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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 5부

야설 0 486

그물 옷은 아내의 쇄골 뼈 아래 모든 피부를 감쌌다. 심지어 스타킹을 겸하여서 발끝까지도 그물이다. 다만 한 부분 그물이 덮지 않는 부위가 있다. 그녀의 사타구니다. 그물 옷은 정확히
그녀의 음모가 시작되는 부분부터 허벅지까지가 가위로 도려낸 것처럼 열려 있다. 원래 그렇게 디자인 된 건지 김 소위가 잘라낸 것인지 모르겠지만 참 아주 적절하다 싶었다. 이런 옷에
흥분해 버린 남자가 저 신축성 있는 옷을 몸에서 벗겨낸 후에야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참 답답한 노릇일 것이다.

김 소위의 손은 본능처럼 바로 그 사이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아내가 ‘아!.......’ 외침을 입안으로 삼킨다. 

“부드럽게 젖었네요....................................................................................”

김 소위가 말한다. 말을 하면서도 그 사이에 들어간 손을 멈추지 않는다. 아내가 입술을 깨물며 조수석 등받이에 몸무게를 싣는다. 

“한 번 풀고 가실래요?................................................................................” 

김 소위의 손길이 애무로 바뀌매 내가 묻는다. 

“아뇨...... 들어가야죠... 애들이랑 같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는 아내의 아래에서 쉽게 손을 떼지 못 한다. 한참을 망설이다 아쉬운 듯 군복 자락에 손가락을 닦아내는 그의 자제력, 군인정신이 존경스럽다. 

“어떻게..... 들어와서 커피라도 하시겠습니까?...............................................”

김 소위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젓는다. 오늘은 저들의 날이다. 아내는 저들을 위한 선물이다. 아내가 겁먹은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나는 눈웃음으로 그녀를 보낸다. 내 아내가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린다. 벗은 것 이상으로 몸을 드러내는 그물 옷 위에 외투 하나만을 걸친 채 아내는 내 곁을 떠나서 어두운 바깥으로 나아간다. 아릿한 것이 내 심장을 도려낸다. 길가 양쪽에는
겨울 논밭이 있고 길을 따라가면 부대 정문이 있다.

부대 안에는 대략 일개 분대의 청년들이 아기 예수대신 내 아내를 기다린다. 나는 내 아내를 검은 그물로 예쁘게 포장까지 해서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군부대 근처는 왜 이렇게 추운 건지
모르겠다. 차 안에 갇힌 채 내 몸이 덜덜 떨린다. 감기에 걸린 듯 내 얼굴이 온통 열에 들뜬다. 그곳을 ‘군부대...’ 라고 부르는 게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엄밀히 말해서 그곳은 부대 편제의
주둔지가 아니라 인근 부대에서 관리하는 군 사격장이다.

소총과 기관총 사격을 위한 시설들이 있는데 사격 훈련이 없을 때는 대게 텅 비었다. 하지만 그런 시설이라도 관리는 해 주어야 하니까 사격장을 사용하는 인근 부대들에서 돌아가면서
한 분대씩을 파견하여 나름 근무도 서고 설비 관리도 한다. 사격장이랬자 거기에 총기나 탄약이 보관되는 것도 아니고 설비랬자 과녁이나 집계 시설 정도니까 그렇게 엄격한 근무 관리는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니 파견되어 오는 분대원들한테는 일종의 ‘껀수...’ 로 치부될 법한 근무 기간일 수 있겠다. 

“몇 명이나 있던?....................................................................................”

“네 명..... 원래 일곱 명이래..... 근데 세 명씩은 막사에 있을 수가 없댔어..... 한 명은 전화를 받아야 하고..... 두 명은 보초를 서야 한다나..... 그래서 나중에 한 명씩 나가고 다른 애들로
 교대되더라..........................................................................................”

그렇다면 김 소위까지 해서 여덟 명. 맙소사 최고기록 갱신인가! 

“아는 애들 있었어?................................................................................” 
“장성준이랑 정기호... 걔네가 벌써 상병이라더라... 김정선은 다다음주에 제대래.......................................”

장성준은 작년에 모 민박집에서 아내로 부터 난생 처음으로 여체를 접하게 된 아이였다. 기호는 그날 밤에 아내를 처음으로 느끼게 만들어주었었다. 기호는 당시에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렇게 흥분된 분위기에서도 나름 애인에 대한 의리를 지키려 하는 녀석의 모습에 아내는 이상하게 몸이 달았다. 아내는 그 녀석에게 ‘나를 여자가 아니라 자위행위 대상으로 생각해요...
나는 그냥 정액을 받아주는 사람이니까 여자친구한테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요...’ 라 속삭였었다.

그날 무려 여섯 명을 몸에 받으면서도, 결국 기호가 아내 안에 사정하던 순간만큼 느껴지던 때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 그들의 막사로, 내 아내는 몸에 망사만을 걸친 채 들어갔던 것이다.
스무 살의 남자들이 그들끼리만 먹고 자고 씻고 하는 금녀의 구역으로. ‘부드럽게 젖은...’ 아랫도리를 가지고 나 자신의 군 시절을 기억한다. 처음에야 낯설고 힘든 생활에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지만 그곳이 익숙해지고 난 이후 조금이나마 한가한 밤에는 남자들끼리만의 공간에서 얼마나 외로웠던가.

그 삭막한 공간에 누군가 부드럽고 아주 따스한 피부의 여성이 찾아와 주는 건 우리 모두의 한 환타지였다. 그곳에서 여자의 맨살은 사진으로 조차도 금기였다. 그물 옷 차림의 아내라면
그들에게 진짜 산타클로스 이상으로 꿈같은 일이었으리라. 아니 내 아내는 산타클로스였다. 덩치만 큰 아이들의 막사에 몸소 찾아와 준 천사라고 해야겠지. 그리고 그 천사는 옛날이야기
에서와 달리 아이들이 정말로 원하는 일을 해 준다. 그들의 진짜 소원을 이루어준다. 

“원래... 군대에 알몸점호라는 게 있어?......................................................”

나중에 아내가 내가 물었다. 나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제대한지 10년이 넘었는데 그 사이 그런 괴상한 방식이 생기기라도 했단 말인가? 

“어쨌든 그런 걸 한다고 했어... 김상종 씨를 따라 걔들이 자는 데로 들어갔지... 그런 데 직접 들어가 본 여자가 나 말고 또 있을까?... 테레비에서 본 거랑은 조금 다르더라..... 이상한 건
 걔들이 죄다 벌거벗은 채로 차렷자세를 하고 있었단 거야... 옷을 입은 건 김상종 씨랑... 분대장이라는 기호뿐이었어.... 나머지 세 명이 죄다 벗은 채로 침상에 서 있었어..... 나는......
 내가 그걸 옷 입은 거라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

“섰든?..... 아니 자세 말고 걔네들 거기 말이야............................................”

“그저 관심 있는 건 그것밖에 없지?... 응... 발딱들 서 있더라... 같은 자세로 그 물건들이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 웃기기도 했지만 왠지 거기선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운 것 같았어...
 그건 원래 그렇게 발기된 채 빳빳이 있어야 되고... 나는 벗은 채 김상종 씨를 따라다니는 게 그냥 그래야 하는 것 같더라.....................................”

그리고 그 아이들은 구호와 함께 취침에 들어갔다. 다른 점은 다같이 침상에 누운 채 모포 바깥으로 아랫도리를 내밀었다는 점이다. 그곳을 순회하며 그들의 발기된 성기를 위로해주는게
아내의 할 일이었다. 불 꺼진 막사에서 줄을 선 성기들이 발기한 채 누워 있었다. 

“어떻게 해줬어?” 

“처음에는 그냥 손으로...... 사실상 다 벗은 여자가 그렇게 해 주니까..... 그냥 손 인데도 너무들 좋아하더라..... 애들이 그냥... 숨이 넘어갈 것처럼 그래 대니까..... 처음엔 이 녀석들이
 날 놀리느라 장난을 치는 건가 그랬다니까.................................................”

내 아내는 남자들의 기적이다. 과연 크리스마스에는 기적이 일어난다니까. 

“근데... 이등병이라는 애가... 자꾸만 내 손을 멈추더라... 아픈 건가... 불쾌한 건가 싶어서 그만할까 그랬더니... 고개를 막... 저으면서 그게 아니라... 너무 좋아서 그대로 싸 버리는 게
 아깝다고 했어... 난 왜 그런 소리에 괜히 막 감동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니까..............................................”

아내가 말한다. 

“그래서... 걔 벗은 어깨를 만져주면서 그랬지... 괜찮다고. 싸도 된다고...... 이따가 또 해 줄 수도 있으니까 걱정 말고 싸라고 했어... 그런 담에... 걔 꺼를 입으로 해줬어... 왠지 그래주면
 좋을 것 같더라도..................................................................................”

“금방 싸 버렸겠네..................................................................................” 

“응... 너무 많이 싸서 뒷처리하는 데 애를 먹었지... 군대 애들 것은 왜 그렇게 냄새도 심한지 몰라... 혀가 아려서 혼났네................................” 

아내가 웃는다. 

“그러고 부터는 그냥 손으로 해 줄 수가 없더라고..... 차별하는 것 같잖아... 나머지 애들도 입으로 해 주었지... 근데 세 번째 애 꺼가 좀 이상한 거야... 크기도 작고..... 좀처럼 나오지를
 않더라... 뚱뚱한 애였는데... 너무 긴장한 것 같았어... 그래서 그냥...... 해 버렸어.........................................”

“하다니?..... 뭘?...................................................................................” 
“아무래도 내 입보다는... 거기 안이 더 싸기에 좋을 것 같아서... 원래 한 번쯤은 그렇게 해 줄 생각이었고 말이야............................................”

내 아내는 아주 긴장해서 좀처럼 사정하지 못 하는 사병의 성기를 빨아주다 말고 무슨 생각에선지 그대로 그 위에 앉아버린 것이다. 그것은 너무도 쉽게 그녀의 안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그 점으로 볼 때 그 뚱뚱한 아이를 위해서인 동시에 아내 자신의 욕구가 그러도록 만든 게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그러니까 사정하던?...............................................................”
“응.....................................................................................................”

아내가 부끄러운지 눈을 내리깔며 웃는다. 

“아주 금방 하더라... 내 안에서는 그게 굉장히 단단하고 뜨거워지더라고.........”

그 날 나는 차안에서 예정된 시각에도 나오지 않는 아내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의 계획은 그곳에 있는 사병들은 그냥 한 번씩 사정시켜 주는 거였다. 나는 웬만하면 그 아이들
한테 한 번씩이라도 아내 안에 삽입하게 만드는 게 어떻냐고 했지만 아내가 난색을 표했다. 열 명 가까운 애들한테 어떻게 다 대주냐는 거였다. 그래서 그 아이들 전부를 어떻게든 사정을
시켜 주고 김 소위를 비롯해 두세 명 정도한테는 입 안이나 질구 안에 사정하게끔 해 준다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었다.

그런데 시각이 제법 늦었는데도 아내가 나오지를 않았다.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해 보려는데 마침 벨이 울렸다. 아내였다. 

“자기야...............................................................................................” 

아내의 목소리가 잠겨 있었다. 물에 젖은 듯 아니면 울음을 참는 듯. 나는 놀라서 괜찮냐고 물었다. 아내는 거기 답하지 않은 채 말한다. 

“나...... 좀 더 해도 돼?..... 이 애들이... 더...... 하고 싶대............................”

그제야 내 귀에 아내 근처의 소음들이 들린다. 열에 들뜬, 남자아이들의 목소리다. 

“더 하고 싶어?..... 자기도......................................................................” 
“응...... 좋아........................................................................................”

나는 수화기 너머의 아내가 이미 ‘하고 있음’을 직감한다. 

“지금도 하는 중이야?...........................................................................” 
“응...................................................................................................” 
“네... 안에 남자 꺼가 들어와 있어?.........................................................” 
“응...... 내 안에서 움직여... 아...... 나 이상해..........................................”
“누가?..............................................................................................” 
“김상종 씨가...... 내 뒤에서...... 움직이고 있어........................................”

내 귀로 엎드린 아내를 범하는 김 소위의 피스톤질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사병들의 정액으로 진창이 된 그곳을 마음껏 들락거리는 그의 성기가 보이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들의 주위에
모여 있을 사병들이 제각기 떠들어대는 소리가 얼핏얼핏 들려온다. 그때 누군가가 아내에게서 전화기를 빼앗아 들었다. 

“어... 미안합니다... 원래 한 번씩만 싸게들 하고 끝내려 했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들 해서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김 소위는 숨 가쁜 목소리를 낸다. 허리 아래는 아내의 엉덩이 뒤에서 마찰음을 내며 움직여 대느라 그랬을 것이다. 

“아...... 미치겠다... 죄송해요... 조금만 더 씁시다... 아니면 들어오셔서 같이 하든가요...........................................” 
“아니... 괜찮습니다... 선영이가 좋다는 만큼 하세요... 어떻게... 할만 합디까?.......................................................” 
“농담합니까?... 진짜 좋네요... 여기가 막 녹아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진짜 좋은 와이프를 두셨네요... 이런 건 처음이에요...............................”

잠깐 군부대로 올 때 우리는 서로 부부가 아닌 척하기로 했었다. 사람들 보기에 이상할 것 같아서였다. 헌데 김 소위는 아무렇잖게 우리 사이를 이야기한다. 아내가 말해 버린 걸까? 흥분
상태에서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하기야 나 역시 이제는 그런 일 따위 상관없었다. 

“정말 고마워요... 최고입니다... 군 생활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영 씨는 정말 최고예요... 얘들아... 네들 생각도 그렇지?...................”

김 소위의 말을 아주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외침이 끼어든다. 아내의 낮은 탄식 소리가 거기 섞였던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은 모두 내 아내의 몸을 자기 것으로 꿰뚫었고 그 안에서 그녀의
참맛을 알았다. 그녀의 몸 안에서 우린 모두 하나다. 

“잠깐만요... 애들이 승현 씨한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답니다..............................”

김 소위가 누군가에게 전화기를 넘긴다. 넘기면서 그의 입에서 ‘끙!...’ 하는 탄식이 나왔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그것은 아내의 몸 안에서 제 성기를 뽑아내면서 내는 소리였다. 

“아저씨?... 선영이 누나는 정말 최고예요.......................................................”

김정선 병장이다. 그런데 말을 하는 도중에 그가 역시 끙 하는 소리를 낸다. 나는 그가 지금 내 아내의 질구로 제 성기를 밀어 넣고 있다는 걸 직감한다. 

“군 생활 최고의 추억이 될 것 같아요... 감사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내 아내의 몸 안으로 성기를 마구 쑤셔대면서 내게 덕담을 남긴다. 나는 고맙게 받아들인다. 전화기가 다시 누군가에게로 넘어간다. 동시에 아내의 몸도 누군가에게 넘겨진다. 사병들은
번갈아 내 아내의 구멍에 자기 것을 집어넣으면서 내게 인사말을 건넨다. 

“정말 최고예요... 감사합니다... 선영이 누나를 빌려주셔서...............................”

그렇게 흔들어대고 전화기를 들지 않은 손으로는 내 아내의 젖가슴을 주물렀다. 

“누나 보지를 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정말.................................................” 
“야... 너 뭐하는 거야?...............................................................................”

누군가 전화기 저쪽에서 소리치고, 전화기를 든 누군지 모를 사병은 그러거나 말거나 거친 숨결을 진정하지 못 했다.

“누나 보지는 정말... 정말...... 군대 오길 잘했어요. 행복해요... 진짜.................”

사병이 숨넘어가는 소리를 낸다. 나는 그의 절정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내 숨소리도 덩달아 급해진다. 그가 내 아내의 몸 안에서 절정에 도달한다.

“메리...... 메리크리스마스!........................................................................”

나는 눈을 감는다. 내 머릿속으로 축포가 터진다. 새하얀 축포가. 내 아내의 자궁 안도 새하얀 꽃불로 폭발하였다. 나는 입속으로 되뇐다. 메리크리스마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내 아내의 태내에는 이 땅의 죄 많은 정액들이 우리를 괴롭히는 수많은 열정과 욕구들이 그 안에서 평화를 찾기를 바란다.

연말은 바쁘다. 송년회나 연내 마감 날짜에는 그리 상관이 없는 우리 부부도 많이 바빴다. 크리스마스에 아내는 군부대 위문을 다녀왔다. 일이 다 끝났고 집에 도착할 때 쯤에는 먼동이
밝아왔다. 25일 내내 아내는 잠만 잤고 나 역시 괴상한 흥분의 여파로 아내의 입 안에 오래 참은 정액을 터뜨린 후에는 아내의 곁에서 휴일 내내 퍼져 있었다. 난방이 잘되는 아파트에서
숱한 남자들의 몸 냄새로 더럽혀진 아내와 단둘이 꿈속에 잠기는 휴일은 퇴폐적이고 평온하였다.

행복이란 그냥 이렇게 아주 격한 흥분 뒤 하루 종일 방바닥에 껌처럼 들러붙을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닐까. 아내의 거의 유일한 송년 일정인 과 엠티는 12월 30일에 잡혀 있었다.
27일에는 관호와 찬희가 집에 찾아오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또한 26일 동창 친구들의 모임에 나는 반 강제적으로 아내를 데려갔다. 연말의 동창 모임이란게 어떻겠는가. 서로 1년에
한두 번 만나기도 힘든 사람들이 까마득하게 만나서는 어색함을 감추느라 과도하게 친한 척을 한다.

그간 서로의 안부 근황을 묻고 말하고 그건 다섯 번에 네 번은 그냥 인사치레로 한 화제가 5분도 지속되기 전에 대개는 지루해진다. 우리가 정말로 뭉치는 건 대개 옛날이야기를 할 때다.
벌써 15 번은 우려먹은 이야기들 아주 케케묵은 일화들을 끄집어내고 또 끄집어내어 한때나마 우리가 하나였음을 상기한다. 잠시나마 그때로 퇴행함으로써 우리가 여전히 단짝들인 척
술기운과 함께 하룻밤 연기를 하고는 다시금 서로를 핸드폰 메모리 속 오래된 전화번호로만 남겨놓게 된다.

그러니 당사자들이야 퇴행적인 즐거움이라도 있지 어쩌다 합석하는 배우자나 제 3자한테는 참 지루하지 않겠는가. 한두 번은 배우자의 옛 모습을 상상해 보는 재미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듭될수록 ‘쟤들은 왜 저래... 똑같은 이야기들만 해 대지?.....’ 생각이 아니 들 수 없다. 설사 나 역시 내 동창들과 만나서는 똑같은 짓을 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금방 끝날 거야!...’ 채근하며 아내를 그곳에 끌고 갔다. 나 말고 배우자를 데려온 녀석이 둘 그것도 하나는 일찍 자리를 떴다. 동창들은 다들 남자들인지라 데려온 배우자들은 소외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친구들은 아내에게 특히 곰살궂게 대해준다.

권하는 술잔이 끊이지 않고 아내를 어떻게든 화제에 넣어주고자 한다. 제법 매너 있는 녀석들이다 라고 아내나 다른 이들은 생각하였겠지만 사실 저 녀석들은 그럴 수밖에 없다. 저 중에
특히 세 녀석 그 놈들은 이미 아내의 속살을 
아내가 알지 못 하는 사이에 보았다.

“제수씨... 뭐해요... 한 잔 하시죠....................................................................”

1년 전 도영이에게 내 아내를 허락하였다. 처음으로 군인들과의 일이 있었던 무렵이다. 도영이한테 아내가 애를 원하는데 내 정자에 문제가 있는지 소식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런
다음 아내를 시내의 모 모텔에 데려가 미리 약속한 대로 눈가리개를 시키고 모자까지 눌러 씌웠다. 걸친 것이라고는 그 눈가리개와 모자 밖에 없는 아내의 몸을 아주 잔뜩 데워놓은 다음
바깥에서 기다리던 도영이를 안에 들였다.


‘절대로 목소리를 내면 안 된다...’ 고 도영이한테 주의를 주었었지만 처음 접하는 아내의 알몸에 도영이는 목소리는 커녕 숨소리도 내지도 못 하였었다. 처음 이야기를 꺼낼 때의 망설임
주저가 무색하도록 도영이는 거의 내 사인을 넘어서서 아내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두 번에 걸쳐서 내 아내 몸 안에 마음껏 정액을 들이 부었다. 친구의 우정과 열정이 느껴지도록 많은
양을 깊숙이 또 깊숙이.

“제수씨... 좋은 소식 들려줄 때 슬슬 되지 않았어요?.........................................”

도영이가 입가로 웃음을 흘리며 슬그머니 나를 곁눈질한다. 그 표정이 비굴해 보인다. 도영이와 아내와의 일은 딱 두 번이었다. 물론 도영이에게 이야기한 바와 달리 아내의 임신 소식은
없었고 도영이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성공할 수 있는데!...’ 강변하고 싶은가 보다. 눈을 가린 채 누군지 모를 남자 밑에 깔려 헐떡대던 아내는 그의 정액으로 도합 네 번이나 질구를
채웠음에도 그것의 임자가 도영이임을 알지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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