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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들의 교향곡 - 63부

야설 0 711

부엌에서 저녁을 하던 명숙은 큰소리로 부르며 들어오는 선규를 듣고 뒤를 돌아보았다.


"오늘은 좀 늦었네?........................................................"


그러나 선규는 아무대답없이 복권들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야?.................................................................."

"복권이야... 내가 돈을 땄어............................................"

"복권?... 무슨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고 그래?...................."

"그냥 아무생각없이 샀었거든... 그런데 액수를 봐봐............"


얼굴이 상기되어 있는 선규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바라보는 명숙의 손을 잡아 의자에 앉히고 상세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얘기를 들은 그녀도 깜짝 놀랐다.


"뭐?... 10장 중에서 7장이 당첨되었다고?........................"

"그래... 판매대에 있는 아줌마도 이런거는 처음 봤데... 그리고 이 액수들을 봐... 이렇게 많은 돈들이 나한테 걸렸다는게 신기하지 않아?..........."


이제는 명숙도 복권들을 신기하게 들여다 보고 있었다.


"정말 신기하네... 보통 하나라도 당첨되기가 어렵다던데..."


그러는 그녀옆에서 선규는 천장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가만있어봐... 내가 500원을 투자한게 되니까... 처음 샀던 복권까지 합하면 16만 2천5백원의 이익을 본거네........."


아들의 진지한 얼굴을 보고 기가 막힌 명숙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선규의 양볼을 두손으로 잡아당겼다.


"으이구... 경제신문을 열심히 읽는다싶더니 그런식으로 생각하냐?............"


그러나 선규는 여전히 얼빠진 얼굴로 계속 중얼거렸다.


"아니야... 아니야... 생각해 보니까 괜찮은 투자를 했네..."


그러더니 명숙을 보며 싱긋 웃었다.


"나 대단하지 않아?... 5만원이란 거금을 남에게 서슴치않고 주고.............."

"그런식으로 해서 얻은 공돈인데 뭐가 대단하니?... 그렇게 생각되면 이돈 가지고 불우이웃돕기나 해라........."

"난 미성년자인데 이 돈을 찾을수가 있나?........................"

"몰라........................................................................"

"그럼... 엄마가 찾아줄래?............................................"

"그돈 가지고 뭘 할려고?.............................................."

"엄마 말대로 불우이웃돕기를 하거나 아니면 용돈으로 쓰지... 뭐... 사실 언제 나한테 이런 큰 돈이 운좋게 들어오겠어?......."

"그래... 알았다... 하여튼 내가 유난스러운 자식을 하나 뒀다....................."
 

명숙이 혀를 차면서 일어나자 선규가 묘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엄마... 내가 운이 좋아보여?......................................."

"무슨 소리야?..........................................................."

"시험볼때 답을 찍으면 거의 다 맞고 길에서도 가끔가다 돈을 줏곤 하거든... 그래서 그냥 내가 운이 좋은가보다 생각했었는데... 복권때문에 너무 놀랬어........."


그소리를 듣고 명숙은 매우 신기한듯이 아들을 쳐다보았다.


"운이 있다면 좋은거지... 하지만 그런거는 어쩌다가 일어나는 일이야... 노력을 하며 살아야지 운에 의지하면 되겠니?........."

"엄마말이 맞아... 암만해도 내가 어제 돼지꿈을 꿨나봐....."
 

그말에 명숙은 웃으면서 다시 저녁을 짓기 시작하는데 뒤에서 별안간 선규가 그녀를 껴 안았다.


"하지만 엄마만은 운이 좋은거 같애... 누가 나처럼 엄마같은 예쁜 여자를 얻겠어?........"


그리고는 그녀의 볼에 뽀뽀를 하자 명숙은 웃으면서 장난기가 가득담긴 선규의 볼을 사랑스럽게 꼬집었다. 일요일 아침에 태수는 엄마의 벌려진 두 다리사이에 얼굴을 묻고 꽃잎을 마구
탐닉하고 있었다. 그러는 그의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고 있는 
엄마는 신음소리를 내면서 헐떡거리고 있었다. 엄마는 오럴섹스를 받는거에 대해서 여전히 창피해 했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몸을 움추러들며 
마지못해 받는것이 아니고 그가 들어오면 살며시 다리를 벌려주었다.

처음에 경험했었을때는 여자의 성기를 빨아주는것이 이상하고 
어색했었으나 엄마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는것이 기뻐서 오럴섹스를 해주는것을 좋아했다. 더군다나 엄마의 은밀한 곳을
처음 보았을때는 
무척 신기했고 또한 그곳을 빨아준다고 생각하니 묘한 흥분이 들기도 했다.
 

"아흑....... 아........................................................."


두 눈을 감고 온 몸을 비비꼬는 그녀의 얼굴에는 황흘감에 빠져있는게 역력했다. 그녀의 옆구리를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고서 촉촉한 입술과 
혀로 검은 수풀을 헤치면서 정신없이 빨자
겉은 거무스름하고 속은 핑크색깔이 나는 동굴에서는 애액이 하염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오르가즘이 왔는지 땀에 젖어있는 엄마의 육체는 크게 요동을 쳤고
입에서는 알아듣기 힘든 소리가 울러펴졌다.
 

"아악....... 어흑......... 허억....................................."
 

격렬하게 흔들리던 그녀의 몸이 가라앉았어도 태수는 하던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엄마는 두 팔로 그의 머리를 잡으면서 힘 없이 애원했다.
 

"이제 그만 해줘... 더 이상은 못견디겠어..................."
 

그말을 듣고 정신을 차린 태수는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엄마는 여전히 기운이 없는지 눈을 감고서 간간히 몸을 떨며 누워있었다. 태수는 엄마가 진정이 되면 그녀의 안으로 들어갈려고
했는데 그녀가 힘 없이 눈을 뜨며 몽롱해진 얼굴로 일어났다.
 

"이리와봐..........................................................."


아무생각없이 다가갔던 태수는 갑자기 엄마가 그의 사타구니로 머리를 숙이자 질겁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이번에도 못하게 하면 나 울거야..........................."


그 말에 놀라서 바라보자 그녀의 얼굴은 정말로 울것같은 인상이었다. 지금까지 엄마가 해준다는걸 이리저리 피했으나 그걸 보니 마음이 약해져서 태수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경악에 찬
눈으로 그녀의 머리가 성기 위로 숙여지는것을 속수무책으로 보고 있었다. 드디어 입 안에 
성기를 넣은 엄마는 엉거주춤 앉아있는 그를 제대로 앉힌다음 엎드려서 한손으로 성기 기둥을
잡으며 정성껏 빨아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음이 매우 불편했으나 계속해서 엄마가 혀를 움직여가며 아주 따듯한 입안으로 성기를 감싸고 빨아주자 태수에게는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알수없는 흥분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당장이라도 엄마가 해주는 행위를 중지시키고 싶었지만 몸은 점점 힘이 빠지면서 
밀려오는 쾌감을 쫓아가고 있었다. 이윽고 모든것을 포기한 태수는 두 눈을 감고 엄마에게
성기를 완전히 내맡기며 오럴섹스를 즐겼다.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자 엄마는 위아래로 머리를 움직이는 속도를 더욱 높였다. 그러자 몸안에 들어왔던 야릇한 느낌들이 성기로 집중되며 사정하기 직전과 같은 주체할수없는
흥분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엄마의 입안에 정액을 분출할것 
같은 걱정이 들어 없어져가는 이성의 조그만 자락을 붙잡으며 그녀의 머리를 잡았다.
 

"어... 엄마... 이젠 됐어요....................................."


그러자 엄마는 고개를 들며 막혔던 숨을 크게 들어마신 뒤 그를 자리에 눕혔다. 그리고는 위에 올라와서 입 안에 깊숙한 입맞춤을 해주었다. 
성기에서 약간의 정액이 나왔었는지 엄마의
입 안에서는 조금 짭짜름한 맛이 났다. 얼마 후에 입을 떼고 한동안 태수의 상반신을 입과 혀로 
애무해주던 그녀는 성기에 콘돔을 끼우고 그위로 올라가서 질안에 삽입시켰다.
 

"어흑....... 아...................................................."
 

그리고는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짚고서는 천천히 몸을 상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눈을 감고 빨갛게 홍조를 띄우며 신음을 내는 엄마의 모습은 평소보다 다르게 느껴졌다. 보통때는
성행위를 할때 부끄러워 하며 그가 하는대로 따랐으나 지금은 매우 적극적으로 보였다. 
땀을 흥건히 흘리며 움직이는 속도를 빨리하던 엄마는 별안간 가슴을 짚고있던 두 손을 뒤로 돌려
그의 허벅지를 잡은 뒤 머리와 상반신을 
뒤쪽으로 펴며 성기를 완전히 삽입시킨 상태로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성기에서 색다른 느낌이 나는 태수는 몸을 뒤로 구부려 
절벽처럼 밋밋해진 그녀의 젖가슴과 복부를 정신없이 어루만졌다. 고개를 약간 들고 앞쪽을 바라보니 그의 성기와 엄마의
음부를 가린 
검은 수풀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악...... 하악........ 허억.................................."
 

엄마의 거친 신음소리를 듣다가 더이상 참을수 없게 된 태수는 상빈신을 일으키고 두 팔로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으면서 부풀어오른 젖꼭지를 한 입에 넣고 힘을 주어 빨았다.
그러자 엄마는 더욱 커다란 소리를 내며 이번에는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그의 팔에 온 몸을 
내맡겼다.
 

"하악..... 아흥........ 허엉..................................."
 

아주 긴머리가 출렁거리는 그녀는 간간히 몸을 부르르 떨며 축 늘어진 두 팔들은 허공에서 허우적거렸다. 숨이 끊어질듯이 함께 격렬하게 발광하던 태수가 마침내 사정하자 그와 동시에
엄마도 커다란 소리를 내지르며 그의 목을 있는 힘껏 부둥켜 안았다.
 

"아!....... 으....................................................."

"아윽!........ 헉!................................................"
 

태수와 같이 몸을 바르르 떨던 엄마는 이윽고 그의 목덜미에 머리를 기대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태수도 숨이 넘어갈것만 같아서 한동안 가만히 앉아있다가 그녀의 끈적끈적한 육체를
안은 상태로 뒤로 드러누웠다. 급하게 뛰는 심장은 간신히 진정되었으나 이처럼 격렬한 
섹스를 하기는 처음이어서 온 몸에 힘이 없었고 머리 전체가 빙글빙글 도는것 같아서 어지럽기만
했다. 그의 가슴 위에서 꼼짝도 않고있던 
엄마는 한참있다가 얼굴을 그의 목덜미에 파묻은 상태로 조용히 말했다.
 

"좋았어?........................................................."

"너무 좋았어요... 엄마는요?..............................."

"나도 좋았어..................................................."
 

숨을 빨리 고르게 할려고 그러는지 몇번이나 심호흡을 크게 하는 엄마의 입에서 아주 차분한 목소리가 나오자 방금전까지 신음소리를 내며 헐떡거렸을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느껴져
기분이 이상했다. 하지만 엄마가 만족을 한거 같아서 흐뭇한 마음으로 그녀의 육체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는데 엄마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 모습이 추했지?.........................................."

"아니에요......................................................"


혹시 엄마가 창피해 할까봐 얼른 단호하게 대답하자 그녀는 이해가 안된다는 어조로 중얼거렸다.


"원래는 이런적이 없었는데..............................."


그말투가 그녀자신에게 말하는것 같아서 태수는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라 잠시 망설이다가 상냥하게 위로했다.


"엄마가 좋으셨으면 된거에요... 저도 엄마와 똑같았었어요................"


그러자 엄마는 그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 조심스럽게 옆으로 내려왔다. 그제서야 그녀의 얼굴을 볼수가 있어서 살펴보니 엄마는 예전처럼 눈을 밑으로 내려깔고서 수줍은 얼굴로
변해 있었다.
 

"조금만 자도 되니?.........................................."

"엄마가 주무시고 싶으시면... 주무시는거지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


태수가 웃으면서 말하자 엄마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짓더니 그의 팔에 안겼다. 얼마동안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으니 엄마는 어느새 잠이 들어있었다. 그녀가 깰까봐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있는 태수는 최근의 엄마를 생각해보니 아주 이상하게 여겨졌다. 언제부터인가 
엄마는 무엇을 할때마다 매번 그의 의사를 물었고 눈치를 살폈다. 마치 그에게 허락을 받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지만 조금전처럼 자도 되냐는것 같은 간단한 일이라도 반드시 그의 말을 듣고 행동했다.
 

조심스럽게 그의 얼굴을 보며 말하던 엄마를 떠올리자 그녀가 마치 그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동생같은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왜 그러시지?... 평소에는 그런 약한 모습을 보이시지 않으셨는데... 심정에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

그런 생각을 하며 그의 정액이 
있는 콘돔의 입구를 다른 손으로 단단히 동여매고는 저쪽에 놓여있는 휴지통에 조준을 하고 던지자 콘돔은 휴지통안으로 정확히 들어갔다. 늦은 오후에
혜영은 시장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양손에 짐을 하나씩 들고 오는데 뒤에서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줌마........................................................"

"선규구나....................................................."


그녀가 미소지으며 반갑게 말하자 어깨에 기타케이스를 맨 선규도 환하게 웃으면서 달려왔다.


"태수는 오늘 피아노 안 배워요?......................"

"응... 책방에 나갔어....................................."

"그거 이리 주세요........................................"

"괜찮아....................................................."

"그러시지 마시고 무거워 보이는데 제게 얼른 주세요... 이럴때 아들 친구를 부려먹지 않으면 언제 그러시겠어요?........."


선규가 빼앗을 듯이 짐들을 잡자 혜영은 할수없이 그의 손에 장을 봐온것들을 건네주었다. 아침에 태수와 격렬한 섹스를 해서 그런지 선규의 얼굴을 보기가 창피스러웠고 또한 그가 말한
아들 친구가 남편 친구라는 뜻으로 들려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심정을 모르는 선규는 옆에서 연신 생긋거렸다.
 

"기타 재밌니?............................................."

"네... 재미있어요... 열심히 연습해서 나중에 아줌마께 멋진 음악을 들려드릴게요.........."

"고맙다... 한데 나보다말고 네 엄마에게 들려주면 매우 기뻐하시겠다.........................."

"그러시겠죠?.............................................."


그러면서 계속 걷던 선규는 혜영의 얼굴을 힐끔힐끔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학교다니셨을때 남학생들이 많이 아줌마를 따라다녔죠?............."


깜짝 놀란 혜영은 얼른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으나 선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계속 미소만 짓고 있었다.


"얘가 아줌마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네............"

"화나셨어요?... 아줌마가 예쁘시길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호기심까지 들어있는 선규가 기가 막혔으나 그가 엉뚱한 말을 곧잘 해서 혜영도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왜?... 궁금해?... 네 엄마한테나 가서 물어봐라.........................."

"물어봤었는데... 엄마는 아빠가 첫남자였다고 그러시던데요........."

"나도 태수아버지가 처음이었어...................."


그러자 선규는 알수없다는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선생님은 아줌마와 엄마가 미인이라고 하셨거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태수도 분명히 저와 같을거에요..... 그런데도 남자들이 안 따라다녔어요?............"

"너까지 그렇게 생각해주니 기분나쁘지는 않네... 하지만 네 엄마나 나는 엄격한 집안에서 자라서 함부로 연애같은걸 못했어... 남자들을 무서워 했었거든.............."

"태수아버지는 오래 사시지는 못하셨지만... 그래도 아줌마를 만나셔서 행복하셨을거에요... 반면에 우리아빠는 바보죠..........."


선규와 농담하듯이 얘기를 나누던 혜영은 그말을 듣고 쳐다보니 그의 얼굴은 어느새 어두워져 있었다.


"네부모들이 같이 살수없는 운명인가 본데 어떡하겠냐... 대신 네가 네엄마한테 잘해드리면 되잖아......."

"아줌마도 옆에는 태수 하나뿐인데 그래도 행복하세요?..............."

"그럼........................................................"

"우리엄마도 그러시겠죠?............................."

"네엄마가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잖아..."
 

그녀의 말을 알아들었다는건지 고개를 끄덕이던 선규는 이내 밝은 표정을 지었다.


"엄마와 아줌마가 학교다니시던 모습들을 한번 보고싶어요..................."

"엄마라고 크게 다른줄 아니?... 우리도 다른 학생들과 똑같았었어........."

"그래도 어떠셨을가 궁금해요......................."


그렇게 말하던 선규는 다시 앞을 보며 말했다.


"혹시 "Back To the Future" 라는 영화를 보신적이 있으세요?................."

"아니......................................................."
 

"몇년전에 봤었거든요... 고등학생인 주인공이... 타임머쉰을 타고... 과거로 갔는데... 거기서 고등학생인... 엄마를 만나거든요... 그런데... 그 엄마가 나중에 자신의 아들이 될 주인공을
 사랑하게 되요.........................................."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

"엄마와 사랑하게 되면 자신의 존재가 없어지니까... 나중에 아빠될 사람을 엄마와 연결시켜주고 주인공은 다시 타임머쉰을 타고 현재로 돌아오는 내용이에요.............."

"희한한 내용이구나...................................."

"그런데 정말로 그런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말을 듣자 혜영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선규를 바라보았으나 무표정인 얼굴에서는 아무것도 읽을수가 없었다. 선규도 그녀가 응시하고 있다는걸 눈치챘는지 별안간 아주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아줌마... 제가 요즘 유행하는 재밌는 이야기를 해드릴까요?... 엄마도 들으시고 웃으셨거든요... 아줌마도 분명히 좋아하실거에요................"


태수와는 달리 옛날부터 선규는 그녀에게 아주 재미나는 이야기를 곧잘 해주곤 했었다. 얘기를 어찌나 잘하는지 이미 들었던거라도 선규가 해주면 더 웃기고 재미있었다. 그래서 혜영은
머리속에 들었던 이상한 느낌을 떨쳐버리고 미소를 지었다.
 

"네가 해주는 얘기를 듣는것도 오래간만이다... 어디 한번 들어보자........."


그러자 선규는 개구장이 같은 표정을 짓고 손짓발짓을 해가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봄의 계절은 무르익어 가고 어느덧 여름이 다가와 있었다. 그동안 태수의 피아노 실력은 많이
향상되어 있었다. 집에서 건반을 그려가면서 
시간나는대로 꾸준히 연습한 결과 이제는 왠만한 동요나 쉬운 연습곡정도는 연주할수가 있었다. 그를 가르치는 유진도 대단히 흡족해 하고
기뻐했다. 어느 일요일날 얼마간의 연습을 하다가 유진은 가방에서 악보하나를 꺼내서 피아노에 올려놓았다.
 

"네가 시험이 사용할 곡을 생각해 봤거든... 한번 들어볼래?..................."
 

궁금함이 든 태수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고 피아노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악보를 쳐다보니 제목에는 Etude: Op.10, #3, (Tristesse) by Frederic Chopin이라고 적혀있었다. 유진은
자세를 바로 하고서 두 손을 
건반 위에 올려놓은 뒤 얼마있다가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슬프고 애절하게 들리는 음악은 중간에 박자가 빨라졌다가 후반에 와서는 다시 처음과
같이 되었다. 아름다운 멜로디였다. 곡의 분위기때문에 마치 슬픈영화를 볼때처럼 가슴이 저절로 뭉클해지고 메어져 
왔다. 이윽고 연주를 끝마친 유진은 그를 돌아보며 싱긋 웃었다.
 

"마음에 들어?..........................................."

"네... 그런데 어려워 보여서 제가 과연 할수있을지를 모르겠네요............"


그러자 유진은 고개를 내저으며 자신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충분히 할수있어... 네능력을 생각하며 골랐거든................................."

"그래도 누나만큼 칠려면 몇년이 걸릴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곡들은 이거보다 더 어려워... 클래식 음악으로 시험보는데 이정도는 해야 할걸... 그러니 벌써부터 겁내지마... 아직 시간은 많잖아..........."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는 유진은 그에게 옆에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이곡의 제목은 뭐에요?... 보니까 쇼팽이 작곡한거 같은데...................."

"맞아... 에튜드는 연습곡이란 뜻이야... 우리나라에서는 "이별의 곡"이라고 불리는데... 쇼팽의 곡들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곡들중의 하나지............"
 

"이별의 곡" 이라는 소리를 듣자 태수에게서는 왠지모를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유진은 다시 가방을 들어 그속에서 테이프를 꺼냈다.
 

"이 음악을 녹음했거든... 음악이 언제나 네 머리속에 떠오르도록 계속 듣도록 해... 그래야 배우기가 더 쉬어지거든..........."

"꼭 그렇게 할게요... 고마워요... 누나.........."


그리고는 틀릴때마다 그의 손을 잡아주는 유진과 함께 태수는 악보에 집중하며 건반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누르기 시작했다. 피아노 교습을 마치고 태수와 학원을 나서던 유진은 엷은
미소를 띄면서 물었다.
 

"곡이 어렵니?........................................"

"처음이라 어려운데 나중에는 나아지겠죠... 곡이 마음에 들어요................"

"그래?... 다행이다... 연주하는 곡을 좋아해야 더욱 몰입할수가 있거든........"


태수는 학원문을 잠그는 유진을 바라보았다.
 

"쇼팽은 어떤 사람이었어요?...................."

"천재 작곡가였어... 주로 피아노곡을 썼는데... 39살의 나이에 요절했지......."

"쇼팽도 그 당시의 음악인들처럼 힘들게 살았나보죠?................................"

"응... 수입이 안좋았으니까... 그리고 마음고생도 많이 해서 건강이 나빴데..."

"무슨 마음고생을 했는데요?...................."


"모든 예술인들이 그러하듯이 쇼팽도 내성적인 사람이었거든... 그런데... 프랑스 여류작가인 죠르주 샹드와 사귀었는데... 그 여자는 대단히 사교적인 사람이었데... 그러니 그 두 사람이
 오래 같이 있었을수가 있었겠니?... 9년만에 헤어지고 그후에 쇼팽은 건강이 더 악화되서 
얼마있다가 세상을 떴어............."


"자신과 맞는 사람을 만나지 왜 그랬을가요?.............."

"남녀가 만나는게 생각만큼 쉽니?............."


학원을 나와서 큰길가로 걷는 유진은 다시 입을 열었다.


"쇼팽이 죽을때 한 마지막말이 뭔지 아니?................"

"뭐였는데요?........................................"

"임종직전에 "어머니... 나의 불쌍한 어머니"라고 말하고 죽었데............"
 

그말을 듣자 태수는 유진을 쳐다보았으나 그녀는 평범한 표정으로 앞만 보고 있었다.


"쇼팽의 어머니가 고생하셨나보죠?..........."


"쇼팽은... 폴란드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는 프랑스인이었고... 어머니는 폴안드인이었어..... 그 당시는 폴란드가 러시아와 오스트리아에게 나라를 뺏겼을때인데... 쇼팽의 아버지는
 프랑스인 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아내의 나라를 위해서 폴란드독립군에 들어가서 싸웠데..... 
아들에게도 애국심을 강조해서 싸우지를 못하는 쇼팽은 음악으로 대신했지... 그래서
 쇼팽이 폴란드의 민족음악가로 불려지기도 해..................................."
 

"........................................................"

"쇼팽은 프랑스에서 활동했지만... 늘 폴란드에서 고생하는 어머니를 걱정했었다 그러드라... 그래서 죽을때도 어머니만이 생각났었나봐.........."


태수는 유진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아 아무말도 안하고 천천히 걷고 있었다. 그러자 유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보면 자신의 어머니를 애절하게 생각하는건 동양사람이나 서양사람이나 다 똑같나봐... 그렇지?........."

"그런가보네요...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어머니니까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겠죠........................................"


길바닥을 쳐다보며 조용히 대답하는 태수를 유진은 동정이 담긴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에 비 옷을 입고있는 선규는 뛰어다니며 신문을 돌리고 있었다. 우산도
쓰지 못하고 비닐에 씌여진 신문들을 돌려야 
하는 비오는 날은 추운 겨울보다 더 힘들었다. 빗물때문에 길도 미끄러워서 자전거도 빨리 몰수가 없을 정도였다. 선생님의 대문 밑으로
조심스럽게 신문을 밀어넣는데 별안간 대문이 열렸다. 토요일이라서 일찍 퇴근했던 선생님은 우산을 쓰고 어디 외출할려는것 같았다.
 

"선규구나............................................"

"네... 어디 나가세요?............................"

"응... 우리 애가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비가 많이 와서 데리려 갈려고................"


지난번에 선생님을 만난 엄마의 말을 들은 이후로 선규는 완전히 마음을 놓을수가 있어서 이제는 선생님을 대하기가 전처럼 불편하지는 않았다. 비에 흠빡 젖어있는 그를 살펴보고 있는
선생님은 안면에 걱정하는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비옷만으로 괜찮니?.........................."

"괜찮아요... 몇번 해봤었는데요..............."

"잠시 우리집에 들어와서 뜨거운거라도 마시고 갈래?................."

"아니에요... 말씀은 감사하지만 보급소에 시간맞춰 들어가야 하기때문에 빨리 움직여야 되요... 선생님도 어서 가보셔야 하시잖아요.........."

"그래도 네가 이러는걸 보니까 마음이 안놓이네........................"

"걱정마시고 어서 가보세요... 아이가 기다리고 있겠어요............"
 

밝은 웃음을 짓는 선규를 여전히 근심스럽게 쳐다보던 선생님은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정 그래야한다면 그래라... 아무리 날씨가 따듯해도 비를 너무 많이 맞으면 몸에 안좋으니까 조심하고..................."


그리고는 비 옷의 달려있는 모자를 앞으로 더 끌아당겨 비를 맞고있는 선규의 이마를 덮어주게 한다음 따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가 버렸다. 멀리 사라져가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선규는 다시 신문들을 들고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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