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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들의 교향곡 - 60부

야설 0 753

아들을 껴 안고 그의 움직임에 따라 몸이 흔들리던 혜영은 다시한번 찾아오고 있는 오르가즘을 속수무책으로 기다렸다. 이번 오르가즘은 이제까지 느꼈던것들 중에서 가장 큰것이었다.
소리를 지를 힘도 없는 혜영은 두 눈을 아주 질끔 감고 입만 벌리며 밀려오는 오르가즘을 맞았다. 
숨도 쉬지를 못해서 마치 물속에서 몇시간이나 자맥질을 하는 느낌이었다. 해일과 같은
물결은 그녀의 몸 곳곳을 때리며 지나갔고 그러는 
와중에서 태수도 사정을 하며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아!...... 으......................................................"
 

이윽고 사정을 마친 태수가 그녀의 몸위로 쓰러지자 혜영도 막혔던 숨을 커다랗게 토해내며 헐떡거렸다.


"허어억..... 허억..... 허억.................................."
 

아직도 머리속이 몽롱한 혜영은 함께 헐떡거리고 있는 태수의 땀에 젖은 몸을 붙들면서 여운을 즐겼다. 그것은 마치 죽었다가 살아난 느낌이었다. 이렇게 엄청난 오르가즘들을 연속으로
느껴보기는 처음이어서 의식을 제대로 찾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정신을 차린 
태수가 그녀에게서 빠져나왔어도 혜영의 상태는 아무 변함이 없었다. 콘돔을 휴지통에 버린 태수는
여전히 헐떡거리고 있는 그녀가 걱정스러운지 조심스럽게 말을 붙혔다.
 

"엄마... 괜찮으세요?......................................."

"헉헉..........................................................."
 

그제서야 간신히 숨을 고르게 할려고 애쓰는 혜영은 화가 나서 태수를 나무랐다.


"내가 하지말라고 그랬잖아... 헉헉...................."

"싫으셨어요?................................................"

"죽는줄 알았어............................................."

"죄송해요... 저는 엄마가 부끄러우셔서 말씀을 못 하신줄로 알았어요... 그래서 엄마를 좋게 해드릴려고 그런건데............"

그말을 듣자 혜영의 화는 어느정도 풀렸으나 창피함은 여전해서 아들에게 계속 화풀이를 했다.

"너는 하지말라면서 나한테는 그렇게 하면 어떡해?.........................."

"어떻게 그런 더러운 짓을 엄마보고 해달라고 그러겠어요?................"

"그럼 나는 어떻고?... 내것도 더럽잖아.........................................."

"어떻게 엄마것이 더러울수가 있어요?... 거기는 제가 태어난 곳이잖아요... 저한테는 엄마의 모든것이 소중하고 깨끗해요..."
 

그말을 듣자 의식을 어느정도 되찾고 있었던 혜영은 순간적으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 태수의 말을 듣고보니 기분이 이상했고 떨리기까지 하였다.

[내가 왜 그생각을 못했지?... 그곳은 태수가 나온 곳이야... 그런데 아들이 다시 그곳을 들어갔구나............]

그러자 아들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다시 상기되어 착잡해졌다.


"우리는 나중에 벌받겠지?............................"
 

잠시 대답을 못하던 태수는 조용히 말했다.


"제가 괜한 말을 했나봐요............................"

"............................................................."
 

혜영이 말을 못하고 깊은 한숨을 쉬자 태수는 그녀를 살며시 껴안았다.


"죄가 있다면 제가 엄마를 사랑한것밖에 없어요... 벌을 받으면 저만 받고 엄마를 지켜 드릴게요....."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잖아... 사람에게는 양심이란게 있는건데.............................."

"우리가 서로에게 상처를 안주고 지금처럼 사랑하며 살면 하느님께도 이해해 주실거에요.............."

"과연 그러실까?......................................."

태수는 그녀의 가슴위에 머리를 얹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저는 엄마를 부모로만 생각하지 않아요... 목숨과도 바꿀수없는 제일 사랑하고 소중한 여자에요... 이왕 이렇게 된거 운명이라고 생각하세요..........."

"운명?...................................................." 

"네... 어쩌면 우리들의 운명이 이렇게 되는거로 정해져 있었을수도 있잖아요............................."
 

[그런가?...............................................]

어차피 아무리 죄의식을 가진다고 하여도 아들과의 관계는 돌이킬수 없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이제는 태수에 대한 사랑이 너무 
깊어져서 이런 관계를 끊는다는것도 자신이 없었다.

[그래... 태수말대로 운명이라고 받아들이자... 이런일은 흔하지 않은데 우리에게 
일어났다는것은 그것때문인지도 몰라... 다만 태수에게 아무일이 없어야 할텐데...........]

태수가 위로 올라와서 그녀에게 부드러운 키스를 하자 
혜영은 몸을 움직여 그의 품속으로 들어갔다.
 

"엄마... 제가 잘 했어요?.........................."

"뭐가?................................................."

"그거요...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기때문에 어떻게 해야 되는줄을 몰랐거든요............"
 

그러자 혜영은 다시 얼굴을 붉히면서 아들의 가슴속으로 머리를 파묻었다.


"잘했어..............................................."

"정말이에요?... 그럼 만족하신거에요?....."

"그래... 그런데 나만 받고 너한테는 안해줘서 어떡하니?... 나한태도 너의 모든것은 소중하니까 그런 생각 하지마........"

"저는 엄마가 만족하시는게 제가 만족하는것보다 더 좋아요... 이상하죠?................."
 

그말을 듣고 혜영은 조용히 웃었다. 아무리 생갹해 보아도 모를 일이었다. 아들을 사랑하는만큼 남편도 사랑했었는데 태수와 할때면 그때보다 흥분과 오르가즘이 훨씬 더 잘 찾아왔다.
처음에는 오래동안 성생활을 하지않아서 그러려니 했으나 경험도 없는 태수가 그녀를 
이렇게 만족시키는것에 대해서는 납득이 가지않았다.

[태수와 내가 속궁합이 잘 맞나?............]

그런 생각을 하자 태수가 마치 남편처럼 느껴져 
얼굴이 더욱 달아올랐다. 하지만 이제는 아들에게 성행위뿐만 아니라 모든것을 허락했다는 생각이 들자 태수가 아들이상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상태에서 저도모르게 조용한 말이 나왔다.
 

"나는 이제 네거야.............................."
 

그말에 태수는 잠시 경직을 했으나 곧 그녀을 안고있는 팔에 힘을 주고서 다시 감미로운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로부터 몇주가 지나갔다. 어느 따듯한 봄날 명숙은 약국에 앉아서 선규를
생각하고 있었다. 아들과의 관계가 여전히 마음에 걸리기는 
했으나 이제는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요사이는 선규가 화를 내지도 않았고 그녀에게 아주
잘 해주어서 
행복하고 편안했다. 더군다나 이상한 책들을 보지않고서 공부나 기타 경제신문에 열중하는 아들을 보면 그저 대견스럽고 아주 흐뭇하기만 하였다. 다른 아이들처럼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자기할일을 잘해나가는 선규를 보면 걱정이 없어지고 자식을 키우는 보람이 느껴졌다.
 

그러다가 문득 성행위를 할때마다 선규가 애아빠와 비교하면서 묻는것이 생각났다. 자신이 아빠보다 잘하냐 아니면 엄마는 나와 할때가 아빠와 할때보다 좋냐는식으로 물을때면 속으로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선규가 기분좋게 대답을 해주고는 하였다. 전남편보다 아들과 
할때 더 좋고 편안한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선규가 지나치게 애 아빠와 비교하는것에 아주
집착한다는 생각을 하자 그녀의 머리속에 얼핏 
떠 오르는 단어가 있었다.
 

[오디푸스 컴플레스?... 그거는 저 아빠와 엄마와 같이 살때 느끼는게 아닌가?........................]

그러나 자꾸 선규에게 오디푸스 컴플렉스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다녔을때 심리학 강의를 받으면서 공부한적이 있어서 오디푸스 컴플렉스에 관해 어느정도의 의미를 알고 있었던
명숙은 그동안 
선규가 했던 말들을 하나씩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러는 선규가 도저히 납득이 안갔다.

 [왜... 저아빠에게 나를 가지고 열등의식을 가지지?... 
저 아빠는 이미 떠나가서 옆에 없는 사람인데... 그런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잖아?..... 라이벌의식을 가질 사람도 없고 저가 나를
 독차지하고 
있는데... 애정결핍증이 있는것도 아니고... 왜 그러지?.....................................]

선규가 저아빠에 대해서 얘기할때는 그의 말속에 항상 적개심이 들어있었다. 
그 생각을 하자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과 단둘이 산다는것이 천만다행으로 여겨졌다.

[만약 같이 살았다면 저 아빠에게 대들고 난리가 
났었을거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여러 생각을 하던 명숙에게는 불현듯 선규의 학교가 생각났다.

[학교생활은 잘하나?... 학교가 
시작한지도 벌써 오래되었는데... 아직 담임선생님도 찾아뵙지를 못했네......]

그러다가 약국문이 열려서 명숙은 얼른 생각을 떨쳐버리고 
들어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았다. 저녁에 집에 들어오자마자 서로 부둥켜 안고서 더듬으면서 진한 키스를 하던 혜영과 태수는
별안간 초인종소리가 나자 깜짝 놀라며 숨소리를 
죽이고 현관문을 응시했다. 다시한번 초인종소리가 울리자 태수가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누구세요?........................................."

"아줌마야.........................................."
 

그러자 혜영은 얼굴빛이 변하면서 얼른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런 엄마를 쳐다보던 태수는 급히 머리와 흐트러진 옷을 단정히 하면서 아주 천천히 걸어가서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그러자
명숙은 웃으면서 들어왔다.
 

"잘 있었니?......................................."

"네... 아줌마께서도 안녕하셨어요?......."

"응... 자금 들어왔니?........................."

"네................................................."
 

그말이 끝나자 방안에서 어느새 안색이 정상으로 돌아온 혜영이 나왔다.


"어쩐일이야?..................................."

"너와 상의할 일이 있어서.................."
 

그렇게 말하던 명숙은 옆에 서있는 태수를 잠시 쳐다보더니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태수는 잠깐 방에 들어가 있어라... 네.엄마와 할 얘기가 있거든..........."

"네..............................................."
 

태수가 인사를 하고 방안으로 들어가자 명숙은 어리둥절해 하는 혜영의 손목을 잡고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


"무슨 일이야?..............................."

"너 아직 애들 담임선생님을 찾아뵙지 않았지?................................."

"응...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시간이 안나네....................................."

"잘됐다... 더 늦기전에 함께 찾아뵙자... 몇주있으면 스승의 날도 있잖아....."

"그거때문에 여기까지 온거야?... 전화로 얘기해도 되잖아................."
 

그러자 명숙은 잠시 닫혀진 방문을 돌아다보더니 심각한 얼굴로 나지막히 말하기 시작했다.


"담임선생님을 찾아뵐때 선물같은거 갖고 갈거지?.........................."

"그래야 되겠지............................"

"생각한거 있어?.........................."

"글쎄... 책이나 케익을 사들고 가면 되지 않을까?..........................."
 

한동안 혜영의 얼굴을 바라보던 명숙은 조금전보다 더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우리 약국에 옛날부터 찾아오는 손님이 있거든... 그 손님에게도 고3 짜리 자식이 있는데... 내가 한번 물어보니까 돈을 갖다드려야 한다고 그러드라........."

"촌지 말하는거야?......................."


소스라치게 놀라서 언성이 높아졌던 혜영은 밖에서 태수가 들을까봐 얼른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러는 그녀에게 명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고등학교는 중학교와는 다른가봐... 대학에 들어갈려면 내신도 중요해서 그래야 한데........."

"태수가 그러는데... 선생님은 좋은 분이시라고 하던데... 설마 그런걸 바라시는 분이실까?.........."

혜영의 목소리도 어느새 명숙처럼 속삭이고 있었다.


"그거야 모를일이지..... 하지만 그냥 찾아가 뵈었다가 선생님이 서운하셔서 애들의 학교생활이 힘들어지면 어떡하니?..... 너도 태수가 
아무일없이 학교를 다니길 원하지?........."

"그거야 당연하지... 그런데 요즘 선생님들이 학부모들에게 돈안받았다고 애들을 미워하셔?........"

"얘가 오늘따라 왜 이리 순진한척 해?... 신문에서도 심심지않게 촌지 얘기가 나오잖아..............."
 

그말을 들은 혜영은 방바닥을 보며 땅이 꺼질듯한 한숨을 쉬었다.


"세상이 왜 이렇게 됐니?... 우리가 학교다닐때는 아무런 조건없이 그냥 스승과 제자 사이로 좋았었는데........"


"세상이 바뀐게 이것뿐이냐?... 돈으로 해결되는 세상이니까... 어쩔수가 없는거지... 자식의 과외비를 만든다고 파출부로 나서는 엄마들도 있대잖아... 그 사람들과 비교하면 우리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거지.............................."


"얼마정도를 갖다드리면 될까?..................."
 

근심스러워 하는 혜영의 얼굴을 보고 명숙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냥 정성껏 갖다드리면 될거 같애... 요즘 돈사정이 어렵니? 내가 얼마를 빌려줄까?............."

"아니야... 나한테도 모아둔 돈이 얼마 있어..."
 

어두운 혜영의 표정을 보며 명숙은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자식을 키운다는게 누구한테나 어려운 일이야... 그래도 우리는 자식들이 별다른 일로 속을 안 썩히잖아... 애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자기가 할일을 잘 해주는게 얼마나 다행스럽니?....."

"네말이 맞아... 애들이 그래주는데 우리가 이정도는 해줘야지............................................." 

"그럼 나와 같이 갈래?............................"

"그러자... 태수에게 얘기들어보니까 선생님도 우리사정을 잘 알고 계신다 그러더라................"

"나도 들었어... 그럼 다음주에 시간 낼수있어?............................"

"그렇게 하자... 하루라도 빨리 찾아가 뵙는게 좋겠지..................."

"그럼 애들의 수업이 끝나야 선생님이 시간나시니까... 늦은 오후에 찾아가자........................."

"알았어... 그런데 너는 돈 말고 무슨 선물을 사갈거야?................"

"글쎄... 나도 너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네가 책을 들고갈래?... 그러면 내가 케익을 살게..........."

"그럼 그렇게 하자... 이런 말을 해줘서 고마워... 명숙아...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거든......."

"고맙기는...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까... 우리끼리라도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야지...................."
 

비밀얘기를 하듯이 혜영과 속삭이던 명숙은 일어나서 방문을 열다가 웃음을 띄며 쳐다보았다.


"아까 보니까 너 많이 좋아보이더라... 요새 기분좋은일 있니?......"
 

그러자 혜영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좋은일은 뭐... 그냥 사는게 똑같은데... 아마 태수가 잘해줘서 마음이 편해 그런가봐.............."

"그런 아들을 둔게 너의 가장 큰복이다... 항상 태수에게 감사히 생각해... 요새 그런 아이가 흔한줄 아니?......."


그리고는 명숙은 여전히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집으로 돌아갔다. 방에 있던 태수는 선규엄마가 나가는 소리를 듣자 밖으로 나와서 안면에 홍조를 띄고있는 엄마를 발견했다.
 

"엄마... 무슨일이 있어요?... 아줌마가 왜 다녀가신거에요?......."

"응... 같이 네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뵙자고............................"

"그런데... 얼굴이 왜 그러세요?..........................................."
 

그말을 듣고 엄마는 얼굴이 빨개졌다는것을 알아차렸는지 두손으로 감싸쥐었다.


"내 얼굴이 빨개?..............................."

"네................................................."

"선규엄마가 내 얼굴이 좋아보인다고 무슨 기분좋은일이 있냐고 물어보잖아........"

"그래서... 뭐라고 대답하셨어요?........."

"그냥... 네가 잘해줘서 마음이 편해 그런가보다하고 그랬어.............................."
 

그러자 태수는 웃음을 터트리며 다가와서 엄마를 껴안았다.


"그 말씀이 진심이세요?...................."

"몰라... 갑자기 당황스럽고 부끄러워져서 혼났어................."
 

태수는 품안에서 부끄러워 어쩔줄을 모르는 엄마가 귀여워서 계속 웃음이 나왔다.
 

"사실대로 말씀하신건데 왜 그러세요?... 엄마는 아무 잘못한게 없으니까... 그만 부끄러움을 푸세요..............."

"선규 엄마가 눈치채지는 않았겠지?..."

"그럼요... 원래부터 저와 엄마사이를 잘 아시잖아요............."

"그런데... 너 대단하더라... 아까 나는 초인종소리가 났을때 당황해서 어떡해야 될줄을 몰랐는데... 너는 어떻게 태연하게 대답할수가 있었냐?......."

"사랑하는 엄마와 그런건데 죄지은것도 아니잖아요.............."

그말을 듣자 엄마는 가볍게 너털웃음을 내지었다.


"그래도 조심해... 우리일을 다른사람이 알면 큰일난다........."

"걱정마세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던 엄마는 다시 고개를 들고 물었다.
 

"태수야... 네 담임선생님 좋은분이시라 그랬지?................."

"네... 찾아가 뵙는게 걱정되서 그러세요?.........................."

"좀 그러네... 혹시 네 선생님이 특정한 애들을 편애하고 그러는 일이 없니?.........."

"아니요... 모두에게 똑같이 대해주세요... 그런데 그건 왜요?............................."

"아무것도 아니야..... 뭘 사들고 갈까 고민되서 그러는거야..."

"그냥 중학교때처럼 하세요... 어차피 선생님들은 다 똑같은 분이시잖아요..........."

"..............................................."
 

엄마가 아무말 없이 무슨 생각을 하고있다는것을 눈치 채자 태수의 머리속에 퍼뜩 스치는게 있었다.


"엄마... 혹시.............................."

"엉?........................................."

"혹시... 신문같은걸 보시고 촌지때문에 그러시는거 아니세요?.........................."


그말에 엄마는 깜짝 놀라며 두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네 선생님도 그걸 받으셔?..........."

"그것때문에 걱정하시는거에요?... 아줌마께서 그러세요?................................"

"응... 요새 학부모들이 그런다더구나... 선규네 약국에 찾아오는 손님이 그러드래....."

"엄마는 하지마세요...................."

"그래도 안드렸다가 네가 선생님께 잘못 보이면 어떡하니?..............................."

"선생님이 그런걸 받으시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봐왔을때는 모든 애들에게 골고루 똑같히 대하시는걸 보면 그런거에 신경 안쓰시는것 같애요........"

"정말 그러실까?........................" 

"그러실거에요... 만약에 그런걸로 제자들을 편애하신다면 선생님으로서의 자격이 없는거에요............."

"그래도 요즘 세상이 그렇다는데.................................."
 

"제말을 들으세요... 만약에 담임선생님이 그런걸 안받았다고 저를 싫어하신다면 저도 그분에게 선생님대우를 해드리고 싶지 않아요... 모든 제자들을 공평하게 가르쳐야 되는 선생님이
 그런다는게 말이 되요?... 세상이 그렇다는건 변명밖에 안되는거에요................"


"하지만 부모의 마음이란게 그렇지가 않지... 자식이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는걸 원하지 않는데............."

"돈을 갖고 찾아오는 부모님들도 문제에요... 자기 자식만 소중한 줄 아는 이기심때문에 죄없는 선생님들까지 나쁜말을 듣잖아요..........."


그리고는 엄마의 얼굴을 살며시 감싸쥐며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학교일은 제가 알아서 할테니까... 엄마는 마음쓰시지 마세요... 차라리 그럴돈이 있으면 엄마가 잡수시고 싶으신것을 사드세요............."


그말을 듣자 엄마는 뭔가가 생각났는지 다급하게 말했다.


"저녁 먹는걸 까맣게 잊고 있었네... 배고프지?... 내가 얼른 해줄게....................."


그러나 태수는 눈웃음을 치며 그의 품안에서 나갈려는 엄마를 번쩍 안아들었다. 그러자 엄마는 놀라면서 그의 어깨를 두들겼다.


"이러지마... 밥먹어야 할거 아니야?...................."

"엄마를 보면 밥먹고 싶은 생각도 안나요............."
 

그리고는 고개를 숙여서 아까처럼 아주 깊숙한 키스를 해주었다. 얼마후에 입을 뗀 태수는 얼굴이 빨개지고 몽롱한 눈으로 바라보는 엄마를 안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토요일에 배달을
갖다 온 선규는 엄마가 시장에 갔다온다고 나가서 집에 혼자 있었다. 방안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코드를 잡고있는 왼손을 움직이면서 Led Zeppelin의
"Over the Hills and Far Away"를 연주하고 있는 그의 오른손 가락들은 
능숙하게 기타줄들을 튕기고 있었다. 그동안의 선규의 기타실력은 놀랄만큼 향상되어 있었다.

이제는 왠만한 곡은 연주할수있게 되어서 
그를 가르치는 형도 천부적인 소질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선규도 듣던 음악들을 자신이 연주한다는게 아주 신기하고 너무 재미있었다.
잠시 하던 연주를 멈추고서 침대 위에 이리저리 놓여있는 악보들을 뒤졌다. 음악시험에서 연주할 곡을 골라야 하는데 아직까지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를 가르치는 형은 "로망스"를
권했으나 기타로 음악시험을 보는 애들이 대부분 그 곡으로 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어쩐지 
내키지가 않았다.

"로망스"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이왕이면 다른 애들과 차별을 둬서 그가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여러 
악보들을 보던 선규의 머리속에 별안간 어떤 음악이 들려왔다.
 

"바로 그거야.............................."
 

어둠속에서 보물을 찾은것처럼 아주 기뻐서 저도모르게 소리를 지른 선규는 얼른 기타를 왼쪽다리에 올려놓고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음을 따라 조심스럽게 연주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대중가요가 아닌 클래식곡을 연주하라고 하였고 기타를 칠때도 비록 클래식기타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클래식 기타를 칠때처럼 기타를 왼쪽 다리에 올려놓고서 연주하라는 요구를 해서
항상 자세에 신경쓰고 있었다. 하지만 보통 
오른 다리 위에 올려놓고 연주하는것에 익숙해진 그에게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자세를 바로 하고 연주하는 곡은 영화 "Deer Hunter"에서 주제음악으로 쓰여진 "Cavatina"였다. 이곡은 선규가 옛날부터 아주 좋아하던 곡이었고 기타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든 것도 바로
"카바티나"를 들었을 때였다. "디어헌터"를 봤었을때 로버트 드 니로의 친구가 러시안 룰렛을 
하면서 자기 머리를 권총으로 쏘아 죽는 장면은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그뒤에 나왔던
"카바티나"는 그장면을 영원히 잊혀지지 않게 
만들었다. 자신이 연주하는 기타에서 나오는 음을 듣자 선규의 머리속에서는 다시 영화의 장면들이 떠 오르고 있었다.
 

그 장면의 분위기속으로 빠져들던 그에게는 문득 어떤 생각이 들어왔다.

[죽을때는 어떤 느낌일까?... 죽기 직전에는 삶의 순간들이 눈 앞에서 
펼쳐진다고 하는데... 나한테는 어떤 순간들이 보여질까?............]

잠시 상념에 잠겨있던 선규는 음이 틀리자 기타를 내려놓고서 음악 테이프를 찾아 
침대 위에 누워서 "카바티나"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 돌아온 명숙은 부엌에 장을 봐온것들을
내려놓고 선규방으로 들어갔다. 선규는 인기척을 못 들었는지 악보들이 어지럽게 놓여진 
침대위에서 정신을 잃은듯이 누워있었다.
 

"선규야...................................."
 

그러자 선규는 깜짝 놀란듯 침대위에서 벌떡 일어났다.


"언제 왔어?............................."

"조금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내가 들어온것도 몰랐니?................."
 

그러나 선규는 아무대답없이 알수없는 표정으로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기만 했다. 그런 아들의 표정에 명숙은 이상한 불안감을 느끼며 다가갔다.


"무슨일이 있니?......................"
 

그녀의 말을 듣자 선규는 마치 잠을 자다가 깨어난 듯 또다시 흠짓 놀랬다.


"엉?....................................."

"무슨일이 있냐고?................."

"아니야... 아니야.................."

헛소리를 하듯 중얼거리는 선규를 보고 명숙은 더욱 이상한 생각이 들어 침대위에 놓인 악보들을 치우고 옆에 앉았다.


"왜 그래?... 몸이 어디 안좋아?..."

"안좋기는... 그냥 음악시험에서 무슨 음악을 정할까를 생각하고 있어서 그랬어... 이것도 고르는게 힘드네........."

"음악시험을 볼려면 아직 시간이 많은데... 그 전에 네가 원하는 곡이 반드시 생각날거야................................."

"엄마말이 맞어........................"


선규가 웃음을 지어보이자 명숙은 그제서야 마음속에 들었던 알수없는 불안감을 지울수가 있었다.


"지금 시장에서 온거야?..........."

"응... 빨리 저녁 지어줄게........"

"배 안고프니까 천천히 해도 돼..."
 

부엌으로 갈려고 일어나던 명숙은 다시 아들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참... 다음주에 태수 엄마와 너희선생님을 찾아가 뵐거야................"

"그래?.................................."
 

말을 하는 선규의 표정에서는 의외로 걱정하는 눈치가 보였다. 하지만 그가 더이상 아무말이 없기에 말을 계속 했다.
 

"선생님이 뭐 좋아하시니?... 찾아가 뵐때 사가지고 갈려고.............."

"엄마가 알아서 해................."

"그래도 아는게 없어?... 선생님집에 신문도 돌린다며?..................."

"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선생님의 취향을 알아?... 선생님과 안지는 이제 두 달도 안됐는데........."

"선생님을 뵐때 나를 통해서 드리고 싶은 말은 없니?....................."

"아니... 없어........................"
 

선규의 시큰둥한 표정을 보자 명숙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안을 나올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엄마................................."

"왜?.................................."

"나하고 사는게 좋아?..........."

"무슨 소리야?....................."

"내가 옆에 있으면 행복하냐고?.........................."

"당연한걸 가지고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그러자 선규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서 그녀를 껴안았다.


"나도 엄마가 옆에 있으면 행복해... 영원히 엄마 옆에 있고싶어........."


그리고는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기대자 명숙은 평소와는 다르게 보이는 선규때문에 다시 걱정이 들었다.


"정말 무슨일이 있는거 아니니?........................."

"아무일도 아니야... 엄마를 보니까 좋아서 그러는거야....................."

조용히 말하던 선규는 부드럽게 키스를 하더니 어리둥절해 하는 명숙을 침대로 데리고 가서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며칠이 지나고서 혜영과 명숙은 아들의 담임선생님을 만나러 학교로
가고 있었다. 태수가 몇번이나 말을 했었지만 혜영은 마음을 놓을수가 
없어서 아들 몰래 책속에 얼마간의 돈이 들어있는 봉투를 끼워서 가지고 가고있었다. 아들의 말이 당연한거였으나
부모의 입장으로서는 
자식이 잘 되는걸 원하기 때문에 차마 현실을 무시할수는 없었다. 그녀에게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태수가 오히려 융통성없게 생각되었다.
 

[고지식한거는 아버지와 꼭 닳았네... 그렇게 하면 저만 손해보는건데..............]

옆에서 걷고있는 명숙이 들고있는 케익 안에도 돈 봉투가 들어있었다.  
원래 선규가 집에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얘기하지 않기때문에 그녀는 아들의 학교생활이 무척 궁금했다.
성적은 잘 나오지만 
옛날부터 집에 태수외에 친구들을 데려오는 일도 없어서 선규의 담임선생님들이 아들의 학교생활을 들려주는 유일한 소식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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