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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본능 - 2부

야설 0 315

한편 동현은 세현을 만나고 나서 부터는 그녀에 대한 연민의 정이 더해만 갔다. 남편이 도망을 다닌다는 얘기와 함께 그녀 혼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부터는 그녀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물론 그도 사내인지라 그녀를 여자로 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이 있는 유부녀였다. 하지만 아무리 사회가 그렇다고 해도 남편이 있는
유부녀를 쉽게 건드릴 수는 없었다. 아니 그는 처음부터 그녀를 그렇게 건드리고 쉽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아름다운 몸과 얼굴을 멀리서 감상하고 
또 그녀가 오늘은 어떤 차림으로 출근을 하나 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즐거웠다. 어느새
추운 겨울이 지나고 아주 앙상한 가지에 물이 오르면서 흑갈색의 숲들이 점점 푸른 빛을 더해가는 계절이 되었다. 
봄은 숲에 변화를 가져왔지만 가장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은 길거리의
풍경이었다. 
대부분 바지를 입고 다니던 거리의 여자들이 서서히 겨울 동안 숨겨뒀던 하얀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옷감의 두께도 아주 얇아지고 있었다. 
하늘거리는 하얀 주름 스커트 차림의 여자들이 하나둘씩 거리를 누비기 시작했으며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서 뭔가 채우지 못하는 것을
발견한 사내들의 시선이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른 봄 햇볕이 무척이나 따뜻하게 느껴지는 어느 날 아침 출근 시간에 동현은 오랜만에 세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실 그동안은
동현이 출근을 늦은 시간에 하고 야근을 했기 때문에 그녀를 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내리는 그녀의 뒷 모습에는 아주 무척 고단한 피로가 쌓여 있는 것 같았으며 걸음걸이도 힘이 하나 없어 보였다. 
무엇이 그녀를 저렇게 힘이 들게 만든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는 출근을 했지만 일이 잘되지 않았다. 
요즘 들어서 유일한 낙은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뿐인 그에게 오늘 그녀의 모습은 일종의 커다란 망치로 다가와서 그의 가슴을
때리고 있었다. 
그날부터 그는 다시 전화기를 들고 이리저리 전화를 하고 또 주위 사람들 찾아다녔다.

"야... 오래간만이다... 친구야............................."
"응... 잘 지내?................................................"

"그래... 나도 잘 지내... 근데... 너... xx 보험 들었니?... 뭐?... 안 들었다고?... 그래... 그럼 내가 소개해 줄까?... 뭐... 바빠서 힘들다고?... 그래... 그럼... 내가 서류 보내줄게 검토하고
 사인해서 보내?... 응... 알았어!... 바로 보낸다.............................."

"응... 사실은 아는 사람이................................."

친구들은 그가 왜 보험 영업을 하느냐고 물었지만, 그냥 아는 사람을 좀 도와주려 한다고 둘러댔다. 
그렇게 해서 얼추 30여 장의 가입 서류와 돈을 준비한 그는 다시 그녀에게 전화했다.
처음 보다 더 떨리는 순간이었다. 혹시라도 자신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키면 어쩌나 하며 그는 심호흡을 하고 수화기를 든다. 신호가 가는 소리가 몇 번 울리고 나서...

"예... xx 보험 x 세현입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저 동현인데요................"
"예?... 누구시라고요...?.................................."

그녀는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주 조금은 실망했다. 
그는 날마다 그녀를 상상하고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그녀에 관한 생각뿐인데 정작 당사자인 그녀는 그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니............

"저... 지난 11월경에 xx에서 만났던 사람인데요...................."
"아... 그럼 그때 그분?... 안녕하세요................."

그제야 그를 기억한 것에 대해 무척 미안한 듯 그녀는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저기... 오늘 오후에 한 번 뵈었으면 하는데요......................."
"아네... 그래요... 그렇지 않아도 언제 한번 뵙기를 원했는데... 제가 그만 연락처를 잃어버려서............"
"아... 그래요?... 그럼 7시쯤에 xx에서 뵙기로 하죠................"

두 번째로 그녀를 직접 만난다는 기대감이 그를 들뜨게 했지만 그녀에게만은 이런 자신의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날 저녁 그는 조금 일찍 약속 장소에 도착을 했다. 아직 그녀가
도착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들어서는데 언제 왔는지 그녀는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듯 했다. 사실 그녀가 그를 알아본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는 그를 딱 한 번 봤을 뿐이니까.

"저... 세현씨...?............................................"

동현은 일부러 자신도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물론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또 그가 그녀를 날마다 훔쳐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면 그녀는 아마 그의
도움을 거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아... 안녕하세요.........................................."
"제... 제가 그만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아니... 저도 잘 몰라뵈었는데요... 뭘 괜찮습니다..............."
"저어... 근데... 무슨 일로 절 보자고... 혹시 지난번 보험 가입자분 중에 무슨 일이라도?............."
"아... 아닙니다... 이번에 친구들이 보험에 가입한다고 해서요...................."

그러면서 동현은 준비한 서류 봉투와 함께 1개월분 보험료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녀는 서류를 보고는 너무 놀라는 표정이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많이?..........................."
"아... 친구들이 서로 따라 하기를 좋아해서........"
"예... 아... 그래요... 그래도 이렇게 많이는........"

그녀는 다시 한번 눈 앞의 사내에게 고맙다는 생각보다는 의구심이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얼굴도 안 본 보험 사원에게 보험을 든다고 선뜻 사인하고 또 돈을 준다는 것은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내는 서류를 건네주고 나서는 먼저 일어나려 했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죠?... 제가 오늘 야근이라서 식사 대접도 못 해 드리고................."
"아니... 무슨 말씀을... 식사는 제가 대접해야죠... 근데 이렇게 그냥 가시면...................."

자리에서 막 일어서려는 동현을 그녀는 붙잡았다.

"저... 연락처라도 알려 주세요........................."
"연락처요?... 글쎄요....................................."
"아니...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동현은 그녀에게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적어 주었다. 그리고는 바쁜 걸음으로 그곳을 벗어났다. 
그녀를 가까이서 오랫동안 마주 보고 있으면 자신도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이 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조금 전에도 간신히 참았다. 
그의 욕정은 눈 앞의 그녀를 꼭 껴 안고 싶었다. 하지만 동현은 아주 간신히 욕정을 참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바지 속의 그의 물건은 약속
장소에서 그녀를 처음 발견할 때부터 이미 성이 나 있었다.

그걸 들키지 않기 위해서 무척 조심했었다. 다행히 그녀에게 들키지는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조금만 더 오래 같이 있었다면 아마 들켰을지도 모른다. 
그 순간 얼마나 민망할까? 상상만
해도 눈 앞이 아찔해졌다. 
텅 빈 사무실에 혼자 들어온 동현은 길 쪽 창문을 통해 조금 전 그녀를 만났던 건물을 주시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건물에서 걸어 나오는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만 해가 진 시간이라 잘 보이지는 않는다.

그의 시선에서 사라지는 그녀를 몽롱하게 바라보던 동현은 한참 동안을 그 자세로 창밖을 바라보다가 담배를 꺼내 물고는 길게 들이마신다. 
연기 속에 포함된 니코틴 입자들의 그의 폐의
세포를 파고든다. 이내 뇌까지 파고든 니코틴 입자들의 그의 의식을 몽롱한 상태로 몰고 가면서 점점 그에게 참을 수 없는 혼란과 어지러움으로 변해서 그의 핏속으로 스며든다. 여인이
사라진 거리를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동현은 채 반이 타지 않은 담배를 비벼 끄고는 사무실을 나선다.

조금 전 그렇게 무섭게 성나고 있던 바지 속의 물건도 이제는 아주 조용히 제자리를 찾은 듯했다.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동안에도 그는 주위를 살피며 혹시라도 그녀가 같은 버스에
타지 않나 하는 것을 살폈다. 
그녀에게 자기가 사는 곳이 매일 그녀가 출근하는 직장 근처라는 것을 들킬까 걱정이 된 까닭이다. 그날 이후로도 동현은 가능하면 그녀를 도우려 했고 또
실제로도 한꺼번에 많은 수는 아니지만 한두 명의 가입자를 소개해 주었다.

전화 통화 후 송금과 함께 서류를 우편으로 발송하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직접 만나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는 몇 번이나 동현을 만나기를 아주 원했지만 동현은 이런저런 핑곗거리를
만들어서 회피했다. 너무 가까워 지면 사고가 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게 가까이하기에는 너무나 먼 상태로 두 사람의 관계는 어느덧 1년이 지나가고 있었다. 1년 동안 그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녀는 아마 보험 외판원을 그만두었을 것이다. 보험 영업이 잘되지 않을 때면 언제나 그가 도와주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그녀의 영업이 되질 않아 온몸에 힘이 쭉 빠지고 처져 있다고 생각되는 날에는 어김없이 그의 전화가 걸려 왔고 
최소한 한두 건의 보험 가입을 성사해 주었다. 그녀에게
있어 동현은 이제 수호천사와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녀의 인생에서 남편 이외의 남자에게 이렇게 고마움을 느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남편보다도 더 기대고 싶은 존재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사내는 자신을 만나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세현은 그동안 몇 번이나 이 남자를 만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때마다 사내는 이 핑계 저 핑계로 마구 피해 다니기만 했다. 
그동안 그를 통해 가입한 보험 가입자가 한 명 늘어날 때마다
그녀는 고마움을 표현할 방법을 찾았지만 아직 찾지 못 했다. 아니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다. 
세현이 알고 있는 거라고는 단지 그의 핸드폰 번호와 그의 직장이 어디 근처라는 것 정도
뿐이었다. 
한여름이 막 지나고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어느 날 아침 그녀는 자신의 핸드폰에 걸려 온 전화를 받고 무척 즐거웠다.

그동안 몇 달 동안 공들인 거래처에서 보험 가입 의사를 통보를 해 왔다. 
직원들의 연금 보험을 들어 주겠다는 정보를 들은 그녀는 그동안 몇 번을 방문하고 또 방문해서 담당자와 얼굴을
익히고 나서는 
담당자에게 자신이 팔고 있는 연금 보험이 어떤 면에서 좋은 것 부터 시작해서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때로는 도착하자마자 걸레를 빨아서 사무실 청소도 해주고 때로는
간식거리를 잔뜩 사서 가기도 했다. 
그렇게 노력한 보람을 그것도 항상 그녀를 도와주는 동현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그녀 스스로 해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다.

"아예... 알겠습니다......................................"
"그럼... 가입 서류 준비해서 방문해 드릴까요?...................."
"예... 아... 먼저 사장님을 뵈어야 한다고요...?...................."

아마 워낙 큰 계약이다 보니까 사장이 직접 챙기려는 것 같았다. 
가능하면 퇴근 시간 후에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거래처 직원의 말을 듣고서 업무에 지장을 주지 말라는 것으로 판단한
그녀는 
퇴근 시간이 지난 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준비해서 거래처에 방문했다. 그런데 그녀가 도착한 시간이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닌데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다. 문이 열려 있는 거로
봐서는 누군가 안에 있을 것 같아서 사무실에 들어선 그녀는 
사장실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으로 보아 사장실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과 전등 하나라도 아끼려는 그들의
절약 정신에 대해 감탄하며 노크를 하고 사장실 문을 열었다.

"아니!........................................................"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사장실에는 그녀가 아는 직원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그곳에는 단 한 사람만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소파에 거만하게 앉아 있는 모습으로 보아 사장인
듯 했다. 
순간적으로 불길한 생각이 온몸을 휘감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침착하려고 호흡을 가라앉힌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한다.

"안녕하십니까?... xx 보험 x세현이라고 합니다................"
"아... 그래요... 어서 와요............................."
"네... 처음 뵙겠습니다................................."
"자... 그렇게 서 있지 말고 저기 앉으세요.!......"

그녀는 사내의 옆에 길게 놓여 있는 소파에 앉았다. 
사장실은 커다란 책상과 그 앞에 길게 두 줄로 나란히 놓인 소파. 그리고 지금 사장이 앉아 있는 가운데의 커다란 소파가 놓인 회사에
비해 비교적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아니... 그렇게 멀리 앉아서 설명을 할 수 있겠어요?........"

그녀는 일부러 사내에게서 멀리 떨어져 앉는다는 게 눈에 띄게 멀리 떨어져 앉아버렸다. 그게 오히려 화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제는 그와 가까운 곳에 다가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아주
사내의 능글맞은 시선이 자신의 하얀 허벅지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애써 모른체하며 가방속에서 서류를 꺼내놓았다. 그리고는 가방을 일부러 자기 무릎 위에 올려놓아 자기 무릎을 살짝
가렸다. 
지금 세현의 옷차림은 짧은 검정 미니스커트에 살색에 가까운 스타킹 그리고 검은 재킷 안쪽에는 세로줄 무늬의 셔츠 차림이었다.

자리가 자리이고 또 워낙 큰 계약이다 보니까 최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주 
너무 야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너무 고지식해 보이지 않도록 셔츠 단추를 하나 더
푸른 상태로 젖가슴 위가 살짝 보일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고개를 숙이고 설명하면 열린 셔츠 사이로 그녀의 브래지어 끝 부분이 살짝 보이고 조금 더 신경 써서 본다면 아마 젖무덤
살짝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런 차림 때문에 그녀는 가능하면 사내의 시선이 자기 가슴으로 향하지 않도록 하려 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았다.

살짝 고개를 숙이면서 그녀는 서류를 집고 있지 않은 손으로 셔츠 자락을 잡고 있었다. 
그렇지만 한참 동안 설명에 열중하다 보면 어느새 서류를 잡지 않은 손에는 펜이 들려져 있었고
열심히 서류 위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설명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한참 동안 설명하던 그녀는 고개를 들어 사장을 바라보았다. 순간 사장은 뭔가를 들킨 사람처럼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사장이 왜 그러는지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그녀의 설명을 듣지 않고 셔츠 사이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아주 야릇한 상상을 하고 있었던 게 틀림이 없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는 듯 했다.

"그럼... 어느 것이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 가장 좋은 혜택을 주는 보험이죠?.............."

그녀도 어색한 분위기가 계속되는 것이 이롭지 않다는 판단에 사장의 시선은 무시하기로 하고 설명을 계속했다.

"그러니까... xxx 보험이 가장 좋은 혜택을 줄 것입니다............"
"그럼... 회사에는 어떤 이익이 돌아오나요?......"
"회사는 직원들에게 지원한 보험금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그녀의 장황한 설명이 시작되었다. 벌써 몇 번이나 반복되는 설명이었다. 이 회사에서만 한 2~30번은 한 것 같은 내용이었다. 
다시 사장의 시선이 그녀의 셔츠 사이로 마구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무시하기로 했다. 
거의 한 시간의 설명이 끝나고 계약서를 꺼내 드는 그녀를 향해 사장은 한마디 한다.

"그럼... 이제 계약하면 끝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여기에 사인하시면 끝입니다...................."

그녀는 이제 끝났다는 안심을 하며 가입자가 사인할 곳을 가리켰다.

"그런데 말이에요........................................."

그녀를 불안으로 몰고 가는 한마디였다.

"네?!........................................................."
"다 좋은데... 나한테는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 거죠?................"

그녀는 사장이 어떤 의미로 하는 질문인지 짐작하면서도 모르는 척.

"직원들 복지향상으로 일할 맛을 키워준다는 거죠.................."
"그... 그게 아니고........................................"

사장은 이제야 본심을 드러낸다. 왜 직원들이 퇴근한 후에 그녀를 사무실에 방문하도록 했는지 그리고 또 지금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권력을 지닌 사내들이 그녀 같은
약한 위치의 여자들에게 원하는 것은 말을 안 해도 알 수 있었다. 
순간 그녀는 잠시 고민한다. 이번 계약은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인 계약인데. 잠시의
침묵이 흐른 뒤 말을 했다.

"저... 뭘 원하시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직접 말하기 쉽지 않은 듯 사장은 잠시 망설인다. 그리고는 답답한 듯.

"보험 영업을 한 지 올해 얼마나 되었지요?......."

 

사장의 질문 의도가 무엇인지 정도는 그녀도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처음 보는 사장 앞에 앉아서 설명을 한다는 것도 많이 힘이 드는 상황인데 사장의 질문은 그녀에게 선택을 아주
강요하는 것과 같았다. 
그동안 6개월 동안 이 업체에 쏟아부은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경제적인 부분까지 생각하면 정말 놓치기 싫은 계약이었다. 거기다가 오늘 전화를 받고 사무실
직원들에게 넌지시 계약할 것 같은 얘기를 하고 왔는데 계약을 성사하지 못한다면 
그동안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지점 직원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정말 암담했다 그녀로서는
아주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망설이고 있는 세현의 표정을 살피던 사장은 몸을 묻고 있던 소파에서 일어난다.

"결정되면 나와요... 밖에서 기다릴 테니까?......"

사정을 밖으로 걸어 나간다. 문을 열고 나가려던 사장이 뒤돌아서서

"참... 20분 이상은 못 기다려요... 그전에 결정하세요.................."

사장은 문을 닫고 나간다. 
사장이 나간 텅 빈 사무실에 그녀는 혼자 않아서 아주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본다. 창 밖 어딘가에서 방금 나간 사장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지금은 곁에 없지만 남편과의 데이트 시절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편과 섹스하던 생각들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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