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교향곡 - 78부
성욕으로 이성을 마비한 선규는 그녀를 도와 상의를 모두 벗고 그도 손을 빼내 선생님의 바지 단추와 지퍼를 열었다. 그리고는 가슴에서 복부로 혀를 굴리며 내려가서는 바지와 팬티의
허리춤을 잡자 그녀는 히프를 약간 올려 벗기는것을 도와주었다. 그런다음 그도 옷을 모두 벗고 그녀의 두 다리를 벌리며 그사이로 들어왔다. 하반신이 완전히 노출된체 위에는 단추들이
모두 풀어진 블라우스와 가슴 위로 올라간 하얀 브래지어만을 걸치고 있는 선생님은 거칠어지고 있는 숨결을 내쉬며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엄마로 생각되던 착각이 사라지고 그의 눈 앞에 누워있는 여자는 선생님이라는 인식이 머리속에 확고히 자리잡게 되었다. 자신이 뭔가 잘못된 짓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으나 온 몸을 지배하고 있는 욕정때문에 이성을 되찾기는 이미 불가능이었다. 본능에 따라 허리와 엉덩이를 밑으로 내리자 귀두 끝에는 약간 촉촉해진 질 입구가 마구 닿았다. 그순간
선생님의 두 손이 그의 엉덩이를 붙잡자 선규는 본능적으로 성기를 질안으로 밀어넣었다.
"아................................................................"
단단한 성기가 꽃잎속으로 침범해 들어가자 선생님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작은 비명소리를 토해냈다. 오래동안 성관계를 하지않아서 그런지 그녀의 음부는 애를 둘씩이나 낳은 여자답지
않게 상당히 꽉 끼었다.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면서 두 팔을 펴서 몸을 지탱하던 선규는 밑에서 흔들리고 있는 선생님의 육체를 바라보았다. 이전에는 그냥 선생님일 뿐 성적으로 생각해
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정신을 집중하고 육체를 음미해보니 마담같이 조각같은 몸은 아니었으나 엄마처럼 곱고 성숙함을 은은하게 자아내고 있었다.
마담과 할때는 오로지 본능적인 성욕으로만 행위를 했으나 지금은 애틋함과 같은 뭉클한 감정도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몸을 숙여서 그녀의 양 볼을 두 손으로 감싸고 부드러운 키스를
했다. 그러자 선생님도 그의 목을 끌어안고 같은 반응을 나타내 주었다. 그녀의 좁은 동굴 안이 차츰 그의 성기크기에 익숙해져 가자 선규는 다시 몸을 굴려 그녀를 몸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블라우스를 어깨 너머로 벗기자 가느다란 어깨선 위에 있는 하얀 브래지어의 어깨끈이 나타났다.
그것은 그녀를 요염하게 만들어서 선규는 더욱 끓어오르는 흥분으로 정신없이 블라우스를 벗기고 브래지어의 후크도 풀어버렸다. 그리고는 진한 키스를 하고있는 선생님의 상반신을
살며시 일으키자 그녀는 몸에 걸치고 있던 옷들을 모조리 벗고 선규처럼 나체가 되었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짚자 모아진 두 젖가슴 사이로 아주 신비스럽게 보이는 계곡이
만들어졌다. 손을 올려 탱탱한 유방을 한동안 어루만지던 그는 갑자기 몸을 일으켜 그녀를 부둥켜 안고 좀더 빠른 속도로 왕복운동을 했다.
"아....... 아흑......... 아..................................."
신음을 내며 그의 머리를 애틋하게 쓰다듬던 선생님은 다시 그의 입술을 찾았다. 섹스를 할때도 그녀는 엄마와 흡사했다. 흥분을 하면서도 마담처럼 광분하지 않고 약간의 절제된 모습을
유지하며 그를 안아주고 어루만져줘서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주 현란한 기교도 없어 엄마처럼 평범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선규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절정이 다가오는것을 감지한
선규는 그녀의 허리를 껴 안고 격렬하게 움직였다. 그 바람에 그의 가슴과 밀착된 푹신한 젖가슴은 위 아래로 흔들리며 예민한 자극을 주고있었다. 마침내 절정에 다다른 선규는 키스를
하던 입을 떼고 선생님 안으로 뜨거운 정액을 분출하고야 말았다.
"이............................................................."
그러자 선생님은 그를 힘주어 끌어안고 작은 경련을 내며 가느다란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아흑......... 아.............. 허엉........................"
서로를 놓칠수 없다는 듯이 꼬옥 부둥켜 안고 있는 두 사람은 선규가 사정을 마쳤어도 한동안 그런 자세로 있었다. 헐떡거리던 호흡이 멎고 심신이 진정되자 의식이 돌아온 선규는 그의
목을 감고있던 선생님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잡고 쳐다보았다. 이제는 눈물이 말라버린 그녀의 두 눈에는 그와 마찬가지로 어색함과 혼란스러움이 담겨져 있었다.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라 머뭇거리자 그녀의 입에서는 떨리는 음성이 나왔다.
"미안해... 선규야........................................."
그리고는 조용히 그에게서 내려와 이불속으로 들어간 다음 등을 돌리고 누웠다. 그런 그녀를 보고있는 선규는 방금전의 행위로 가슴이 뛰고 있었다. 도무지 선생님하고 몸을 섞었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엄마와 하더니 이제는 담임선생님과도 하고... 남들은 상상도 못할 일들이 어떻게 나한테만 일어나냐?... 나에게 정말로 무슨 문제가 있는것은 아닐까?... 그나저나 선생님은 어떠실까?
화를 내지 않으신다고 해도 충격을 많이 받으신거 같은데..............................]
이상한 일이었다. 엄마를 생각하니 또 배신하게 되어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마담과 했었을때 가졌던 극심한 충격은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에 대한 분노도 그때만큼 심하지가
않았다.
[왜 그러지? 이제는 내가 엄마외에 다른 여자와 이러는게 만성이 되가는건가? 이러면 안되는데.....]
그러나 지금은 선생님을 달래는게 무엇보다도 중요한거 같아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선생님...................................................."
"............................................................."
"괜찮으세요?............................................"
얼마간의 무거운 적막이 흐르고 여전히 등을 돌리고 있는 그녀에게서는 고요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정말 미안하다... 선규야...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았을텐데................"
그를 걱정해주는 말을 들으니 가슴이 메어져서 선규는 살며시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저는 괜찮아요... 오히려 선생님께 죄송한데요................"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어... 어떻게 제자에게..............."
조금씩 격해지는 억양으로 말을 하던 그녀는 차마 말을 못 끝내고 베개위에 올려놓은 머리를 밑으로 숙였다. 그모습을 보니 선규는 선생님의 도덕성을 무너트린거 같아서 몹시 미안하고
착잡했다.
"정말 죄송해요... 다 저때문이에요... 선생님 잘못이 아니니까 너무 마음쓰시지 마세요................"
그러자 그녀는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녀의 두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여있었다.
"아니야... 이건 내잘못이야... 내가 자제했었어야 하는데..... 너에게 또 상처를 줘서 어떡하니?....."
"저는 정말로 괜찮아요..............................."
그리고는 선생님의 헝클어진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넘겨주자 그녀는 눈길을 밑으로 내리며 착잡한 어조로 말했다.
"그 여자에게 욕을 하더니 나도 다를바가 없네... 어린 너에게 이런 짓이나 하고................."
"아니에요!... 선생님은 그 여자와 달라요!....."
그가 단호하게 소리지르자 선생님은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러자 선규는 애틋한 표정으로 바꾸고 입을 열었다.
"선생님은 저에게 특별한 분이세요... 그러니 그런생각 다시는 하시지 마세요...................."
그말을 들은 그녀는 착잡한 표정에서 부드러운 얼굴로 바뀌었다.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다... 하지만.........."
그녀의 입을 막은 선규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제가 좋아서 한거니까 부담가지시지 마세요... 저는 선생님만 괜찮으시다면 그걸로 됐어요.........."
그리고는 선생님의 이마위에 가벼운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남편 이외에 딴사람과 이래보기는 처음이야..............."
"선생님 남편은 이미 딴 여자와 그랬는데 왜 그런생각이 드세요?... 이제는 죄책감을 가지실 필요가 없어요..........."
그러자 그녀는 뭔가 깨달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이러는 첫남자가 너라는게... 많이 놀랬었지?..."
"........................................................."
"이 일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사람이 너밖에 없다보니 얘기를 할때면... 네가 누구라는 생각이 저절로 사라져..... 더군다나 아까 한 네말을 듣으니... 네가 나와 우리 애들만큼 불쌍해보여
나도모르게 너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났었어.........."
".........................................................."
"변명이라고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렇게까지 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었거든.........."
선규는 멍하게 중얼거리는 선생님을 바라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저도 처음에 선생님 일을 알고나서는 왠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진심으로 도와드리고 싶었어요.............."
"........................................................."
"이제는 마음이 한결 나아지셨어요?.........."
"응......................................................"
물끄러미 선규를 응시하던 그녀는 근심이 담긴 어조로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애들도 너처럼 나중에 애들 아빠에게 그런 마음을 가질까?.........."
"모르겠어요........................................."
"태수도 저아버지를 그렇게 생각하니?......"
"태수는 그런 얘기를 잘 안해요... 다만 언젠가 태수 아버지께서 쓸데없는 일로 가족을 고생시켰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그때 태수가 원망하고 있다는 느낌을 얼핏 받았었어요....."
"그래?..............................................."
"하지만... 태수일은 저와 선생님과는 근본적으로 틀리잖아요?... 태수 아버님께서는 바람을 피우시지도 않으셨고 살아계셨을때는 가족을 많이 걱정했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거든요...
그러니... 태수는 자기 아버지를 그렇게까지 심하게 원망하지는 않을거에요......................."
"하긴... 태수 아버지께서 잘못하신것도 없으신데... 태수가 커가면서 이해를 하게 되겠지......."
그러나 여전히 애들이 걱정되는지 그녀가 계속 침울해있자 선규는 밝은 음성으로 달래었다.
"애들에게 저같은 마음이 있다면... 그건 선생님을 생각하고 사랑해서 그러는거니까 너무 걱정하시지 마세요... 선생님이 옆에 계신데... 아이들이 크면 다 잘 될거에요.........."
그말을 들으며 안심하는 미소를 짓다가 한동안 말이 없던 선생님은 입을 열었다.
"선규야............................................."
"예?................................................."
"우리가 한일이 잘못된거라는거는 알지?.............."
"....................................................."
"내 실수때문에 일어난 일이라서 너에게 뭐라 할말이 없지만... 그래도 이런일이 또 일어나서는 안돼.........."
"무슨말씀이신지 잘 알아요... 선생님 말씀대로 할게요..........."
그러자 선생님은 미안함과 고마움이 섞인 얼굴로 그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네가 그렇게 이해를 해주니 고맙다... 더군다나 내가 힘들어 하는데... 곁에 있어줘서 많은 힘이 되었어... 너에게는 무책임하게 들릴지 모그겠지만 우리 이일은 없었던걸로 하자... 그냥
선생님을 안아줬었다고 생각해... 그게 너한테도 좋은거야... 너하고는 불편한 관계를 가지고 싶지 않아....."
"그렇게 할게요................................."
그녀의 말뜻을 충분히 알아들은 선규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는 말씀이시지... 계속 이런걸 생각하면... 선생님이나 나는 학교를 다니기가 불편할거야... 더군다나 엄마도 있는데...............]
다시 엄마가 생각나니 마음이 아주 무거워졌고 선생님도 그의 대답에 기쁜 표정을 짓다가 그녀의 처지가 또다시 생각났는지 그처럼 침울해 있었다. 잠시 그러고 있던 선규는 침대 시트를
허리에 두르며 일어났다.
"잠시만 계세요................................"
그리고는 얼른 거실로 뛰어가서 기타 케이스를 가져왔다. 이불로 조심스럽게 몸을 가리며 기타를 꺼내고 있는 그를 바라보는 선생님을 향해 선규는 웃음을 띄었다.
"기분이 우울할때는 음악이 최고에요... 제가 선생님께 한곡 들려드릴게요..................."
그런다음 이불속으로 들어가서 기타를 잡고 Elton John의 "Your Song"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아주 은은한 음이 흘러나오자 그를 보고있던 선생님의 입가에서는 살포시 미소가 지어졌다.
엄마 옆에 누워있는 선규는 좀처럼 잠이 오지를 않아서 어두운 허공만 응시하고 있었다. 엄마 앞에서 태연한 척을 유지할려고 애를 썼지만 미안한 마음때문에 여간 힘든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선생님과의 일은 마담과 했을때와는 기분이 틀려서 그를 혼란스럽게 했다.
마담과는 달리 선생님은 엄마같은 느낌을 주며 그를 억압하거나 뭘 바라지도 않아하고 아주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가 어떻게 될까하고 걱정까지 해주어서 바람을 피웠다는
인식이 그렇게 들지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가 저지른 행위를 당연시하는 마음이 들어 그가 정말로 엄마를 사랑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내 마음이 왜 이러지?... 선생님과의 일은 특별한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마담처럼 우연히 일어난 일인데... 선생님이 나에게 잘 해줘서 그러나?..............]
고민을 하는 그는 행위를 정당화 시킬려고 갖은 생각을 했다.
[내가 딴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선생님을 위로할려다가 일어난 일이야... 그리고 앞으로 그런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거잖아... 엄마만 영원히 모르면 되는거지... 그래... 난 엄마만을
사랑하고 있어... 낮의 일은 사랑이 아니라... 선생님에 대한 동정심때문이었을거야.....................]
그러면서 엄마를 바라보니 그래도 죄책감은 여전히 들었고 또한 궁금함도 일어났다.
"엄마... 자?.................................."
"아니.........................................."
"뭐하나 물어봐도 돼?...................."
"뭔데?........................................"
"아빠와 헤어졌을때... 속많이 상했었잖아........................."
"그런데?....................................."
"그때 누구한테 안겨서 위로받고 싶은적이 있었어?............"
그러자 엄마는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건 왜 물어보는데?...................."
"그냥 궁금해서............................"
"넌 참 별생각을 다한다................."
"내가 원래 그런다는걸 알잖아... 갑자기 생각나서 그래... 그때 엄마가 혼자 울고 그랬었잖아............"
한동안 말이 없던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글쎄... 잘 모르겠어... 그때는 누구든 만나기가 싫었거든......................"
"그래도 엄마를 이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러고싶지 않았었을까?... 혼자서 많이 외로웠을거 아니야............"
"그랬을지도 모르지... 그 당시는 감정이 정상이 아니었으니까... 그나마 나중에 여기와서 태수 엄마를 만나 속마음을 얘기할수 있어서 많이 좋아졌었어........."
"엄마... 불쌍하다... 그때 내가 좀더 컸었더라면 엄마를 안아주고 위로해 줬을텐데.........................."
그말에 엄마는 그를 안으며 다정한 어조로 말했다.
"옆에 네가 있어서 견딜수 있었던거야... 너를 보면 힘을 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네가 없었더라면 더 힘들었을거야............."
그러자 선규는 애틋한 마음이 들어 엄마를 끌어안았다.
"엄마가 힘들때는 내가 항상 옆에 있어줄게... 위로받고 싶을때가 있으면 언제든지 나에게 말해........."
그말을 듣고 그의 머리를 쓰다듬던 엄마는 아주 흐뭇한 웃음소리를 내며 따듯한 입맞춤을 해주었다. 주가 바뀌고 선규와 태수는 수학여행을 가는 기차에 타고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아이들처럼 들떠있지를 않고 아주 조용히 기차 창문으로 지나가는 경치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태수와 마찬가지로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보는 선규는 왠지 마음이 편치않았다. 그없이
엄마가 혼자 며칠을 지낸다는 생각이 들어서 혹시 그녀가 그사이에 어떤 남자를 만나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설마 그사이에 무슨일이 날려고...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하지?... 엄마가 딴 남자를 만날 사람도 아닌데..................]
옆에 앉아있는 태수를 보니 그도 얼굴에 근심이 드리워져 있었다.
"태수야... 무슨 걱정있니?................"
"아... 아니...................................."
"너... 아줌마와 떨어져 있게되서 그러지?..............."
"엉?............................................"
태수가 깜짝 놀래며 쳐다보자 선규는 웃음을 내지었다.
"너도 나처럼 아줌마와 떨어져 있기는 처음아니야?............."
"너도 그러냐?.............................."
"그럼... 엄마가 나없이 잘 있을까하고 걱정되는데.............."
그제서야 태수는 긴장을 풀고 겸연쩍게 웃었다.
"사실은 나도 그것때문에 마음이 별로 편하지 않아... 내가 없을때 무슨일이 있으면... 엄마가 힘들어 하시지 않을까 해서............"
"엄만데 꼭 애를 놔두고 떠나온거 같지 않니?...................."
"네말을 듣고보니 그러네... 그런데 너하고 내가 생각하는게 이렇게나 똑같냐?................."
"피만 다르지 완전히 형제아니냐?... 그나저나 걱정하지마... 이때까지 잘 살아오신 분이신데 잘 계실거야... 무슨일이 있으면 우리엄마가 옆에 있잖아.............."
"엄마보고 너희 엄마와 같이 지내시라고 할걸 그랬나?......."
태수의 중얼거림을 듣고 선규는 극심한 후회를 했다.
[맞아... 그럴걸... 아줌마가 옆에 있으면 안심이 되는데... 바보같이 왜 그생각을 못했지?... 가서 전화나 해야 되겠다..................]
그런생각을 하면서 앞을 바라보니 맨앞쪽에 앉아있는 담임선생님의 뒷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선생님과 성관계를 맺은 다음날 학교에서 만났을때는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들었으나 그녀가
평소처럼 아주 다정하게 대해주어서 그도 편한 마음으로 그녀를 볼수가 있었다. 더구나 엄마의 말을 듣고서 선생님을 위로해주다가 그런일이 일어났다고 스스로 단정지어서 엄마에 대한
죄책감도 많이 사그러 들었다.
그러나 다시 그녀의 집에 간다면 선생님을 아주 어렵게 만들것 같아 그러지를 않았고 또한 그녀가 일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남편과의 일은 어떻게 되어가는지를 알수가
없었다. 학교에서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랬다가는 성행위를 했던게 상기되어 선생님과의 관계가 많이 불편해질까봐 그냥 아무말도 하지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했었다. 경주에
도착해서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선규는 집으로 전화했다.
태수엄마와 같이 있으라고 신신당부 했지만 엄마는 웃으면서 재미있게 지내라고만 말할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것 같았다. 전화를 끊은 그는 은근히 화가 나서 인상을 오만상으로
찌푸리며 방으로 돌아왔다.
[내 말이 말 같지가 않나?... 아줌마와 같이 있으면 심심하지도 않고 좋을텐데... 그러면 내마음도 편하고... 매일 전화해야 되겠다................]
밤이 되어 세수를 할려고 세면도구들을 챙기는데 별안간 창문쪽에서 누가 소리를 질렀다.
"여학생들이 옷갈아 입는다!.............."
그말이 끝나자 마자 방 안에 있던 아이들은 총알같이 창문으로 우르르 뛰어갔다. 낮에 숙소에 들어올때 옆에 있는 다른 숙소에 여고에서 수학여행을 왔다는걸 발견한 애들은 시도때도
없이 기회만 있으면 그쪽에 시선을 던졌다. 조금이라도 볼려고 서로를 밀치고 창문살에 매달려 난리를 치는 아이들을 웃으면서 보다가 텅빈 방안을 보니 문득 그와 태수만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만히 있다는게 깨달아졌다.
"넌 안봐?......................................."
"그러는 너는 왜 안보냐?... 난 네가 제일 먼저 달려갈줄 알았는데... 뜻밖이다..........."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텐데... 목숨걸일 있냐?........................."
선규가 장난스럽게 웃자 태수도 고개를 내저으면서 너털웃음을 지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신기했다. 옛날 같았으면 태수 말대로 제일 먼저 창문으로 날아갔었을게 눈에 안봐도 훤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의 눈에 엄마밖에 없어서 그런지 여학생이 옷을 갈아입든 조금도 관심이 가지 않았다.
[태수야... 원래 그런거에는 관심이 없는 애라 그렇다치지만... 나도 많이 변했네........]
그런생각을 하던 선규는 히죽 웃으면서 창문에서 몸 싸움을 하는 애들을 뒤로 하고 태수와 화장실로 갔다. 어느덧 수학여행의 마지막 밤이 되었다. 매일밤마다 방안에서는 선생님들이
오나 망을 보며 아이들이 화투와 카드를 들고 밤새도록 판을 벌려서 잠을 잘수가 없었다. 도박에 취미가 없었던 선규는 첫째날에 족보와 규칙들을 배우고 둘째날부터 본격적으로 판에
뛰어들어 돈을 제법 땄다. 그러나 마지막날은 그가 판을 휩쓸고 있었다. 고스톱을 치는데 거의 매번을 그가 이겼다.
함께 화투치는 상대가 바뀌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기는것도 그냥이 아니라 아주 크게 이겼다. 쳤다하면 투고나 쓰리고였고 상대방들에게 피박을 씌우거나 흔들어서 점수가 아주
어마어마했다. 어떤때는 패가 안들어와서 상대방이 간만에 판을 쓸고있는데 선규의 손에 화투 3장이 남을때까지 아무것도 먹지를 않거나 그렇지 않으면 3번을 싸서 그가 돈을 가져갔고
또한 누가 고를 부르면 항상 그 차례에 와서 고 바가지가 났다. 도박을 할 마음이 없어 선규가 하는걸 보기만 하는 태수도 그앞에 수북히 쌓여가는 돈을 보며 두 눈이 휘둥그래져 있었다.
아이들은 처음 쳐보는게 확실하냐면서 짜증을 냈고 선규도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돈딸 생각없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건데 이렇게나 많이 딸줄은 꿈에도 몰랐다. 더군다나 판을
이기는 과정은 그가 생각해보아도 신기했다. 그가 원하는 패만 손에 들어오고 남들이 할때는 항상 쓸모가 없는 패들이 들어왔다.
[처음 해보는건데... 이거 왜 이러냐?... 정말 운이 잘 따르네........................]
시간이 흐르자 아이들은 더이상 그와 화투를 칠 생각을 하지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포커판에 들어갔다. 거기서도 화투판과는 변함이 없었다. 원페어나 투페어는 거의 나오지가 않고
풀하우스, 포카드등이 들어왔다. 기본이 플러시일 정도였다. 처음에는 카드가 잘 들어온다고 여겨 남이 베팅한 걸 레이즈를 해가면서 돈을 마구 긁었다. 그러나 계속 그런식으로 나가자
놀라움에서 두려움으로 바뀌었고 선규의 운에 감탄을 하던 아이들도 경악하는 기색을 보였다.
고스톱과는 달리 포커에서는 운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걸 알아서 이제는 신기함을 떠나 그에게 신이 들리지 않았나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러다가 새로 시작된 판에
카드를 받아든 선규는 그만 기절할뻔 했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카드 5장은 A, K, Q, J, 10 이었고 전부 빨간색의 다이아몬드였다.
[이건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잖아?... 아무리 운이 좋다고 하지만... 남들은 평생 한두번 잡아볼까 하는것을.........................]
가슴이 떨리고 너무나 겁이 나서 에이스를 빼고 나머지 전부를 바꿨다. 손 안에서 있는 카드를 펼치자 이번에는 뒤에 있던 태수에게서 기겁을 하는 소리가 났다. 선규에게 새로 들어온
카드는 스페이드 8과 에이스 3장이었다. 포카드를 바라보는 그의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나 죽었어... 이제 그만 할거니까... 나 빼고 너희들이나 해........................"
태수와 그의 표정들을 보고 뭔가가 심상치 않은 걸 느낀 아이들은 선규가 내려놓은 카드들을 뒤집어보고 입이 벌어졌다. 그리고는 한아이가 급히 카드덱에서 차례대로 놓여있는 선규가
바꾼 카드들을 보고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너... 다이아몬드 에이스빼고 다 바꿨지?.................."
"................................................."
선규가 아무말을 못하자 그아이는 하얗게 된 얼굴로 다른 아이들을 쳐다보았다.
"얘...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갖고있었어............."
그러자 사방에서 경악을 하는 신음소리들이 흘러나왔다.
"너... 꾼이냐?.............................."
"그저께 처음 배웠어....................."
그리고는 딴 돈들을 모조리 돌려주고 태수와 아이들을 뒤로 한체 후다닥 방을 뛰어나왔다. 선규는 경악과 두려움으로 가슴이 몹시나 뛰어서 제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예전에 복권에서
돈을 딴 이후로 몇번 더 사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적은 액수의 돈만 걸릴 뿐 그때처럼 황당한 일은 나오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때의 일은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하여서 더이상 자신의
운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를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그냥 동전으로 긁는 즉석복권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돈을 걸고 하는 게임이었다. 아무리 운이 좋다고 생각하기에는 그정도가 심해서 혹시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것은 아닌가하고 겁이 날 정도였다.
[어떻게 그런일이 일어날수가 있지?... 정말 나에게 신들린게 아닐까?....................]
제자신이 보통인간들과는 다르게 느껴져서 한동안 믿기지않는 눈으로 방금전까지 카드를 들고있었던 손을 바라보다가 머리나 식힐겸해서 아주 찬공기를 쐴려고 밖으로 나갔다. 숙소는
학교처럼 담으로 둘러져 있었고 그 안에는 건물과 넓은 공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아무생각없이 걸아가다보니 건물 뒷쪽에 있는 공터의 구석진곳에서 누가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곳에는
가로등도 몇개 밖에 없어 멀리서 보기에는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냥 다른곳으로 갈려다가 이시간에 누가 혼자 이런곳에 나와있나 하는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다가가보니 달빛이 비춰져서 앉아있는
사람의 얼굴이 어렴풋히 보였다. 그의 담임선생님도 인기척을 들었는지 고개를 돌렸다.
"거기... 선규니?.................................."
"네..................................................."
"이시간에 여기는 왠일이니?................."
"그냥... 바람이나 쐴겸해서요..............."
희미한 달빛에 비쳐지는 그녀의 얼굴은 왠지 고독하고 쓸쓸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상냥한 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아직 피곤하지 않다면... 여기에 나와 잠깐 앉아있다가 갈래?................"
선생님의 말을 듣고서 선규는 잠시 머뭇거렸으나 방금전 숙소 방안에서 일어났던 일들로 인한 경악이 아직 가시지가 않아서 그녀옆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조심스럽게 앉았다. 늦가을의
밤은 제법 쌀쌀했다. 선생님은 밖에 나와있은지가 오래되었는지 코와 볼이 빨개져 있었다.
"애들은 잘 있니?..............................."
"네................................................."
"노느라고 잠도 안자지?....................."
"..................................................."
"괜찮아... 수학여행오면 다 그렇지... 그게 추억이 되는건데... 나도 학창시절에 그랬어.............."
그녀가 미소를 띄우며 말하자 선규도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별로 두껍게 보이지않는 코트와 바지를 입고있는 그녀는 표정이 어두워지며 앞을 바라보았다.
"춥지 않으세요?..............................."
"아니... 난 괜찮아... 넌 춥니?............."
"저도 괜찮아요................................"
한동안 침묵이 흐르다가 선생님은 무거워진 어조로 입을 열었다.
"애들 아빠에게 서류를 보냈어............"
".................................................."
무슨 서류인지를 아는 선규는 아무말 없이 그녀를 응시했다. 그렇게 되리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선생님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조그만 충격이 들었다.
"뭐라 위로의 말씀을 해들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러자 선생님은 허탈한 웃음를 지었다.
"마음은 그렇게 갖고 있었어도 일단 하고 나니까... 이상하더라........................"
"혁재 아버지는 뭐라 그러셨어요?.........."
"몰라... 변호사를 선임했으니까... 나는 더이상 그사람과 얘기할 필요가 없어....."
"애들은 이일을 아나요?......................"
"아직... 그게 제일 큰 문제지..............."
심란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측은함이 들은 선규는 옆으로 가까이 다가가 앉아 차가운 선생님의 손을 잡았다.
"아직은 어리지만 애들도 크면 선생님을 이해해 줄거에요... 심성이 착하잖아요......"
"그래주면 다행이지..........................."
"선생님도 힘을 내시고요... 이건 새로운 출발이잖아요... 반드시 행복해지실 거에요........."
그말을 들은 선생님은 그를 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일에 네가 옆에 있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별말씀을 다 하세요... 도움을 드린것도 없는데요............"
그말을 하니 문득 선생님과 섹스를 했던게 생각나서 선규는 은연중에 불편함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한 신경이 안쓰이는지 계속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이순간에 기타가 있으면 좋은데........................"
"선생님이 원하시걸 알았다면... 집에서 가져올걸 그랬나봐요.........."
그가 겸연쩍게 웃자 선생님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나에게 음악을 들려주는게 좋니?.........."
"네... 누가 제 기타소리를 열심히 들어주면 고맙고 즐거워요..........."
그러자 그녀는 그의 말을 수궁한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미소지었다. 그리고는 얼마동안 말 없이 있다가 선규의 손을 놓으며 입을 열었다.
"추운데 그만 들어가서 자... 새벽에 해뜨는걸 보러가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야 되잖아......................."
"선생님은요?....................................."
"난 잠이 오질 않아서... 잠시 동네주위를 산책하다 들어갈려고... 마음도 그렇고해서........................"
"그럼... 제가 옆에서 같이 산책해 드릴게요...................."
"안돼... 밤에 학생들은 숙소밖으로 나가면 안된다는걸 잘 알잖아... 내걱정 하지말고 어서 들어가......."
그러나 선규는 근심이 담긴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이 밤에 여자이신 선생님이 혼자 다니시는걸 알고 어떻게 그냥 들어가겠어요?... 어차피 저도 애들때문에 잠을 못자요......"
"그래도............................................"
"선생님이 옆에 계신데... 제가 나쁜짓을 하겠어요?... 저도 방안에서만 있을려니까 갑갑해서 그래요....."
애원하는 선규를 보던 그녀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자... 학교에서 알게되면 네가 내보디가드를 해줬다고 하면 되지............"
얼굴이 환해진 선규는 선생님을 데리고 뒷담에 붙어있는 후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포장이 되어있는 아주 조그만 길은 가로등이 많지가 않아서 상당히 어두웠다. 낮에 버스에서 보았던
건물들도 분간하기가 몹시 어려울 정도였다. 가게들도 문을 닫고있어서 거의 모든 건물들은 조명이 꺼져 있었다. 이곳은 농작지로 거의가 논과 밭이었고 주택들은 별로 없었다. 어둡고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길에 그들의 발자국 소리만이 들려서 약간의 공포감이 나기도 하였다.
"밤이라서 그런지 길이 무섭네............."
"제가 따라나오기를 잘 했죠?.............."
"그래............................................."
날씨는 추웠지만 공기가 맑아서 한참을 걷다보니 머리와 가슴속이 상쾌해 지는게 느껴졌다.
"공기도 좋고 서울과는 다르네요........"
"경주는 처음이니?.........................."
"옛날에 엄마와 와본 기억은 있는데... 아주 어렸을때라 잘 기억이 안나요.........."
"나도 애들을 데리고 와 본적은 있었어.........."
잠시 옛생각이 나는지 선생님은 다시 조용해졌다. 그러면서 얼마를 더 걸어가니 그나마 어렴풋히 길을 밝혀주던 가로등의 수가 적어지고 길주변에는 건물도 잘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어두워서 볼것도 없는데... 그만 돌아가자....."
선생님과 함께 몸을 돌릴려고 하는데 갑자기 숙소가는 쪽의 반대편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순간 그녀는 선규를 잡고 급히 길주변으로 내려갔다. 마침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곳에 있는
건물 하나를 발견한 선생님은 조용히 하라고 그의 입에 손가락을 대면서 신호를 준 다음 그의 손을 잡고 소리없이 건물옆으로 갔다. 건물벽에 몸을 웅크리고 길가를 지켜보자 두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그중 한사람은 선규의 반을 가르치는 수학선생님이었다. 얼마후 그들의 소리가 완전히 들리지 않게되자 선생님은 안도의 한숨을 깊히 쉬었다.
"우리학교 선생님들이신데 왜 그러세요?... 잘못하신것도 없잖아요.................."
"으... 응... 그냥............................"
"저때문에 그러시는거세요?............"
"..............................................."
그녀가 대답을 못하자 선규는 그녀의 심정을 어렴풋히 짐작할것 같았다. 선생님은 그와 성관계를 맺은것에 대해서 겉으로는 태연한 척을 하고있었지만 속으로는 동료 선생님들에게 그와
단둘이 있는것을 보여주는것 조차 불편해 할만큼 신경을 쓰고있음에 틀림없었다.
[혹시라도 그런일이 누구에게 알려지면... 큰일 나는건데 당연히 그런 마음이 드시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씁쓸한 심정이 들었다. 그와 관계했던 여자들은 엄마, 선생님, 그리고 마담뿐이라서 남들처럼 누구에게 떳떳히 말하거나 보여줄 입장이 아니어서였다.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다가 문득 열려진 창문으로 건물 안을 보게 되었다. 건물이나 그 주위에는 아무런 전등불이 없었고 달빛이 비쳐주고 있어서 그안을 어느정도 분간할수가 있었다. 건물안에
짚과 농기구들이 있는걸보니 농사할때 쓰는 헛간 같았다. 호기심이 든 선규는 앞쪽으로 가서 문을 열어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