음악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들어본 음 이어서 테이프 케이스를 보니 첫곡에는 Procol Harum의 A Whiter Shade of Pale 이라고 적혀있었다. 계속 듣고있으니 마음이 평온해지는것을 느끼면서
태수는 아까 유진이 했던 말을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며칠이 지난뒤에 구정연휴를 맞이해서 태수와 혜영은 기차를 타고 시골의 할아버지댁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기차 안은 귀성객들로 발디딜틈 없이 북적거렸다. 그러나 태수와 혜영은 오래간만에 갖는 여행이어서 즐겁고 들떠 있었다. 더군다나 서로 사랑하는 연인과 기차 여행을 하는것 같아서
가슴이 무척 설레이기도 했다. 태수는 창문으로 스쳐가는 전원풍경을 바라보다가 엄마를 보며 말했다.

"엄마... 힘드시지는 않으세요?.................................."
"아니... 오래간만에 이렇게 나와보니 좋다...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고 이런 느낌을 잊고 있었는데................"

태수는 상기되어 있는 엄마의 손을 잡았다.

"바쁘더라도 한번씩 시간을 내서 이렇게 나와보도록 해요... 그동안 정신없이 사시느라 많이 지쳐있으실거 아니에요............"

"그렇게 하도록 하자".............................................."

웃는 엄마의 얼굴을 행복하게 바라보던 태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시골집에 가면 엄마가 고생하시겠죠?......................."

"무슨소리야?........................................................"

"며느리는 엄마뿐이라서 할일이 많으실거 아니에요....."
 

그러자 혜영은 너털웃음을 내지었다.

"당연한거 아니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자주 찾아뵙는것도 아닌데... 이럴때 해야지........."
"그래도... 무리하시지는 마세요.............................."
"알았어.............................................................."

혜영은 웃으면서 태수가 잡고있는 손에 힘을 주어 마주 잡았다. 기차에서 내린 혜영과 태수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려셔 조금 걸으니까 이윽고 작은 집이 나타났다. 대문이 열려있어서
들어가보니 할머니가 마당에서 음식물을 나르고 있었다.

"어머님... 저희들 왔어요....................................."

혜영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린 할머니는 깜짝 놀라며 들고있던 음식물을 내려놓고 반가운 표정으로 달려왔다.

"왔구나..........................................................."

"안녕하셨어요?... 할머니..................................."

"오냐... 태수가 많이 컸구나..............................."

오래간만에 보는 며느리와 손자의 손을 잡고있는 할머니의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큰소리로 외쳤다.

"영감... 태수네가 왔어요.................................."

할머니가 집안으로 안내하자 혜영과 태수는 가지고왔던 짐을 내려놓았다.

"이게 뭐냐?..................................................."
"변변치는 않은거지만... 제사상에 올릴 약간의 음식물을 만들어 왔어요............................."

"아이구... 힘들게 왜 그랬냐?... 여기에 다 있는데... 어쨋든 고맙다... 얘야........................."

방으로 들어간 혜영과 태수는 큰 절을 올렸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70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정하게 보였다. 혜영은 다소곳이 앉아서 시부모에게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자주 찾아뵙고 문안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해서 죄송합니다............................"
"괜찮다... 네가 바쁜것을 우리가 다 아는데 마음쓰지마라... 태수가 많이 컸구나... 이제 고등학생이 된다고?.........."
"네... 할아버지.............................................."

연신 싱글벙글거리는 할아버지는 계속 손자를 쳐다보며 흐뭇해했다. 반면에 할머니는 측은한 표정으로 며느리와 손자를 보고 있었다.

"태수가 점점 지 애비를 닮아가네요.................."

"그렇지?....................................................."

그말에 혜영은 태수를 쳐다보았다.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그 말을 듣고 아주 유심히 살펴보니 과연 태수는 키가 큰것만 제외하고는 남편과 대단히 흡사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왜... 나한테는 그렇게 안보였지?... 하기야 부자가 닮은거는 당연한건데... 그래서 태수와 있를때 알수없는 친숙함이 드는건가?.............]

혜영은 이곳에 오기전부터 마음이 무거웠었다. 태수와 연인같은 사이가 되어서 시부모를 만나고 남편의 무덤에 가기가 두려웠다. 그들을 속이고 죄를 짓는 기분이어서 마음이 편치를
않았었고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을것 같았었다. 지금 자신과 태수를 반갑게 맞아주는 시부모를 보니 죄스러운 심정은 더해만 갔다.

"오느라고 피곤할텐데... 얘네들이 먹을것 좀 가지고 와봐........................."

시아버지의 말에 시어머니가 일어나자 혜영도 따라 일어났다. 태수도 엉겹결에 일어나자 혜영은 얼른 그의 옷자락을 붙잡고 다시 앉힌 다음 상냥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여기서...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있어..........."

할머니도 그 광경을 보며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라... 할미가 얼른 맛있는거 가지고 올게..."

그리고는 어리둥절해 하는 태수를 놔두고 며느리와 부엌으로 갔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엄마가 나간 방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네 에미가 고생을 많이 하지?.........................."

"네............................................................."
"네 에미는 불쌍한 사람이니 네가 잘 해드려라...."

"네............................................................"

그러더니 할아버지는 한숨을 쉬면서 천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못난놈 같으니라고... 쓸데없는 짓을 해서 안사람과 자식을 고생만 시키는구나................."

그리고는 두 눈을 감고서 잠시 상념에 잠겼다.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뒀던 할아버지는 옛날부터 태수 아빠에게 거는 기대가 남달랐었다. 판사나 아주 높은 사람이 되기를 희망했었는데
법대에 들어갔던 아들이 고시준비는 안하고 허구한날 데모로 잡혀가서 하던 농사를 때려치우고 서울로 올라가서 아들을 설득하기에 바빴었다. 언젠가는 아들이 마음을 잡을줄로 기대를
했었으나 뜻 밖에도 기자가 된다고 하여 한바탕 싸웠었다. 하지만 아들이 끝내 고집을 꺽지않자 그도 포기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저 속으로 아들에게 아무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빌었을 뿐이었다. 지금 눈 앞에 앉아있는 손자를 보니 세상을 먼저 뜬 아들이 생각나서 허무하기만 하였다.

"네 애비가 원망스럽지?... 너와 네 애미를 두고 일찍 세상을 떠서..........."

"아니에요................................................"

"네 애비가 다른 길로 가기를 원했었는데... 고집을 부려서 나도 어쩔수가 없더구나... 아무리 부모라도 자식의 뜻은 꺽지를 못하나보다.................."

태수는 할아버지의 주름잡힌 어두운 얼굴을 바라보다가 공손하게 말했다.

"저는 엄마와 제가 더 나은 세상에서 살수있도록 애를 쓰신 아버지가 감사하고 자랑스러워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순간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빙스레 미소를 띄었다.

"네가 많이 어른스러워졌구나... 그런 생각도 다하고... 지하에 있는 네 애비가 많이 뿌듯해 하겠다..........."

그리고는 문간서랍에서 누루스름한 한통의 편지봉투를 꺼내더니 태수에게 내밀었다.

"읽어봐라... 네 애비가 세상을 뜨기전에 나에게 보낸 편지다... 그놈도 저 죽을때를 안건지... 세상을 뜨기 며칠전에 쓴거 같더라................"

태수는 놀라는 마음때문에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펼쳐보았다. 엄마가 유품으로 가지고 있어서 아버지가 쓴 신문기사를 읽어본적은 있었으나 이렇게 사적인 편지는 읽어본적이 없었다.
편지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죄송하고 그동안 키워줘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아내와 자식에게 잘 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결정에 후회는 없고 가족을
남기고 떠나는것을 제외하고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적혀있었다. 편지를 읽은 태수는 감정이 뭉클해지며 말없이 앉아있는 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

"네가 간직하고 있거라.........................."

"할아버지.........................................."

"괜찮다... 언젠가는 너에게 줄 생각을 하고있었어... 네 애비에 대한 기억도 잘 안날텐데... 그런것이나마 가지고 있어야지........................."

태수는 할말이 없어서 그저 아버지의 필체가 적혀있는 편지지를 바라볼 뿐이었다. 할아버지는 착잡한 어조로 다시 입을 열었다.

"그 편지를 읽고... 못마땅하게 여겼던 네 애비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나는 아무것도 몰라서... 평생 농사만 지으며 살았거든... 눈을 감을때 아마... 네 애비가 마지막에 적어놓은
 말이 나오지를 못 할거야...................."

그리고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도 하고싶은것이 있다면... 그걸 해서 나중에 네 애비가 썼던 말이 나오도록 살아봐라... 죽을때 자신의 인생을 후회안하고 만족하는게 중요한거지......"

태수는 할아버지의 말을 들으면서 상념에 잠겼다.

[유진이 누나와 같은 말씀을 하시는구나... 엄마를 걱정시켜 드리지만 않는다면 그렇게 사는것이 옳은 길일거야.......................]

그런 생각을 하다가 할아버지가 논과 밭을 구경시켜 준다고 해서 태수는 얼른 일어나 할아버지의 뒤를 따라 나갔다. 
할아버지를 따라서 밖으로 나온 태수는 오래간만에 시골풍경을 보니
기분이 상쾌했다. 더군다나 서울과는 달리 한적하고 공기도 맑아서 가슴이 탁 트이는것 같았다. 할아버지에게는 논과 밭이 조금 있었으나 대부분이 남의 논과 밭을 경작해주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지금은 겨울철이어서 아직은 바쁘지 않다고 말해주었다.

농사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면서 걷고있는데 멀리 조그만 산이 보였다. 그곳은 바로 태수아버지가 묻혀있는 곳이었다. 저도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그쪽을 바라보자 할아버지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일 제사를 끝내고 찾아가봐라... 이렇게 자란 너를 보면... 네 에비가 많이 기뻐할게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몇몇의 동네사람들과 마주쳤다. 이곳은 작은 동네라서 이웃들이 서로 잘 알고 지냈다. 할아버지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자신의 손자라며 태수를 소개했다. 태수가 아주
정중하게 인사를 하자 동네사람들은 손자가 많이 장성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할아버지는 기분이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거렸다. 집으로 돌아와서 태수는 저녁을 먹고 할아버지를 도와
벙풍, 돗자리, 상들을 닦으며 제사상을 놓을 준비를 거들었다.

일을 다 끝내고 잠시 할아버지와 얘기를 나눈 뒤 마당으로 나왔다. 이미 늦은 밤이었지만 마당에서는 할머니가 분주하게 음식물을 나르고 있었다. 태수가 얼른 달려가서 도와줄려고 하자
할머니는 웃으면서 그냥 들어가서 쉬라고만 했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엄마가 보이지 않았다. 많이 바쁜지 저녁먹을때를 제외하고는 엄마의 얼굴을 좀처럼 볼수가 없었다. 부엌을 찾아서
들어가보니 엄마는 정신없이 찬거리를 다듬으며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태수는 그런 엄마를 보자 안스럽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에게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엄마... 제가 뭐 도와드릴거 없어요?..............."

태수의 소리에 고개를 돌린 혜영은 그를 보자 펄쩍 뛰며 경악을 했다.

"빨리 나가................................................."

"왜... 그러세요?........................................."

엄마가 밀며 안절부절을 하자 태수는 이상해서 그녀를 잡았다. 하지만 엄마는 얼굴이 하얗게되며 다급한 목소리로 속삭이 듯이 말했다.

"여기서는 남자가 부엌에 들어오면 안돼... 어서 나가................."
"엄마를 도와주는건데... 어때요?.................."
"네가 여기에 들어온걸 할아버니와 할머니가 아시면 경을 치신다... 옛날에 네 아버지가 이랬었다가 얼마나 야단 맞았었는줄 알아?... 엄마가 혼나는거 보고싶지 않으면 빨리 나가....."

태수는 엄마의 말이 이해가 되지않아서 계속 엄마를 붙잡고 물었다.

"그냥... 엄마를 도와주는건데... 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야단을 치세요?................."

혜영은 태수와 부엌문을 번갈아 보면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원래 옛날분들은 다 그러시는거야... 아들이나 손자가 부엌에 들어오면 큰일이 난줄 아시고 싫어하셔... 어서 엄마말대로 해................"

바깥에서는 음식을 가지러 부엌을 들어올려던 할머니가 그 소리들을 들으며 아주 조용히 서 있었다. 며느리와 손자가 옥신각신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를 듣자 아들이 결혼했었을때가
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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