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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들의 교향곡 - 82부

야설 0 1391

선규를 안고 심신을 마구 가다듬고 있는 명숙은 착잡하기만 했다. 아까 선규가 했던 말들이 가슴에 무척 걸렸었고 또한 오늘이 그의 생일이기도 해서 뭔가 그가 원하는걸 해주지 않으면
오래도록 마음이 불편할거 같아서 누구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섹스를 했다. 
하면서도 계속해서 문쪽으로 신경이 쓰여 좋은지를 전혀 모를 정도였다. 더군다나 집이나
호텔이 아닌 이런 장소는 처음이어서 몸도 
경직이 되곤 했었다.
 

전에는 이런 짓을 꿈도 못꾸어 왔었는데 자신이 먼저 아들의 옷을 벗기고 했다는것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결혼생활때에는 부부관계가 재미없다고 남편이 늘 불평을 했었고 그녀도 그런
남편을 못 마땅해 했었는데 낯선 장소에서 이런 낯부끄러운 짓을 남도 아닌 바로 
친아들과 한 것이었다.
 

[그때... 애 아빠에게 이렇게 해줬었다면 좋아했었을텐데...........................]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선규를 기쁘게 해주고 그녀가 사랑하고 있다는것을 
보여주는데 있었기때문에 그것들을 모두 다 달성한거 같아서 그녀도 기분은 만족스러웠다. 조심스럽게 몸을
올려 음부 안에 있던 성기가 
빠져나오자 하얗고 아주 끈적끈적한 정액이 아주 많이 흘러내렸다. 급히 빽에서 손수건을 꺼내 꽃입을 닦고 팬티를 바로 한다음 아들의 성기도 닦아주었다.
그런다음 팬티 스타킹을 찾아 입고 흐트러져 있는 스커트와 상의들을 매만진 후 텔레비젼 화면을 보자 영화는 어느새 끝이나서 
배우들과 제작진의 이름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어서 나가자... 마침 영화가 이때 끝나서 다행이다............................."

그러는 그녀의 가슴은 여전히 조마조마한데 선규는 기분이 좋은지 안색이 활짝 피어 있었다. 비디오 방에 들어올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명숙이 바지를 입은 선규의 손을 잡고서 재촉하자
그는 웃음을 지으며 문을 열었다. 밖에 아무도 없는것을 확인한 그녀는 안도를 하며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아들과 함께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큰길가로 나와서 지하철역까지
오자 그제서야 완전히 안심이 되어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선규는 그런 그녀를 연신 웃음띈 얼굴로 쳐다보며 말했다.
 

"방 안에는 우리 밖에 없었고... 밖에도 아무도 없었는데... 왜 그렇게 떨었어?..............."


가슴에 손을 얹고 뛰는 가슴을 달래던 명숙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너는 아무렇지도 않니?...................................."

"아니... 난 엄마만 괜찮으면 돼.........................."


애가 겁이 없는건지 아니면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몰라서 그런지 이해가 안되서 은연중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데 질안에 들어있던 아들의 정액이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는게 느껴지자
얼른 그의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가면서 모기만한 소리로 일러두었다.
 

"오늘 한번만 이런거야... 다시는 그런거 하자고 하지마... 알았지?..............."

"알았어........................................................."


해맑은 미소로 대답하는 선규를 보면서 명숙도 그저 웃음만 나왔다. 다음날, 그녀는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햄릿"을 빌려 못 본 부분들을 마저 봤다. 기말고사가 끝나고서 방학하는 날
태수는 어느때와 다름없이 선규와 같이 등교할려고 그의 약국으로 갔다. 약국문을 열고있던 선규엄마는 
그를 보고 웃음을 지으며 맞아주었으나 얼굴에는 어딘지 모르게 몹시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선규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

"선규가 어제 독감에 걸려서 오늘은 학교에 못갈거 같애............................."

"요즘 유행하는 독감에 걸린거에요?.................."

"응... 너는 괜찮지?........................................"

"네............................................................."


작년과 마찬가지로 유행하는 독감에 걸렸다니 선규가 조금만 아파도 안절부절 못하는 선규엄마가 근심하는 모습을 보이는게 당연했다.


"오늘은 수업이 없고 방학식만 하지?................."

"네............................................................."

"그럼... 네가 선생님께 사정을 잘 말씀드려 줄래?......................"

"걱정마세요... 아줌마도 감기 옮지않게 조심하시고요... 학교갔다와서 선규한테 들릴게요..............."

"그래... 고맙다... 너도 조심하고... 특히 네엄마 잘 보살펴 드려라... 작년에 네엄마가 몸살에 걸려 고생했던거 기억하고 있지?............"

"네... 무슨일이 있으면 아줌마께 달려올게요....."


태수가 인사를 하고 떠나자 선규 엄마는 약국문을 완전히 열고는 아주 황급히 약국으로 들어갔다. 약국문을 닫을 시간에 명숙은 여전히 근심어린 얼굴로 의자에 앉아있었다. 어제 시험이
끝났다고 친구를 만나고 돌아온 선규는 종일 
밖에서 있었는지 감기에 단단히 걸려있었다. 처음에는 증상을 안보였는데 한밤중에 옆에서 나는 끙끙 앓는 소리에 잠이 깨어 선규의 이마를
만져보니 불덩이였다. 놀란 그녀는 밤을 꼴딱 새며 그를 간호해 주었고 약국에 있을때도 걱정이 떠나가지를 않아서 일이 손에 
잡히지를 않아 10분간격으로 집에 들어가 열이 내렸는지를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고 자는 애를 억지로 깨워 죽과 약을 먹였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열은 내려가기 시작했으나 선규는 여전히 잠에서 깨어날줄을 몰랐다. 어렸을때부터 몸이 약해 잔병이 잦았던 아들이 이렇게 아플때면 중병에 걸린것처럼 그녀의
가슴을 떨리게 했고 그가 다 나을때까지 어떠한 일도 신경을 쓸수가 없었다.
 

[아무리 유행하는 독감이라지만 하필이면 선규가 걸리냐?... 그동안 아무탈도 없고 잘 있다싶더니..... 다시 애를 깨워 약을 먹여야 하겠네...........]
 

시계를 보며 문닫을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문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서 오세.................................................."


오늘은 시간이 길어질 손님은 그냥 보내기로 마음먹고 고개를 들며 인사를 하다가 들어온 사람을 보고 눈과 입이 커다랗게 벌어졌다.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선규어머님?.............."


두개의 쥬스 상자들을 들고있는 선규의 담임선생님은 약간 수줍어 보이는 얼굴로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서... 선생님이 여... 여기는 어쩐일이십니까?..."

"오늘 태수에게서 선규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그말을 듣고 황송해서 몸들바를 몰라하는 명숙은 얼른 선생님앞으로 달려가서 두손모아 허리를 굽혔다.


"바쁘신 선생님께서 여기까지 찾아주시다니요...................."

"요즘 독감이 유행한다는데... 선규가 많이 아프지는 않나 걱정이 되어서요... 연락도 드리지않고 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벼...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우리 선규를 이렇게까지 걱정해 주시니 저야 감사할 따름이지요..........."


잔잔한 미소를 짓는 선생님은 쥬스상자 하나를 두 손으로 내밀었다. 


"변변치 않은거지만... 쥬스가 감기에 좋다고 해서 사왔어요... 물론 어머님께서 잘 알아서 선규를 보살피고 계시겠지만요..............."

"그냥 오셔도 되는데... 뭘 이런거까지.............................."

"선규는 좀 나아졌나요?................................"


급히 쥬스상자를 받아들은 명숙은 그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네.. 이제 열이 많이 내렸습니다.. 내정신좀 봐.. 저희집을 찾아주신 선생님을 계속 세워놓고 있었네요.. 누추하지만 안으로 들어오세요"


거실로 안내한 명숙은 허둥지둥 집안을 정리하며 말했다.


"여기에 앉으시지요... 제가 차를 내오겠습니다................."

"약국이 비어있는데....................................."

"이제 곧 문닫을 시간이에요.........................."

"제가 도와드릴 일은 없습니까?....................."


그러자 명숙은 기겁을 하며 황급히 대답했다.


"저 혼자 할수있는 일입니다... 찾아주신것만 해도 감사한데요........."

"그러면... 그동안 선규방에 있어도 될까요?....."

"네... 그렇게 하시지요................................."


명숙이 방에 들어와서 불을 켜자 뒤따라 들어온 선생님은 침대위에 누워있는 선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여기까지 오셨다가 선생님께서도 감기에 옮으실까봐 걱정스럽네요..............."

"괜찮습니다... 제걱정은 하시지 마시고 약국에 나가보세요... 공연히 저때문에 어머님의 일에 지장을 드리지않나해서 송구스럽네요.........."

"그럼... 얼른 일을 마치고 차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방문을 닫고 나온 명숙은 부리나케 약국으로 달려나갔다. 
선규와 단둘이 남게된 선생님은 천천히 방 주위를 살펴보았다. 책장에 꽃혀있는 책들을 보다가 시선이 책상 옆에
세워져 있는 기타를 보자 
그녀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는 의자를 끌어 침대 옆에 놓은다음 그 위에 앉아 잠자고 있는 선규를 쳐다보았다. 아주 고요한 표정으로 있는 그의
얼굴은 하루 사이에 많이 수척해 있었다. 손을 뻗어 이마를 짚어보자 약간 뜨거웠다. 헝클어진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다가 손을 밑으로 내려 한동안 얼굴을 아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러면서 애틋한 그녀의 눈길은 선규에게서 떠나갈줄을 몰랐다. 
잠을 자던 선규는 누군가가 그의 얼굴을 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눈이 떠졌다. 잠결에 만지고 있는 사람이 엄마인줄로
알았으나 뭔가 
엄마손과는 다른 감촉이 느껴졌다. 낯이 익다는 생각을 하며 간신히 정신을 차린 그는 옆에 앉아있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랬다.
 

"선생님이세요?........................................"

"잠에서 깼니?.........................................."


처음에는 꿈인줄 알았으나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급히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선생님은 다시 그를 눕히며 부드러운 소리로 만류 했다.
 

"괜찮으니까 계속 누워있어... 빨리 나야지... 괜히 나때문에 잠을 깬건지 모르겠다..........."

"아... 아니에요... 오늘 하루종일 잤는데요..."


아직까지 정신을 못차린 선규는 왜 그가 선생님과 함께 있는지 의아해 하며 사방을 두리번 거렸다.
 

"지금... 저희집에 오신거에요?.................."

"응... 태수에게 네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 찾아왔어... 많이 아픈 모양이구나... 얼굴이 반쪽이 됐어... 이젠 괜찮아?..........."

"네... 어제밤보다 많이 나아졌어요............"

"감기가 유행하는데... 조심했었어야지......."


선규는 근심어린 선생님의 얼굴을 보면서 그녀가 자신을 이토록 걱정해주는거에 감격했다. 그동안 선생님도 아무말이 없었고 지난번에 비디오 방의 일로 엄마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그녀의 집을 찾아가지를 않았었다. 그래서 그가 아프다고 집에까지 문병와주는 
선생님에게 소흘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에게도 왠지모를 미안함이 들었다.
 

"아이들은 집에 돌아왔어요?..................."

"요새는 집과 외갓집을 오고가고 그래......"

"애들이 혼란스럽겠네요........................"

"그렇겠지..... 아직 애 아빠와의 일이 끝나지를 않아 내마음이 편치않아서 그런가봐..... 어서 그일이 끝나야 할텐데..... 생각보다 절차가 길어지고 있어............."


어두워지는 선생님의 얼굴을 측은하게 바라보던 선규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죄송해요... 선생님... 자주 찾아뵈서 위로라도 드려야 하는거였는데요................"

"그동안 시험도 있었고해서 너도 바빴잖아............."

"제가 찾아가면 위안이 되세요?..........................."

"응...................................................."


그녀가 쑥스러운 미소를 띄며 고개를 끄덕이자 선규도 함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방학동안에 자주 찾아뵐게요... 선생님은 웃으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비록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지만 부드럽게 말하는 그의 말을 듣고 그녀의 얼굴에서는 약간의 홍조가 띄어졌다.


"그럴려면 빨리 나야지... 너와 함께 음악을 연주하고 싶은데.............................."


선생님과 선규는 서로의 손을 놓지않고 한동안 마주보고 있었다.


"제옆에 계셔도 괜찮은거에요?... 감기 옮으시면 어떡해요?... 애들을 만나실때 안 좋잖아요..........."

"괜찮아... 그건 네가 걱정안해줘도 돼................."
 

그러는데 부엌에서 소리가 들리자 선규는 그제서야 엄마가 떠올랐다. 순간적으로 불안감이 들어 조심스럽게 선생님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들어오시다가 엄마를 만나셨어요?........"

"응... 어머님께서 네 병간호를 하시느라 무척 힘드신 모양이더라.........................."


그말을 들은 선규는 엄마와 선생님 사이에서 무슨 말들이 오고갔는지가 아주 몹시 궁금했다. 이것은 선생님과 마담과의 일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그를 사랑해주는 엄마와 잘해주고
아껴주는 선생님이 상처받는것은 원하지를 않았다.
 

"선생님............................................"

"응?................................................"

"저희집 바로앞에 태수가 살고있거든요... 이따가 나가시면서 거기도 들려주세요... 여기까지 오셨는데 저희집만 오신다는거는 그렇잖아요..........."


선규의 말뜻을 알아들은 선생님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그럴려고 하고 있었어... 걱정하지마................"


그러는데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선규와 선생님은 재빨리 잡고있던 손을 놓았다. 찻잔을 공손하게 선생님에게 준 엄마는 아주 조심스럽게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여기서 차를 드셔도 괜찮으신지 모르겠네요... 불편하실텐데요............"

"괜찮습니다... 저때문에 선규가 잠을 깨게 됐네요............."

"그렇지 않아도 약을 먹일려고 깨우려던 참이었어요.........."
 

침대 위에 누워있는 선규는 얘기를 나누고 있는 그들을 멍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엄마와 담임선생님이 함께 있는것은 어디에서나 있을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에게는 달랐다. 둘다
모두 그와 몸을 섞은 여자들이었다. 예전에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남들은 상상도 못 할 일들이 
그에게 일어나서 매우 신기해 한적이 있었지만 그의 눈 앞에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고 마치 꿈을 꾸는것만 같았다. 
그러면서도 엄마와 선생님이 서로 눈치를 채지는 않을까해서 아슬아슬한 조바심도 들었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정신이 없었던 명숙은 약국문을 닫고서 부엌에서 차를 끓이다가 진정을 하게되자 아주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국민학교 저학년까지는 학교선생님들이 가정방문을
하는것을 들어봤어도 고등학교 선생님이 그런다는것은 한번도 들어보지를 못했었다. 그녀가 
학교를 다닐때도 마찬가지였었다. 선생님이 선규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준다는 뜻이기도
해서 기분은 좋았으나 그래도 뭔가가 석연치 
않았다.

아무래도 선규가 선생님의 집을 자주 찾아가서 저렇게 챙겨주나 보다하고 이해를 할려고 했지만 방에 들어와서 얘기를 하다보니 
아들을 보는 그녀의 눈길도 예사롭지가 않았다. 그것은
스승이 제자를 바라보는 눈길이 아니었다. 
여자의 직감으로  자꾸만 그 이상의 알수없는 애정어린 눈길로 느껴졌다.

[선규와 이런 관계를 갖고 있다보니 내가 잘못 보는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자신을 탓하면서도 계속해서 신경이 쓰였다. 힘이 없어 보이는 선규는 그런 그녀와 선생님을 희미한 눈으로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우리 선규에게 잘 해주신다는 말을 들었는데 찾아가서 감사하다는 말씀도 못 드려서 죄송하기만 합니다............."

"아닙니다... 마땅히 제가 해야 할일을 하는건데요... 선규가 그동안 잘해주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선규가 선생님 댁을 자주 찾아갔는데... 귀찮게 해드린거는 아닌가 하네요..............."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선규가 음악에 재능이 있어서 음악교사로서 가르쳐주는게 즐겁고 보람이 있어요... 그러니 괘념하지 마세요........."


그말을 들은 명숙은 문득 선규와 선생님이 그녀의 집에서 단둘이 어떻게 있었는지가 궁금해졌다. 느낌으로는 둘이 상당히 친한 사이인것 같았다. 선생님의 얼굴을 아주 주의 깊게 마구
살펴보았으나 가끔가다 선규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쳐다보는것 외에는 별다른 이상한 점을 찾아볼수가 
없었다. 잠시 얘기를 나누던 선생님은 찻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만 가봐야 하겠습니다... 제가 어머님의 시간을 뺏는것 같네요..........."

"여기서 저녁을 드시고 가시지요.........."

"말씀만으로도 감사하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김에 태수 어머님께도 인사를 드리고 갈려고요... 그리고 선규도 쉬어야지요.............."


태수네도 간다는 말에 명숙은 품고있던 알수없는 의심을 지우고 선규에게 원망스러움이 들었다.
 

[제자들을 챙겨주는 정이 많은 사람인가 보구나... 하여튼 선규때문에 점점 이상하게 되가네... 그런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고............]

선생님은 
인자한 얼굴로 몸을 일으키는 선규를 만류하며 말했다.
 

"일어날거 없고 몸조리 잘 해라... 다 낫고 나중에 시간있으면 우리집에 한번 찾아오고............."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몸이 좋아지면 연락드리고 찾아가 뵐게요...................."


선규의 인사를 받은 선생님은 잔잔한 미소로 답하고는 명숙과 방을 나왔다. 그리고는 밖으로 배웅나오는 명숙에게 물었다.
 

"혼자서 자식을 키우시기가 많이 힘드시죠?............................."

"네?..............................................."

"선규와 태수가 어머님들을 걱정하는 말들을 몇번 들었어요........"


뜻밖의 질문을 듣고 어리둥절하던 명숙은 그말을 듣고 겸연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자식을 키우는거는 누구에게나 힘들죠... 선생님도 자식들이 둘씩이나 있으시다고 들었는데... 저보다 더 힘드시겠어요............."


"선규가... 어머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아주 남다른거 같애요... 태수도 그렇고... 요즘세상에 자식들이 그렇게... 자기 어머니를 생각하는거는 드문데... 그런걸 보면... 두 분 모두 훌륭한
 어머님들이신거 같네요...................."


"과찬이십니다... 다른 부모들처럼 할려고 하는데... 애가 잘 해주니 그저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좋으신 선생님을 만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그리고는 정중히 인사를 나눈 명숙은 더이상 밖으로 나오지 말라면서 만류하고는 길 건너 태수네로 가는 선생님의 뒷 모습을 아파트 안으로 사라질때까지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다.
설겆이를 하던 태수는 초인종 소리를 듣고 문을 열다가 선생님을 보고 깜짝 놀랬다.
 

"선생님께서 왠일이세요?..................."

"선규네집에 갔다가 마침 너도 옆에 살길래... 어머님께 인사도 드릴겸해서 들린거야................"


그러는 선생님은 태수의 두손에 끼워져 있는 고무장갑들을 보고 웃었다.


"저녁은 먹었니?.............................."

"네... 어서 들어오세요....................."


태수의 안내로 선생님이 들어오는데 방에서 누가 온 소리를 들은 혜영이 나오다가 기겁을 했다.


"서... 선생님 아니세요?..................."

"그동안 별고 없으셨는지요?... 연락도 못드리고 이렇게 찾아뵈서 죄송합니다................"


뜻밖의 방문으로 놀란 혜영이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허리만 숙이며 인사를 나누자 태수가 옆에서 말했다.


"선규문병 가셨다가 들리셨데요........"

"그렇다고 저희집까지 찾아주시니....."

황송해진 혜영이 선생님이 주는 쥬스상자를 두 손으로 받을려고 하자 태수가 얼른 받았다. 그래서 그녀는 급히 방석을 꺼내 정중히 권했다.
 

"누추하지만 여기에 앉으시지요........"

"제가 불쑥 찾아와서 폐를 끼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폐라니요?... 선생님께서 이렇게 태수에게 신경을 써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이죠................"


그러자 옆에서 태수가 입을 열었다.


"선생님... 져녁은 드셨어요?..........."

"집에가서 먹을테니까 신경쓰지 마라........."

"그럼... 커피라도 내올까요?..........."

"선규집에서 마시고 왔어..............."


태수와 선생님의 대화를 멍하게 듣던 혜영은 그제서야 태수의 손에 고무장갑이 끼워져 있는것을 발견하고는 황급히 벗겼다. 자식의 선생님 앞에서 설겆이를 시킨다는게 몹시 민망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준비할테니... 넌 어서 선생님 옆에 앉거라....................."

"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어머님께서도 앉으시지요................."


그말을 듣고 웃고있는 선생님 옆에 조심스럽게 앉으며 입을 열었다.
 

"제... 제가 할일이 좀 있어서 태수에게 설겆이를 시켰습니다....."

"어머님을 돕는게 보기 좋네요......."

"엄마가 하지 말라시는걸 제가 그냥 하고 있었던 거에요..........."


태수의 말에 혜영은 입을 벌리며 쳐다보았고 선생님은 그저 미소만 짓고 있었다. 아들에게 나무라는 듯한 눈짓을 준 혜영은 다시 자세를 바로하고 공손하게 물었다.
 

"과일이라도 드시는게 어떠실련지...................."

"아닙니다... 그냥 어머님께 인사를 드리고 태수가 어떻게 사나 궁금해서 들린거니까... 마음쓰지지 마세요............"

"그래도... 어려운 걸음을 해주셨는데... 대접을 안해드리는거는.............."

"정말로 괜찮습니다... 이러시면 제가 죄송스러워집니다........................"


선생님의 간곡한 만류에 할수 없이 자리에 앉아있기만 하는 혜영은 놀란 가슴이 계속 뛰고 있었다. 태수의 선생님이 집을 찾아오는것은 처음있는 일이라서 뭘 어떻게 대접해야 좋을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내가 이렇게 놀라는데... 명숙이도 많이 놀랐었겠구나........................]
 

그러는데 선생님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선규네집과 바로옆에 있어서 찾아오기가 참 편하네요..............."

"제가 그동안 자주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이렇게 선생님을 오시게해서 송구스럽습니다.........."

"저보다 더 바쁘실텐데... 응당 제가 찾아빕는게 도리죠.............."

"선규는 좀 어떻습니까?............"

"열이 많이 내려서 이제는 괜찮아진거 같애요..........................."


저번처럼 명숙이 옆에 없고 혼자 선생님 앞에 앉아있는것이 어려워서 혜영은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더군다나 지난번 촌지의 일이 떠올라서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저... 지난번에 선생님께 드린것은................."


그러자 선생님은 태수를 살피면서 재빨리 혜영의 말을 끊었다.
 

"주신 책은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어머님께서도 제가 드린 책이 마음에 드셨는지요?.........."

"예... 선생님의 깊으신 마음에 감사했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생각 없이 태수앞에서 촌지 얘기를 꺼낼뻔 한 자신을 자책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태수와 그녀를 번갈아 보더니 말했다.
 

"혼자서 많이 힘드실텐데... 태수가 옆에 있어서 든든하시겠어요..........."


그순간 혜영의 볼이 빨개지면서 급히 대답했다.


"태수만 바라보고 사는데... 다행히 애가 잘 해주니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개를 약간 숙이고 조용히 말하는 그녀옆에서 태수는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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